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아몬드아과/조팝나무족

2023 가는잎조팝나무 = 설류화(雪柳花)

낙은재 2024. 9. 13. 21:14

 

가는잎조팝나무

 

 

가는잎조팝나무라는 외래 재배식물이 있다. 원래 중국 화동지구(华东地区)가 원산지인데 중국 화동지구란 즉 산동성에서 복건성까지 황해와 동중국해안에 인접한 6개 성과 1개 직할시 즉 상해시를 아우르는 과거에 쓰던 행정 구역 명칭을 말한다. 중국은 초창기 동북지구 화북지구 화중지구 화동지구 화남지구 그리고 서북지구 서남지구 등 7개 구역으로 나눠서 불렀다. 그 중에서 화동지구에 앞에서 언급한 성시 외에도 강소성 절강성 안휘성 강서성이 포함된다. 원산지 중국에서는 이 가는잎조팝나무를 진주수선국(珍珠绣线菊)이라는 중국 정명 외에도 설류(雪柳)나 분설화(喷雪花) 등으로 부른다. 청대 원예학자인 진호자(陈淏子, 1612~미상)가 1688년 펴낸 원예서인 화경(花镜)에 진주화(珍珠花)라는 수종이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진주화(珍珠花) 일명 옥설(玉屑)이라고 하며 잎이 금작(金雀)과 같고 줄기가 길고 크며 3~4월에 줄기 위에 작은 흰꽃을 다닥다닥 피워 마치 패루(孛娄)와 같다.”라고 묘사하고 있다. 이 내용이 조선후기 실학자인 유희(柳僖, 1773∼1837)선생이 1824년경에 펴낸 물명고(物名攷)에도 그대로 인용되어 있다. 이 진주화(珍珠花)를 진주수선국(珍珠绣线菊) 즉 가는잎조팝나무로 해석하여 중국식물지에도 별명으로 등재되어 있고 또한 그 영향으로 중국 정명도 진주수선국이다. 화경에서 비유한 금작(金雀) 즉 골담초나 애니시다의 잎이 가는잎조팝나무의 총화경 기부에 족생하는 포편과 비슷한 점이 있다 . 하지만 패루(孛娄) 즉 찰벼나 이팝나무가 어떤 점에서 이 가는잎조팝나무와 비유되는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그 원문은 다음과 같다.《花镜》:珍珠花一名玉屑。叶如金雀而枝干长大,三四月开细白花,皆缀于枝上,繁密如孛娄状。

 

가는잎조팝나무의 꽃망울
소화경 기부에 족생하는 포편이 아닌게 아니라 금작의 잎을 닮았다.

 

 

잎이 가는 것 외에는 여러모로 우리 자생종 조팝나무와 매우 유사한 이 수종은 내한성이 약간 더 강하여 중국 동북 3성 중 요녕성에까지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는 만첩조팝나무(장미조팝)와 비슷하거나 아니면 조금 늦게 도입된 것이 아닌가 한다. 왜냐하면 1937년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은 물론 만첩조팝나무가 처음 수록된 정태현선생에 의하여 1943년 발간된 조선삼림식물도설에도 없다가 1949년 박만규선생에 의하여 발간된 우리나라식물명감에 틈벌구조팝나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틈벌구란 이 수종의 종소명 또는 영어 일반명의 Thunberg에서 온 것이다. 스웨덴 식물학자인 칼 페테르 툰베리(Carl Peter Thunberg, 1743~1828)는 린네의 직계 제자로서 1775년 일본 데지마에 도착하여 1년 3개월이나 머물면서 동양 식물들을 조사한 사람이다. 아마 그가 이 수종을 서양에 처음 도입시킨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툰베리는 이 수종에게 학명을 부여한 독일 학자 필리프 프란츠 폰 지볼트(Philipp Franz von Siebold, 1796~1866)에게는 스승과도 같은 사람이다. 일본 데지마에서 1823부터 1829까지 무려 7년간이나 머물렀던 지볼트의 일본 체류는 약 50년 전 툰베리의 일본 체류가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이름으로 일본 체류 중인 1826년에 명명한 것이다.

 

중국을 7개 지구로 나눈 구역도 청색 화동지구와 대만이 원산지이다.
일본의 설류화 즉 가는잎조팝나무의 모습

 

 

 

이 수종이 일본 자생종은 아니지만 아주 오래전에 정원수로 중국에서 도입되어 재배되다가 야생으로 번져나가 일본 귀화식물이 되었는데 일본에서는 이를 유키야나기(ユキヤナギ)라고 하며 한자로는 설류(雪柳)라고 쓴다. 버들 같은 여린 가지에 백설 같은 꽃이 피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일본에서는 그 외에도 코고메야나기(コゴメヤナギ) 또는 코고메바나 (コゴメバナ)라고 부르며 한자로는 각각 소미류(小米柳) 또는 소미화(花)로 쓴다. 코고매 즉 소미(小米)는 싸라기 즉 부스러진 쌀알을 뜻하는데 결국 작고 하얀 꽃을 의미한다. 중국에서는 이 가는잎조팝나무를 진주수선국(珍珠绣线菊)이라는 정명 외에 산동지방에서는 설류(雪柳)라는 별명으로 부른다는데 중일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아무래도 일본 이름이 중국으로 들어간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왜냐하면 중국에는 설류라고 부르는 학명 Fontanesia fortunei로 표기되는 물푸레나무과 향선나무속 다른 수종이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 수종 또한 만첩조팝나무와 마찬가지로 원래는 중국이 원산지인데 우리나라는 건너 뛰고 일본으로 먼저 들어가 널리 보급되고 있다가 거기서 서양인들에게 발견된 경우이다.

 

중국에서는 물푸레나무과 향선나무의 일종인 Fontanesia fortunei를 설류(雪柳)라고 한다.

 

 

 

 

조팝나무와 가는잎조팝나무의 차이점

조팝나무와 가는잎조팝나무는 잎 모양의 차이점 외에는 거의 모든 점이 워낙 비슷하여 과연 다른 종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학자들은 정밀한 연구 결과 두 종은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하여튼 차이점은 조팝나무는 잎의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 2~2.5배로 길이가 너비의 두 배를 약간 상회하지만 가는잎조팝나무의 잎은 그 비율이 4~8배로 길이가 너비의 평균 6배에 달하여 좁고 길다란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이름이 가는잎조팝나무인데 매우 적절한 이름이라고 판단된다. 이 이름은 이창복선생이 1966년 그의 한국수목도감에서 처음 붙인 것이다. 1982년 안학수선생 등에 의하여 편찬된 한국농식물자원명감에서는 능수조팝나무라고 칭하였는데 이 또한 이 수종과 조팝나무의 차이점이 되겠다. 즉 가는앞조팝나무의 줄기는 아치형으로 활처럼 휘어져 내리는 특성이 더 두드러진다는 말이다. 그리고 또 다른 차이점이 있다면 가는잎조팝나무는 중부 이상에서만 첨예한 거치가 있다는 점이 잎 거의 전체에 예거치가 있는 조팝나무와 차이를 보인다. 시중에서 이를 일본 이름을 따라 서 설류화(雪柳花)라고 흔히들 부른다.

 

가는잎조팝나무는 가지가 아치형으로 휘어진다.
조팝나무의 수형은 가는잎조팝나무와는 많이 다르다.
좁고 가늘고 중부 이상에만 거치가 있는 가는잎조팝나무 잎
짧고 넓으며 거의 잎 전체에 거치가 있는 (만첩)조팝나무의 잎

 

 

 

 

등록명 : 가는잎조팝나무

시중명 : 설류화

학    명 : Spiraea thunbergii Siebold ex Blume

분    류 : 장미과 조팝나무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중국 일본(귀화식물)

중국명 : 진주수선국(珍珠绣线菊) 설류(雪柳) 분설화(喷雪花) 진주화(珍珠花)

일본명 : 유키야나기(雪柳) 코고메바나(小米花, 粉米花)

영어명 : Thunberg spiraea, Thunberg's meadowsweet

수    고 : 1.5m

줄    기 : 세장 개장 아치형 만곡 소지 능각 유시 단유모 갈색 노시전홍갈색 무모

동    아 : 심소 난형 무모 미모 홍자색 인편수매

엽    편 : 선상피침형 선단장점첨 기부협설형 변연중부이상 첨예거치 양면무모 우상맥

잎크기 : 25~40 x 3~7mm

잎자루 : 극단 근무병 1~2mm 단유모

꽃차례 : 산형화서 무총경 3~7송이 기부 소형엽편 수매 족생

소화경 : 세 6~10mm 무모

꽃크기 : 지름 6~8mm

꽃받침 : 종상 외면무모 내면단유모 악편삼각형 난상삼각형 선단첨 내면 희소단유모

꽃부리 : 도란형 근원형 선단미요 원둔 2~4 x 2~3.5mm 백색

수    술 : 18~20 꽃잎의 1/3길이

화    반 : 원배형 10개 열편 조성

자    방 : 무모 미단유모

화    주 : 수술과 같은 길이

열    매 : 골돌과 개장 무모 화주근정생 초사전 악편 직립혹반절

개화기 : 4~5월

결실기 : 7월

내한성 : 영하 34도    

 

가는잎조팝나무
가는잎조팝나무
가는잎조팝나무
가는잎조팝나무
가는잎조팝나무
가는잎조팝나무
가는잎조팝나무
가는잎조팝나무
가는잎조팝나무
가는잎조팝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