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
식물을 사랑하여 꽃이나 나무 키우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수국을 한두 그루 직접 재배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수국이라는 이름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뭐가 수국인지에 대하여는 머뭇거리게 된다. 그만큼 수국이라는 꽃나무가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수국은 넓은 의미로는 수국속 식물 전체를 통칭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국 뿐만 아니라 산수국 나무수국 미국수국 떡갈잎수국 등수국 성널수국 등도 당연히 포함된다. 그러나 참고로 바위수국이나 수국백당 등은 비록 수국이라고 불리고 꽃 모습도 수국과 비슷하지만 수국속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크게 어렵지 않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도 등록되어 있는 특정 수종을 지칭하는 좁은 의미의 수국을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무척 어렵다. 국내 도감을 거의 다 훑어 봐도 헷갈리기만 하지 시원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 외국 도감도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왜 그럴까? 그것은 아직 학자들 사이에서 수국의 분류 방법에 관한 통일된 의견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감에 따라서는 학명 조차도 달리 표기되어 있는 것이다.
수국의 원산지
식물분류학이 생기기도 훨씬 전부터 오랜 세월동안 인간들에게 사랑을 받아 인간들에 의하여 재배되어 온 수국은 자연적으로 때로는 인위적으로 변종이 발생하거나 이리저리 교잡이 이루어져 왔을 것이다. 따라서 그 중 경쟁력있는 품종들만 살아남아서 현재까지 내려져 왔을 터인데 18세기에 와서 식물분류학을 창설하고서 수국의 종을 분류하려니 그 원 조상을 알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수국은 일본에서 개량된 변종이므로 그 원산지의 의미는 없다라고도 말한다. 일본도 수국의 변종설에는 동의를 하지만 그 대신 lacecap 타입의 원종이 따로 있는데 그 종이 자기들 나라에서만 자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결국 자기들이 원산지라는 말이다. 중국은 수국을 원종으로 보고 일본에서 원종이라고 하는 lacecap 타입의 종을 변종으로 분류하면서 원종이나 변종 모두 산동성 이남 지역에서 야생하므로 자기들도 원산지라고 주장한다.
이런 경우 즉 인간들에게 엄청 인기가 높아 전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되는 품종이지만 소위 그 족보를 알 수 없는 사례는 수국 외에도 많다. 인간에게 너무나도 사랑을 받은 꽃들일수록 그렇다. 대표적인 예로 장미와 모란을 들 수 있다. 장미는 족보가 너무나도 꼬여서 아예 장미라는 이름을 가진 특정 수종이 없다. 그저 장미속 전체를 통칭하거나 서양에서 개량된 품종들을 통칭하는 말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장미의 원예종들을 교잡종이라고 비공식적 학명인 Rosa hybrida 'xxx'로 표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국표식에도 그렇게 등록되어 있다. 모란의 경우도 장미 못지않게 오랜 세월을 거친 복잡한 교잡종이 분명하며 최근에는 유전자 감식의 힘을 빌려 품종에 따라서 그 원조상이 약간씩 다르다는 것이 파악되고 있지만 마치 원종 같이 Paeonia suffruticosa라는 학명을 부여받고 있다. 즉 모란은 작약속 목본(tree peony)들을 통칭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특정수종 즉 재배용 모란을 지칭하는 말이된다. 중국 특산종이므로 중국 고대로부터 오랫동안 사용하던 이름 모란을 그대로 사용하겠다는 원산지 중국의 주장에 누가 크게 시비를 걸지 않는 것 같다.
수국의 경우는 다르다. 물론 여기서는 좁은 의미의 수국인 학명 Hydrangea macrophylla를 말한다. 일본 원산지설에 중국이 자국도 원산지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다가 학자들마다 수국의 정의와 범주가 다르기 때문에 논란이 쉽게 정리될 것 같지는 않다. 수국은 꽃 모양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하나는 공모양 즉 mophead(또는 pompom)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둥글 넓적한 모양에 가장자리에 장식화가 달린 lacecap형이 있다. 이 둘을 구분하여 수국의 하위분류군으로 학명 표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생하는 산수국도 여기 수국의 하위 분류군에 포함시킨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수국의 원산지 중 하나가 되며 그렇게 설명하는 해외자료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산수국을 수국의 하위 품종이 아닌 별도의 독립된 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본도 산수국은 별도의 종으로 분류하지만 수국을 7개의 하위 품종으로 복잡하게 분류하고 있어 정말 어지럽다.
Mophead(좌)와 pompom(우)
mop는 원래 마포(mop)걸레를 말하며 mophead는 그 머리를 말하며 폼폼은 방울 또는 그런 모양의 응원용 도구를 말한다.
수국(폼폼형)
이걸 lacecap이라고 한다. 가운데 작은 양성화가 모여있고 가장자리에 장식화가 달린 백당수국 꽃모습과 비슷하다.
백당수국(레이스캡형)
꽃모양에 의한 수국의 분류
학 명 | 구 분 | 국 명 | 꽃모양 | 중국명 | 일본명 |
Hydrangea macrophylla (Thunb.) Ser. | 원 종 | 수 국 | 폼폼, 레이스캡 | 수구(绣球) | アジサイ(紫陽花) |
Hydrangea macrophylla var. macrophylla | 원변종 | 수 국 | 폼폼 | 수구(绣球) | ホンアジサイ(本紫陽花) |
Hydrangea macrophylla var. normalis E.H. Wilson | 변 종 | 백당수국 | 레이스캡 | 산수구(山绣球) | ガクアジサイ(額紫陽花) |
중국식물지에 기록되어 있는 이 분류에 따르면 수국은 폼폼형과 레이스캡형 두 가지 꽃이 피며 특별히 레이스캡형의 꽃이 피는 야생종을 우리나라에서는 백당수국이라고 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 백당수국을 가쿠아지사이라고 하며 수국의 원시종으로서 일본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학명 부여 순서가 뒤바뀌어 폼폼형 변종이 원종 행세를 하고 레이스캡형 원종이 마치 변종의 모습을 할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수국의 원산지는 일본이라는 것이며 중국의 수국은 일본에서 건너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반면에 중국에서는 폼폼형인 원변종과 레이스캡형 변종인 백당수국 모두가 야생에서 자생하므로 중국도 수국의 원산지라는 입장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변종(var.)을 품종(f.)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산수국을 포함한 수국의 또 다른 분류
학 명 | 구 분 | 국 명 | 꽃모양 | 일본명 |
Hydrangea macrophylla (Thunb.) Ser. | 원 종 | 수 국 | 폼폼, 레이스캡 | アジサイ(紫陽花) |
Hydrangea macrophylla var. normalis E.H. Wilson | 변 종 | 백당수국 | 레이스캡 | ガクアジサイ(額紫陽花) |
Hydrangea macrophylla var. otaksa (E.H. Wilson) L.H. Bailey | 변 종 | 수 국 | 폼 폼 | ホンアジサイ(本紫陽花) |
Hydrangea macrophylla subsp. serrata (Thunb.) Makino | 아 종 | 산수국 | 레이스캡 | ヤマアジサイ(山紫陽花) |
The Plant List에 따른 이 분류는 수국 원종은 산수국도 아종으로 포함 넓게 아우르지만 레이스켑형은 백당수국으로 부르며 폼폼형은 변종 수국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많은 도감에서 수국을 Hydrangea macrophylla var. otaksa로 학명 표기하고 꽃모양이 폼폼형이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수국은 넓은 의미로는 수국속 전체를 좁은 의미로는 수국 원종을 가장 좁은 의미로는 폼폼형 변종 수국만을 지칭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수국은 꽃 모양이 두 가지라고 설명할 때는 최소한 좁은 의미의 즉 중간 이상의 개념이고 폼폼형이라고만 설명할 때는 가장 좁은 의미의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이 외에도 무려 7개의 하위분류군으로 세분하거나 백당수국 단 한 종만 인정하고 나머지 모두를 수국 원종에 통합시키는 등 다양한 분류법이 있으나 일일이 나열은 생략한다.
이렇게 학자들간에 수국의 범주에 관하여 논란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우리나라 도감에서는 수국은 둥근 공모양의 꽃을 피운다고 설명하지만 시중에 나가면 넓적하면서 화려한 장식이 달린 수국 원예종들도 많이 보게 된다. 도대체 그 lacecap형도 수국이라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종인지 누가 하나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다. 식물 공부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도감의 묘사와 실물이 다를 경우인데 도대체 뭐가 잘못되었는지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어디서도 쉽게 들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답을 찾으려고 나섰다가 이제는 푹 빠져서 벌써 몇 년째 목본탐구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국은 워낙 품종도 많은 데다가 학명도 매우 복잡하게 수십 개의 다양한 이명이 존재하고 한중일 동양 3국의 명칭과 분류방법이 제각기 달라 그동안 탐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미루어 왔던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일부 품종을 제외하면 중부지방 노지월동이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내한성이 강한 품종들이 속속 시중에 공급되고 있어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어 시작하는 것이다.
수국 이름의 유래
좁은 의미의 수국은 학명 Hydrangea macrophylla로 표기되는 특정 수종을 지칭하는데 물 +국화를 의미하는 水菊으로 한자표기하는 우리나라 이름 수국은 원산지인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이름이다. 일본에서는 水菊(수국)이라고 하면 엉뚱하게 국화과 금불초속 일본 고유종 Inula ciliaris를 말한다. 따지고 보면 일본이 엉뚱한 것이 아니라 우리 이름이 엉뚱한 것이다. 어디가 국화를 닮았다고 물국화라고 하나? 또 다른 원산지라는 중국에서는 水菊이라는 식물 이름 자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국(水菊)이라는 우리 이름은 일본이나 중국에서 건너온 이름을 그대로 베낀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일본서 수국(水菊)으로 불리는 미즈기쿠(ミズギク) Inula ciliaris
국화과 금불초속 다년초이다.
그럼 수국의 원산지인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를 뭐라고 할까? 여기서 무슨 단서가 있지 않을까? 중국에서는 이를 정명으로 수구(绣球)라고 한다. 고대에는 绣毬(수구)라고 한자 표기하였으나 현재는 绣球(수구)라고 표기한다. 이는 꽃 모습이 비단에 아름답게 수를 놓은 둥근 공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바로 중국의 이름 수구가 변하여 우리 이름 수국으로 변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 고대 자료에는 기록이 없지만 조선조 말 순조시절 이철환이 편찬한 물보(物譜 : 1802)에 수구화(绣球花)라는 표기가 나온다. 그러니까 비교적 근대까지도 수구라고 부르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수국으로 변한 것이며 이를 한자표기를 좋아하던 시절 水菊으로 표기한 것이 아닌가 한다. 따라서 수국의 한자 표기 水菊 그 글자 자체에서는 의미를 찾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혹자는 수국을 물의 용기라는 뜻의 학명 Hydrangea와 연관시켜 원래 물을 매우 좋아하는 수종이라며 우리 이름 수국(水菊)도 여기에 연관시키려고 하나 이는 넌센스다. 그 이유는 린네가 속명 Hydrangea를 명명할 당시에는 동양의 수국이라는 존재를 알지도 못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hydro)의 용기(aggeion)라는 것도 물을 좋아하는 이 나무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 모식종(type speceis)인 미국수국의 열매가 물통같이 생겼기 때문에 명명한 것이다. 그리고 수국속 중에는 그다지 물을 좋아하지 않는 종도 있으며 좁은 의미의 수국도 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지나친 물주기는 좋지 않으며 장마철에는 오히려 배수에 신경써야 한다. 또 한 원산지인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수국의 정명이나 별명 중에 물과 관련된 이름은 하나도 없다. 따라서 수국의 학명이나 우리 이름을 들먹이면서 잦은 물주기를 강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수국은 꽃이 크고 잎도 크면서 두터운 데다가 한여름에 개화하므로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자주 주는 것이 당연히 좋다.
중국 도교의 여덟 명의 신선(八仙)
미모가 뛰어난 여선(女仙) 하선고(何仙姑)
중국에서는 원래 이런 떡을 분단(粉团)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런 모양의 꽃들을 분단화라고 부른다.
중국에서는 수구(绣球)라는 정명 외에도 다양한 별명이 있는데 그 중 중국 도교의 유명한 여덟 명의 신선(八仙)과 그 중 특히 여선(女仙)인 하선고(何仙姑)와 관련된 전설에서 유래된 이름인 팔선화(八仙花)로도 널리 불린다. 분단화(粉团花)라는 이명도 있는데 이 또한 둥근 꽃모습에서 온 이름이며 초수구(草绣球)는 비슷한 꽃 모양의 목수구(木绣球)에 대비되는 이름으로 목수구는 인동과 산분꽃나무속 중국왕설구화 즉 Viburnum macrocephalum을 말한다. 참고로 목수구의 중국 정명은 수구협미(绣球荚蒾)이다. 또 다른 유명한 별명 자양화(紫阳花)는 당나라 시인 백낙천(772~846)이 명명한 것으로 그가 어느날 항주 초현사(招贤寺)로 가는 길에 산에서 인상적인 꽃나무를 하나 발견하였는데 주변에서 아무도 그 이름을 몰라 그가 자양화(紫阳花)로 명명하였다는 것을 시로 남긴 데서 비롯된다. 그 시와 주석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백낙천은 자이며 그의 본명은 백거이(白居易)이다.
紫阳花 - 唐 白居易。
詩 - 何年种向仙坛上,早晚移栽到梵家。 虽在人间人不识,与君名作紫阳花.
注释 - 招贤寺有山花一树,无人知名,色紫气香,芳丽可爱,颇类仙物,因以紫阳花名之
항주자사를 역임했던 백거이
관내 초현사를 가던 중 아름다운 나무를 발견하고서 이름을 지어 준 것이 자양화(紫阳花)이다.
일본의 자양화
그러자 일본의 헤이안시대 학자 원순(源順)이 백낙천이 말한 자양화(紫阳花)가 수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931~938년에 편찬한 사서 왜명류취초(倭名类聚抄)에 기록하여 그동안 다양하게 한자표기 되던 일본명 아지사이(アジサイ)의 확고한 한자표기로 널리 퍼져 지금까지도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일본은 지금에 와서 자양화라는 이름은 포기하지 않지만 수국을 자양화라고 한 것은 원순(源順)이 오독(誤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당시 백거이가 자양화라고 명명한 나무는 백거이 자신의 묘사에 따르면 자색 꽃이 피고 향기가 강하며(色紫气香) 양(阳)지쪽에 있던 나무(树)였다는 점을 들어 자색 꽃은 수긍하나 강한 향기와 양지와 나무라는 묘사는 수국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그 자양화를 정향나무(丁香花)의 일종으로 추정한다는 것이 최근 일본의 중론이다. 실상을 알고보면 그 이면에는 수국은 일본이 원산지인데 그 당시 당나라 야산에 있을 턱이 없으므로 백낙천의 자양화는 수국이 아닌 다른 나무라는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이에 대하여 중국에서는 백낙천이 자양화로 명명한 나무의 형태에 대하여 묘사가 충분하지 않고 과거에 수구(绣球)를 자양화로도 불렀다는 다른 자료가 없으므로 자양화가 수국이 아니라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백낙천의 자양화가 정향나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왜냐하면 정향나무는 이미 백낙천의 전 시대 시인인 두보(杜甫)의 시(詩) 강두사영 정향(江头四咏·丁香)이나 백낙천과 동시대의 시인인 이하(李贺)의 시 난망곡(难忘曲)에 정향이 등장하는데 이 것을 당대 최고 시인인 백낙천이 몰랐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에서는 백낙천의 자양화에 대하여 무슨 나무인지 알 수가 없으나 그다지 큰 관심은 없다. 중국식물지에는 수구(绣球)의 여러 이명 중에 자양화(紫阳花)는 들어 있지도 않으며 오히려 위에서 언급한 산분꽃나무속 수구협미(绣球荚蒾)의 이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 수구협미(绣球荚蒾)는 꽃이 흰색이기 때문에 백낙천이 말한 자양화와는 거리가 있다. 한편 수국의 일본이름 아지사이(アジサイ)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 7세기 후반부터 쓰여진 일본 시가집 만엽집에 集真藍 또는 味狭藍, 安治佐為 등으로 한자표기가 되어 있으나 그 의미가 뚜렷하지는 않다.
수국의 학명
수국은 동양의 식물을 조사하기 위하여 일본에 온 린네의 직계 제자인 스웨덴 식물학자인 툰베리(1743~1828)에 의하여 1784년 당초에는 인동과 산분꽃나무속인 Viburnum macrophyllum Thunb.으로 발표가 된다. 같은 해 산분꽃나무속 덜꿩나무나 가막살나무를 명명한 그로서는 비슷한 꽃이 피는 이 나무도 그들과 같은 속으로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수국의 꽃모양은 산분꽃나무속 꽃들과 많이 닮아 지금도 일반인들은 물론 이렇게 식물학자들도 혼동을 한다. 그래서 수국은 이명으로 처리되는 유사 학명이 무려 35개나 될 정도로 혼란스럽다. 이 말은 세계 내로라하는 식물학자들이 신종을 발견하였다고 열심히 발표하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35개 모두 수국과 동일한 종임이 밝혀서 통합되었다는 뜻이다. 그 중에는 1789년 프랑스 생물학자 Jean-Baptiste Lamarck(1744~1829)가 재배용 수국을 명명한 Hortensia opuloides Lam.도 있다. 속명 Hortensia는 '정원의' 또는 '재배되는'이라는 뜻으로 이 수국을 프랑스의 모리셔스 가든(Mauritius garden)에서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즉 그는 수국을 개량 변종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일설에는 Hortense라는 여성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도 한다. 종소명 opuloides는 Viburnum opulus 즉 백당나무 잎을 닮았다는 뜻이다. 지금도 영어권에서는 폼폼형 수국을 일반적으로 hortensia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유사 학명은 일본에 체류 중이던 독일 의사 겸 생물학자인 지볼트(1796~1866)가 1840년 명명한 Hydrangea otaksa Siebold & Zucc.이다. 수국 중 폼폼형 수국을 자기의 일본인 아내인 쿠스모토 타키(楠本滝)의 이름으로 종소명(お滝さん)을 정하여 명명한 것이다. 일본인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수국의 학명을 화류계 여성 출신인 오타키상의 이름으로 명명하였다고 맹비난을 받던 차에 이 학명은 이미 1830년에 프랑스 식물학자 Nicolas Charles Seringe(1776~1858)에 의하여 툰베리가 발표한 최초 학명에서 속명을 수정하여 발표한 Hydrangea macrophylla (Thunb.) Seringe와 같은 종으로 밝혀서 일본에서 지볼트가 명명한 학명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그 이면에는 지볼트가 일본 의학계와 식물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나중에 간첩혐의도 받고 많은 문화재를 가져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고유종 금강초롱꽃속을 초대 조선총독인 하나부사 이름으로 명명한 것이나 중국의 국화나 다름 없는 중국 고유종 매화가 일본 이름 mume로 명명된 것에는 일본인들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지나 모르겠다.
그러나 이 학명은 나중에 영국의 윌슨이나 미국의 베일리에 의하여 폼폼형 수국의 하위 품종이나 변종으로 살아남게 된다. 그 결과 우리나라 많은 도감에서 수국의 학명을 Hydrangea macrophylla for. otaksa로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 폼폼형 변종의 학명을 Hydrangea macrophylla var. otaksa 대신에 Hydrangea macrophylla var. macrophylla를 사용하여 아직도 지볼트가 오타키상 이름으로 명명한 학명을 배제하고 있다. 여담으로 지볼트와 쿠스모토 타키 사이에서 태어난 딸 쿠스모토 이네는 일본 최초의 여의사가 되며 그의 손녀 쿠스모토 타카코는 은하철도999 메텔의 모델이 된다. 그리고 지볼트의 일본인 처 쿠스모토 타키는 대단한 미인이었으며 화류계 여성이 아니라 연애시절 지볼트를 만나기 위하여 유녀(遊女)로 신분을 위장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세월이 변하여 평가도 달라져 1996년 일본과 독일 양국에서는 지볼트 탄생 200주년 기념우표를 동시에 발행한 바도 있다.
쿠스모토 타키(楠本滝) - OTAKSA
16세의 예쁜 소녀를 보고 지볼트가 사랑에 빠진다.
백당수국 - 레이스캡형 수국
수국의 하위분류군 품종 중에 Hydrangea macrophylla f. normalis (E.H.Wilson) H. Hara라는 것이 있다. 그 꽃의 형상이 레이스캡형이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에는 노르말리스수국이라고 등록하였다가 최근에 백당수국으로 이름을 변경한 것이다. 산분꽃나무속 백당나무와 꽃모습이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여기서 산분꽃나무속 불두화의 이명인 수국백당과는 혼동하면 안된다. 이 학명은 당초 영국에서 태어나 주로 미국 하버드수목원을 위하여 동양에서 식물채집 작업을 한 유명한 식물 헌터 Ernest Henry Wilson(1876~1930)이 1923년 변종(var.)으로 명명한 Hydrangea macrophylla var. normalis E.H. Wilson을 1979년 일본학자 히로시 하라가 품종(f.)으로 변경 발표한 것이다. 양성화가 가운데 있고 중성화가 가장자리를 장식하는 모습의 꽃인데 일본에서는 이 품종을 ガクアジサイ(額紫陽花)라고 하며 수국의 원시종이라는 것이다. 둥근 폼폼형 꽃모습을 하고 있는 재배종 수국은 이 백당수국에서 변형된 종이지만 먼저 발견되었기 때문에 마치 원종 같은 행세를 하고 이 원시종이 오히려 변종 같은 학명으로 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경우가 더러 있다. 예를 들면 산분꽃나무속 털설구화와 설구화가 이런 관계이다. 설구화는 털설구화의 변종인데도 학명은 마치 원종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여하튼 일본은 이 백당수국이 일본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이므로 일본이 수국의 원산지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식물지에는 중국에서도 이 Hydrangea macrophylla var. normalis가 자생하며 그들은 이 변종을 산수구(山绣球)라고 한다. 우리나라 산수국과 혼동하면 안된다. 그리고 중국에는 원종인 수구(绣球) 즉 수국도 야생한다고 기록하고 있어 자기들도 수국의 원산지라고 주장한다. 일본명의 ガク는 한자로 額(액)으로 쓰며 가장자리를 뜻한다고 하지만 원래는 꽃받침을 뜻하는 萼(악)으로 써야 한다는 설도 있다. 이는 꽃받침이 변하여 장식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변종명 normalis는 정상적이라는 뜻이다.
백당수국
백당수국
백당수국의 양성화
백당수국의 장식화
백당수국
백당수국의 열매
수국(Hydrangea macrophylla)의 재배 방법
수국의 전정
수국은 웬만하면 전정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꼭 필요하여 낮게 키우려면 개화시기 직후 꽃 아래를 자르고 또 초가을에 새로 나온 가지를 한번 더 자르면 된다. 그게 힘들면 당년도에 꽃핀 가지를 잘라낸다는 심정으로 꽃이 피지 않은 가지만 남기고 자르면 된다. 화아가 전년지에서 10월이면 거의 완성이 되는데 이를 훼손하면 이듬해 꽃을 보지 못한다. 신년지는 내년 가을에 화아를 맺어 내 후년에나 꽃을 피운다. 즉 수국은 2년지에서 꽃이 피는 식물이다.
꽃이 진 다음 꽃 아래 잎을 포함하여 자르고 나중 초가을에 갈라져 나온 신가지마저 잘라낸다.
웬만하면 수국은 전정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조량
양지나 반그늘 또는 음지에서도 잘 자라지만 석양이 강한 곳은 건조하여 잎이 마를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다만 분홍색 계열의 꽃이 피는 품종은 일조량이 부족하면 흰꽃이 핀다.
내한성
뿌리의 내한성은 그다지 약한 것은 아니지만 잎이나 가지는 겨울의 건조하고 찬 바람에 상하기 쉬우므로 적당한 월동대책을 세워야 한다. 겨울에 가지가 상하면 이듬해 꽃이 피지 않는다. 우리나라 국생정 도감에 보면 수국은 겨울에 대부분의 지상부가 해를 입어 줄기 윗부분이 죽는다고 설명하면서도 꽃이니 뭐니 하고 있어 마치 망종화나 층꽃나무 같이 봄에 나온 신년지에서 꽃이 피는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참으로 이상하다. 수국은 겨울에 지상부가 말라 죽으면 꽃을 절대로 보지 못한다. 재배할 의미가 없다. 중부 이북지역에서는 화분에서 키우라고 해야 옳은 설명이다. 화분에서 키울 경우에도 18도 이하의 온도로 내려가지 않으면 꽃눈이 잎눈으로 변한다. 즉 너무 더운 실내서만 월동해도 제대로 개화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습도와 시비
물을 좋아하며 습도가 높은 것을 좋아하고 잎이 마르는 것을 싫어하므로 자주 물을 주고 바닥을 낙엽이나 나무 껍질 등으로 덮어 습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고인 물은 싫어하므로 장마철에는 배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비료는 겨울과 여름부터 초가을 사이에 주는 것이 좋다.
토양
약한 산성 토양을 좋아하지만 붉은 계통의 꽃을 보려면 약한 알카리성 토양도 좋다. 산성에서는 푸른 꽃이 알칼리성에는 붉은 꽃이 된다.
수국의 분갈이와 번식 - 꺾꽂이
화분에서 키울 경우 분갈이는 매년 7월 하순에 하는 것이 좋으며 꺾꽂이는 6월 초에 약 15cm 정도 잘라서 하는 것이 좋다.
등록명 : 수국
학 명 : Hydrangea macrophylla (Thunb.) Ser. var. macrophylla
분 류 : 수국과 수국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중국, 일본
중국명 : 수구(绣球), 팔선화(八仙花)、분단화(粉团花)、초수구(草绣球)、자수구(紫绣球)、자양화(紫阳花)
일본명 : アジサイ(紫陽花)
수 고 : 1~4m
가 지 : 원주형, 조장, 자회색 또는 담회색, 무모, 소수 긴피공
엽 편 : 지질혹 근혁질, 도란형혹 활타원형
잎크기 : 6~15 x 4~11.5cm
잎모양 : 선단급첨, 단첨두, 기부둔원 혹 활설형, 변연 기부이상 거친 톱니
잎면모 : 양면무모 혹 근하면 중륵 양측 희소 권곡 단유모, 맥액간 상 소염모(少髯毛)
잎면맥 : 측맥 6~8대, 직, 향상사권 혹 상부근변연처 미만공(微弯拱), 상면 평탄, 하면미철(微凸), 소맥망상, 양면 명현
엽 병 : 조장, 1~3.5cm, 무모
화 서 : 산방상 취산화서 근구형, 직경 8~20cm, 짧은 총화경, 분지조장, 근등장, 긴첩단유모 밀생, 화 밀집, 다수불육,
악 편 : 불육화악편4, 활란형 근원형, 1.4~2.4 x 1~2.4cm, 분홍색, 담란색 혹 백색
양성화 : 극소수, 2~4mm 길이 화경
악 통 : 도원추상, 장 1.5~2mm, 화경과 더불어 권곡 단유모, 악치 란상3각형, 장약1mm
화 판 : 장원형, 3~3.5mm
웅 예 : 10매, 근등장, 불돌출 혹 초돌출
화 약 : 장원형, 장약1mm
자 방 : 대, 반하위, 화주3, 결과시 장1.5mm
주 두 : 초확대, 반배상
열 매 : 삭과 미성숙, 긴 팽이형, 연화주 장 4.5mm, 정단 돌출부분 1mm, 삭과장의 1/3
종 자 : 미숙
화 기 : 6~8월
내한성 : 영하 23도 (줄기가 상하게 않게 적절한 월동 대책이 필요함)
이 묘사는 폼폼형 꽃이 피는 원변종에 대한 것이다.
수국
수국
장식화로서 꽃술이 보이지 않는다.
수국
수국
가끔 이렇게 양성화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수국
물을 좋아하며 줄기와 잎에 물을 많이 머금고 있어 호주에서는 화재방지용 녹화수종으로 선정되기도 한다.
low flammability pl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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