수목탐구이야기

무환자나무과/ 단풍나무속

438 신나무

낙은재 2017. 12. 30. 11:15

신나무

이렇게 아름다운 단풍을 보려면 양달에 있어야 한다.


신나무

열매가 매우 좁게 벌어지며 아직 수꽃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단풍나무가 바로 신나무가 아닐까 한다. 우리 주변에 매우 흔한 단풍나무인데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이유는 가을 단풍이 간혹 매우 아름다운 경우가 있지만 응달에서는 대부분 색상이 그다지 볼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마당의 경우 해마다 제대로 아름다운 단풍을 본 적이 없어서 퇴출시키려다가 그늘을 만들던 주변 나무를 강하게 전정하여 일조량을 늘려주자 금년 가을에 붉은 색상의 단풍을 보았고 최근에 고로쇠를 능가하는 수액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생각이 달라져 보류하고 있는 종이다.


신나무

일반적으로 응달에 있는 경우 단풍 모습이 이렇기 때문에 주변에 그리 많아도 주목을 받지 못한다.


1856년 러시아 식물학자 맥스모비치가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에서 발견하여 Acer ginnala Maxim.으로 발표하였으나 나중인 1890년 벨기에 식물학자 Alfred Wesmael(1832~1905)에 의하여 Acer tataricum의 아종인 Acer tataricum subsp. ginnala로 변경되었으나 아직 구학명 Acer ginnala를 따르는 학자도 있다. 종소명 tataricum는 러시아 타타르산맥을 뜻하며 변종명 ginnala는 신나무의 표본을 채취한 아무르강(중국명 : 흑룡강) 유역의 토착어이다. 그래서 일반 영어명도 Amur maple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시닥나무나 산겨릅나무 등과는 달리 동북3성 뿐만아니라 하북 섬서 하남 등 폭 넓게 분포하는 이 나무 잎으로 차를 끓여먹었기 때문에 다조축(茶条槭)이라고 하며 일본에서는 이 나무의 수피가 갈라져 새끼 사슴의 피부같은 모습이라고 카라코기카에데(カラコギカエデ)라고 부르며 한자로는 녹자목풍(鹿子木楓)이라고 쓴다. 이는 カノコギ(鹿子木)가 カラコギ로 변형된 것이라는데 실제로 이 신나무에서는 그런 수피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참고로 일본의 カゴノキ(鹿子の木)는 우리나라에도 자생하는 얼룩무늬의 수피를 가진 육박나무를 말한다.


타타르신나무 Acer tataricum

신나무의 원종으로서 잎의 갈라짐이 신나무에 비하여 얕다.


육박나무

일본에서는 이 나무를 사슴새끼 수피를 가진 나무라고 鹿子の木라고 부른다.


신나무 고목의 수피

이듬해 죽고만 한택수목원의 신나무 고목인데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수피가 얼룩은 아니다. 


우리 이름 신나무는 위에서 보듯이 중국이나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 우리 독창적인 이름으로 판단되지만 그 유래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으나 설은 분분하다. 그러나 조선 성종때인 1481년 발간된 분류두공부시언해(分類杜工部詩諺解)에 풍수(楓樹)를 싣나모로 풀이한 내용이 나오고 1527년 조선 중종 때 최세진이 쓴 훈몽자회(訓蒙字會)에서도 풍(楓)을 싣나모라고 해설한 것이 있다. 중국에서 현재는 단풍나무를 축(槭)이라고 하지만 과거에는 주로 풍(楓)으로 많이 표기하였으며 특히 두보의 시에서 나오는 풍(楓)은 단풍나무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단풍나무라는 한자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전에는 단풍나무들을 순수 우리말로 싣나모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싣나모가 변하여 싯나모 그리고 신나무가 되었으며 거기서 변형되어 시닥나무로도 변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신나무와 시닥나무는 특정수종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넓게는 단풍나무를 뜻하게 되므로 여기저기 많은 단풍나무들의 이름에 정명 또는 이명으로 사용된다. 신나무의 경우 이 수종 즉 Acer tataricum subsp. ginnala의 정명이기도 하지만 타타르신나무에도 정명으로 사용되며 고로쇠나무 Acer pictum subsp. mono의 이명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시닥나무의 경우는 더 광범위하게 시닥나무와 청시닥나무 그리고 외래종 일본홍시닥나무 등의 정명이며 신나무와 중국단풍 그리고 예덕나무의 이명이기도 하다. 여기서 예덕나무를 제외하면 이들 모두가 단풍나무속이므로 이제 시닥나무에 대한 이해가 간다. 


현재의 옥편에는 (楓)을 1. 단풍나무 2. 신나무로 풀이를 한다. 그리고 국어사전에서도 싣나모를 한자 (楓)과 동일하게 단풍나무 전체의 통칭이기도 하면서 특정수종인 신나무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풀이를 한다. 그런데 하나 의문이 드는 것은 왜 우리나라 단풍나무를 대표할만한 단풍나무나 당단풍나무를 제쳐두고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는 신나무가 좁은 의미의 (楓) 즉 싣나모가 되었을까 하는 의문은 든다. 옛날에는 이 신나무가 우리의 대표적인 단풍나무였다는 말인가? (楓)이 싣나모였다면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대표적인 단풍나무들인 단풍나무와 당단풍나무도 분명히 과거에는 싣나모라고 하였을 터인데 왜 이 두 종만 마치 외래종인양 싣나모의 흔적은 이명으로 조차도 전혀 없는 한자식 이름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조선시대의 한글 문헌에 분명하게 나와 있듯이 단풍나무 전체를 싣나모라고 하였다고 하여도 왜 싣나모로 불렸냐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음식의 맛이 변하듯 잎의 색상이 변하는 것을 의미하는 쉬다에서 변하여 싣다로 되었다는 설명도 있다. 그 외에도 뿌리 등의 맛이 시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신나무를 비롯한 대부분의 단풍나무에는 몰식자산(没食子酸)이 함유되어 있으나 그 맛이 약간의 신맛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떫다고 해야 옳다. 그리고 단풍나무속은 맛이 대개 맵거나 쓰다고 한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신나무를 달여서 눈을 씻어 안약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신나무에는 적용될지 모르나 단풍나무 전체에 해당되기는 어려운 주장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염색에 사용하여 한자로 색목(色木)이라고 하는데 이 색목이 색나무 신나무로 변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신나무를 염료로 사용하는 것은 맞지만 중국에서 색목축(色木)이라고 하는 것은 신나무가 아닌 고로쇠나무이다. 중국에서 신나무를 색목(色木)이라고 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서 고로쇠나무를 신나무라고 부르기도 하여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여하튼 매우 다양한 설들이 복잡하게 난무한다.



남송시대 화가 이적(李迪)이 그린 풍응치계도(枫鹰雉鸡图)이다. 

두보의 시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풍과 매와 꿩이 그려진 대만 고궁박물관 소장그림이다.


위 그림의 일부분을 확대한 잎모습을 보니 단풍나무가 아닌 조록나무과의 풍나무 즉 중국명 풍향수(枫香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 삼각풍이던 풍향수이던 어쩌면 이런 세 갈래 잎을 가진 단풍나무 그림들 때문에 풍(楓)을 우리 자생종 중에서 가장 비슷한 신나무로 풀이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싣나모는 그냥 신나무나 그 비슷한 모습을 한 수종들만 지칭하는 것이지 단풍나무 전체를 통칭하는 것이 아니게 된다.


등록명 : 신나무

이  명 : 시닥나무, 시다기나무, 괭이신나무, 붉신나무

학  명 : Acer tataricum subsp. ginnala (Maxim.) Wesm.

이  명 : Acer ginnala Maxim.

분  류 : 무환자나무과 단풍나무속 낙엽 소교목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중국, 몽고, 극동 러시아, 일본

중국명 : 다조축(茶条槭)

일본명 : カラコギカエデ(鹿子木楓 - 녹자목풍)

영어명 : Amur maple

수  고 : 5~6m

수  피 : 조조, 미종렬, 회색, 희심회색혹회갈색

가  지 : 소지세수, 근원주형, 무모, 당년지녹색혹자록색, 다년지담황색혹황갈색, 피공타원형혹근원형, 담백색

동  아 : 세소, 담갈색, 인편8매, 근변연구장유모, 복첩

엽  편 : 지질, 기부원형, 절형혹근우심장형, 엽편장원란형혹장원타원형

잎크기 : 6~10 x 4~6cm

잎모양 : 상3~5렬, 중앙렬편예첨혹협장예첨, 측렬편통상둔첨, 향전신전, 각렬편의변연균부정제적둔첨거치, 열편간요결둔첨  

잎색상 : 상면심록색, 무모, 하면담록색, 근무모, 하면 주맥과측맥이 현저

잎자루 : 4~5cm, 세수, 녹색혹자록색, 무모

꽃차례 : 산방화서 6cm, 무모, 다수의 화

꽃자루 : 세수, 3~5cm

성  별 : 잡성화, 웅화와 양성화 동주

악  편 : 5, 난형, 황록색, 외측근변연피장유모, 장1.5~2mm

꽃부리 : 5, 장원란형 백색, 악편보다 장

수  술 : 8, 꽃잎과 등장, 화사무모, 화약황색

화  반 : 무모, 수술 외측에 위치

자  방 : 밀피장유모(웅화에서는 불발육)

화  주 : 무모, 장3~4mm, 정단2렬, 주두평전혹반권

향  기 : 청향

과  실 : 황록색혹황갈색, 소견과눈시피장유모, 맥문현저, 8 x 5mm, 시과포함 2.5~3 x 0.8~1cm, 중단교관혹양측근평행, 직립혹예각

화  기 : 5월

과  기 : 10월

산  지 : 해발 800m 이상

용  도 : 수액, 차, 약용, 염료, 방청제, 소독제, 정원수, 가로수

일본 나카이박사와 우리나라 이창복박사에 의하여 열매과 붉은 붉신나무와 시과가 넓게 벌어지는 괭이신나무가 발표되었으나 현재는 모두 신나무에 통합 이명으로 처리되어 있다. 


신나무


신나무

분재로도 많이 이용된다.


신나무


신나무

잎에 광택이 보이고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거치가 있다.


신나무

웅화


신나무

웅화와 양성화가 하나의 꽃차례에 피는 모습이다.


신나무

양성화


신나무

열매의 시과가 거의 나란히 달린다.


신나무


신나무


신나무


신나무 동아


신나무 동아 인편이 8매이다.


신나무 새순


신나무

떨기나무와 같이 여러 줄기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신나무 수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