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
이런 공모양 (mophead) 꽃과 아래와 같은 평편한 lacecap 모양의 꽃 두 종류가 있다.
수국
초여름 이맘때쯤 주변 정원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며 가장 인기가 높은 정원수는 뭐니뭐니해도 역시 특이한 색상의 둥근 공이나 넓고 평편한 모양의 아름답고도 큰 꽃을 오랫동안 피워주는 수국일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부지방에서도 거뜬히 노지월동이 되는 수입 원예품종들이 쏟아져 들어와 부쩍 많이 보인다. 백화가 만발하는 봄꽃의 향연이 지나가고 장미의 축제마저 끝나 단조로운 짙은 녹색으로만 온 정원이 채워질 때인 6월부터 한여름 또는 초가을까지 크고도 탐스러운 컬러풀한 꽃을 계속 피워주는 수국은 정말 여름 정원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관목이 아닐 수 없다.
한중일 3국이 원래 고향이라는 수국속은 아시아에서는 주로 중국에 분포하며 일부가 일본과 우리나라 그리고 히말라야 인근지역에서 자생한다. 유럽이나 아프리카에서는 전혀 자생하지 않는데 특이하게도 저 멀리 미국에서 자생하는 수국들이 몇 종류 있어 흥미롭다. 그 옛날 아메리카대륙과 아시아대륙이 맞붙어 있었다는 증거로 종종 제시되는 식물 약 20여 종 중 하나가 바로 수국인 것이다. 아나벨리수국이나 떡갈잎수국 등 미국 원산의 수국들은 아시아 원산 수국들과는 달리 내한성이 강하여 국내서 노지월동에 문제가 없으므로 요즘 그 인기가 날로 높아만 간다. 서양에 로즈(Rose)가 있다면 동양에 수국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600종 이상의 다양한 색상 다양한 꽃 모양의 품종들이 개발되어 시중에 공급되고 있는 수국을 한번 탐구해 보자.
수국이라는 용어는 넓게는 수국속 식물 전체를 통칭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좁게는 학명 hydrangea macrophylla로 표기되는 특정 수종을 지칭하는 말이다. 수국속은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채택하고 있는 낡은 앵글러 분류체계에서는 장미목 범의귀과(Saxifragaceae) 수국속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최신 분류체계에서는 신설된 층층나무목 수국과(Hydrangeaceae) 수국속으로 분류한다. 수국과는 전세계 모두 9속 212종이 분포하는데 그 중 우리나라에는 수국속 외에도 말발도리속과 고광나무속 그리고 나도승마속 및 카르펜테리아속 등 5속 40여 종에 원예종을 포함하여 모두 134종이 등록되어 있다. 수국과 수국속에는 전세계 80종이 분포하는데 그 중 11종이 국내에 등록되어 있으며 11종 중 산수국과 등수국 그리고 성널수국 등 3종만 우리나라 자생종이다. 그렇다면 우리 전국민과 친숙한 좁은 의미의 수국은 우리 자생종이 아니라는 말이 된다. 그럼 수국의 원산지는 어디일까 궁금하다.
산수국
우리 자생종이다.
등수국
우리 자생종이다.
성널수국
우리 자생종이다.
수국속은 학명 hydrangea로 표기하는데 이는 식물 분류학의 창시자 린네가 그의 후원자인 네델란드 식물학자인 Jan Frederik Gronovius (1686-1762)가 1739년 명명한 것을 그대로 받아 1753년 직접 명명하여 창설한 속이다. 물을 뜻하는 라틴어 hydro와 용기(pitcher)를 뜻하는 aggeion의 합성어라는 데는 모두의 의견이 일치한다. 그러나 그 풀이에 있어서는 약간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학자들도 더러 보인다. 수국의 열매가 마치 물병같이 생겨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 정설인데도 엉뚱하게 수국이 물을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 설명하는 도감들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보인다. 아마 수국속 중에서 가장 널리 보급된 수국이 결실하지 않기 때문에 열매를 본 적이 없어서 그런 오해가 생긴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린네가 수국속을 창설할 당시 모식종은 동양의 수국이 아니라 미국수국 즉 hydrangea arborescens인데 이 야생종의 열매가 작기는 하지만 그 모양은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마치 고대 물병(pitcher) 같이 생겼다.
미국수국
미국수국
국내에 널리 보급된 원예종 아나벨리와는 모습이 좀 다르다.
미국수국
이 수국의 열매가 물통같이 생겼다고 hydrangea라는 속명을 얻었다.
미국수국
열매의 옆모습은 컵 같다.
그리고 그 학명 풀이의 오해 때문에 또는 물수(水) 자가 들어간 우리나라 이름 때문인지 너도나도 수국(水菊)이 물을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수국은 건조를 싫어하며 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음지 식물이기 때문에 대개 그늘에 심어져 있으므로 특별히 양달에 심어진 것이 아니라면 지나친 급수는 불필요하며 보통 정도의 물주기라면 충분하다. 오히려 장마철에는 뿌리가 썩지 않도록 배수 관리에 주의를 요하며 일부 품종의 경우는 물을 싫어하기도 한다. 참고로 수국의 원산지라고 하는 일본이나 중국의 이름 즉 아지사이(アジサイ)나 수구(绣球)에는 물을 뜻하는 글자가 전혀 없다. 정명이 아닌 중국과 일본의 별명이나 이명인 팔선화(八仙花)나 자양화(紫陽花) 등에도 물과 연관된 이름은 없다. 따라서 수국(水菊)이라는 이름은 생뚱맞지만 우리나라 독창적인 이름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어디서 온 이름일까?
우리나라에 등록된 수국속 11종의 현황은 다음과 같다. 비록 수국속의 모식종(type species)은 아니지만 동양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보급되어 있는 인기종이며 실질적으로 동양에서는 수국속을 대표하는 수국 즉 Hydrangea macrophylla는 한중일 널리 재배되고 있으나 야생에서 자생지가 발견된 바가 없다. 따라서 원종이 아닌 변종이라는 설도 있으나 일본과 중국에서 각기 자기들이 원산지라고 주장한다. 왜 가운데 있는 우리만 빠졌는지 모르겠다. 산수국과 등수국 그리고 최근에 국내 제주 성널오름에서 자생이 확인된 성널수국은 우리나라 자생종이며 미국수국과 떡갈잎수국 그리고 라디아타수국 등 3종은 미국에서 도입된 종이다. 나머지 4종은 중국이나 일본이 원산지이다. 앞으로 이들 11종에 대한 궁금점을 하나하나 탐구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수국속 현황
학 명 |
국 명 |
원산지 |
중국명 |
일본명 |
영어명 |
Hydrangea macrophylla |
수국 |
미상(중국, 일본) |
绣球 |
アジサイ |
bigleaf hydrangea |
Hydrangea serrata |
산수국 |
한국, 일본 |
泽八绣球 |
サワアジサイ |
|
Hydrangea anomala subsp. petiolaris |
등수국 |
한국, 일본, 러시아 |
藤绣球 |
ツルアジサイ |
|
Hydrangea scandens subsp. liukiuensis |
성널수국 |
한국, 일본 |
|
リュウキュウコンテリギ |
|
Hydrangea arborescens L. |
미국수국 |
미국, 캐나다 |
|
|
smooth hydrangea |
Hydrangea aspera D. Don |
아스페라수국 |
중국, 인도, 대만 등 |
马桑绣球 |
|
|
Hydrangea chinensis Maxim. |
중국수국 |
중국, 일본 |
中国绣球 |
カラコンテリギ |
|
Hydrangea involucrata Siebold |
용수국 |
일본 |
|
タマアジサイ |
|
Hydrangea paniculata Siebold |
나무수국 |
중국, 일본, 러시아 |
圆锥绣球 |
ノリウツギ |
|
Hydrangea quercifolia W.Bartram |
떡갈잎수국 |
미국 |
|
|
oakleaf hydrangea |
Hydrangea radiata Walter |
라디아타수국 |
미국 |
|
|
silverleaf hydrangea |
떡갈잎수국
요즘 국내서 인기가 높은 미국에서 도입된 수국이다.
우리 이름은 잎이 떡갈나무를 닮았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oak 즉 미국 참나무를 닮았다.
나무수국
줄기에 힘이 있고 내한성이 강하여 인기가 높아 최근 매우 다양한 품종이 국내에 보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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