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벗나무속/벚나무아속

1823 왜벚나무 – 대도(大島)벚나무

낙은재 2023. 5. 6. 13:29

신주쿠어원의 왜벚나무
프랑스 파리의 왜벚나무

 

왜벚나무라는 국명을 가진 벚나무 수종이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되어 있다. 언제부터 등록되었는지는 밝히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최종수정일이 2022년 3월 28일로 되어 있는데 아마 그때 처음 등록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 전에도 일부 관공서 자료에 대도벚나무라는 이름이 등장하는데 이는 왜벚나무의 일본 이름인 오시마자쿠라(オオシマザクラ) 즉 대도앵(大島桜)에서 온 이름이다. 이 수종의 원산지가 일본 이즈제도(伊豆諸島) 최북단에 있는 최대섬인 이즈대도(伊豆大島) 이즈오시마(いずおおしま)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일본에는 원래부터 자생하던 벚나무가 10종이 있지만 오늘날 일본을 세계 벚꽃의 본고장으로 만든 수종이 바로 일본 고유종인 왜벚나무와 우리나라에서도 자생하는 벚나무 일본 야마자쿠라(ヤマザクラ) 산앵(山)이다. 따라서 일본에서만 자생하는 수종을 일본을 대표하는 벚나무라고 부를만하지만 그렇다고 ()벚나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의아하다. () 일본을 주로 낮잡아 부를 쓰는 용어가 아니던가? 일본벚나무라고 해도 충분할 것을 왜성종(矮性種) 뜻하는 () 오해할 수도 있는데 요즘 누가 일본을 ()라고 부른다고 과거도 아닌 최근에 이런 이름을 붙였어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여하튼 수종은 비록 우리 자생종은 아니더라도 이미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여기저기 많이 심어져 있을 같은 데다가 전세계인들이 즐기는 매우 아름다운 벚꽃이 피는 대부분의 품종들이 왜벚나무 혈통의 교잡종이므로 늦게나마 등록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왜벚나무는 1911 일본 식물학자인 고이즈미 겐이치(小泉源一, 1883~1953)가 Prunus jamasakura var. speciosa Koidz. 즉 일본 산벚나무의 변종으로 분류하여 명명하였던 것을 4년 후인 1915년에 일본 식물학자인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이 독립된 종으로 승격시켜 재명명한 학명이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학명 Prunus speciosa (Koidz.) Nakai이다. 하지만 정작 일본에서는 일본의 저명 식물학자인 동경대학 명예교수인 오오바 히데아키(大場秀章, 1943~ )가 1992년 벚나무속의 분리를 주창하면서 벚나무 전용 속으로 재명명한 Cerasus speciosa (Koidz.) H. Ohba라는 학명으로 표기하고 있다. 여기서 종소명 speciosa는 영어로는 showy 또는 spectacular인데 꽃이 매우 아름답다는 뜻이다.

 

원산지 이즈제도 오시마(화살표)에 있는 800년된 왜벚나무 오시마는 동백 명소로도 매우 유명하다.

 

왜벚나무는 꽃은 물론 잎에서도 쿠마린(coumarin)이라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향기가 좋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예로부터 어린 잎을 따서 소금에 절여 두었다가 떡을 싸서 향기도 함께 즐겼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왜벚나무를 모치자쿠라(モチザクラ) 즉 병행(餅桜)이라고도 부른다. 벚나무의 버찌보다 조금 크게 달리는 열매는 떫은 맛이 적은 편이라서 잘 익은 열매는 먹을 만은 하지만 그렇다고 유통할 정도는 아니다. 수피는 진해 거담용 약재로 사용하거나 연마하면 광택이 나기에 공예품 제조용으로 사용하였으며 목재는 세밀하고 균질하여 건축용이나 가구용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왜벚나무는 성장이 빠르고 재생력도 빨라서 숯을 만들기 위한 연료로 많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이 왜벚나무를  타키기자쿠라(タキギザクラ) 즉 신앵(薪桜)이라고도 부른다.  薪(신)은 땔나무를 통칭하는 섶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일본에서도 먹고 살기 힘들 때 벚나무는 주로 땔감용 나무이었다는 말이다. 그 외에도 왜벚나무를 기앵(旗桜) 백기앵(白旗桜) 등으로도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수술이 변하여 하얀 꽃잎 형상의 기판을 형성하는 경우에 부르는 이름이다.

 

잎으로 떡을 싸먹는다고 모치자쿠라라고도 부른다.
일부 수술이 변하여 기판이 되므로 기앵(旗桜)이라고도 부른다. 

 

 

왜벚나무는 성장이 빠르고 꽃이 크고 풍성하게 피며 향기마저 좋은 데다가 돌연변이가 쉽게 나타나 예로부터 이를 선별하여 육종하고 증식하면서 다양한 원예품종들이 발전해 왔다. 거기에다가 일본의 다양한 자생종들인 벚나무와 산벚나무 분홍벚나무 올벚나무 등과의 교잡도 쉽게 이루어져 많은 교잡품종들을 만들게 된다. 이 중에는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된 대표적인 꽃벚나무로서 우리나라 곳곳에 심어져 있는 왕벚나무도 그 부계 혈통이 왜벚나무임이 밝혀졌다. 그 외에도 우리가 겹벚꽃이라고 부르는 품종들인 후겐조우(フゲンゾウ) 즉 보현상(普賢象)이나 미쿠루마가에시(ミクルマガエシ) 즉 어차반시(御車返し) 같은 품종은 이미 무로마치시대(室町時代, 1336~1573)에 왜벚나무에서 파생되어 개발된 품종이다. 그리고 에도시대(江戸時代, 1603~1868)에 개발된 겹벚꽃 중에서 현재 가장 인기가 높은 칸잔(カンザン) 즉 관산(関山)이란 품종 또한 바로 이 왜벚나무에서 파생된 품종인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왜벚나무에서 파생된 원예품종들 그룹을 아예 사토자쿠라(サトザクラ) 즉 이앵(里桜)이라고 부르며 Cerasus Sato-zakura Group이라고 학명표기도 한다. 통합속으로 하면 학명이 Prunus lannesiana 또는 Prunus x lannesiana로 표기된다. 일본 명칭 사토(里桜)는 우리가 벚나무라고 부르는 일본의 산앵(山桜)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야생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마을(里) 주변에 식재하는 벚나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결국 동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품종인 왕벚나무와 서양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는 ‘칸잔’ 둘 다 왜벚나무의 혈통이라는 것이므로 일본을 벚꽃 종주국으로 만든 수종은 단연 이 왜벚나무가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일본 못지 않게 11종이나 되는 벚나무가 자생하고 중국은 무려 45종이 자생하지만 가장 화려한 벚꽃 품종들은 거의 모두 일본에서 개발되어 우리나라와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보급되어 있는 것이다. 숫자가 많다는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보현상과 미쿠루마가에시라는 겹벚꽃 품종
주변에서 많이 보이는 인기 높은 겹벚꽃 품종인 '칸잔'

 

 

 

등록명 : 왜벚나무

학    명 : Prunus speciosa (Koidz.) Nakai

이    명 : Cerasus speciosa (Koidz.) H. Ohba

분    류 : 장미과 벚나무속 낙엽 교목

원산지 : 일본 고유종

일본명 : 오시마자쿠라(オオシマザクラ) 즉 대도앵(大島桜)

수    고 : 10~15m

수    피 : 암회자색, 가로륵상 피목, 성장 후 진한색으로 변함

가    지 : 1년지 굵고 무모, 능

동    아 : 난형 장난형 무모 갈색 아린 7~10매, 엽아보다 화아가 더 큼

잎크기 : 5~18cm 길이, 도란형 장타원형 선단첨, 세중거치

잎자루 : 무모

잎특징 : 잎에서도 쿠마린 향이 남

탁    엽 : 길고 거친 솔 모양

꽃특징 : 화엽동개, 3~4 송이, 산방화서

꽃색상 : 백색

꽃크기 : 지름 3~4cm

꽃향기 : 쿠마린향

꽃자루 : 길고 무모, 상부 2 선체, 기부 1 선체

꽃받침 : 무모, 단차, 악편에 거치

기    판 : 가끔 수술이 돌연변이로 꽃잎 모양의 기판으로 변함

열    매 : 구형, 흑자색, 벚나무보다 큼, 식용도 가능

개화기 : 3~4월

결실기 : 5~6월

 

왜벚나무
왼쪽 왕벚나무와 오른쪽 왜벚나무
왜벚나무 - 꽃자루와 꽃받침에 털은 없고 꽃받침 열편에 거치가 있다.
왜벚나무
왜벚나무
왜벚나무
왜벚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