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수국과 기타속/말발도리속

67 말발도리와 물참대 그리고 털말발도리

낙은재 2016. 3. 12. 16:29


물참대


가끔 식물공부를 하다보면 참으로 부질없는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뭐 별 중요하지도 않고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냥 어떤 사소한 부분에 집착하여 깊이 파고들어 운좋게 무엇인가를 찾아내면 무슨 대단한 것이라도 발견한 양 자기 스스로 도취되어 매우 만족하고 가끔 주변에 뽐내면서 자랑하기도 한다. 사실 그 재미로 공부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앞에서 알아본 자스민과 가짜 자스민을 분류하는 것 같은 것은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진짜 자스민은 향이 좋은 차의 재료가 되지만 가짜 자스민은 독성이 강한 녀석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부터 공부하려는 말발도리는 별 차이도 없는 종 분류를 위하여 깊이 들어가 확대경을 들이대고 털모양을 관찰하고 암수술 숫자를 세고 모양을 살피는 것은 정말 부질없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말발도리속(Deutzia)은 아시아에서 유럽 및 아메리카에 걸쳐 전세계 60여 종이 분포되어 있는데 그 중 50종이 중국에 있으며 속명 Deutzia는 18세기 네덜란드 식물학계 후원자 Jean_Deutz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키가 4m 이내의 관목이며 상록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낙엽수이고 원추화서 또는 산방화서의 흰꽃 또는 드물게 분홍색꽃에다가 결각이 없는 톱니 잎이 마주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씨앗을 내포한 마른 캡슐(삭과) 형태의 열매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어서 종간 서로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전문가들도 현미경으로 털 모양이나 삭과의 형태를 들여다 봐야만 구분할 수 있다고 하니 왜 이리 세분하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보다 더 큰 차이를 보이는 식물들도 하나의 종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던데 잎에 난 털의 모양으로 이렇게 다양하게 세분한다니 놀랍다. 원종의 구분도 어지러운데 핑크색 꽃이 피는 원예종이나 만첩이라 불리는 겹꽃이나 닛코 등으로 대변되는 왜성종 등이 복잡하게 많이 섞여서 말발도리의 정확한 품종파악은 더더욱 어렵다.


아무리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이 땅에서 자생하는 6종의 말발도리속 나무들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으니 공부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말발도리와 바위말발도리, 매화말발도리, 꼬리말발도리 그리고 털말발도리와 물참대가 바로 그 것이다. 이 중에서 꼬리말발도리와 매화말발도리는 우리 고유종이다. 봄이면 산 계곡에서 하얀 꽃을 피워 등산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말발도리와 물참대. 이름은 분명 달라도 너무 다른데 꽃모양이나 잎모양이 너무나도 흡사하여 나무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어려워 하는 것이 말발도리와 물참대의 구분이다. 오늘은 이 것에 대하여 알아본다. 


말발도리는 열매가 말발굽을 닮았다고 그런 이름을 얻었다고 하는데 물참대는 왜 이런 이름으로 불리는지 모르겠다. 말발도리속 우리 자생식물 중에서 물참대만 독특하게 이름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전혀 다른 종으로 들리지만 우리나라 이명을 보면 댕강말발도리이므로 말발도리의 한 종류임을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 중국에서도 말발도리는 소화수소로 물참대는 그 수많은 수소(말발도리) 중 하나인 광악수소 또는 무모수소로 불리므로 물참대만 무슨 특별한 존재인 것은 아니다. 따라서 여타 말발도리와 마찬가지로 종간 상호 구분이 잘 안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등록명 : 말발도리

학   명 : Deutzia parviflora Bunge

분   류 : 범의귀과 말발도리속

신분류 : 수국과 말발도리속

원산지 : 우리 자생식물, 중국

중국명 : 소화수소(小花溲疏)

일본명 : トウウツギ

높   이 : 2m

잎크기 : 8 x 3.5cm, 마주나기

잎뒷면 : 별모양의 털(성상모) 

줄   기 : 흑회색

가   지 : 일년생 가지 녹갈색 또는 녹색, 성상모






물참대 뿐만아니라 말발도리도 껍질이 벗겨진다.


등록명 : 물참대 (이명 : 댕강말발도리)

학   명 : Deutzia glabrata Kom.

분   류 : 범의귀과 말발도리속

신분류 : 수국과 말발도리속

원산지 : 우리 자생식물, 중국

중국명 : 광악수소(光萼溲疏), 무모수소(无毛溲疏)

일본명 : チョウセンウツギ(朝鮮空木)

높   이 : 2m

잎크기 : 9 x 3.5cm, 마주나기

잎뒷면 : 털이 없다. (무모)

줄   기 : 회색, 흑회색으로 벗겨짐

가   지 : 일년생 가지는 붉은 빛








물참대


물참대 가지에 털이 전혀 없고 붉은 색이 선명하다.


이상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그림상으로는 어렵지만 실물을 보면 물참대는 잎이나 가지에 털이 거의 없기 때문에 구분이 쉽게 간다. 그리고 일년생 가지에 붉은 빛이 돈다는 것이 말발도리와 다르다. 그 외에도 꽃잎에서 광이 나며 꽃받침에서 녹색 기운이 보여 노란색인 말발도리와 구분이 된다. 그래도 아직 구분이 안가면 하는 수 없이 꽃을 들여다 봐야 한다. 수술이 어떻게 생겼는지 살펴보면 확실하게 구분이 된다. 그리고 말발도리와 털말발도리는 약재로 사용하지만 물참대는 약용한다는 기록이 안 보인다.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는지는 모르겠다.


수술이 왼쪽 같이 야구방망이 형상으로 점차 가늘어 지면 물참대 

오른쪽 같이 갑자기 홀쭉해지면 말발도리이다. 



등록명 : 털말발도리

학   명 : Deutzia parviflora Bge. var. amurensis Regel

분   류 : 범의귀과 말발도리속

신분류 : 수국과 말발도리속

원산지 : 우리 자생식물, 중국

중국명 : 동북수소 (东北溲疏)

높   이 : 2m

잎크기 : 8 x 4cm, 마주나기

잎뒷면 : 별모양의 털(성상모)과 단모

줄   기 : 흑회색

가   지 : 일년생 가지 녹갈색, 성상모

말발도리의 변종으로서 말발도리와 특성이 같으나 잎 뒷면에 성상모외에 빽빽한 단모가 추가된 것이 차이점이다. 잎 뒷면 사진이 없는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