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산사라는 이름을 가진 수종은 유럽과 북아프리카 일부가 원산지인데 이를 정작 유럽에서는 영국산사라고 부르며 진짜 유럽에서 그냥 산사 즉 common hawthorn이라고 부르는 수종은 단자산사나무라는 또 다른 유럽 원산 수종이 있다는 것을 앞에서 알아본 바 있다. 이번에는 미국산사라는 이름을 가진 수종에 대하여 알아보자. 전세계 200종이 훌쩍 넘는 산사나무 수종들 중에서 우리나라에는 20종이 등록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거의 절반인 9종이 북아메리카 원산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과 캐나다에 자생하는 산사나무 종류가 무려 169종이라는 조사 결과 발표도 있었을 정도로 북아메리카는 원래 산사나무의 주 원산지이다. 그래서 미국산사라고 불리는 이 수종이 미국을 대표하는 산사나무라고 누가 봐도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않다. 이 수종은 미국 동북부에서 드물게 분포하는 희귀 수종으로서 원산지 미국에서도 특성 정보가 그다지 많지 않을 정도이다. 이 수종에 대하여 미국 식물학자로서 30대 초반인 1872년에 하버드대학 아놀드수목원을 창설하여 초대 원장으로 종신 근무한 Charles Sprague Sargent (1841~1927)가 1901년 Crataegus scabrida Sarg.라는 학명을 부여한 것인데 여기서 종소명 scabrida는 거칠다는 뜻이다. 잎 전면에 털이 있고 가장자리에 거친 톱니가 있으며 꽃받침에도 거친 선(腺) 거치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수종은 한때 4개의 변종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원종에 통합하여 분류하고 있다.
그러니까 원산지 미국에서도 흔하지 않은 이 수종을 우리나라에서 마치 미국을 대표하는산사나무인 것처럼 미국산사라고 부르는 이유는 유독 이 수종만 가장 먼저 국내에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목적이나 이유인지는 몰라도 이 수종이 이미 1950년대에 국내에 반입되어 재배되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서울 홍릉에서 1958년에 채집한 표본이 남아 있다. 그래서 이창복(李昌福, 1919~2003)선생은 일찍이 1966년에 그의 한국수목도감에 미국산사라는 이름으로 이 수종을 수록하고 있었다. 그래서 실제로 미국에서는 널리 재배하는 수종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인 미국산사로 알려지고 실제로도 많이 보급되어 세계에서 이 수종이 원산지인 미국 동부 다음으로 많이 식재되어 있는 나라가 되었다. 참고로 중국이나 일본은 물론 유럽에서도 이 수종의 존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의 미국 원산 산사나무들이 그렇지만 미국산사의 특징은 잎의 거치가 거칠기는 하지만 결각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깊게 갈라진 결각 잎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산사나무라고 생각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가시가 단단하고 4~6cm로 매우 길다는 것이다. 동양의 산사나무 가시는 대개 1~2cm에 불과하고 유럽 산사나무도 2.5cm 정도인데 미국에는 이렇게 무시무시한 가시로 무장된 산사나무들이 많다.
등록명 : 미국산사
학 명 : Crataegus scabrida Sarg.
분 류 : 장미과 산사나무속 낙엽 관목 소교목
원산지 : 미국 북동부
영어명 : Rough hawthorn
수 고 : 3~5m
잎크기 : 3~8cm 길이, 앞면 유모 밀생 뒷면 무모
꽃차례 : 6~10송이
꽃특징 : 15~18mm 지름, 수술 7~10, 꽃밥 핑크, 암술대 3~4
열 매 : 적황색 6~9mm 지름
염색체 : 2n=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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