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한택수목원에 들렸을 때 입구를 지나 조금 들어서면 개울가에 나지막한 조팝나무가 보이는데 그 명패가 반호테조팝나무라고 되어 있었다. 그 당시는 우리 자생종이나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에서 들여온 조팝나무도 많은데 왜 서양의 평범한 조팝나무까지 들여다 심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천리포수목원과 더불어 우리나라 양대 수목원인 한택수목원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하고 있어 노지에 심어진 나무들은 모두 내한성이 강하다. 따라서 매년 한두 번씩은 들리는데 길목에 있는 그 반호테조팝나무를 수도 없이 많이 보아 왔지만 제대로 꽃이 만개한 모습을 보고서 그 아름다움에 취하여 깊은 감명을 받은 기억은 없는 것 같다. 그저 그런 왜성 조팝나무 중 하나쯤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조팝나무속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드디어 그 반호테조팝나무를 파악하고 보니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느낌과는 너무나도 다른 대단한 수종이란 것을 알게 되어 놀랍다. 이래서 역시 뭘 알려면 제대로 알아야 되는 것인가 보다. 그냥 피상적으로 보고 지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우선 그 이름이 반호테 또는 반호우트조팝나무이라서 서양 원산으로 생각되지만 절대 서양 원산은 아니고 우리나라 황해도와 중국 그리고 중앙아시아 등이 원산지인 갈래조팝나무와 광동성 등 중국 남방이 원산지인 공조팝나무가 19세기 후반에 프랑스에서 수분되어 탄생한 교잡종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결국 아시아 원산 조팝나무인 것이다. 그리고 왜성종은 아니고 키가 2m까지 자라는 일반적인 조팝나무 사이즈 수종인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서양에서 이 수종에 대한 인기도이다. 먼저 이 수종을 묘사한 어느 서양 수목지의 원문을 소개한다. At its best it is probably the finest of all the white-flowered spiraeas, except perhaps S. ‘Arguta’. 즉 “반호우트조팝나무는 꽃이 제대로 피면 아구타조팝나무를 제외하면 흰꽃이 피는 조팝나무들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수종이다.”라는 말이다. 헐! 이제까지 앞에서 조팝나무속을 쭉 탐구해 온 바로는 흰꽃 조팝나무 중 으뜸은 아무래도 만첩조팝(장미조팝)보다는 겹공조팝나무가 아닐까 하고 나름대로 판단을 하고 있었는데 서양에서는 그 둘을 뛰어 넘는 또 다른 인기 수종이 바로 반호우트조팝이라니 놀랍기만 하다. 그런데 그 반호우트조팝이 끝이 아니고 더 인기 높은 인기 최고의 아구타조팝나무 즉 Spiraea x arguta라는 또 다른 수종이 있다고 하니 정말 뛰는 자 위에 나는 자가 있다는 격이다. 국내 미등록종인 아구타조팝나무가 과연 어떤 매력이 있길래 조팝나무의 지존으로 서양에서 극찬하는지에 대하여는 나중에 별도로 다루겠지만 일단은 아무래도 국내에 이미 등록되어 있는 화관조팝나무 '그레프쉐임'을 지칭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때 Spiraea 'Grefsheim'이 Spiraea x arguta계로 알려졌다가 현재는 Spiraea × cinerea계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호우트조팝나무는 파리 근교의 조그마한 도시에서 농장에서 일하던 Billiard라는 사람이 개발하여 1862년 처음으로 이 수종을 보급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 새로운 교잡종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그 당시 벨기에 Ghent에서 대규모 원예종묘사와 원예 잡지사를 운영하던 그 당시 유럽에서 유명한 원예가인 Louis van Houtte(1810~1876)가 이를 유통시키면서 일약 인기 수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그래서 그의 이름인 반호우트 조팝나무 즉 Van houtte spirea로 불리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프랑스 식물학자이자 원예업자인 Pierre Louis Briot(1804~1888)가 처음에는 중국과 몽고 러시아 등이 원산지인 다른 수종의 변종으로 분류한 학명 Spiraea aquilegiifolia var. vanhouttei Briot를 1866년 발표한다. 10년 후 프랑스 식물학자인 Élie-Abel Carrière (1818~1896)가 변종이 아닌 독립된 교잡종으로 분류한 학명 Spiraea × vanhouttei (Briot) Carrière를 1876년 발표하여 이게 선순위 적명(嫡名)이 된다. 그로부터 8년 후 독일 식물학자인 Hermann Zabel(1832~1912)이 이미 발표된 학명인줄도 모르고 1884년 동일한 학명 Spiraea × vanhouttei (Briot) Zabel를 발표하였는데 이건 당연히 후순위 서명(庶名)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는 이 비합법 학명으로 등록되어 있어 수정이 요구된다.
이 수종이 정확하게 언제 미국으로 건너갔는지는 모르지만 1888년 미국 거대 종묘사인 Burpee catalog에서 거의 반 페이지에 걸쳐서 이 수종을 소개하고 있으며 그 내용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This rare variety is the most showy of all the Spireas, and one of the very best shrubs in cultivation." 즉 “이 희귀 변종은 모든 조팝나무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우며 모든 관목 정원수들 중에서도 최고 중 하나이다.” 중국에서는 이 수종의 잎이 마늘모 형상이라고 능엽수선국(菱叶绣线菊)이라고 하거나 범씨수선국(范氏绣线菊)이라고 한다. 범씨란 반호테의 반(Van)씨를 말한다. 일본에서는 이를 아이코데마리 (アイコデマリ)라 부르며 한자로 합소수구(合小手毬)라고 쓴다. 아이(合)는 두 종이 교잡하여 탄생하였다는 즉 잡종이라는 뜻이다. 교잡종인 반호우트조팝나무는 열매의 결실율이 매우 낮아 거의 대부분 삽목에 의하여 번식한다.
등록명 : 반호우트조팝나무
등록명 : Spiraea × vanhouttei (Briot) Zabel
정 명 : Spiraea × vanhouttei (Briot) Carrière
분 류 : 장미과 조팝나무속 낙엽 관목
원산지 : 갈래조팝나무와 공조팝나무의 교잡종
육종가 : 파리 근교 원예가인 Billiard 1862년
영어명 : Vanhoutte spirea 또는 bridalwreath
중국명 : 능엽수선국(菱叶绣线菊) 범씨수선국(范氏绣线菊)
일본명 : 아이코데마리(アイコデマリ) = 합소수구(合小手毬)
수 고 : 2m
줄 기 : 소지아치형만곡 홍갈실 유심모
동 아 : 소 난형 선단원둔 무모 인편 수매
엽 편 : 능상란형 능상도란형
잎크기 : 1.5~3.5 x 0.9~1.8cm
잎모양 : 선단급첨 통상 3~5렬 기부설형 변연결각상중거치 양면무모
잎색상 : 상면암록색 하면천남회색 불현명 3맥 또는 우상맥
잎자루 : 3~5mm, 무모
꽃차례 : 산형화서 총경 다수 송이 기부 엽편 수매
꽃자루 : 7~12mm 무모
포 편 : 선형 무모
꽃받침 : 악통 악편 모두 외면 무모
화 판 : 근원형 선단둔 장관 3~4mm 백색
수 술 : 20~22 수술 부분적 불발육 꽃잎의 1/2~1/3 길이
화 반 : 원배형 대소부등 열편
자 방 : 무모
열 매 : 골돌과 초개장 화주직립 악편직립개장
개화기 : 5~6월
내한성 : 영하 40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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