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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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4 반용골담초 - 골담초가 아닌 좀골담초의 변종 또는 원예종

낙은재 2019. 11. 27. 19:28

반용골담초

1942년 네덜란드에서 채취된 이 표본 외에는 사진 하나도 구할 길이 없다.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약칭:국표식)에 골담초의 변종으로 반용골담초라는 우리 자생종이 하나 등록되어 있다. 학명은 Caragana sinica var. megalamtha Schneid로 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국명은 반용골담초라고 되어 있다. 우리 자생종으로서 국립수목원에서 운영하는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약칭:국생정)의 도감에 당연히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페이지에는 단 하나의 사진은 물론 표본조차도 없고 분포지 정보도 없다. 그렇다면 국내서 이 식물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말이 되는데 어떻게 우리 자생종이라는 것인지 그리고 국생정 도감의 기재문에서 설명하기를 전국에서 정원용으로 식재하고 있단다. 이럴 때 전라도 말로 "거참 거시기하다."라고 말하는 것인가. 도대체 전국 어느 정원에 식재하고 있다는 말인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식물 공부하기 어렵다. 산림청 산하 국립수목원에서 운영한다는 국생정 도감의 정보는 거의 반쯤은 엉터리 정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상세한 정보도 없이 그냥 그 식물의 학명과 과속 등의 분류 그리고 국명만 간단하게 등록되어 있는 리스트인 국가표준식물목록도 때로는 믿으면 안된다. 그 내용의 충실성이나 국명의 타당성 등을 떠나서 우선 기본 정보가 정확한 것을 생명으로 하여야 하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식물목록이 엉터리라면 도대체 뭘 기준으로 삼으라는 말인지 정말 답답하다. 정권이 바뀌고 또 바뀌고 산림청장이 바뀌고 국립수목원장이 바뀌어도 왜 낡은 엉터리 식물 정보는 개선은 커녕 오류 수정도 제대로 안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 식물학자들은 뭘 하고 있는지 아니 국내 식물학자가 있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Caragana sinica var. megalamtha로 표기되어 있는 반용골담초가 당연히 골담초 즉 Caragana sinica의 변종으로 어느 학자에 의하여 발표되었으나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였거나 비합법명이겠거니 생각하였는데 알고보니 이건 총체적인 오류 투성이다. 우리이름 반용골담초는 1966년 이창복의 한국수목도감에 근거한다고 하며 한자로는 盤龍骨擔草(반용골담초)라고 표기한다. 하지만 이 반용(盤龍)의 의미와 유래에 대하여는 아는 사람이 없다. 이창복박사는 고려시대나 조선시대 학자도 아니고 1984년까지 서울대 식물분류학교수를 역임하시고 1998년 돌아가셨는데도 그 분이 명명한 식물 이름의 유래를 지금 학자들이 모른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여하튼 반룡(盤龍)은 중국에서는 원래 용무늬 문양을 뜻하는데 중국에 여러 지방의 지역명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지명에도 쓰이는 이름이다. 따라서 반용은 우리나라나 중국, 시베리아 또는 몽고의 어느 지역명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학명 명명시 표본을 어디에서 채취하였는지 조차도 몰라서 더 이상 확인이 안된다.


이런 용의 문양을 중국에서 반룡(盤龍)이라고 한다. 아직 승천하지 않은 반룡(蟠龍)과는 약간 다른 의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반용골담초의 학명이 Caragana sinica var. megalamtha이 아닌 Caragana microphylla var megalantha라는 황당한 사실이다. 그러니까 골담초 즉 Caragana sinica의 변종이 아닌 좀골담초인 Caragana microphylla의 변종으로 1907년 C.K. Schneid 즉 독일 식물학자인 Camillo Karl Schneider (1876~1951)가 발표한 것이다. 여기서 오류가 두 개나 발견이 된다. 하나는 원종이 뒤바뀐 것이고 또 하나는 큰 꽃이라는 뜻의 변종명 스펠링이 megalamtha가 아닌 megalantha라는 사실이다. 스펠링이야 실수할 수도 있다지만 원종을 실수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골담초는 잎이 달랑 4장으로 구성된 우상복엽 즉 거의 장상복엽의 모습이지만 좀골담초는 잎이 10~20장으로 구성된 우상복엽이라서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문제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원래의 학명이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그 학명 Caragana microphylla var megalantha가 형식불비인지 세계적으로 학명으로 전혀 인정도 받지 못한 무효학명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어디서도 변종으로서는 찾아볼 수가 없는 학명이 된 것 같다. 하지만 좀골담초 즉 작은 잎 여러장으로 우상복엽을 이루는 원종에서 꽃이 보다 큰 변종의 존재는 분명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된다. 실제로 아일랜드 어느 수목원에서는 세그루나 잘 자라고 있다고 하는 자료도 보인다. 그래서 RHS 등 일부에서는 이를 원예종으로 분류하여 Caragana microphylla 'Megalantha'라고 학명 표기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국표식에서도 국내에 자생지도 없고 표본도 없는 수종을 우리 자생종으로 그것도 엉터리 학명으로 등록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아예 삭제를 하던가 아니면 국내에 어느 수목원에라도 그 실체가 있다면 좀골담초의 원예종으로 수정 등록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이 반용골담초는 잎 사이즈가 대개 5~8mm 길이인 좀골담초에 비하여 12mm 길이로 보다 더 길며 그 모양도 끝이 뭉텅하여 도란형에 가깝고 솜털도 적다. 그리고 꽃의 사이즈도 3cm 이상 4cm에 달하여 2.5~3cm인 골담초나 좀골담초에 비하여 크다. 그래서 꽃이 크다는 변종명 megalantha가 붙은 것이며 좀골담초는 잎의 숫자는 많지만 그 사이즈가 작다고 작은 잎이라는 뜻의 종소명 microphylla가 붙은 것이다. 여하튼 이 반용골담초는 그 원종인 좀골담초가 자생하지 않는 일본은 물론 원종의 주요 원산지인 중국에서도 그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에는 좀골담초의 변종이나 품종으로 모두 6종이나 중국식물지에 등재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좀골담초

우상복엽인 잎의 소엽이 여러장이지만 사이즈가 작다고 좀골담초라고 한다.

반용골담초는 이 좀골담초의 원예종 또는 변종인 것이다.



등록명 : 반용골담초

학  명 : Caragana microphylla 'Megalantha'

이  명 : Caragana microphylla var megalantha C.K. Schneid

분  류 : 콩과 골담초속 낙엽 관목

수  고 : 2~3m

잎특징 : 10~20장 즉 소엽 5~10쌍으로 구성된 우상복엽

소  엽 : 12mm 길이

꽃크기 : 3~4cm 길이

꽃색상 : 황색

개화기 : 5~6월

내한성 : 영하 34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