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목련과/기타목련속

1001 목련과 식물의 특징과 하위 목련속 등의 이합집산

낙은재 2020. 7. 27. 18:26

우리 자생종 목련의 원예종인 목련 '보레알리스'의 꽃이 만개한 모습
우리 자생종 함박꽃나무의 아름다운 꽃 모습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가 주 원산지이며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 그리고 서인도제도 및 일부 남아메리카가 부원산지인 목련과(木蓮科)는 미주대륙과 아시아라는 멀리 떨어진 대륙에서 자생하는 이른바 격리분포(disjunct distribution) 식물이다. 격리분포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목련의 경우는 현재 대륙이 형성되기도 전부터 지구상에서 자생하고 있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학자들은 목련은 신생대 전반기인 제삼기(6,500만 년 전~200만 년 전)부터 지구상에서 생존해온 초창기의 현화식물(顯花植物) 중 하나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 화석 자료에 의하면 목련의 역사는 9,500만년 전까지도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그 당시는 지구상에 아직 벌이 없었기에 딱정벌레에 의하여 수분이 이루어졌으므로 목련의 심피(心皮)는 딱딱한 딱정벌레에 의하여 상하지 않으려고 단단하게 발달하였다고 한다. 그 외에도 목련과 식물의 특징이 있다. 대부분의 현화식물의 꽃 구조 즉 꽃받침과 꽃잎 수술과 암술 등의 구조가 소용돌이 형상의 돌려나기 모습인데 반하여 목련과 식물은 수술과 암술이 원뿔모양의 긴 화탁에서 나선형으로 돌려나고 있다. 이런 모습의 꽃은 몇몇 화석에서 발견된 현화식물의 초창기 모습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그러니까 목련과 식물은 초창기에 지구에 나타나 그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말이다.

 

목련은 이렇게 벌 나비가 아닌 딱정벌레가 수분을 한다.
일반 꽃은 이렇게 위에서 보면 둥글게 보인다.
목련의 특이한 원뿔형 화탁, 위에는 암술이고 아래에 수술이 있다.
목련의 꽃구조 Tepal = 화피편, Carpel = 심피, Stamens = 수술

 

그리고 목련과 식물의 꽃은 꽃잎과 꽃받침의 구분이 없거나 거의 구분하기 힘들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이들 꽃잎(petal)과 꽃받침(sepal)을 합하여 화피편(tepal)이라고 한다. 이런 특징 또한 화석에서 확인된 지구의 초창기 조상식물에서 나타나는 모습이고 현재로서는 뉴칼레도니아에서 발견된 1억 4천 만 년이라는 역사를 가진 암보렐라(Amborella)나 백합과 같은 단자엽식물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목련이 지상 최초의 현화식물 중 하나임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감에서는 목련의 꽃잎과 꽃받침을 운운하고 있다. 목련에서 꽃잎으로 보이는 것은 모두 그냥 화피편(花被片)이라고 해야 옳다. 목련과의 또 다른 속인 백합나무의 경우는 외견상 외부 3개의 녹색 편은 꽃받침으로 보이고 내부 6개의 황록색 편은 꽃잎으로 보여 뚜렷하게 구분이 되어 편의상 sepal(꽃받침)이나 petal(꽃잎)이라고 가끔 부르기는 하지만 이들도 모두 화피편이라고 부르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실제로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를 꽃받침형상(萼片状)의 화피편과 꽃잎형상(花瓣状)의 화피편이라고 표현 한다.

 

1억 4천만 년 전부터 지상에 나타난 거의 최초의 현화식물로 추정되는 뉴 칼레도니아에서 발견된 암보렐라
여러장의 화피편이 보이는데 꽃받침인지 꽃잎인지 구분이 어렵다.
맨 아래 보이는 것은 화피편이 아닌 포편이고 나머지 화피편의 길이는 모두 같다.
백합나무의 꽃인데 9장의 화피편 중 6장은 꽃잎으로 밑에 긴 녹색 3장은 꽃받침으로 보이기는 한다. 

 

위에서 언급한 특징 외에도 목련과는 일부 종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아름답고 향기가 좋은 방사형 양성화가 피며 특유의 긴 화탁(花托)을 가지고 있다. 가끔 결각이 있기도 하는 잎은 단생으로 어긋나기로 달린다. 꽃은 단생으로 아름답지만 꽃잎과 꽃받침의 구분이 없는 화피편이 주로 6장에서 15장이며 때로는 그 이상으로 매우 많다. 수술은 매우 많으며 화사(花絲)가 짧아 꽃밥과 구분이 어렵다. 긴 화탁에 여러 개의 심피가 뚜렷하게 발달한다. 열매는 모낭이 있는 집합과로서 서로 밀착하고 있다가 성숙하면 뒷면이 터져서 열린다. 백합나무속을 제외한 초령목속을 포함한 목련속 종자는 붉거나 오렌지 색상으로 육질로 덮여 있다. 백합나무속을 제외한 목련속은 딱정벌레가 매개하며 종자는 새에 의하여 널리 전파되어 번식하지만 백합나무속은 벌이 매개하며 종자는 바람에 의하여 산포된다.

 

화피편이 최대 45장으로 매우 여러 겹인 경우도 많으며 열매는 붉거나 오렌지 색상을 띤다.

 

이와 같이 목련은 화석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그 모습에서도 조상식물의 흔적이 남아 있으므로 비록 식물분류학이 창설된 유럽에서는 자생하지도 않지만 지금 현재 과와 목은 물론 그 상위 단계인 무려 25만 종으로 구성된 쌍떡잎식물강(Dicotyledoneae)에서부터 모식종으로 선정되어 있다. 그래서 쌍떡잎식물강을 Magnoliopsida 즉 목련강이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한때 목련과는 미나리아재비목(Ranales)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목련속명 Magnolia는 린네가 1753년 발간한 그의 <식물의 종>에서 명명한 것이지만 그가 처음 사용한 속명은 아니다. 이미 1703년에 프랑스 식물학자이며 그 시대 가장 위대한 식물탐험가인 Charles Plumier(1646–1704)가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Martinique섬에서 발견하여 또 다른 프랑스의 진보적인 식물학자인 Pierre Magnol(1638~1715)의 이름을 기려서 명명한 것을 린네가 그대로 따른 것이다. Magnol교수는 식물분류학이 창설되기도 전인 그 당시부터 식물의 분류를 시도하여 일반적으로 외견상 보이는 형태를 기준으로 식물을 묶어서 plant family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하여 출판한 사람인데 이 family는 초창기 린네의 분류 단계에는 들어가지 않았으나 나중에 추가되어 현재 우리가 널리 사용하는 분류 단계인 과(科)가 된 것이다. 카톨릭 수도승이기도 한 명명자 Plumier는 우리나라에도 보급되고 있는 아름다운 꽃이 피는 플루메리아(Plumeria)라는 카브리해 원산의 관목의 속명을 린네가 그의 이름을 기려서 명명한 바로 그 학자이다.

 

카브리해 원산의 이 아름다운 관목에 플루메리아(Plumeria)라는 이름이 붙었다.

 

25만 쌍떡잎식물강의 대표격인 목련속의 모식종은 미국 동부 원산의 Magnolia virginiana이다. 미국 동부가 원산지인 반상록 교목인 버지니아목련은 1678년 미국 남부에서 발견되어 영국으로 보내져 교회에서 자랐는데 이 것이 유럽 최초의 목련이라고 한다. 하지만 금새 미국 남부에서 도입된 상록 교목인 태산목 즉 Magnolia grandiflora의 인기에 눌리게 된다. 하지만 버지니아목련은 나중에 함박꽃나무 일본목련 태산목 등 다양한 수종들과의 교잡에 활용되어 많은 교잡종을 만들게 된다. Magnoliaceae 즉 목련과는 편입되는 수종들의 속명에 관하여 학자들간에 논쟁이 많았으며 지금 현재에도 논란 중에 있다. 한때 최대 17개에 달하던 속이 현재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목련속과 백합나무속 두 개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Magnolia 즉 목련속으로 통합하여 분류하는 것이 대세이다. 서구에서도 얼마 전까지 목련과를 6개 속으로 분리하여 Kmeria속 5종 목련속 128종 Pachylarnax속 2종 Elmerrillia속 4종 Michelia속 49종으로 그리고 백합나무속 2종 등으로 분류하였으나 최근에는 백합나무속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목련속으로 통합하는 분위기이다. 따라서 그렇게 되면 전세계 목련과는 교잡종 포함 300여 종으로 구성된 목련속 즉 Magnolia속과 단 2종으로 구성된 백합나무속 즉 Liriodendron속 단 두 속만 남게 되는 것이다. 초령목속 등과 목련속은 그 외양에서 분명히 구분이 되는데도 이렇게 마구 통합하는 이유는 최신 유전자분석법인 DNA검사에서는 모두 같은 조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적인 추세가 식물의 겉모습에 의한 분류가 아니라 혈통위주로 분류를 하는 것이며 최신 분류시스템이라는 APG system이라는 이름 자체가 속씨식물(Angiosperm)의 계통발생론(Phylogeny)적 집단(Group) system이므로 계통(系統)발생론에서 유전자 구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목련속의 모식종인 반상록인 버지니아목련과 오른쪽 상록인 태산목 모두 북미 원산이다.

 

현재 우리나라도 목련과를 목련속과 Michelia속 그리고 백합나무속 등 3개의 속으로만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았더니 이제보니 중국을 제외한 거의 모두가 목련속을 편입하고 있는 Manglietia 즉 망글리에티아속 Manglietia fordiana라는 한 종이 더 등록되어 있어 모두 모두 4개 속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서양과 일본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초령목과 함소화(촛대초령목)가 포함된 Michelia속 마저도 목련속 즉 Magnolia속으로 통합시켜 목련과에는 단 두 종으로만 구성된 백합나무속 즉 Liriodendron속 외에는 모두 목련속으로 통합시켜서 분류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도 자생하는 초령목을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아직 Michelia compressa로 학명 표기하지만 일본과 서양에서는 이미 모두 Magnolia속으로 통합하여 Magnolia compressa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초령목속이 목련속으로 통합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으로 보이기는 한다. 참고로 Michelia속을 중국에서는 함소속(含笑属)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Michelia compressa를 초령목(招霊木)이라고 하여 우리도 덩달아서 초령목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본의 미신이나 종교 의식에서 비롯된 이름이므로 우리가 이 이름을 따를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초령목의 학명은 Michelia compressa이었지만 최근에는 이를 Magnolia compressa로 표기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세계가 모두 통합 쪽으로 가지만 목련의 최대 원산지로서 무려 100여 종이 자생하는 중국에서는 서양의 통합론을 무조건 따르지는 않고 있다. 과거에는 붓순나무와 오미자까지 포함하여 목련과를 붓순나무족과 오미자족 그리고 목련족으로 크게 3분하고 목련족을 다시 11개 속으로 세분하여 중국식물지에 등재하여 왔으나 최근에 이 분류법을 크게 수술하기는 하였지만 그 내용은 서구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중국에서는 과거 목련과로 분류하였던 붓순나무족과 오미자족을 전세계의 분류 추세를 따라서 오미자과 즉 Schisandraceae로 분리 독립시켜서 분류하고 남은 목련족이 목련과로 승격이 되었는데 하위 속들을 통합하기는커녕 오히려 22개 속으로 더 늘려서 세분하고 있다. 중국의 새로운 분류법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생종 목련은 옥란속(玉兰属) 즉  Yulania속으로 편입되어 학명이 Yulania kobus인 중국명 일본신이(日本辛夷)가 되며 우리나라에 가장 널리 보급되어 그냥 목련으로 알고 있는 중국 원산 백목련과 자목련들 모두 이 옥란속으로 분류되어 옥란(玉兰) 즉 Yulania denudata와 자옥란(紫玉兰) 즉 Yulania liliiflora라는 학명으로 표기된다. 또 다른 우리 자생종 함박꽃나무는 천녀화속(天女花属) 즉 Oyama속이 되어 학명이 Oyama sieboldii인 중국명 천녀화(天女花)가 된다. 또 하나의 우리 자생종 초령목은 그대로 함소속(含笑属) 즉  Michelia속으로 분류되어 학명 Michelia compressa인 대만함소(台湾含笑)라고 한다. 그리고 기존의 목련속 즉 Magnolia속은 축소시켜 북미목란속(北美木兰属)이라고 부른다.

 

우리 주변에서 그동안 봐 왔던 목련은 대부분 중국 원산의 학명 Magnolia denudata인 백목련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이를 Yulania denudata라고 표기를 하며 예나 지금이나 중국명은 옥란(玉兰)이다.

 

우리나라에 자목련으로 등록된 수종은 중국 원산 자옥란(紫玉兰)인데 과거에는 Magnolia liliiflora라고 하였으나 최근 중국에서 Yulania liliiflora라고 학명 표기를 하고 있다. 즉 Magnolia속에서 Yulania속으로 변경된 것이다.
우리 자생종 함박꽃나무인데 학명을 Magnolia sieboldii로 표기하지만 최근 중국에서는 이를 Oyama속으로 변경시켜 학명을 Oyama sieboldii로 표기하고 있다. 중국명은 천녀화(天女花) 즉 선녀꽃이라는 뜻으로 그만큼 이 꽃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정원에 이 나무를 심는 가정은 드물다. 그저 외래종에만 매달리는 꼴인데 문제는 이런 수종을 파는 화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전세계 목련의 2/3가 아시아에서 자생하며 그 중 100여 종이 중국에서 자생하므로 목련에 관한 한 중국이 세상의 중심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목련 중 일부 수종을 후박(厚朴)이나 신이(辛夷)라고 부르며 유명한 약재로 사용하여 왔고 함소화(含笑花) 등은 향기가 좋아 방향화목(芳香花木)으로 유명하며 건축이나 가구용 목재로도 사용하여 왔으며 꽃이 아름다워 관상가치도 높아 목련을 매우 중요한 수종으로 여겨 왔다. 그런데 목련을 그다지 경제적인 효용 가치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는 서구에서 유전자분석 하나만을 들고 와서 외양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혈통이 비슷하다고 모두를 하나로 묶으려는 서양의 분류법을 도저히 따를 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 유전자 분석 결과를 해석하는 방법이 앞으로도 계속 변함이 없을지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중국의 분류법이 충분히 이해가 가며 비록 따르지는 않더라도 목련 여러 수종을 파악하는 데는 중국에서 분류한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매우 유용할 것 같아서 앞으로 많이 참고하려고 한다.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목련과는 목련속(Magnolia)과 망글리에티아속(Manglietia) 및 초령목속(Michelia) 그리고 백합나무속(Liriodendron) 등 4개 속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예종 포함 목련속 301종 망글리에티아속 1종 초령목속 15종 백합나무속 9종 등 모두 326종이 등록되어 있다. 아마 세계적인 목련 수목원으로 정평이 난 천리포수목원 덕분에 많은 수종이 등록된 것이 아닌가 한다. 다만 이 중에서 자생종은 앞에서 언급한 목련과 함박꽃나무와 그 변종인 겹함박꽃나무 그리고 초령목 등 모두 4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