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Magnolia x wiesneri Carr에 국명을 비스너목련이라고 등록된 목련 교잡종이 있는데 이는 바로 앞 게시글에서 본 고텐부르크목련과 마찬가지로 후박속의 일본목련 즉 Magnolia obovata와 함박꽃나무속의 우리 자생종 함박꽃나무 즉 Magnolia sieboldii와의 속간 교잡종이다. 앞 고텐부르크목련은 우리 자생종 함박꽃나무가 아닌 중국 사천성과 운남성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종인 윌슨함박꽃나무 즉 Magnolia wilsonii라는 점만 다르다. 실제로 중국에서 서강천녀화(西康天女花) 또는 서강옥란(西康玉兰)이라고 부르는 윌슨함박꽃나무는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중국 동북지방에서 자생하는 함박꽃나무와 큰 차이가 없어서 일반인들은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니 그 교잡종인들 크게 차이 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이 비스너목련보다 근 100년 뒤에 스웨덴에서 개발된 고텐부르크목련은 그다지 널리 보급되지는 못한 것 같다. 이미 비슷한 모습을 가진 흔한 비스너목련이 있는데 굳이 고텐부르크목련을 식재할 필요성을 못 느꼈을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1972년에 교잡에 성공하여 1992년에 세상에 알려진 고텐부르크목련보다 100년 이상 빠른 이미 1889년에 유럽에 등장한 비스너목련에 대하여 파악해 보자.
우선 비스너목련이라는 국명은 학명 Magnolia x wiesneri의 종소명 wiesneri에서 온 것인데 이는 1889년 파리에서 개최된 만국박람회에서 일본에서 출품한 이 낙엽 소교목을 구입한 사람 즉 Mr. Wiesener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 성씨로 쓰는 Wiesener는 비제너 위즈너 비스너 등 다양하게 발음되지만 우리는 이를 비스너로 하여 비스너목련이라고 등록하고 있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학명을 Magnolia x wiesneri 외에도 Magnolia x watsonii라고도 더러 쓴다. 이 교잡종은 일본에서 건너왔기에 유럽에서는 나라현(奈良県)에서 왔다는 것 외에 더 이상의 정보에 대하여는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그 시대 일본에서도 이런 수종에까지 관심이 있었을 리가 없어 누가 어떻게 출품하였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 결국 일본에서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등장하였다니까 뒤늦게 파악한 것 같은데 그 당시 일본의 본초학자인 시라이 미쯔타로우(白井光太郎, 1863~1932)는 “1695년 이토이베에(伊藤伊兵衛)가 쓴 화단지금초(花壇地錦抄)라는 책에서 연보년간(延宝年間) 즉 1673부터 1681년 사이에 에도(江戸) 즉 현 동경에서 재배하기 위하여 중국에서 도입하였다고 언급한 오야마렌게(大山蓮華)는 바로 이 원예품종을 지칭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인 최초로 일본 식물에 학명을 부여한 식물학자인 마키노 도미타로(牧野富太郎, 1862~1957)는 이 수종이 일본에 흔한 일본목련과 함박꽃나무의 교잡종일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는데 여태까지 그의 주장이 그대로 인정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를 우케자키오야마렌게(ウケザキオオヤマレンゲ)라는 매우 긴 이름으로 부르며 한자로는 수소대산련화(受咲大山蓮華)라고 쓴다. 원래 일본에서는 함박꽃나무를 오야마렌게(オオヤマレンゲ) 즉 대산련화(大山蓮華)라고 한다. 왜냐하면 일본 나라현에 있는 대봉산(大峰山)에서 자생하는 것이 발견되었기에 대산련화라고 부르는 것이다. 연화(蓮華)는 일본에서 목련(木蓮)이나 목란(木蘭) 또는 고부시(拳) 후박(厚朴)등 목련을 지칭하는 여러 이름 중 하나이다. 그리고 수소(受咲)는 함박꽃나무의 꽃은 아래로 처지면서 피는데 반하여 이 교잡종은 위로 향하여 웃는 모습으로 핀다고 붙인 접두사이다. 그럼 결국 꽃이 위로 향하여 피는 함박꽃나무라는 뜻이 된다. 함박꽃나무와 이 교잡종 비스너목련의 가장 큰 차이점이 분명 꽃이 향하는 방향인 것은 맞지만 실제 이 교잡종은 영락없이 일본목련을 닮았는데 단지 그 사이즈만 작을 뿐이다. 키가 30m가 넘는 일본목련에 비하여 턱없이 작은 10m 미만으로 주로 6~8m까지 자라고 잎도 길이 20cm로 40cm 안팎인 일본목련에 비하여 작고 꽃의 지름도 15cm로 최대 20cm인 일본목련에 비하여 작은 편이다. 왜성이라는 점 외에는 잎이나 꽃 모습이 일본목련을 많이 닮아서 실제로 일본 화원에서는 일본목련 즉 호오노키(ホオノキ)라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언제 누가 붙였는지는 모르지만 이를 함박꽃나무에 비유하여 하늘로 향하여 꽃이 피는 함박꽃나무라는 뜻인 우케자키 오야마 렌게(受咲 大山 蓮華)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 특이하다. 정원수로 작은 사이즈 상록 관목을 선호하는 일본에서는 키가 큰 일본목련은 말할 것도 없고 왜성이라는 이 비스너목련이나 비슷한 크기의 함박꽃나무도 여전히 최대 10m 가까이 자라므로 부담스러워 한다. 그래서 이들 모두 일본 정원에서는 보기 힘든 수종들이다. 따라서 일본목련은 일본 야생에서 매우 흔하지만 함박꽃나무는 야생에서도 흔하지도 않고 정원에서도 드문데 어떻게 서로 교잡이 이루어졌는지가 매우 궁금하지만 일본에서도 답을 얻을 수 없다.
비스너목련의 학명 Magnolia × wiesneri도 우여곡절을 겪는다.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의 일본관에 이 수종이 처음 등장하자 유럽 식물학자들과 원예애호가들이 흥분을 한다. 줄기가 우람하고 튼튼하고 큰 잎을 가진 제법 큰 꽃을 피우는 처음 보는 아름다운 꽃나무가 저 멀리 동양에서 제 발로 건너왔으니 얼마나 좋았을는지 이해가 충분히 간다.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동양의 희귀식물을 구하려면 저 멀리 원정대를 보냈어야 했지 않았던가. 그래서 앞 다퉈 도입하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수종의 학명이 아직 없다는 것을 파악한 영국 왕립식물원 큐(Kew)의 원장이자 식물지리학자이며 히말라야 시킴왕국에서 캠밸목련을 처음 발견하여 Magnolia campbellii이라고 명명한 Joseph Dalton Hooker(1817~1911)경이 1891년 큐식물원의 큐레이터로 일했던 William Watson의 이름을 기려 Magnolia × watsonii Hook. f.라고 명명을 한다. 하지만 바로 이웃나라인 프랑스에서 그 전년도에 프랑스 식물학자 Élie-Abel Carrière(1818~1896)가 이미 다른 이름으로 명명하였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카리에르는 1889년 파리 박람회에서 일본 원예업자로부터 직접 이 나무를 구입한 프랑스인 Mr. Wiesener의 표본을 대상으로 묘사하여 Magnolia × wiesneri Carrière라고 1890년에 명명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6개월 빠른 카리에르의 학명이 당연히 정명이 되었지만 영국에서는 이미 큐 원장인 후커경이 명명한 Magnolia × watsonii이라는 이름이 널리 퍼져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그렇게 표기하는 도감이 가끔 보이고 있으며 특히 영어 일반명은 현재도 대부분 Watson’s magnolia라고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영국인들은 후커경을 존경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하튼 일본목련과 함박꽃나무의 교잡종은 그 이전이던 그 이후이던 이 Magnolia × wiesneri라는 학명을 쓰게 되는 것이다.
등록명 : 비스너목련
학 명 : Magnolia x wiesneri Carrière
이 명 : Magnolia × watsonii Hook. f.
분 류 : 목련과 이속간 또는 이종간 교잡 낙엽 소교목
원산지 : 일본 원산인 일본목련과 함박꽃나무의 교잡종으로 추정
육종가 : 일본에서 자연 또는 인위적 교잡, 1889년 파리 만물박람회 소개
영어명 : Watson’s magnolia
일본명 : 우케자키오야마렌게(受咲大山蓮華)
수 고 : 6~10m
꽃크기 : 지름 12~15cm
꽃색상 : 크림색, 아이보리색
화피편 : 9~12장
잎크기 : 20 x 10.5cm
개화기 : 5~6월
내한성 : 영하 29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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