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콩과/실거리나무아과

823 실거리나무(우리 자생종) = 세피아리아실거리 (외래종)

낙은재 2019. 10. 13. 10:09

실거리나무


실거리나무


콩과 실거리나무속 즉 Caesalpinia는 1753년 린네가 이탈리아 의사겸 식물학자인 Andrea Cesalpino(1519~1603)를 기려 그의 이름으로 속명을 정한 것이다. 안드레아 체살피노는 린네가 식물분류학을 창설하기 이전에 의학적 효능보다는 열매나 종자에 의하여 식물 분류를 시도하였으며 그런 내용을 1583년에 저술한 De plantis libri XVI라는 식물분류학 역사에 중요한 책을 남긴 학자이다. 실거리나무속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159종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구성 수종간에 이질감이 많아서 현재 몇 개의 속으로 분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우리나라 자생종 실거리나무도 Caesalpinia속에서 Biancaea속으로 변경될 처지에 놓였다. 아직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Caesalpinia decapetala로 학명 표기하지만 이미 서양과 일본 일부에서는 발빠르게 Biancaea decapetala라고 학명 표기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벌써 1583년에 꽃과 열매로 식물을 분류하는 책이 나온다. 린네보다도 180년이나 앞선다.

이때 우리나라는 선조 16년으로 이율곡이 십만양병설을 주장하였으나 정쟁만 하다가 시행하지 못하던 때이다.


실거리나무는 원래 1821년 독일의사 겸 식물학자인 Albrecht Wilhelm Roth(1757~1834)가 실론(스리랑카)에서 발견하고 국화과 Reichardia decapetala로 명명하였던 것을 영국 식물학자 Arthur Hugh Garfit Alston(1902~1958)가 1931년 콩과 실거리나무속인 Caesalpinia decapetala로 속을 변경하여 명명한 것이다. 이를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정명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종소명 decapetala는 꽃잎이 10개라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실거리나무속은 모두가 수술은 10개이지만 꽃잎은 5장이라서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아마 특이하게 노랗고 매우 긴 장원형으로 생긴 5장의 꽃받침도 꽃잎으로 판단한 것 같다. 국화과 Reichardia속으로 처음 분류할 때 꽃잎이 10개이던 5개이던 다른 국화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숫자이므로 이 종의 특징으로 보았던 것 같다. 



수술은 10개이고 붉고 꽃받침과 꽃잎은 5장이다.


황록색으로 아니 거의 노란색으로 보이는 작은 것이 꽃받침인데 겹꽃이 일반적인 국화과로 분류하다가 보니 꽃잎으로 착각하였던 것 같다.

꽃받침 아래에 휘어진 관절이 있어 꽃이 잘 떨어진다.


꽃잎 5개 중 윗쪽 하나는 작으며 붉은색 줄이 있다.

수술은 꽃잎과 길이가 비슷하고 기부는 편평하고 하부에는 솜털이 있다.


한편 일본에서 7년간 머물다 간 독일의 지볼트(1796~1866)도 일본에서 이 나무를 발견하고 1845년 독립된 종으로 Caesalpinia japonica라고 명명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자들이 일본 외에도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도 자생하는 Caesalpinia japonica를 독립종으로 인정하지 않고 인도에서 발견된 또 다른 종인 Caesalpinia sepiaria의 변종으로 분류하다가 최근에 와서는 아예 Caesalpinia decapetala에 통합시켜 버렸다. 그래서 이 학명들이 우리나라 국표식에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도에서 발견된 종인 Caesalpinia sepiaria는 그 변종인 Caesalpinia sepiaria var. japonica 즉 우리 자생종 실거리나무 외에도 그 원종인 Caesalpinia sepiaria도 Caesalpinia decapetala에 통합되었는데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외래 재배식물로 세피아리아실거리라는 국명으로 따로 등록되어 있다. 이는 마땅히 삭제되고 실거리나무의 이명으로 기재되어야 마땅하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도감에는 실거리나무는 한중일에 분포한다고 설명되어 있으며 일부 외국 자료에는 실거리나무 즉 Caesalpinia decapetala는 인도가 원산지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모두 각각의 학명이 발표될 당시의 초창기 기준으로 말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는 이리저리 통합되어 결국 실거리나무는 한중일과 인도 외에도 미얀마 베트남 말레이지아 타일랜드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거의 전지역 난온대 지방에 넓게 분포하는 수종이다. 참고로 세피아리아실거리 학명의 종소명 sepiaria는 울타리라는 뜻이다. 가시가 있는 이 나무를 생울타리용으로 많이 심었기 때문이다. 


타고 올라갈 대상이 없으면 제 스스로는 1~2m 높이까지만 자라지만 옆으로는 줄기가 10m 이상까지도 뻗는 덩굴성 관목인 실거리나무의 우리 이름은 1937년 정태현 등의 조선식물향명집에 근거하는데 실이 걸리는 나무라는 뜻으로 이 나무의 구부러진 가시에 실이나 띠 그리고 옷 등이 잘 걸리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 우리나라 거의 모든 도감에서 설명한다. 제주도 방언이라는 실거리나무 외에도 전북 어청도 방언이라는 띄거리가시라는 향명도 있고 그 외 띠거리나무라는 이명도 있다. 우리 독창적인 순수 우리말 이름으로 보인다. 실제로 찾아 보아도 주변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그런 의미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거리나무

예리한 가시가 아래로 향하여 있어 서양에서 이 실거리나무를 고양이 발톱 즉 cat's claw라고 한다.


실거리나무


오래 전부터 약재로 사용해온 중국에서는 이 나무를 의학 고전 신농본초경에 근거하여 운실(云实)이라고 한다. 원래 운실은 구름(雲) 열매(實)라는 뜻으로 중국 전설에 나오는 봉황이 먹는 선과를 말하거나 구름이 많은 지역 즉 높은 산에서 주로 달리는 과일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좋은 이름이 이 나무에 붙은 이유는 약한 독성이 있는 이 나무 열매가 지사, 구충, 진해, 거담 등에 효능이 있는데다가 35%의 기름이 함유되어 있어 비누나 윤활유로도 사용하였기 때문에 고대에서는 매우 유익한 열매로 본 것 같다. 처음에는 열매를 운실이라고 하였으나 나중에 아예 나무 이름이 운실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일부에서는 그 열매를 운실자(云实子)라고 하여 명확히 표현하기도 한다. 


그 외에 운실의 잎을 사시청(四时青)이라고 하는데 이는 열대지방에서는 상록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시청(四时青)을 약재로 사용한 것은 근대에 쓰여진 의학서 분류초약성(分类草药性)에 근거하며 소아구창(小儿口疮)과 타박상 그리고 산후 오로부진(恶露不尽)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뿌리와 줄기의 껍질을 본초강목에서는 운실근(云实根)이라고 하고 최근인 1971년 정리된 섬서중초약(陕西中草药)에는 도계우(倒挂牛)라고 되어 있는데 본초강목을 신봉하는 우리나라에서 웬일인지 도계우로 널리 알려져 있다. 뿌리에는 독이 없고 줄기에는 약한 독이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효능은 발표산한(发表散寒) 활혈통경(活血通经) 해독살충(解毒杀虫) 근골동통(筋骨疼痛) 질타손상(跌打损伤)의 치료에 사용된다. 그 외에도 중국에서는 별명으로 약왕자(药王子) 철장두(铁场豆) 마두(马豆) 수조각(水皂角) 천두(天豆) 등으로 부르지만 가시에 옷이나 실이 걸린다는 뜻은 없다.


운실(云实)

가을에 아름답게 익은 열매.  상부에는 좁은 날개가 있다. 


종자에는 35%의 유지성분이 있는데 이를 세제가 제대로 없던 시절 비누 대용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중국 별명 중에 수조각(水皂角)이라는 것이 있다. 수조(水皂)는 물비누를 뜻한다.


일본에서는 쟈케쯔이바라(ジャケツイバラ)라고 한자로는 사결자(蛇結茨)라고 쓰는데 이는 뱀(蛇)이 엉킨(結) 것같이 생긴 휘어져 얽히고설킨 가시나무(茨)라는 뜻이다. 일본에서는 이명으로 가와라후지(かわらふじ)라고 부르며 한자로는 하원등(河原藤)이라고 쓰는데 이는 강변 물가에서 자라는 등나무라는 뜻이다. 실제로는 이 실거리나무는 산비탈이나 구릉 평원 하천변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잘 자라며 양수(陽樹)로서 볕을 좋아하지만 반그늘에서도 잘 적응하고 공해에도 강하여 세계 여러나라에서 너무 번식이 왕성하여 환경침해식물로 규정하기도 한다. 여하튼 이와 같이 일본에서도 우리나라 실거리나무와는 관련이 있는 이름은 없다. 따라서 실거리나무는 한중일 모두에서 자생하였으며 그 이름들 또한 각각 독자적인 이름인 것으로 보인다.


실거리나무의 이런 모습을 보고서 일본에서는 뱀이 얽힌 것 같은 가시나무라고 사결자(蛇結茨)라고 부른다.


덩굴모양으로 뻗어나가는 가지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잎은 우수 2회우상복엽으로 호생하며 3~10쌍의 중엽으로 구성되어 있고 중엽은  5~12쌍의 소엽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엽은 길이 1~2.5cm, 폭 0.5~1.0cm의 긴 타원형으로 뒷면은 백분이 있고 털은 없다. 잎자루나 잎축에도 거꾸로 향하는 가시가 많다. 길이 20~30cm의 총상화서에 노란색 꽃을 피우는데 꽃의 지름은 2.5~3cm이며 꽃잎은 5개로 위쪽 1개만이 다소 작고 빨간 줄무늬가 있다. 열매는 협과로서 길이 7~10cm 폭 3cm정도 이며 갈색으로 익으면 위쪽 봉합선의 좁은 날개가 터져 종자가 튀어 나온다. 종자는 길이 약 1cm의 타원형으로 흑갈색이다. 동아는 엽흔 상부에 여러 개의 눈이 세로로 늘어서 있다가 가장 위의 눈이 성장하고 작은 눈은 예비 눈이 된다. 내한성이 다소 부족하여 중부지방에서는 어렵고 과거에는 제주도와 전라남도라고 하였으나 이제는 온난화 때문인지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까지는 노지식재가 가능하다.


등록명 : 실거리나무

학  명 : Caesalpinia decapetala (Roth) Alston

이  명 : Biancaea decapetala (Roth) O. Deg.

이  명 : Caesalpinia japonica Siebold & Zucc.

이  명 : Caesalpinia sepiaria var. japonica (Siebold & Zucc.) Hand.-Mazz.

이  명 : Reichardia decapetala Roth

이  명 : Caesalpinia sepiaria Roxb. 

분  류 : 콩과 실거리나무속 덩굴성 관목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중국, 일본과 인도 외에도 태국 베트남 등

중국명 : 운실(云实)

일본명 : ジャケツイバラ(蛇結茨)

영어명 : cat's claw

꽃차례 : 총상화서

개화기 : 5~6월

결실기 : 9~10월

내한성 : 영하 12도

용  도 : 약용, 비누, 윤활유, 울타리용


실거리나무


실거리나무

물가에서 잘 자란다. 그래서 일본에서 강변의 덩굴나무라는 뜻인 하원등(河原藤)이라고도 불렀다.


실거리나무

총상화서로서 위로 솟아 직립한다.


실거리나무



실거리나무

종자는 하나씩 병렬로 늘어서 있다.


실거리나무

엽흔 위에 세로로 동아가 3개가 늘어서 있지만 그 중 맨위 눈만 성장한다.


실거리나무


실거리나무


실거리나무

잎자루 기부에는 가시가 한 쌍씩 붙어 있다. 


실거리나무

소엽과 중엽은 마주나지만 대엽은 어긋나기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