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에 관련된 중국의 시사(詩詞)는 거의 대부분 꽃 그 자체를 감상하기보다는 가장 이른 시기에 추위를 무릅쓰고 예쁘게 피어나 향기마저 발산하므로 그 절개(節槪)와 지조(志操)를 높이 사는 대부분 정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란에서는 그런 내용은 거의 없고 아름다운 미인에 비유하여 꽃 자체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성당(盛唐) 시기 맹호연(孟浩然, 689~740)과 더불어 대표적인 산수전원시인(山水田园诗人)으로서 시 외에도 그림과 음악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었다고 알려진 시불(詩佛)로도 불리는 마힐거사(摩诘居士) 왕유(王維, 693~761)가 안사의 난(755~763)이 발발하기 직전인 752~755년에 쓴 红牡丹(홍모란)이란 오언절구(五言絶句)는 다르다. 이 시는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며 뭔가 시국이 엄청 불안하게 느껴서 쓴 것이다. 실제로 그는 안록산의 반군에 의하여 장안이 점거되자 강요에 의하여 관직을 받았다가 이후 장안이 수복된 후 문책성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당한다. 그러다가 말년에는 장안 인근 남전(蓝田) 망천(辋川)이란 곳으로 가서 전원주택을 짓고 은거하면서 시와 그림 음악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생을 마감한다. 그 망천 저택을 직접 그린 그림이 수많은 문인들이 동경한다는 그 유명한 왕유의 망천도(輞川圖)이다. 여기서 한가롭다는 뜻의 閑(한)은 우아하다는 뜻의 嫻(한)으로 통한다.
红牡丹(홍모란) - 王维(왕유)
綠艷閑且靜(녹염한차정)
紅衣淺復深(홍의천복심)。
花心愁欲斷(화심수욕단)
春色豈知心(춘색기지심)。
고운 초록 잎은 단아하고 정갈하며
붉은 꽃 색상이 옅었다가 짙어지네.
모란은 수심으로 애간장 끊어지는데
가는 봄날은 어찌 그 마음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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