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관조팝나무 '그레프쉐임'이라는 국명에 학명 Spiraea × cinerea 'Grefsheim'로 등록된 원예품종이 있는데 이 나무가 바로 앞 반호우트조팝나무 게시글에서 언급한 바 있는 서양에서 반호우트조팝나무보다 더 인기가 높은 조팝나무 중 최고 수종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은 물론 일본보다도 국토면적이 좁아 자생식물이 적은 데다가 식물분류학은 일찍이 서양 신문물을 배운 일본은 물론 전통적인 본초학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중국에도 한참 뒤쳐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양에서 핫(hot)한 정원수 품종들의 도입 재배는 중일 양국을 앞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바로 서양 정원수에 정통한 천리포수목원의 설립자인 미국 출신 Carl Ferris Miller (1921~2002)선생의 덕분이 아니겠는가? 나중에 우리나라로 귀화한 그의 한국 이름은 민병갈이다. 이 분이 우리나라에서 노지에 식재할 수 있는 즉 생육조건이 맞는 세상의 아름다운 온갖 정원수를 들여와 심은 덕분에 우리는 편안하게 천리포수목원 등 우리 땅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앞에서도 여러 번 경험하였지만 세계적인 정원수임에도 일본이나 중국에는 전혀 정보가 없는데도 우리나라에는 이미 도입되어 재배되고 있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이 수종 또한 그런 사례들 중 하나인 것 같다.
하지만 노르웨이 네스(Nes)라는 지역에 있는 Grefsheim nursery에서 인위적으로 수분한 것이 아닌 저절로 교잡되어 탄생한 변이종이 1949년에 처음 발견되어 1955년부터 Grefsheim Spiraea라는 이름으로 상업적으로 판매된 이 품종의 실체 파악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우선 학명표기를 독일 식물학자인 Hermann Zabel(1832~1912)이 1884년 명명한 Spiraea × arguta와 Spiraea × cinerea 두 교잡종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다. 초기에는 주로 Spiraea × arguta 'Grefsheim'으로 표기했으나 최근에는 Spiraea × cinerea 'Grefsheim'로 표기하며 학명 Spiraea x arguta는 적법한 학명으로 인정하지도 않는다. 지금 현재는 꼬리조팝나무 즉 Spiraea salicifolia L.에 통합된 Spiraea arguta Hoffmanns.가 이미 1824년에 먼저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그레프쉐임 조팝나무의 학명에는 이론(異論)이 있을 수 없다. 다만 학명이 비합법명이라고 하여 그 실물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처음 독일 학자 자벨이 두 종류의 교잡종을 각각 따로 명명하였을 때에는 서로 다른 두 종이 존재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그 부모종으로 추정하는 종들이 서로 다르다. 즉 Spiraea × cinerea의 부모종은 남유럽과 시베리아 그리고 중국이 원산지인 중국명 금사도엽수선국(金丝桃叶绣线菊) 즉 Spiraea hypericifolia L와 발칸반도 유고스라비아 등이 원산지인 Spiraea cana Waldst. & Kit.라고 알려져 있다.
그 반면에 Spiraea x arguta는 다중 교잡종으로서 S. × multiflora라는 교잡종과 중국 원산의 가는잎조팝나무 즉 S. thunbergii간의 교잡종이다. S. × multiflora가 S. crenata와 S. hypericifolia간의 교잡종이므로 결국 삼종간의 복합 교잡종인 것이다. 그런데 관련 부모종 3종 중 S. hypericifolia와 S. thunbergii 두 종이 단산화서조로 분류되어서 그런지 이 Spiraea x arguta도 조팝나무나 가는잎조팝나무와 마찬가지로 주로 단산화서 형태로 꽃이 피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서 실제로 가는잎조팝나무와 매우 유사하다고 한다. 종소명 arguta는 sharp toothed 즉 날카로운 거치가 있다는 뜻이다. 잎의 대부분에 거치가 없지만 끝에 몇 개의 거치가 있는데 날카롭다는 말이다. 부모종 중 하나인 동유럽과 시베리아 원산인 Spiraea crenata의 종소명 crenata는 잎 모양이 부채꼴인 가리비를 닮았다는 뜻이다.
학명 Spiraea × cinerea의 종소명 cinerea는 ash-colored 즉 회색이라는 뜻이다. 이 교잡종의 잎 뒷면 등에 회백색 털이 밀생하기 때문이다. 부모종 중 하나인 중국명 금사도엽수선국(金丝桃叶绣线菊)의 학명 Spiraea hypericifolia는 그 잎이 서양고추나물이나 중국의 금사도(金丝桃) 등 Hypericum속 식물들의 잎을 닮았다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이 수종은 단산화서조로 분류되어 우리 자생종 조팝나무와 유사하다. 반면에 또 다른 부모종인 Spiraea cana는 발칸반도에서만 자생하는 흔하지 않은 수종으로서 잎 뒷면에 회백색 털이 밀생한다고 그런 의미의 종소명 cana로 명명된 것이다. 이 수종은 조팝나무속 중에서 매력이 없는 수종으로 알려져 있어 그 존재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 수종은 묵은 가지에서 분화한 신가지 끝에 산형화서로 꽃이 피어 장산화서조로 분류된다. 따라서 이들 둘의 교잡종인 화관조팝나무는 단산화서조보다는 길고 장산화서조보다는 짧은 총화경을 가지고 있다. 서양에서는 이 교잡종의 꽃줄기로 화관을 만들기에 적합하다고 Garland Spirea라고 부르기에 우리나라 이름이 화관조팝나무가 된 것이다.
1884년 학명이 명명된 이 화관조팝나무 즉 Spiraea × cinerea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 계기는 바로 1949년 노르웨이에서 발견되어 1955년 상품화가 된 원예품종 'Grefsheim'이 등장하면서부터 이다. 이 품종 'Grefsheim'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고 홍보한다. 보다 이른 시기에 잎이 나기도 전에 줄기를 따라서 매우 풍성하게 향기가 있는 꽃을 피우고 꽃이 진 다음 좁고 길쭉한 잎이 줄기를 따라서 촘촘하게 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매년 신가지에서 꽃이 피기에 늦겨울이나 이른 봄에 전정을 하면 좋으며 꽃이 진 다음 꽃대를 살짝 잘라주면 2차 개화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글쎄 뭐 대단한 차이점인 것 같지는 않고 다만 꽃이 특별히 풍성하게 많이 피는 것을 선종한 것으로 인식하면 될 듯하다. 아주 습한 지역만 아니라면 어디서든 잘 자라고 마음껏 강전정을 하여도 개화에는 무방한 데다가 추위에도 강하고 가뭄에도 강하여 그래서 여러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 품종은 영국 왕립원예협회인 RHS로부터 최우수정원수상인 AGM을 수상한 바 있다.
등록명 : 화관조팝나무 '그레프쉐임'
학 명 : Spiraea × cinerea 'Grefsheim'
분 류 : 장미과 조팝나무속 낙엽 관목
원산지 : 노르웨이에서 발견된 교잡종의 원예품종
부모종 : Spiraea hypericifolia와 Spiraea cana
육종가 : 노르웨이 Grefsheim nursery
영어명 : Grefsheim Spiraea
수 고 : 1.5m
잎특징 : 2~4.5 x 0.7~1 cm, 피침형, 끝 제외 거치 없음, 뒷면 회백색 모
꽃특징 : 산형화서 백색
내한성 : 영하 34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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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등록종이지만 이 화관조팝나무의 또 다른 원예품종인 Spiraea x cinerea ‘Kaziu’가 최근에 국내 공급되고 있는 것 같다. 잎의 색상이 황금색인 이 품종은 폴란드에 있는 Mariusz Olszanowski라는 사람이 2003년에 육종한 것으로 보인다.
품종명 : 화관조팝나무 '카지우'
학 명 : Spiraea x cinerea ‘Kaziu’
분 류 : 장미과 조팝나무속 낙엽 관목
육종가 : 폴란드 Mariusz Olszanowski
특 징 : 황금색 잎
내한성 : 영하 34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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