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철쭉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또 하나의 미국 원산 철쭉이 있는데 이 수종은 미국 동부에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애팔래치아산맥 중 펜실베이니아주에서부터 조지아주까지 구간의 산비탈이나 개활지에서 자생한다. 그 꽃봉오리가 마치 불꽃을 연상시키므로 원산지에서 flame azalea라고 부르는 것을 따라서 우리 이름을 불꽃철쭉이라고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자생하는 관목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듣는 이 수종은 원래 애팔래치아산맥의 지맥인 노스캐롤라이나주의 Blue Ridge산맥에서 1795년 프랑스 식물학자 겸 식물채집가인 André Michaux (1746~1802)가 처음 발견하여 1803년 아젤레아속으로 Azalea calendulacea Michx.라고 명명하였던 것을 미국 식물학자 John Torrey (1796~1873)가 1824년 진달래속으로 변경하여 재명명한 것이다. 따라서 학명 표기는 Rhododendron calendulaceum (Michx.) Torr.로 되어야 한다. 여기서 종소명 calendulaceum은 학명 Calendula officinalis인 금잔화를 닮았다는 뜻이다.
여기서 참고로 이 금잔화(金盞花)에 대하여 잠깐 알아보고 가자. 요즘 시중에서 메리골드라고 부르는 화초가 있는데 그것은 국화과 천수국속 식물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천수국속의 대표적인 종이 학명 Tagetes erecta인 키가 0.3~1.1m인 주로 일년생 초본인데 이 초본의 우리나라 국명이 아프리칸메리골드이다. 이를 중국에서는 만수국(万寿菊)이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천수국(千寿菊)이라고 하는데 우리도 1969년에 이창복의 ‘우리나라 식물자원’에 근거하여 천수국이라고 했는데 이상하게 나중에 엉뚱하게 아프리칸메리골드로 정명이 변경되었다. 실제로 이 천수국속 식물들은 모두 아메리카대륙이 원산지이며 특히 아프리칸메리골드는 아프리카와는 거리가 먼 멕시코가 원산지이므로 멕시칸메리골드나 아즈텍메리골드라고 불리는데 이 이름들을 제쳐두고 하필이면 잘못 부르는 이름을 따라서 국명을 정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중남미에서 아프리카를 거쳐서 영국에 도입되었는데 영국인들이 실수로 그렇게 불렀던 것이다. 그래서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여하튼 향기가 무척 강하여 벌레 등을 쫓아내는 역할을 한다고 서양에서도 믿었으며 우리나라서는 뱀도 쫓아낸다는 다소 과장된 설이 퍼져 전원주택 마당에 많이 심는 화초이다.
그리고 학명 Calendula officinalis인 금잔화 또한 키 80cm인 국화과 금잔화속 일년생 초화로서 이는 유럽남부 지중해연안이 원산지이며 향기가 좋은 허브로서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오래 전부터 식용으로 또는 약으로 써온 진짜 메리골드이다. 지금은 멕시칸메리골드와 구분하기 위하여 commom marigold나 pot marigold라고 부른다. 그런데 메리골드라는 용어는 12세기부터 기록에 등장하는데 메리는 성모 마리아를 지칭한다. 이렇게 부른 유래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가난한 성모 마리아가 금 대신에 금색 꽃을 의식 등에 사용하였거나 장식에 이용하였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그렇게 부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래 Mary's gold는 중남미 원산의 아프리칸메리골드는 절대 될 수가 없고 중동지역에 흔하였던 금잔화를 이르는 말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키가 주로 1.2~2.4m까지 자라는 이 불꽃철쭉은 미국 자생 진달래속 중에서는 가장 큰 지름 7cm에 달하는 큰 꽃이 5~10송이씩 모여서 핀다. 꽃 향기는 그다지 강하지 않지만 그 꽃 색상이 황금 노란색에서부터 오렌지 황색으로 그리고 밝은 붉은색까지 아우르는 매력적인 다양한 색상을 표출하면서 늦봄부터 초여름까지 약 2주 동안 개화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를 자생지에서 처음 본 미국의 저명한 식물학자 William Bartram (1739 ~ 1823)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풍성하게 핀 꽃이 산비탈 전체를 뒤덮고 있는 광경이 갑자기 나타나자 온 산이 불타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I saw the blossoms covering plants on the hill-sides in such incredible profusion that, suddenly opening to view from deep shade, I was alarmed by the apprehension of the hill being on fire.’
불꽃철쭉의 수술 5개는 매우 길어 꽃부리의 거의 3배나 되므로 꽃잎 밖으로 돌출하는 것이 특징이며 길이 7.5cm의 잎은 가을에 황적색 단풍이 들기도 한다. 이 수종의 내한성은 영하 29도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노지월동에 충분하게 강하다. 이 수종은 삽목이 잘 안 된다고 하는데 그 반면에 종자 번식은 매우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 수종도 식물 전체에 독성이 있으므로 사람이나 동물이 섭취하여서는 안 된다. 미국 진달래 협회에서 올해의 진달래로 선정된 바도 있는 이 수종은 그 아름다움 때문에 수많은 원예품종들의 개발에 부모종으로 활용되고 있다.
등록명 : 불꽃철쭉
과거명 : 칼란둘라케움철쭉
학 명 : Rhododendron calendulaceum (Michx.) Torr.
분 류 : 진달래과 진달래속 낙엽 관목
그 룹 : 아잘레아, 철쭉아속
원산지 : 미국 동부
영어명 : flame azalea
중국명 : 금잔두견(金盞杜鵑)
수 고 : 1.2~2.4m
잎길이 : 7.5cm
꽃특징 : 금황색 귤황색 밝은 적색, 지름 7cm, 4~10송이 모여 핌
수 술 : 5개
개화기 : 5~6월
특 기 : 사람과 동물에 해로운 독성이 있음
내한성 : 영하 29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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