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진달래과/산앵도나무아과

1710 레우코토이 악실라리스 – 유통명 바위남천의 모식종

낙은재 2022. 2. 14. 11:31

레우코토이 악실라리스
레우코토이 악실라리스

 

진달래과에는 31개 속 식물이 우리나라에 등록되어 있다. 국내 등록되어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어디에선가는 자라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아는 이름도 제법 된다. 진달래나 참꽃 철쭉 만병초 두견 아잘레아 영산홍 등인데 놀랍게도 이들은 모두 진달래라는 하나의 속으로 분류가 된다. 그렇다면 나머지 30개 속은 뭐라는 말인가? 그 중에는 들쭉술로 유명한 들쭉나무 정도 외에는 일반인들이 들어봤을 만한 이름은 거의 없다. 식물에 관심이 좀 있다는 사람들도 정금이나 모새나무 산앵도 등 산앵도나무속과 등대꽃나무속 그리고 노루발속 등 몇 개의 속의 우리 자생종들 외에는 모두 생소한 이름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된 이유는 우리국민들이 유난히 식물에 대하여 관심이 없기 때문이겠지만 외래종에다가 적당한 우리식 이름을 찾아서 붙일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서 그냥 학명 그대로 이름을 붙인 정부 당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평소 잘 보기도 힘든데 이름마저도 영어도 아니고 어려운 라틴어로 되어 있으니 기억하기도 어렵고 대략적인 실체는 더더욱 파악하기 어렵지 않겠는가 말이다. 이번에 다룰 Leucothoe속의 Leucothoe axillaris도 마찬가지로 레우코토이 악실라리스라고 등록되어 있어 정말 어렵다. 

 

어떤 식물이던 새로운 종이 나타날 때 명명법은 대표적인 특성의 함축이나 자생지와 발견지 또는 발견자의 이름 등 여러 가지 있겠지만 기존에 우리가 잘 아는 우리 자생종이거나 잘 알려진 외래종 중에서 가장 비슷한 것과 비교하여 연관된 이름을 붙이면 쉽게 기억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된다. 어차피 학명은 라틴어로 붙여진 것이므로 발음하기는 어렵지만 따르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국명은 얼마든지 기억하기 쉽고 특성이 와 닿게 붙일 수 있는데도 우리나라는 이를 포기하고 있다. 이 Leucothoe속만 하여도 중국에서는 이를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나 초본 여로에 비유하여 목여로(木藜芦)속이라고 하며 일본에서도 암석지대에서 잘 자라며 남천을 닮은 잎을 가졌다고 이와난텐(イワナンテン, 岩南天)속이라고 즉 바위남천이라는 뜻으로 불러 기억하기에 좋다. 그러나 원전에 충실한(?) 우리는 그냥 학명 그대로 레우코토이속이라고 부른다. Leucothoe는 그리스 신화에서 아폴로가 사랑했던 공주 또는 요정으로 등장하는 이름이다. 이 속의 모식종으로 미국 남동부에서 자생하는 레우코토이 악실라리스의 학명 Leucothoe axillaris는 꽃차례가 엽액에서 나온다고 그런 뜻의 종소명 axillaris가 붙었다. 엽액(葉腋)이란 잎겨드랑이라고 국어사전에 풀이되어 있는데 사람의 겨드랑이는 몸과 팔 사이의 아랫 부분을 말하지만 잎겨드랑이란 줄기와 잎자루 사이의 윗부분을 말한다.

 

왼쪽이 남천인데 잎이 닮았다고 일본에서 바위남천이라고 한다. 엽액에서 꽃차례가 나온다.
아폴로가 사랑하였던 상대 중 하나인 레우코토에

 

레우코토이 악실라리스의 학명 Leucothoe axillaris D.Don는 원래 프랑스 자연학자인 Jean-Baptiste Lamarck (1744~1829)가 장지석남속으로 분류하여 1783년 Andromeda axillaris Lam.이라고 명명하였던 것을 스코틀랜드 식물학자인 David Don (1799~1841)이 1834년에 새로운 속을 신설하면서 모식종으로 Leucothoe axillaris D.Don라는 학명을 부여한 것이다. 전세계 7종으로 구성되어 있는 레우코토이속은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주 원산지인 미국 외에도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에서도 자생한다. 앞에서 다룬 가울테리아와 마찬가지로 아메리카 대륙과 일본에서 발견되는 식물이 이상하게 우리나라만 건너뛰고 중국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여하튼 중국에서는 외래종인 이 수종을 액화목여로(腋花木藜芦)라고 학명과 같은 취지로 부르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세이요우이와난텐 아키시라리스(セイヨウイワナンテン アキシラリス)라고 서양바위남천 axillaris라는 취지로 부른다. 일본 자생종 Leucothoe keiskei를 이와난텐(岩南天)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중국의 여로(藜芦) 전반적으로 검은색이다. 그래서 검다는 뜻의 여(藜) 자가 이름에 붙은 것이다.

 

 

등록명 : 레우코토이 악실라리스

학   명 : Leucothoe axillaris D.Don

분   류 : 진달래과 레우코토이속 상록 관목

원산지 : 미국 남동부

서식지 : 범람지 해안가 해발 200m 이하 산성 토양      

영어명 : swamp dog-laurel, coastal dog-hobble

중국명 : 액화목여로(腋花木藜芦)

일본명 : セイヨウイワナンテン アキシラリス

수   고 : 2m

잎크기 : 5~10 x 2~5cm

잎색상 : 녹색에서 겨울에 적자색으로 변함

꽃차례 : 2.5~7.5cm 총상화서, 엽액생, 하수

꽃특징 : 항아리형, 분홍을 띤 백색, 백색, 종형 4~6mm 길이, 하수, 향기

열   매 : 삭과, 5렬, 5mm 지름

개화기 : 4~5월

내한성 : 영하 29도

특   기 : 잎과 꽃 등에 독성이 있음

 

레우코토이 악실라리스
레우코토이 악실라리스
레우코토이 악실라리스
레우코토이 악실라리스 상록이지만 겨울부터 봄까지는 이런 모습을 한다.
레우코토이 악실라리스 - 열매가 가울테리아와는 많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