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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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0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 폭죽 같은 꽃이 피는 아름다운 덩굴식물

낙은재 2020. 6. 27. 15:48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능소화과에는 정말 아름답고 기이한 꽃나무들이 즐비하다. 이번에 탐구할 피로스테기아속은 열대 아메리카가 원산지로서 전세계 단 두 종만 분포하는데 그 중 하나는 멸종되었는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나머지 브라질 등 남미 원산의 Pyrostegia venusta가 실질적인 유일한 종인데 그 꽃의 아름다움 때문에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어 있다. 줄기가 최대 12m까지 자라는 상록 덩굴식물인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의 학명 Pyrostegia venusta (Ker Gawl.) Miers는 영국 식물 학자 John Miers(1789~1879)가 명명한 것이다. 원래는 또 다른 영국 식물 학자인 John Bellenden Ker Gawler(1764-1842)가 1818년 비그노니아속으로 Bignonia venusta Ker Gawl.라고 명명하였던 것은 존 마이어스가 1863년 속을 변경하여 재명명한 것이다. 속명 Pyrostegia는 불꽃이나 화염이라는 뜻의 라틴어 pyr과 커버링이나 지붕이라는 뜻의 stegia가 결합된 것으로 불꽃과도 같은 이 수종의 꽃을 말한다. 종소명 venusta는 영어로 Beautiful이나 charming이라는 뜻으로 매우 아름답다는 뜻이다. 따라서 Pyrostegia venusta는 아름다운 화염과 같은 꽃이 피는 나무라는 뜻이다. 그래서 영어 일반명도 그런 취지의 Flaming Trumpet, Golden Shower, Flame Vine, Orange Bignonia, Orange Shower 등 매우 다양하게 불린다.

 

학명이나 일반 영어명에 걸맞게 정말 대단하게 아름다운 상록 덩굴식물인 이 브라질 원산의 Pyrostegia venusta는 동양에 건너 와서도 비슷한 맥락의 이름으로 불리는데 중국에서는 정명이 포장화(炮仗花)이며 별명으로 포죽화(炮竹花), 편포화(鞭炮花) 등으로 불린다. 포장(炮仗)과 포죽(炮竹) 그리고 편포(鞭炮)는 모두 폭죽(爆竹)을 뜻한다. 덩굴식물인 이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의 오렌지색 꽃이 만발하여 주렁주렁 늘어지면서 피면 마치 폭죽을 터트리는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카엔카즈라(かえんかずら)라고 부르고 한자로는 화염갈(火焔葛)이라고 쓴다. 즉 화염덩굴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학명이나 영어명 그리고 중국명과 일본명까지 모두 불꽃이나 화염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어 이 수종의 특징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이름은 학명 Pyrostegia venusta를 그대로 한글로 표기한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라고 하는데 이 이름을 듣고서 불꽃덩굴이나 화염덩굴식물을 떠올릴 수 있는 우리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차라리 파이로스테기아나 파이로스테지아라고 한다면 그래도 뭔가 불이나 화염과 관련된 것으로 짐작은 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불이나 열을 뜻하는 Pyro는 영어에서도 páirou라고 발음하고 국내서도 파이로미터나 파이로산이라며 주로 파이로라고 발음하며 외래어 표기법에서도 파이로도 옳은 표기법으로 인정하는데 굳이 이를 피로라고 표기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학명은 라틴어로 표기되며 그 발음도 라틴식 발음으로 하여야 한다는 원칙 때문으로 보이지만 서양 학자들 의견도 통일되지 않는 라틴식 발음에 우리까지 집착할 이유가 있나 싶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일반인들이 상당수가 이를 파장화라고 한다는 것이다. 어디에서도 그 근거가 뭔지를 아무도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너도나도 파장화라고 부르고 있다. 도대체 이게 뭐란 말인가? 그래서 나름대로 국내서 그 근거를 찾아보니 산림청이 나온다. 산림청에서 Pyrostegia venusta의 국명이 파장화라고 한 자료가 있다. 이러니 일반인들이 주저 없이 그냥 따라 한 것으로 보이는데 진짜 문제는 도대체 그런 이름이 어디서 왜 붙여졌냐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원산지나 서양에서는 그런 이름이 당연히 없고 중국이나 일본에도 그런 이름이 없다. 하나 의심이 간다면 바로 중국명 포장화(炮仗花)가 오타 등으로 와전된 것이 아닌가 한다. 아니라면 포장화(炮仗花)의 중국 발음이 파장화에 가까운 pàozhànghuā인데 혹시 이 중국 발음이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 본다. 여하튼 이제는 국명이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로 등록되어 있고 파장화는 이명으로조차도 등록되지 않았을뿐더러 그 근거도 모호하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정말 파장화가 중국명 포장화의 오타라면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인용하게 방치한 산림청의 행위는 염치없고 부끄러운 행위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시중에서 폭죽초라고 부르는 화분용 식물이 있는데 이 멕시코 등 중앙아메리카 원산의 상록 반관목인 학명 Russelia equisetiformis의 중국 이름은 폭장죽(爆仗竹), 포장죽(炮仗竹) 또는 폭장화(爆仗花)로서 이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와 매우 비슷하다.  

 

산림청에서 Pyrostegia venusta의 국명이 파장화라고 하고 있다. 그 근거가 뭔지 그리고 왜 국표식에 이명으로도 등록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국내서는 폭죽초라고 불리는 식물인데 실제로는 관목 또는 반관목이다. 

 

등록명 :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학   명 : Pyrostegia venusta (Ker Gawl.) Miers

이   명 : Pyrostegia ignea

분   류 : 능소화과 피로스테기아속 상록 목본성 덩굴식물

원산지 : 브라질 등 남미

영어명 : Flame Vine, Golden Shower 등

중국명 : 포장화(炮仗花) 별명 - 황선등(黄鳝藤), 편포화(鞭炮花)

일본명 : 카엔카즈라(かえんかずら) = 화염덩굴(火焔葛)

길   이 : 8~12m

특   징 : 3가닥의 덩굴손

잎특징 : 대생, 소엽 2~3매, 난형, 정단점첨, 기부근원형, 4~10 x 3~5cm, 상하면 무모, 하면 극세소분산적 선혈, 전연, 엽축 2cm, 소엽병 0.5~2cm

꽃차례 : 원추화서 생 측지 정단, 10~12cm 

꽃받침 : 종상, 5소침

꽃부리 : 통모양, 7.5cm, 내면 중부 1모배, 기부 수축, 등홍색, 열편 5, 장타원형, 화뢰시 섭합상배열, 화개방후 반절, 변연 백색 단유모

수   술 : 화관통 중부 착생, 화사사상, 화약 차개(叉开)

자   방 : 원주형, 세유모, 화주세, 주두 설상편평, 화주와 화사 화관통외 돌출

열   매 : 관판 혁질, 주상, 종자 다열, 종자 날개, 박막질

화   기 : 통상 6개월, 미국 가을부터 봄까지

내한성 : 영하 9도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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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 세 갈래로 갈라지는 덩굴손이 있다.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 수형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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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피로스테기아 베누스타 - 삼지창 같이 생긴 덩굴손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