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목련과/기타목련속

1002 목련과 백목련, 자목련 및 목란과 옥란 그리고 신이화 목필화 북향화의 유래

낙은재 2020. 8. 1. 18:12

우리 국민 대다수가 목련으로 알고 있는 백목련의 중국 이름은 옥란이다.
자목련 - 과거 우리 선조들은 이를 목련 북향화 목필화 신이화 등으로 불렀다.
이제는 제주도에서 발견되었다는 이 토종 수종을 목련이라고 불러야 한다. - 경기도 야산에서도 발견된다.

 

세계적인 통합 추세에 맞서 중국은 목련과를 22개 속으로 세분

원종 기준으로 약 200여 종으로 구성된 목련과의 범주에 관하여는 세계 식물학자들의 의견이 일치되는 것 같으나 목련과 내에서 속의 분류에 관하여는 매우 다양한 분류법이 난무한다. 과거 최대 17여 개의 속으로 분류하였다가 일부를 통합하여 한때 6개 속으로 축소 분류하기도 하였지만 최근에는 유전자검사에 의하여 백합나무속을 제외한 나머지 속들은 거의 모두 목련속으로 통합시키는 것이 대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목련속(Magnolia)과 Michelia(초령목)속 그리고 망글리에티아속(Manglietia)과 백합나무속(Liriodendron) 등 4개 속으로만 분류하며 서구 대부분과 일본에서는 Michelia(초령목)속마저도 목련속(Magnolia)에 통합시켜 단 2개의 속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런데 목련의 최대 자생지인 중국이 이 통합론에 동조하지 않고 최근에 오히려 속을 더 늘려 무려 22개 속으로 세분하여 분류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오정일(吴征镒, 1916~2013)원사와 하념화(夏念和,1963~ )원구원이 공동으로 기존에 중국식물지에 등재된 목란속(Magnolia)과 망글리에티아속(Manglietia) 의단성목란속(Parakmeria) 그리고 함소속(Michelia)과 백합나무속(Liriodendron) 등 11개 속에다가 2008년에 후박속(Houpoea)과 함박꽃나무속(Oyama) 등을 신설하고 과거 한때 존재하였으나 이미 목련속으로 통합되었던 옥란속(Yulania)과 장훼목란속(Lirianthe) 등을 부활시켜 11개 속을 추가하여 모두 22개 속으로 확장시켜 세분한 것이다. 그리고 목란속(Magnolia)은 학명은 그대로이지만 중국명을 북미목란속(北美木兰属)으로 변경하여 북아메리 원산 수종들 그룹으로 변경 시켰다. 참고로 Magnolia속을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목련(木蓮)속이라고 하지만 중국에서는 목란(木蘭)속이라고 불러 왔다.

 

중국의 세분된 속들

이 중국의 새로운 분류방법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목련속(Magnolia) 수종들은 옥란속(玉兰属)과 함박꽃나무속(天女花属), 북미목란속(北美木兰属), 후박속(厚朴属), 의단성목란속(拟单性木兰属), 장훼목란속(长喙木兰属) 등 6개 속으로 세분된다. 여기에 기존의 우리 Michelia(초령목)속에 해당하는 함소속(含笑属)과 우리 백합나무속(Liriodendron)에 해당하는 아장추속(鹅掌楸属) 그리고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중국에서 목련속(木莲)이라고 하는 망글리에티아속(Manglietia)을 합하면 우리나라에 등록된 목련과 식물은 모두 9개 속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통합이 대세인 이 시대의 조류에 역행하는 중국의 세분된 분류방식을 전적으로 따르지는 않더라도 일단 수많은 목련 수종들을 하나하나 파악하는 데는 중국의 분리된 속을 참고하는 것이 매우 유용할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나라에 등록된 302종의 목련을 탐구할 때 중국의 분류법을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그 새로운 중국 분류법에 의하면 우리 자생종 목련은 옥란속(Yulania)으로 함박꽃나무는 함박꽃나무속(Oyama)으로 편입되어 속명 자체가 변경된다. 그리고 초령목은 그대로 변함없이 초령목속(Michelia)이다. 그리고 기존 목련속으로 등록된 외래종의 상당수 특히 우리가 목련으로 생각하고 있던 수종들은 거의 모두 옥란속으로 편입된다. 수피가 두터운 일본목련과 중국목련은 후박속으로 산목련 즉 함박꽃나무 계열들은 모두 신설된 함박꽃나무속으로 편입이 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상록이거나 상록이 아니더라도 잎이 난 다음에 꽃이 피는 북미에서 도입된 거대한 태산목이나 수고가 30m까지 자라는 거대한 교목인 황목련  또는 버지니아목련 등만 목련속 즉 Magnolia속에 남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전통적인 동양의 목련들 즉 낙엽수로서 잎이 나기 전인 이른 봄에 꽃이 먼저 피는 수종들 목련 백목련 자목련 별목련 등은 모두는 옥란(玉兰)속으로 편입된다. 옥란속명 Yulania(율라니아)는 옥란(玉兰)의 중국 발음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이번에 중국에서 신설한 속명이 아니고 이미 1839년에 프랑스 식물학자 Édouard Spach(1801~1879)가 백목련과 자목련 일부와 우리 토종 목련 등을 묶어서 신설한 속이다. 그러니까 그 후 이들은 목란속과 옥란속을 왔다갔다 하다가 이번에 다시 옥란속으로 편입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의 중국 이름은 이미 그전부터 목란(木兰)이 아닌 옥란(玉兰)으로 되어 있었다. 따라서 그동안 목련(木蓮)이 한자명이므로 한중일 모두 목련이라고 하는 줄로만 알았다가 중국에서는 목란(木兰)이라고 한다는 것을 이제 겨우 알았는데 이미 중국에서는 목란도 아닌 옥란(玉兰)이라고 한다니 정말 목련(木蓮)이라는 수종의 이름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토종 함박꽃나무는 중국의 새로운 분류법에서는 함박꽃나무속(Oyama)으로 편입된다.
일본 원산 별목련인데 이는 목련과 백목련 자목련 등과 함께 옥란속으로 편입된다.
후박과 일본후박(일본목련)인데 이들은 후박속으로 편입된다. 
북미원산 태산목인데 이는 그대로 Magnolia속에 남되 속명을 북미목란속이라고 한다.
좌는 우리 자생종 초령목이며 우는 함소화 즉 촛대초령목인데 그대로 초령목속에 남는다.

 

목련은 제주도 원산이며 백목련과 자목련은 중국 원산 외래종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국민 거의 대다수는 목련이라고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된 수종의 정확한 실체를 잘 몰라서 중국에서 도입된 백목련을 목련으로 알고 있으며 우리 자생종 목련이 따로 있다는 것을 모른다. 청순 고결 숭고의 상징으로 우리가 그동안 많이 접했던 공원이나 학교 교정에서 이른 봄에 잎이 나기도 전에 하얀 꽃을 피우는 목련은 우리 토종 목련이 아니고 중국에서 도입된 외래종으로서 등록명이 백목련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렇게 우리는 중국에서 도입된 백목련이나 자목련을 목련으로 알고 있었고 최소한 고려시대 또는 그 이전부터 이를 목련(木蓮)이라고 불렀던 이유는 원산지 중국 이름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모두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알아보니 중국에서는 처음부터 속명을 목련(木莲)속이 아닌 목란(木兰)속으로 부르고 있었으며 특히 백목련과 자목련은 오래전부터 목란(木兰)도 아닌 옥란(玉兰)으로 부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 와서는 속명도 아예 옥란(玉兰)속으로 변경한 것이다. 이게 무슨 황당한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우리나라서 목련이라는 이름을 독자적으로 만들었다는 말인가?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정말 궁금하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표식에는 목련은 이명도 없고 백목련은 흰가지꽃나무 자목련에는 까지꽃나무라는 이명만 하나씩 등록되어 있지만 시중에는 신이화나 망춘화 목필화 황심수 북향화 등 매우 다양한 별명들이 있다. 그래서 목련 개개 수종들의 탐구에 앞서 목련의 혼란스러운 다양한 이름들을 파악하여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백목련은 오래 전에 중국에서 도입되었기에 외래종으로 분류한다.
자목련 또한 오래 전에 중국에서 도입된 외래종이다.
뒤늦게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것이 발견된 토종 목련은 꽃잎이 백목련이나 자목련에 비하여 많이 벌어진다. 

 

예로부터 우리 주변에 심었던 목련은 모두 중국산 백목련과 자목련

목련과 백목련 및 자목련이라는 우리나라 국표식에 등록된 우리 이름은 모두 1937년 정태현 등의 조선식물향명집에 근거를 한다. 비록 주변에서 보기 드물지만 그 당시에 이미 제주도에도 일본에서만 자생한다던 고부시(コブシ)목련이 자생하는 것이 발견되어 그 우리 자생종에다가 목련이라는 이름을 부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얼핏 당연한 처사로 보이지만 문제는 바로 여기서 명칭의 혼란의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제주도에서 발견된 Magnolia kobus가 우리 자생종이라고 하더라도 삼국사기에도 언급되고 있는 중국에서 도입된 Magnolia denudata나 Magnolia liliiflora를 우리 모두가 이미 목련이라고 불러 왔다는 사실을 완전히 무시하고 우리 자생종이라는 명분 아래 국민 거의 대다수가 잘 모르는 생소한 Magnolia kobus에다가 목련이라는 국명을 부여해버린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Magnolia kobus 즉 목련이 발견되기 전까지 아니 발견된 후인 지금까지도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외래종이라는 생각도 없이 그냥 중국에서 도입된 백목련 Magnolia denudata와 자목련 Magnolia liliiflora를 심고 가꾸고 꽃을 감상하고 시를 쓰고 약재로 써 왔다. 사실 이 땅에서 천년 이상 자라고 있었으므로 우리 조상 대대로 재배하던 나무에 그런 원산지를 굳이 따질 이유도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목련이라고 하면 바로 백목련과 자목련인 줄로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제주도 원산이라는 우리 토종 목련은 성목(成木)의 꽃이 만개할 때면 매우 아름답기는 하지만 너무 잘 자라고 키가 20m까지도 자라는 너무 큰 나무라서 가정의 정원에는 적합한 사이즈도 아닌데다가 실생의 경우 개화적령기가 매우 늦어 거의 15년이 되어야 비로소 첫 꽃이 핀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우리나라 정원을 토종 목련이 중국 백목련이나 자목련을 밀어내고 차지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왼쪽 자목련은 하나의 독립된 종으로 오래전에 국내 도입된 종이고 오른쪽 자주목련은 백목련의 하위 변종이다.
왼쪽이 백목련이고 오른쪽이 토종 목련인데 건물의 높이 보다 훨씬 더 크게 자란다.
토종 목련 - 너무 크고 최초 개화 년령이 높아 가정에는 다소 부적합하지만 큰 나무가 만개하면 매우 아름답다.

 

우리 고문헌에 등장하는 목련도 모두 중국산 백목련과 자목련

그리고 정확하게 언제 토종 목련이 제주도에서 발견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가 없지만 목련이 우리나라 최초로 문헌에 등장한다는 삼국유사의 整蘭橈揚桂楫(정란요양계즙)이라는 대목을 “목련(木蓮)으로 만든 키를 바로잡고 계수나무로 만든 노를 저어”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이 목련은 연(蓮)이 아니고 란(蘭)으로 표기된 것만 봐도 분명 중국의 목련일 가능성이 높다. 그 외에도 고려시대나 조선시대 문헌에 등장하는 목련은 목란(木蘭) 또는 목련(木蓮)으로 그리고 신이화(辛夷花)와 목필화(木筆花) 또는 북향화(北向花)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모두 우리 자생종 목련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1464년 세조실록에 있는 奚待木蘭之墮(해대목란지타)? 즉 “어찌 목란(木蘭)의 떨어짐을 기대하였겠습니까?”라는 대목도 그렇고 1498년 성종실록에 倭人所獻如木蘭皮(왜인소헌여목란피) “왜인(倭人)이 바친 바 목란피(木蘭皮)”라는 대목에서는 목란을 특정 수종이 아닌 비슷한 약효를 가진 목련속 수종을 통칭하는 것으로 봐야 될 듯하다. 조선 중기의 문신 구사맹(具思孟, 1531∼1604)이 팔곡집(八谷集)에서 노래한 전남 해남의 북향화(北向花)나 이수광(李睟光, 1563~1628)이 지봉유설(芝峯類說)에서 언급한 순천의 북향화 또한 우리 토종 목련이 아닌 중국에서 도입된 목련으로 보이며 특히 보라색 꽃 색상을 언급한 것으로 봐서는 자목련이 분명해 보인다. 과거에는 백목련과 자목련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목련으로 불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목련을 화목9등품 중 7등품으로 평가한 강희안(姜希顔, 1417∼1464)의 양화소록(養花小錄) 부록이나 나중에 실학자 유득공의 숙부라는 유련(柳璉, 1741∼1788))이 편찬한 사가시집(四家詩集)으로도 불리는 한객건연집(韓客巾衍集)에 나오는 목필화(木筆花)도 중국에서 도입된 목련이 분명해 보이고 허준(許浚, 1539∼1615)선생의 동의보감에 나오는 신이화(辛夷花) 또한 중국 목련을 지칭하는 것이 분명하다. 주변에 흔한 백목련이나 자목련을 두고서 굳이 다른 데서 약재를 찾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목련으로 명기하여 기록한 것은 조선 중중 때인 1530년에 완성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제4권에서 개성부 대흥동을 묘사하면서 목련화개(木蓮花開)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와 같이 우리 조상들은 과거에 중국에서 도입된 백목련과 자목련을 구분 없이 목란 또는 목련이나 신이화, 목필화 또는 북향화로 불렀음을 알 수 있다.

 

북향화(北向花)는 우리 독창적인 이름으로 추정된다.

이 중에서 북향화(北向花)를 제외한 나머지 이름들은 모두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확인이 된다. 그리고 북향화 또한 (중국) 공주와 북쪽 (바다의) 신의 사랑이야기 전설이 얽혀 있어 중국이나 북쪽 바다(北海)가 있는 일본에서 도입된 용어로 얼핏 생각되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보지 못하는 우리 독창적인 이름이 아닌가 한다. 대개의 식물은 햇살을 따라서 남쪽을 향하여 가지를 뻗거나 꽃이 피는데 특이하게 목련은 그 반대로 북쪽을 향하여 꽃망울이 생기고 꽃도 핀다는 것이다. 그래서 북쪽을 향하여 핀다고 북향화(北向花)라고 부른다며 그런 내용이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실학자의 원조인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峯類說)에 나오고 그 이전인 구사맹의 팔곡집(八谷集)에서도 그 이름이 등장한다. 둘 다 전남지방에서 자목련을 대상으로 언급한 것인데 이들이 목련의 많은 이명들 중에서 굳이 북향화라고 부른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물론 중국에서 유래된 용어이기는 하지만 제왕은 남면(南面) 즉 남쪽을 향하여 좌정하고 있으므로 북향 즉 북면(北面)은 신하로서 임금을 섬긴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선비들이 집안에 목련을 열심히 심고 북향화라고 열심히 불렀는지도 모른다. 여하튼 이런 특성은 자목련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목련과 나아가서는 버드나무속 일부 버들강아지에도 해당되는 특성이다. 이는 해바라기와 같은 원리인데 결과는 반대 방향으로 나온다. 그 이유는 목련의 경우 생장소(生長素)가 꽃자루 부위에 있기 때문에 햇볕이 드는 남쪽 꽃자루가 더 많이 자라서 팽창하기 때문에 꽃은 북쪽으로 휘어져 마치 북쪽을 바라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자목련인데 북쪽의 연인인지 임금인지를 향한 마음이 정말 절실한 것인지 많이 기울어 졌다.
뚜렷하게 북쪽으로 향하고 있는 자목련 꽃망울

그래서 등산객들이 산에서 목련을 만나면 북쪽을 알 수 있어 나침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식물을 일본에서는 방향지표식물(方向指標植物)이라고 하며 영어로 compass plant라고도 억지 번역하는데 식물학계에서는 1832년 스위스 식물학자 깡돌 즉 Augustin Pyramus de Candolle(1778-1841)이 heliotropism라는 용어를 만들어 부른 바 있다. 번역하자면 굴일성(屈日性)이 된다. 나중에 햇볕보다는 실질적으로 빛에 의하여 굴절한다고 굴광성(屈光性)이라는 뜻으로 phototropism이라고도 한다. 목련의 경우는 결과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향하므로 이런 경우에는 negative heliotropism이라고 하며 동양에서는 배일성(背日性)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과학 현상을 우리 선조 실학자들이 독자적으로 관찰 파악하고 이런 이름으로 불렀다면 정말 대단해 보인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목련의 이런 특성은 당연히 알지만 아무리 찾아도 이런 맥락의 별명은 보이지 않는다. 조선 중기라면 당시 교류가 적었던 일본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고 왔다면 중국에서 온 이름일 터인데 중국에서는 북향화라는 이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해바라기를 향일규(向日葵)라고 하는 중국의 어법상 북쪽을 향하는 꽃이라면 북향화(北向花)가 아닌 향북화(向北花)라고 해야 어울린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향북화(向北花)라고 부르는 목련은커녕 어떤 다른 식물도 없다. 따라서 중국의 이름을 그대로 따른 것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중국에서 목련을 부르는 다양한 이름의 내용과 유래 그리고 우리 이름 목련은 도대체 어디서 유래되었는지에 대하여 하나하나 탐구해 보자.

 

왼쪽 자목련과 오른쪽 토종 목련 꽃망울 - 왼쪽과 같이 꽃망울 아래 꽃자루(芽柄)가 있는데 양지바른 남쪽이 먼저 성장하여 팽창하기 때문에 북쪽으로 기우면서 꽃을 피우게 된다.

 

백목련의 중국 초기 이름은 목란(木兰)

우선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는 이 수종을 별다른 이명도 없이 모두들 목련이라고 하지만 중국에서는 백목련이나 자목련을 목련이라고는 하지 않고 목란이라거나 옥란이라고 한다. 특히 백목련은 옥란(玉兰)이라고 하며 별명으로 응춘화(应春花) 백옥란(白玉兰) 망춘화(望春花) 영춘화(迎春花) 옥당춘(玉堂春) 또는 목란(木兰)이라고 다양하게 부르지만 목련(木蓮)이라는 별명은 아예 없다. 중국의 목련 재배역사가 매우 길어 초창기 진한(秦漢)시대 저술된 신농본초경(神农本草经)에서는 임란(林兰)이라고 하였고 한나라 말기에 저작된 명의별록(名医别录)에서는 두란(杜兰)이라고 하였다. 그러다가 지금 현재도 사용하는 목란(木兰)이라는 이름이 등장하는데 그 출전은 남조(南朝, 420年~589年)시대 조충지(祖冲之)가 저술한 술이기(述异记)이다. 꽃 향기가 난초향을 닮았기 때문인데 기존의 임란(林兰)이나 두란(杜兰)과 거의 같은 맥락의 이름이다. 그 이후 오랫동안 목란(木兰)으로 불려왔기에 우리나라 고문헌에도 거의 목란(木蘭)으로 나오는 것이다.

 

중국에서 초기 목란을 대상으로 읊은 시로는 당대 시인 백거이(白居易, 772~846)의 희제목란화(戏题木兰花)라는 칠언절구(七言绝句) 시가 있다. 백낙천이 52세이던 823년에 창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紫房 즉 자색화방과 素艳 즉 백색화타를 대비한 것으로 봐서 꽃색상인 외자내백(外紫内白)인 자목련을 남북조시대 전설같은 이야기 남장 여전사 화목란(花木兰)에 비유하여 노래한 것이 분명하다. 여전사 화목란의 이야기는 허리우드에서 중국의 유역비와 이연걸 견자단 공리 등 초호화 배우들을 동원하여 촬영 2020년 3월 개봉하려다가 코로나로 연기되어 8월에 개봉한다는 영화 뮬란(Mulan)의 주제이기도 하다. 뮬란(Mulan)을 목란(木兰)을 말하며 중국 원제는 화목란(花木兰)이다.

 

戏题木兰花(희제목란화) - 白居易(백거이)

紫房日照胭脂拆(자방일조연지탁), 素艳风吹腻粉开(소염풍취니분개)。

怪得独饶脂粉态(괴득독요지분태), 木兰曾作女郎来(목란증작여랑래)。

햇살 아래 자색 꽃 연지처럼 아름답고, 바람 불자 백색 향분 사방에 날린다.

어쩐지 연지와 백분처럼 곱더니만, 목란은 원래 여자로 태어났구나.

 

그리고 송나라에 와서는 범중엄(范仲淹, 989~1052)이 노래한 소주십영기이 목란당(苏州十咏其二·木兰堂)이라는 오언절구(五言绝句) 시도 있다.

堂上列歌锺(당상렬가종), 多惭不如古(다참불여고)。

却羡木兰花(각선목란화), 曾见霓裳舞(증현예상무)。

 

나중에 목란에서 옥란(玉兰)으로 변경

그러다가 명대에 와서 왕상진(王象晋, 1561~1653)이 저술한 식물지라고 할 수 있는 군방보(群芳谱)에서 드디어 현재 중국 이름인 옥란(玉兰)이 등장한다. 왕상진이 처음 쓴 용어는 아니고 그 이전부터 사용되던 이름을 군방보에 기록함으로써 식물 이름으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옥란(玉兰)이라는 이름으로 노래한 시인은 그 이전인 남송시대 오문영(吴文英, 약1200~1260)과 같은 시대의 육문규(陆文圭, 1252~1336)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 중국에서 왜 목련을 목란이나 옥란이라고 할까? 그 이유는 중국의 위대한 본초학자인 명대 이시진(李时珍,  1518~1593)이 其香如兰(기향여란) 즉 그 향기가 난초향과 같아서 그렇게 부른다고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가끔 그 꽃 모양이 난초를 닮아서 중국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는 줄로 알고서 난초보다는 연꽃을 더 닮았다고 목련이 더 타당성이 있다는 주장을 한다. 이는 잘못된 논리이다. 중국에서는 향기 때문이지 모양 때문에 목란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玉蘭花因其花苞開放時(옥란화인기화포개방시) 有如千百只白玉酒杯聳立枝頭(유여천백척백옥주배용립지두) 즉 옥란은 꽃망울이 터져 나올 때 마치 수백 수천 개의 백옥 술잔이 가지 끝에 솟아오르는 모습이라서 그렇게 부른다고 설명을 한다. 그외 목란의 별명인 응춘화(应春花) 망춘화(望春花) 영춘화(迎春花) 옥당춘(玉堂春)은 모두 이른 봄에 봄의 상징과도 같은 꽃이 피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 분명하다. 그 외에도 백목련이나 자목련에 국한된 이름은 아니지만 목필화(木笔花) 그리소 황심수(黄心树)라는 별명도 있다. 목필화는 담황색 견모가 밀생하는 난원형 포(苞)로 덮힌 꽃망울이 마치 붓끝 즉 모필두(毛笔头)와 흡사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며 황심수는 그 목재의 심재가 황색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황심수(黄心树)는 중국에서 목련과가 아닌 녹나무과 후박나무속 특정 수종을 지칭하는 정명이므로 목련만을 부르는 이름은 아니다.

 

신이화(辛夷花)의 이름 유래

그리고 목련속 다수의 수종의 꽃망울을 신이(辛夷)라고 하며 온폐통규(温肺通窍)거풍산한(祛风散寒) 효능이 있으며 풍한감모(风寒感冒) 비두염(鼻窦炎) 아통(牙痛) 두통(头痛) 등의 치료에 쓰이는데 특히 비염을 치료하는 중요한 약재로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하다. 그 신이(辛夷)를 채취하는 몇몇 수종들을 모두 신이화(辛夷花)라고 부른다. 그 대표적인 수종을 우리나라에 등록된 이름으로 나열해 보면 목련과 자목련과 백목련 그리고 함박꽃나무와 중국버들목련 캠밸목련 스프렝게리목련 디바목련 자주목련 등 매우 다양하며 심지어는 미국 원산의 태산목까지도 포함된다. 신이(辛夷)라는 이름의 유래는 중국에서도 갈리고 있다. 우선 명대 초본학자인 이시진은 이자이야(夷者荑也) 기포초생여이(其苞初生如荑) 이미신야(而味辛也)라고 설명한다. 즉 신이의 이(夷)는 원래 벼과 다년생 초본인 띠를 칭하는 이(荑)를 말하며 신(辛)은 그 맛이 맵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중국에서 이(荑)는 단순한 초본 식물 띠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경에서 비롯된 말로서 모든 식물의 초기 새싹 즉 눈아(嫩芽)를 뜻하며 소녀의 여린 손을 뜻하기도 한다. 아마 목련의 화아(花芽)가 아래 버들강아지 같은 새싹모양이지만 그 맛이 맵기 때문에 신이(辛夷)라고 한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풀이인데도 중국에서는 이에 얽힌 전설이 널리 회자되고 있다. 그 내용인즉 어느 시대 어떤 사람이 비염이 심하여 나무꾼(樵夫)의 권유로 여러 나라를 찾다가 남방의 이민족 마을에서 의원을 만나 어떤 나무의 꽃망울을 따서 먹고 완치하였는데 그 나무를 자기 고향으로 가져와 심어 다른 사람들도 치료하였다. 그런데 그 나무의 이름을 몰라서 그가 그 나무를 가져온 해인 신(辛)x년 이민족 마을에서 가져왔다고 신이(辛夷)라고 불렀다는 이야기인데 나라 이름도 진나라니 명나라니 하면서 다르고 년도도 신술년(辛戌年)이니 신해년(辛亥年)이니 하거나 심지어는 존재하지도 않는 신경년(辛庆年)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이민족도 이인(夷人)이라고도 하고 이족(彝族)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일설에서는 이름을 몰라서 그냥 마음의 꽃이라는 뜻으로 심의화(心意花)라고 하였는데 후세인들이 중국 발음이 같은 辛夷花(신이화)로 바꿔 불렀다는 설도 있어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설이 계속 난무하는 것은 그만큼 이 약효가 뛰어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일 것으로 판단된다.

 

왼쪽이 중국에서 이(荑)라고 하는 띠이며 오른쪽은 갯버들이다.
버들강아지 등 식물의 초엽이나 새싹을 중국에서 유이(柔荑)라고 하는데 목련과 많이 닮았다. 특히 버들강아지는 북향하는 것 조차 닮았다.
오른쪽은 백목련 화아
왼쪽은 자목련 화아 오른쪽은 태산목 화아 - 이렇게 특정 수종이 아닌 여러 수종에서 신이를 채취한다.

 

우리와 일본에서는 초창기 목란(木蘭)이라고 하다가 목련(木蓮)으로 변경

그럼 이제 진짜 궁금한 것 왜 중국에서는 목란이거나 옥란이라고 하는데 왜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처음에는 목란이라고 하다가 나중에 목련이라고 하느냐는 것이다. 우리나라 고문헌에도 처음에는 목란으로 기록되어 1498년 성종실록까지도 그렇게 기록되었는데 그 이전에 강희안(姜希顔, 1417∼1464)이 저술한 양화소록(養花小錄)의 부록에 7등품으로 목련(木蓮)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기는 하나 이 9등품 목록은 원작자인 강희안이 분류한 등급이 아니고 후세 화암수록을 저술한 영조때의 유박(柳璞, 1730~1787)이라는 사람이 추가한 것이라는 설이 있어 그렇다면 시기를 1700년대로 봐야 될 듯하다. 여하튼 1530년에 발간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목련화개(木蓮花開)라는 표현이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일본의 유명한 본초학자인 小野蘭山(1729~1810)이 1803년 저술한 본초강목계몽(本草纲目启蒙)에 중국의 옥란을 백목련(白木莲)이라고 기록하였다고 한다. 오노란잔(小野蘭山)이 일본에서는 워낙 유명한 에도시대 대본초학자이기에 아마 일본에서는 그 이후 중국의 목란이 백목련으로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것 같다. 참고로 1803년 발간된 오노란잔의 본초강목계몽이 일본에서는 위대하다고 하지만 1610년에 완간된 우리나라 허준선생의 동의보감에 비할 바는 못 된다. 허준선생은 명나라 이시진과 거의 동시대의 인물로 약간 먼저 1590년에 발간된 이시진의 본초강목도 참고하기는 하였지만 그 외에 85종의 중국 의서와 수많은 국내외 의서와 민간 요업까지도 망라하여 무려 14년에 걸쳐서 집대성한 것으로 한참 후에 이시진의 본초강목을 단지 일본 현실에 적합하게 수정 보완한 본초강목계몽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여하튼 지금 현재 일본에서는 목란이라는 용어는 전혀 쓰지 않고 モクレン 즉 목련(木蓮)이라고만 한다. 그리고 꽃 모양이 난꽃보다는 연꽃에 가깝기 때문에 목련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하는 도감도 있다. 그리고 가끔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설명하는 도감도 있다. 하지만 중국의 군방보(群芳谱) 그리고 명나라 이시진이 분명히 난초향이 나기에 목란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산림청 사이트에서도 그렇게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어 여기에 대하여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중국에는 목련(木莲)으로 불리는 수종들이 원래부터 따로 있었다.

다만 왜 원산지 중국에서도 쓰지 않는 목련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냐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박과 일본의 오노란잔은 자기들 임의로 그렇게 변경한 것일까?  알고 보니 그건 전혀 아닌 것 같다. 놀랍게도 중국에도 목련(木莲)이라는 수종도 있는데 한두 종이 아니다. 현재 중국식물지에 무려 22종이나 중국 자생식물로 등록되어 있어 목련속(Manglietia)을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수정된 식물지(植物智) 리스트에는 무려 41종이나 등록되어 있다. 헐 이게 뭐란 말인가?  그럼 목련속 즉 Manglietia라는 것이 따로 최근에 갑자기 생겼다는 말인가? 그것도 아니다. 이 속명 Manglietia는 독일-네덜란드 식물학자인 Carl Ludwig von Blume(1796-1862)이 근 200년 전인 1823년에 창설한 속이다. 그리고 중국 목련속의 대표격인 목련(木莲)의 학명은 Manglietia fordiana인데 이 수종이 우리나라에도 이미 등록되어 있어 우리나라 남부 어디엔가는 자라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등록명이 속명은 망글리에티아속으로 등록명은 망글리에티아 포르디아나로 되어 있다. 그러니 일반인들이 이게 중국에서 木莲(목련)이라고 부르는 수종인 줄을 어떻게 알겠나. 이렇게 꼭꼭 숨길 이유가 있나? 그럼 중국에는 언제부터 목련이라는 이름이 존재한 것일까? 중국에서 木莲(목련)이라는 이름의 출전은 놀랍게도 유양잡조(酉阳杂俎)인데 이는 당나라 단성식(段成式, 803-863)이 저술한 소설이다. 그러니까 이미 당나라시대부터 목련(木莲)이라는 용어가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럼 왜 우리는 여태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그 이유는 중국 목련속 즉 Manglietia속 수종들이 대개 상록으로서 중국 남방에서만 자라는 내한성이 약한 열대 또는 아열대 교목들이라서 우리나라는 기후조건이 적합하지 않아서 적극적으로 도입이 안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래는 그 유명한 당나라 시인 백낙천(772~846)이 819년에 중국 목련의 자생지로 유명한 파촉 중경의 충주자사로 부임하면서 노래한 목련시에 덧붙여서 언급한 내용이다. 아마 중원 사람들이 목련을 잘 모르므로 설명한 것 같다.

 

이게 우리나라에 망글리에티아 포르디아나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중국에서 예전부터 목련이라고 부르는 Manglietia fordiana이다. 키가 크고 상록으로서 내한성은 영하 14도이므로 중부지방 식재는 어렵다. 중국에서는 위와 같은 아열대 상록 교목을 목련이라고 했다. 

 

《白乐天集》云 ∶ 木莲生巴峡山谷间,民呼为黄心树。大者高五、六丈,涉冬不凋。身如青杨,有白纹。叶如桂而浓大,无脊。花如莲花,香色艳腻皆同,独房蕊有异。四月初始开,二十日即谢,不结实。此说乃真木兰也。其花有红、黄、白数色。其木肌细而心黄,梓人所重。대충 번역하자면 이렇다. “목련은 중경협 산골짜기에서 자라며 민간에서 황심수라고 한다. 큰 것은 키가 5~6장이고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는다. 수피는 청양과 같이 흰 무늬가 있고 잎은 목서와 같이 색이 짙고 크며 꽃은 연꽃과 같고 향기와 색상이 아름답고 매끈하다. 다만 꽃술 구조가 다르다. 4월 초에 개화를 시작하여 20일 후에 지며 결실을 하지 않는다. 이야말로 진짜 목란이다. 꽃 색상은 홍황백 등 다양하며 목재는 결이 세밀하고 황색인데 목공들이 소중하게 여긴다.” 역시 당나라 대시인 백거이는 확실히 식물에 매우 관심이 많아서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가 식물을 노래한 유명한 시를 이 블로그에서 소개한 것만도 자미화(紫微花)와 모란방(牡丹芳) 억강류(憶江柳) 등 한둘이 아니다. 도리(桃李)와 오동(梧桐)이 등장하는 장한가(长恨歌) 대목도 있었다. 또 그의 자양화(紫阳花)라는 시 때문에 일본에서는 중국에서 수구(绣球) 또는 팔선화(八仙花)라고 하는 수국을 여태 자양화(紫陽花)로 부른다는 이야기는 매우 유명한 일화이다.

 

이게 중국에서 청양(青杨)이라고 하는 중국황철의 수피인데 목련과 많이 닮았다. 

 

각설하고 단성식은 그의 유양잡조에서 목련화엽사이신이(木莲花叶似辛夷) 화류련(花类莲) 화색상방(花色相仿) 즉 “목련은 꽃과 잎이 신이와 비슷하고 꽃은 연꽃과도 유사하며 꽃 색상 또한 비슷하다.”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단성식은 그 당시에 중국의 목련과 목란 즉 신이화의 꽃과 잎이 매우 비슷하다고 설명하고 있어 둘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다르다는 것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백거이는 이렇게 목련을 노래한 이후 4년 후인 823년에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戏题木兰花(희제목란화)라는 목란을 대상으로 한 칠언절구(七言绝句) 시를 쓴다. 이는 중국에서는 목란(木兰)과 목련(木莲)이 혼동되는 개념이 아닌 분명하게 각각 다른 수종을 지칭하는 용어로 이미 당나라 때 정립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중국에서는 목련의 이름 근거를 목련이기본위목(木莲以其本为木) 화형약연이득명(花形若莲而得名) 즉 “목련은 근본적으로 목본이지만 꽃은 연꽃을 닮아서 목련이라고 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일본 문인들 입장에서는 백낙천이 워낙 유명한 시인이므로 그의 목련에 관한 시(詩)를 지나쳤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수종이 다름은 간과하고 비슷한 수종으로 생각하고 중국의 두 이름 중 목란보다는 목련이 더 와닿는 이름으로 판단하여 목련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추정해 본다. 과거 입장에서 뭐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국제화 시대에 전세계 40여 종 모두가 아시아에서 자생하며 그 중 무려 20종이나 중국에서 자생하는 중국 목련을 마주칠 기회가 많아진 요즘에 와서는 우리나라 목련은 중국의 목련과는 다르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될 듯하다. 실제로는 목란이나 목련 모두 꽃 향기는 난초를 꽃 모양은 연꽃을 닮고 심재는 황색이고 꽃망울은 붓의 끝을 연상시키고 매운 맛이 나므로 모두 목란이나 목련 또는 황심 목필 신이화 그리고 북향화라고 불러도 하나 틀린 말은 아니게 된다. 다만 여러 그룹이나 수종으로 분류하자니 나라에 따라서 용어의 선택이 달라지는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