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진달래과 진달래속/두견(진달래)아속

1426 털진달래 – 털이 많은 우리 자생 진달래 변종

낙은재 2021. 5. 28. 11:37

털진달래 - 얼핏 모습으로는 구분이 안 된다.
털진달래 - 잎 가장자리에 털이 길게 나 있다.
털진달래 - 일년생 가지에도 털이 분명하게 보인다. 사진 - 국생정

 

진달래는 일반적으로 인편만 있고 털은 거의 없는데 특이하게 잎의 앞뒷면 그리고 가장자리 및 어린 가지와 꽃 등에 털이 많은 변종이 있다. 이를 우리나라 제주도서 발견하고 1917년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이 진달래의 변종으로 Rhododendron mucronulatum var. ciliatum Nakai라고 발표를 한다. 종소명 ciliatum은 잎 가장자리에 술 같은 털이 있다는 뜻이다. 이를 엽연(葉緣)에 털이 많다고 표현한 것을 연(緣)이 녹(綠)과 비슷하여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사실 실 사(糸)변에 돼지 시(豕)에서 변형된 별 뜻이 없는 단(彖)이 붙은 연(緣)은 우리나라에서는 근연종(近緣種)과 같이 주로 ‘보이지 않는 줄(絲)로 연결된 인연(因緣)이나 연분(緣分)’을 뜻하지만 엽연(葉緣) 등과 같이 가장자리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찾아보면 우리 말에도 연(緣)이 가장자리라는 뜻으로 쓰인 경우가 없지는 않다. 대표적인 경우가 도로의 가장자리 돌을 뜻하는 연석(緣石)이 있고 흔히 쓰는 말은 아니지만 변연(邊緣)이라는 말도 있다. 반면에 실 사(糸)변에 새길 록(彔)이 붙은 록(綠)은 그야말로 초록색을 뜻한다.

 

일본에서는 이 털진달래가 우리나라 제주도 등에서만 발견된 것이 아니고 자기들 규슈북부와 대마도에서 발견된다고 겐카이쯔쯔지(ゲンカイツツジ) 즉 현해철쭉(玄海躑躅)이라고 한다. 현해(玄海)는 현계탄(玄界灘)의 약칭으로 논란은 있지만 대마도와 규슈 사이의 바닷길을 말한다. 우리는 흔히 현해탄(玄海灘)으로 부르며 마치 일본과 우리 사이의 바다를 뜻하는 대한해협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러므로 이 수종이 일본측 현해 인근지역에서 주로 발견된다고 현해철쭉이라고 하는 것이지 바다 건너 우리측에서도 자생하므로 대한해협 양안에서 자생한다고 붙인 이름은 아니다. 사실 현해탄이라는 명칭은 논리적으로는 해(海)와 탄(灘)이 중ㅂ북되어 옳지 않은 표기라고 일본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데 마침 겐카이나다(げんかいなだ)라는 발음이 일본 현계탄(玄界灘)과 같아서 우리 개화기 신여성인 윤심덕의 해상 자살사건을 보도하면서 우리나라 신문에서 현해탄(玄海灘)이라고 쓰면서 널리 알려진 용어라고 한다. 여하튼 일본에서는 진달래 중에서 유일하게 변종인 이 털진달래가 현해에서 과거 발견되었다고 그런 이름까지 붙였지만 현재 자생지가 변변치 않아서 현재 멸종위기 상태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진달래의 일본 자생설에 의문을 표하는 학자들도 있는 것 같다.

 

우리이름은 1937년 정태현 도봉섭 등이 편찬한 조선식물향명집에 털진달내라고 등재한 것이 비롯되어 1966년 이창복선생이 털진달래라고 수정한 것을 정명으로 삼고 있다. 학명의 취지를 살린 이름으로서 이 변종이 요녕성에서 발견되었다는 중국에서 부르는 이름 모엽영홍두견(毛叶迎)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 털이 있는 변종은 우리나라에서는 한라산과 지리산 그리고 설악산 정상 부근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점차 진달래가 자생하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중국 요녕성에서도 발견되고 있어 처음에 우리나라 제주도와 일본 대마도 정도의 소수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희귀종이라는 것과는 달리 예상 외로 여기 저기서 발견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변종을 인정하지 않고 원종인 진달래에 통합시켜 분류하는 학자들도 많다. 한때 미국의 어네스트 윌슨에 의하여 진달래가 아닌 산진달래의 변종으로 Rhododendron dauricum var. ciliatum라는 학명이 1923년 부여된 적도 있었다. 아마 진달래 자체를 산진달래의 아변종으로 분류한 학자들의 주장을 지지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등록명 : 털진달래

학    명 : Rhododendron mucronulatum var. ciliatum Nakai

분    류 : 진달래과 진달래속 낙엽 관목

그    룹 : 로도덴드론, 두견(진달래)아속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일본

일본명 : 겐카이쯔쯔지(玄海躑躅)

중국명 : 모엽영홍두견(毛叶迎)

수    고 : 1.8~2.4m

차이점 : 줄기와 잎 그리고 꽃 등에 털이 많다.

내한성 : 영하 34도

 

털진달래
털진달래
털진달래에 털이 많다고 인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진 : 국생정
털진달래
한라산 털진달래 - 제주레져신문
한라산 털진달래 - 제주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