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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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4 토마토

낙은재 2025. 2. 3. 14:55

 

토마토

 

 

 

가지과로 분류되는 작물들은 유난히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인 경우가 많다. 앞에서 본 가지와 감자 그리고 천사의나팔이 그랬다. 이번에 파악할 토마토 또한 그들과 마찬가지로 남미 페루가 원산지이다. 토마토도 신대륙으로 진출한 유럽인들에 의하여 발견되어 이른바 콜럼버스의 교환 즉 Columbian exchange의 일환으로 16세기 초반 스페인에 처음 도입되었다고 한다. 거기서 곧 중부 유럽으로 퍼지고 그 당시 스페인의 식민지이던 필리핀으로 보급되었으며 거기서 16세기 후반에 선교사들에 의하여 중국 광동성과 광서성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중국에는 이에 대한 명확한 기록이 없다. 일본은 네덜란드 상인들에 의하여 17세기 초에 나가사키에 처음 도입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1614년 이수광(李睟光, 1563~1629)선생이 편찬한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백과사전인 지봉유설(芝峯類說)에 남만시(南蠻)라고 부르며 남만지역에서 사신이 종자를 들여왔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 당시 조선은 남만이라고 부르던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등과 직접 교역을 하였으므로 이는 중국을 통하지 않고 직접 도입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여하튼 이수광선생은 남만에서 중국과 우리나라에 전파되었다고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南蠻..春生秋實.其味似.本出南蠻.近有一使臣得種於中朝以來.亦異果也. 내용인 즉 “남만시는 풀에서 나는 감으로 봄에 심어 가을에 열매를 맺는다. 그 맛은 감과 비슷하다. 남만에서 온 것으로 근자에 사신이 중국과 조선에 종자를 가져왔다. 열매는 붉다.”

 

토마토의 학명 Solanum lycopersicum L.은 1753년 식물분류학이 창설될 때 린네가 명명한 것이므로 이후 쭉 이 학명이 이어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그렇지는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우리나라에서는 1768년 영국 식물학자인 Philip Miller (1691~1771)가 명명한 학명 Lycopersicon esculentum Mill.로 표기되어 있었다. 전술한 바와 같이 16세기 초반에 유럽에 상륙한 토마토를 린네가 가지속으로 분류하여 lycopersicum라는 종소명을 붙인다. 여기서  라틴어 lycopersicum는 늑대를 뜻하는 lykos와 복숭아를 뜻하는 persicon의 합성어이므로 영어로는 wolf peach라는 뜻이다. 이 이름은 그리스 철학자이자 의사인 Aelius Galenus(129~216)가 처음 사용하였던 용어로서 그가 어떤 생소한 이집트에서 온 식물을 지칭한 말이었는데 16세기 이탈리아 학자가 그게 바로 토마토일 것이라고 언급하였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토마토에도 여느 가지과 식물들과 마찬가지로 독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리스 로마 당시에 토마토가 유럽에 존재하였을 리가 없지만 1753년 린네가 이를 종소명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런데 바로 몇 달 뒤인 1754에 영국의 식물학자 밀러가 토마토를 별도의 속으로 분류한 새로운 속명 Lycopersicon를 발표하고 그 속으로 분류되는 몇 종 중 하나인 토마토에는 1768년 Lycopersicon esculentum라는 학명을 부여한 것이다. 이 속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가 토마토와 같이 잎이 우상복엽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종소명 esculentum는 식용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 이후 이들 두 학명 사이를 오락가락하다가 현재는 대부분의 학자들은 토마토를 가지속으로 분류하지만 아직도 중국 등 일부 학자들은 별도의 토마토속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21년 발간된 조선식물명휘와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서 가지속으로 분류하였으나 도중에 독립된 토마토속으로 분류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다시 가지속으로 분류하고 있다.

 

유럽에서 이 식물을 부르는 영어 이름 토마토 즉 tomato는 아즈텍과 멕시코 언어로 열매가 통통하다는 뜻으로 부르던 이름 tomatl에서 온 것인데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 등지에서도 정명으로 삼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를 외국에서 도입된 가지라는 의미에서 번가(番茄, 蕃茄)라고 하지만 서홍시(西红柿) 번시(, ) 번리자(番李子) 양시자(子) 홍가(茄) 양가자(洋茄子) 양도(狼桃) 등 감이나 자두 심지어는 복숭아에 비유한 매우 다양한 별명들이 있다. 일본에서는 토마토 즉 トマト라고는 하지만 한자어로는 번가(蕃茄)로 쓰는데 일본에서도 적가자(赤茄子) 소금과(小金瓜) 산호수가자(珊瑚樹茄子) 등 다양한 이름으로도 통한다. 우리나라는 지봉유설에서 남만시(南蠻)라고 한 이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서 번시(蕃)라고 했으며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서는 남만시(南蠻)라고 하여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가지 등에는 비유하지 않고 오직 감에만 비유한 이름으로 일관하였다. 아마 이건 처음부터 남만에서 온 감이라고 한 지봉유설의 영향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1921년 발간된 조선식물명휘에서는 일년감이라고 했고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서도 국명을 일년감이라고 하고 도마도는 이명으로 수록했다. 일년감은 일년생 초본에서 달리는 감이라는 의미이고 도마도는 일본명 トマト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이후 1949년 박만규선생이 우리나라식물명감에서 땅감이라고 한 바 있으나 1980년 이창복선생이 대한식물도감에서 토마토라고 영어 이름 그대로 부르자 이게 우리의 정명이 되었다.

 

이런 모습의 토마토는 길쭉하여 가지라고 부를 만하지만 이래서가 아니라 중국은 원래 가지가 둥글다고 인식하고 있어 토마토를 외래 가지라고 부르는 것이다.

 

 

 

토마토도 가지과 식물이므로 서양에서는 처음에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쉽게 식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토마토의 잎과 줄기 그리고 덜 익은 녹색 열매에 약한 알칼로이드 토마틴(tomatine)과 솔라닌(solanine)이라는 독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나 소량인 데다가 줄기나 잎을 식용하지도 않으므로 문제가 없으나 개의 경우 대량으로 토마토 열매나 잎을 먹을 경우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서양인들이 쌀 대신에 주로 감자와 토마토를 즐겨 먹는 것으로 우리는 인식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아메리카 대륙에서 우리 동양보다 약간 빠른 시기에 도입되었을 뿐이다. 토마토도 현재 중국이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서 약 37%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도가 11%로 그 다음이고 그 뒤를 튀르키예와 미국 이집트 멕시코 등이 따르고 있다. 전 세계 생산량은 2022년 기준 186백만 톤으로 감자의 반정도이고 고구마에 비해서는 두 배 가량 된다.   

 

등록명 : 토마토

학   명 : Solanum lycopersicum L.

분    류 : 가지과 가지속 일년생 초본

원산지 : 멕시코

영어명 : tomato

중국명 : 번가(番茄)

일본명 : トマト(蕃茄), アカナス(赤茄子)

내한성 : 영하 1도 ~ 영상 7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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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모습과 색상의 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