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시(詩)/漢詩(한시)

宣城见杜鹃花(선성견두견화) - 李白(이백), 두견화(심스아잘레아)

낙은재 2025. 4. 27. 07:30

 

 

 

 

중국에서 두견화를 노래한 유명한 시로는 당나라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이태백(李太白, 701~762)이 나이 들어 755년에 쓴 선성견두견화(宣城见杜鹃花)라는 짧은 칠언절구(七言絶句) 시가 있다. 실제로 이태백은 어릴 적 파촉 검문각 부근에서 산 적이 있다는 설이 있으며 시인이 시를 쓸 당시 있던 선성(宣城)은 현재 안휘성이므로 사천성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다. 그러니 천만리 타향에서 두견화를 보자 어릴 적 고향에서 슬프게 울던 두견새 생각이 문득 나면서 그 울음 소리로 대변되는 고향의 소리가 마음 속에서 들려 그 애절한 향수(鄕愁) 즉 회향지념(怀乡之念)을 노래한 것이다.

 

두견화와 자규(子规)라고도 하는 두견새

 

 

이태백이 말한 두견화(杜鵑花)는 현재 중국에서는 학명 Rhododendron simsii Planch.인 진달래속 상록 관목을 지칭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왜냐하면 촉국(蜀國)으로 일컬어지는 사천성(四川省)이 그 원산지 중 하나인 이 수종의 현재 중국 정명이 두견(杜鵑)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두견화(杜鵑花) 또는 산척촉(山踯躅) 산석류(山石榴) 영산홍(映山红)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수종의 우리나라 등록명은 엉뚱하게도 심스아잘레아라고 되어 있어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다. 중국의 두견화를 그대로 두견화 또는 중국두견화라고 부르면 될 것을 어디 John Sims(1749~1831)라는 영국 사람 이름으로 명명된 서양의 학명을 따라서 이름을 붙인다는 말인가? 참으로 안타깝다. 일본에서도 이 수종을 대만산철쭉(台湾山躑躅) 또는 당고월(唐皐月)이라고 하는데 고월(皐月)은 5월에 꽃이 피는 일본 원산의 학명 Rhododendron indicum인 영산홍(映山紅)을 말한다. 두 종이 매우 닮았기 때문이다. 이 일본 종은 영산홍이라는 국명을 붙이면서 중국의 두견화는 중국영산홍도 아닌 심스아잘레아라고 이름을 붙인 산림청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제대로 정확하게 번역하자면 제목이 ‘선성에서 심스아잘레아를 보다’라는 제목이 된다. 정말 시 감상 분위기를 완전히 망치는 이야기이다.

 

두견화 = 심스아잘레아, 내한성이 약하여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는 노지월동이 어렵다.

 

 

 

 

宣城见杜鹃花(선성견두견화) - 李白(이백) 

 

蜀国曾闻子规鸟(촉국증문자규조)

宣城还见杜鹃花(선성환견두견화)

一叫一回肠一断(일규일회장일단)

三春三月忆三巴(삼춘삼월억삼파)

 

옛날 촉땅에서 두견새 우는 소리를 들었는데

여기 선성에서 다시 두견화를 보는구나.

두견새 울 때마다 애간장 끊어지네

춘삼월 봄날에 파촉이 그립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