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벗나무속/벚나무아속

1826 벚나무 '아마노가와' – 사토그룹 직립겹벚꽃 ‘은하수’

낙은재 2023. 5. 8. 11:25

벚나무 '아마노가와'

 

 

학명 Prunus 'Amanogawa'로 표기하는 벚나무 '아마노가와'는 일본 메이지시대(1868~1912)에 등장한 직립형 벚나무이다. 이 수종 또한 앞에서 다룬 ‘스파이란타’나 ‘미쿠루마가에시’와 마찬가지로 왜벚나무를 바탕으로 하여 일본에서 자생하는 벚나무와 올벚나무 그리고 후지벚나무, 분홍벚나무 등과의 교잡으로 탄생한 사토자쿠라(里桜) 그룹으로 분류되는 품종이다. 이 품종은 수형이 독특하게 수직으로 자라서 대나무빗자루를 거꾸로 세운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적은 공간을 차지하기에 가로수용으로나 좁은 장소에 심기는 매우 적합하므로 일본은 물론 서양에서도 나름대로 인기가 높은 품종이다. 그 모습이 마치 일본에서 개발된 직립복사나무인 조수도(照手桃)를 매우 닮았다. 일본은 아무래도 좁은 공간을 활용한 정원이 많기에 이런 품종들을 많이 개발하는 것 같다.

 

 벚나무 '아마노가와'(좌)와 조수도(중) 그리고 대나무비

 

수직으로 뻗은 가지에 연한 핑크색 꽃이 핀 모습이 은하수를 닮았다고 아마노가와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일본에서는 은하수를 하늘에 흐르는 강이라고 한자로 天の川(천노천)이라고 쓰고 아마노가와라고 읽는다. 이 품종은 예로부터 주로 꺾꽂이용으로 식재하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메이지 유신으로 시작된 메이지시대에 권문세가이던 다이묘(大名)들의 대정원들이 망가지면서 에도시대 개발된 수많은 벚꽃품종들이 사라지고 온통 인기가 높은 왕벚나무 하나만 심게 된다. 그러자 아라카와(荒川) 주변의 호장(戶長)이던 시미즈켄고(清水謙吾)라는 사람이 아라강변에 다양한 품종의 벚나무들을 심어 오색벚꽃(五色桜)의 명소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고이시카와(小石川)식물원 등에서 나서서 벚나무 품종보존에 힘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야말로 일본 아라카와 주변 작은 마을 촌장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정치적 격변기에 수많은 벚꽃 품종들이 멸실되었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현재 일본에서는 이 사람의 이름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의 이런 모습에서는 느끼는 바가 많다. 여하튼 이 ‘아마노가와’ 즉 ‘은하수’ 품종은 그 아라강변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져 널리 보급되었다고 한다. 그 후 아라강(荒川)은 동경시내 범람을 방지하기 위하여 큰 물줄기를 동쪽 외곽으로 돌렸기에 분리된 지점 하류 즉 과거 아라강 이 흐르던 하류를 현재는 스미다카와(隅田川)라고 부른다. 관광지로 유명한 아사쿠사(淺草)와 도쿄스카이트리 사이를 흐르는 스미다강이 오늘날 동경의 유명한 벚꽃명소가 된 것은 바로 그 촌장 덕분인 것이다.

 

왼쪽 작은 스미다강과 가운데 아라강 그리고 오른쪽 에도강이 동경 동부지역을 흐른다.
스미다강변 벚꽃은 유명하다.
스미다강변 벚꽃

 

4월 중순에 지름 4~5cm의 꽃잎 10~20매로 구성된 연분홍 겹꽃이 위로 또는 옆을 향하여 피는데 꽃잎 끝에는 거치가 있고 꽃망울일 때는 분홍색이 짙다가 개화하면서 점차 백색으로 변한다. 꽃과 동시 또는 개화 후에 전개되는 잎은 가늘고 긴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는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가끔 아름답게 단풍이 들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많다. 내한성은 영하 28도로 약하지 않고 토양을 가리지는 않으나 건조에는 약하고 저녁 햇볕은 싫어한다. 그리고 수형이 독특한 만큼 죽을 가지를 정리하는 차원 이상의 전정은 필요하지 않다.

 

벚나무 '아마노가와'
벚나무 '아마노가와'

 

 

등록명 : 벚나무 '아마노가와'  

학    명 : Prunus 'Amanogawa'

분    류 : 사토벚나무 그룹

원산지 : 일본

일본명 : 아마노가와(天の川)

육종가 : 메이지시대에 널리 알려짐

내한성 : 영하 28도

특    징 : 직립형 수형

 

 

벚나무 '아마노가와'
벚나무 '아마노가와'
벚나무 '아마노가와'
벚나무 '아마노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