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진달래과 진달래속/교잡 무인편만병초

1624 만병초 '티아나' – 미국서 개발된 품종

낙은재 2021. 11. 16. 10:37

만병초 '티아나'
만병초 '티아나'

 

만병초 '티아나' 즉 Rhododendron 'Tiana'는 미국 뉴욕주 East Norwich라는 조그마한 마을에 Murcott Gardens라는 수천 평의 만병초 정원을 조성하고 있는 Richard Murcott라는 육종가가 앞 1609번 게시글에서 다룬 만병초 ‘사포’라는 품종에다가 영국 로스 차일드 가문이 엑스베리 가든에서 온 야쿠시마만병초를 교잡시켜서 개발한 품종이다. 만병초 '사포' 즉 Rhododendron 'Sappho'는 아잘레아 육종으로 유명한 영국 윌트셔의 Knap Hill이라는 지역에서 Anthony Waterer Sr.(1822~1896)와 그의 아들 Anthony Waterer Jr.(1850~1924)가 운영하던 Knap Hill Nurseries에서 육종한 키가 4m까지 자라며 자색 반점이 있는 백색 꽃이 피는 품종이다. 야쿠시마만병초는 일본 야쿠시마에서 발견된 무인편 만병초 수종으로서 내한성이 강하고 꽃이 아름다워 수많은 서양 품종들의 개발에 부모종으로 활용된 인기 수종이다.

 

부모종인 사포(좌)와 야쿠시마만병초(우)

 

그리스어로 공주라는 뜻을 가진 ‘티아나’라는 품종명이 붙은 이 품종은 미국진달래협회 뉴욕지회의 여러 사람들이 관여된 품종이라서 흥미롭다. 전기 엔지니어 출신으로 관련 회사를 운영하면서 뉴욕지회장을 맡고 있던 고 Sidney Burns라는 사람의 권유로 젊은 시절부터 만병초에 흥미를 느껴 재배와 육종을 시작하면서 현재 3에이커의 땅에 수천 종의 만병초로 이루어진 정원을 가진 Richard Murcott가 위에서 언급한 두 부모종을 1975년에 교잡시켜서 얻은 묘목 일부를 뉴욕지회장이자 육종가인 Werner Brack에게 주었는데 그가 재배하여 선종하고 1984년에 이름을 붙이고 1989년 협회에 등록한다. 하지만 이 품종이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1986년 치과의사이자 육종가인 Phil Waldman이 운영하는 Roslyn Nursery의 카타로그에 실리면서라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이들은 지금 현재도 각각 매우 아름다운 진달래 정원을 가지고 있어 진달래 애호가들의 뉴욕 탐방코스에 포함된다고 한다.

 

육종가가 조성한 만병초로 가득찬 Murcott Gardens
육종가가 조성한 만병초로 가득찬 Murcott Gardens
육종가가 조성한 만병초로 가득찬 Murcott Gardens
육종가가 조성한 만병초로 가득찬 Murcott Gardens

 

만병초 ‘티아나’는 지름 64mm의 암적색 반점이 있는 백색 꽃이 16송이씩 모여서 피며 털이 없고 끝이 뾰족한 잎은 길이 127mm에 너비 51mm로 좁고 길다. 12년생의 키가 2.4m까지 자라 부모종 중 키가 큰 편인 부모종 ‘사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내한성은 영하 21도로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는 다소 애매한 수준인 것이 아쉽다. 하지만 강원도 춘천에 있는 제이드가든에서 자라는 것으로 봐서 내한성이 아주 약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등록명 : 만병초 '티아나'

학   명 : Rhododendron 'Tiana'

분   류 : 진달래과 진달래속 상록 관목

그   룹 : 로도덴드론, 만병초아속

부모종 : ‘사포’와 야쿠시마만병초

육종가 : 미국 Richard Murcott

내한성 : 영하 21도

 

만병초 '티아나'
만병초 '티아나'
만병초 '티아나' - 춘천 제이드가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