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땅나무속 우리 고유의 특산수종으로 점쉬땅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참쉬땅나무의 변종이 있다. 즉 우리나라 강원도 양양이나 태백시 등에서만 발견되는 잎의 뒷면에 선체(腺體)가 있는 참쉬땅나무의 변종을 말한다. 현재 우리 자생종 쉬땅나무도 극동러시아 원산 참쉬땅나무의 변종이므로 분류체계상 이 점쉬땅나무는 쉬땅나무와 같은 반열이지만 과거에는 점쉬땅나무를 참쉬땅나무가 아닌 쉬땅나무의 하위 품종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실제로 점쉬땅나무라는 이름이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43년 정태현선생이 펴낸 조선삼림식물이다. 거기에 2명법을 위반하여 법도에도 없는 3명법 형식인 Sorbaria sorbifolia var. stellipila f. glandulosa라고 학명이 표기되어 있었다. 여기서 점(点)이라고 한 것은 잎 뒷면의 선체 즉 샘점을 말한다. 학명의 품종명 라틴어 glandulosa가 바로 영어로는 gland가 있다는 뜻인데 gland가 바로 선(腺) 또는 샘을 말한다. 영어 gland는 원래 동물의 체내에서 특정의 화학물질을 분비하는 기관(器官)을 말하지만 식물에서도 그런 냄새를 가졌거나 점액질을 분비하는 세포나 세포군을 말한다. 그럼 여기서 선(腺) 또는 샘이라고 하는 gland의 정체를 파악해 보자.
영어 gland의 개념을 동양에서 가장 먼저 받아들인 일본에서는 이를 표현하기 위하여 몸을 뜻하는 육(肉)의 부수인 月(월)에 샘을 뜻하는 泉(천)을 합하여 새로운 선(腺)이라는 한자를 만들어 썼는데 이걸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수용하여 사용한다. 한자 泉(천)의 일본 발음이 센(せん)이므로 腺의 발음이 천이 아닌 선이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한자는 임파선(淋巴腺) 편도선(扁桃腺) 갑상선(甲狀腺) 전립선(前立腺) 등 인체나 동물의 많은 분비기관(分泌器官)에 사용된다. 식물에서도 잎이나 꽃 또는 줄기 등에 그런 선(腺) 즉 분비선(分泌腺)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그냥 선(腺)이나 샘이라고 하지만 어떤 형태를 취하고 있으므로 선체(腺体)라고 하며 주로 작은 혹이나 알갱이와 같은 점으로 나타나기에 선점(腺点) 또는 순수 우리말을 섞어서 샘점(-点)이라고도 한다. 인체의 선(腺)은 그 역할에 대하여는 거의 다 파악되었겠지만 식물에서는 아직 그 정확한 역할이나 목적이 파악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수종의 국명을 점쉬땅나무라고 한 것은 유감이다. 점 형태의 선(腺)이 있는 쉬땅나무를 선점쉬땅나무라고 하든지 아니면 선쉬땅나무라고 해야 논리적이지 그냥 점쉬땅나무라고 하면 그 점이 분비샘점인지 무늬를 만드는 점인지 아니면 그냥 알갱이 혹인지 알 수가 없다.
이 수종은 일본학자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에 의하여 처음 국내 자생 사실이 파악되어 그가 쉬땅나무의 변종이라고 var. glandulosa라고 이름을 붙인 것을 우리나라 최초의 식물학자인 정태현(1882~1971)선생이 1940년 Sorbaria sorbifolia var. glandulosa Nakai ex T.Kawamoto 또는 Sorbaria stellipila var. glandulosa Nakai ex Kawamoto라고 나카이의 이름으로 발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당시 우리 자생종 쉬땅나무가 원종이 되기도 하고 참쉬땅나무의 변종이 되기도 하였기 때문에 이런 혼선이 야기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직접 조선삼림식물도설을 확인하지는 못하였지만 그 당시 발표한 학명은 2명법 원칙에 위배되는 Sorbaria sorbifolia var. stellipila f. glandulosa Nakai ex T.Kawamoto라고 표기된 것이 아닌가 한다. 일제강점기인 1943년에는 창씨개명한 이름의 사용이 강제되었기에 발표자가 정태현선생의 일본명인 가와모토 타이겐(河本台鉉)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여하튼 이 변종을 서울대 이창복교수가 1961년 강원도에서 발견하여 표본을 채집한 후 1966년 참쉬땅나무의 품종으로 분류하여 학명 Sorbaria sorbifolia f. glandulosa (Nakai ex T.Kawamoto) T.B.Lee를 발표한다. 그래서 이 학명이 오랫동안 국내서 사용되었으나 처음부터 적법하지 못한 학명이었으므로 비합법명으로 간주되던 것을 충북대 송준호(Jun-Ho Song)교수와 경희대 홍석표(Suk Pyo Hong(교수)가 2019년 제대로 절차를 밟아서 완전히 새로운 학명으로 발표하였는데 그게 바로 Sorbaria sorbifolia var. glandulifolia J.H.Song & S.P.Hong이다. 현재 이 학명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국내서는 실물 사진 한 장 구하기 어렵다. 국립수목원 도감에도 쉬땅나무인지 점쉬땅나무인지 모를 전면 사진 한 장만 올려져 있어 정말 중요한 선점여부를 파악할 길이 없다. 그리고 웬만하면 우리나라 식물애호가들에 의하여 촬영된 사진이 있을법 한데도 이상하게 이 점쉬땅나무는 실체를 확인할 정보가 표본 외에는 없다. 줄기와 꽃차례 엽축과 열매 등에 털이 있는 점은 쉬땅나무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잎 뒷면에 선점이 있다는 것인데 성상모 대신에 선점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성상모와 선점이 동시에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등록명 : 점쉬땅나무
학 명 : Sorbaria sorbifolia var. glandulifolia J.H.Song & S.P.Hong
이 명 : Sorbaria sorbifolia f. glandulosa (Nakai ex T.Kawamoto) T.B.Lee
이 명 : Sorbaria stellipila var. glandulosa Nakai ex Kawamoto
분 류 : 쉬땅나무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우리 고유종
특 징 : 쉬땅나무에 비하여 잎 뒷면에 선점이 있는 점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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