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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가죽나무의 명과 암

낙은재 2016. 9. 5. 00:07

가죽나무


가죽나무


이번에는 앞의 소태나무와 같은 소태나무과인 가죽나무속에 대하여 알아본다. 주로 아시아와 호주가 원산지인 이 가죽나무속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약 10종 안팎의 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가죽나무와 그 변종인 붉은가죽나무 그리고 중국에서 온 가시가 있는 빌모르가죽나무 등 모두 세 종이 등록되어 있다. 소태나무과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운향목으로 분류 방치하고 있지만 지금은 무환자나무목으로 변경되어 다른 나라에서는 무환자나무속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것은 앞의 소태나무 글에서 언급한 바 있다. 


중국에서는 매우 오래전부터 재배하여 장자 등 문헌에도 등장하는 나무이며 성장이 매우 빠른 속성수이며 내한성과 내공해성이 높고 산성 알칼리 등 토양을 가리지 않아서 척박한 땅에 심거나 가로수로 심지만 유럽이나 미국 등 외국에 전파되어 가서는 처음에는 관심을 끌었으나 너무 빠른 성장과 번식력 때문에 별로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지금은 외래 침입수종으로 분류 관리하고 있는 나라들이 늘어나는 실정이다. 게다가 개화기에 수나무에서 나는 악취도 이 나무를 기피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이 나무를 심을 경우에는 될 수 있는 한 암그루를 심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생정 기재문에는 수그루를 선별하여 가로수나 조경수로 심으라고 되어 있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가죽나무와 겉모습이 매우 비슷하다고 알려진 참죽나무가 있는데 이 가죽나무는 소태나무과이고 참죽나무는 멀구슬나무과로서 분류계통상 거리가 멀며 실제로 실물을 자세히 보아도 열매나 수피 그리고 잎 모양 등 여러모로 다른 점이 많은 나무이다. 둘 다 중국원산이지만 참죽나무는 외래 재배종으로 분류되어 있고 가죽나무는 중국원산인 점은 인정하지만 언제 도입되었는지 모르는 아주 오래전부터 한반도에 분포된 수종이므로 귀화식물로 분류되고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가죽나무가 우리 자생종이라는 주장도 있기는 하다.   


이 나무의 이름 가죽나무는 스님들이 나물로 먹는 참죽나무와 대비 먹지 못하는 나무라고 가죽나무라고 한다는 설이 널리 퍼졌으며 실제로 가죽과 참죽의 이명이 가중나무와 참중나무인 점이 그 설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참죽나무의 잎을 스님들만 나물로 먹는 것이 아니고 민간 특히 경상도지방 민가에서 즐겨 먹고 있으므로 특별히 스님들과 연관지어 명명할 이유는 없을 듯 하다. 그리고 옛날자료에 가죽나무를 개듁나무로 표기한 것이 나오는데 이는 참죽나무를 일컫는 한자 춘(椿)자를 튱나무로 풀이한 16세기 발간된 사성통해와 일맥상통하는 발음이므로 결국 죽나무는 한자 춘(椿)에서 유래되어 튱이 듁으로 다시 죽으로 변한 것이며 스님을 뜻하는 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김종원교수의 주장이 매우 설득력있어 보인다.


일본에는 이 나무가 비교적 최근인 명치시대에 도입되었으며 그 이름을 정원에 심는 옻나무라는 뜻인 정칠(庭漆)로 부르고 있다. 즉 옻나무의 일종으로 명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보다 먼저 18세기 중국에서 유럽으로 건너갔을 당시 유럽인들도 이 나무를 옻나무의 일종으로 분류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지금도 악취나는 수막 stinking sumac 또는 중국 수막 Chinese sumac으로 일부에서 부르고 있다. 나중에 옻나무와는 다른 종임이 확인되어 Ailanthus속으로 분류되었는데 속명 Ailanthus는 영어명 Tree of heaven과 같은 뜻이다. 유럽에서는 중국으로부터 이 나무의 종자를 가져와 발아시키자 초기에 너무 빨리 하늘 높이 자라서 엄청 크게 자라는 나무일 것으로 판단하고 그 이름을 Tree of heaven 즉 하늘에 도달할 나무로 불렸던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역겨운 냄새 때문에 또는 짧은 수명과 너무 강한 번식력 때문에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원산지 중국에서는 이 나무에 대접이 각별한 것 같다. 기원전 3세기에 제작된 세계최초의 백과사전이라고 일컬어지는 중국의 이아(爾雅)에 가죽나무가 나무 리스트의 두 번째로 나오고 당나라 의학서에도 언급되어 있으며 장자의 무용지물에도 이 나무에 관한 대화가 있다. 꽃이 예쁘지도 않고 열매가 별 쓰임새도 없고 목재 또한 그다지 활용성이 없는 이 나무도 그 덕분에 오래 살아 크게 자라서 그늘을 만드니 나름대로 쓸모가 있다는 장자의 지론이다. 중국 산동 등 일부 지방에서는 이 가죽나무 잎으로 누에를 길러 명주를 얻는데 이를 특히 산동주라고 부른다. 뽕나무 명주보다 질기고 저렴하기는 하지만 품질이 떨어지고 염색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유역비와 여명 주연의 중국 영화 야공작(夜孔雀)에 주인공들이 가죽나무를 찾아간 장면이 나오는데

수피로 보나 잎으로 보나 실제 가죽나무 같지는 않아 보인다.

여하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방이라는 야공작 즉 공작아(孔雀蛾)에 유역비의 미모가 상징되는데 

야공작은 이 영화에서는 가죽나무 잎을 먹고 사는 누에나방을 말한다. 그만큼 중국에는 가죽나무 누에가 흔하다는 뜻이다.


야공작


공작아(孔雀蛾) = 야공작


가죽나무

중국 4대 정원 중에 하나인 소주 졸정원

한정된 공간에 엄선한 수종만 식재되어 있는데 여기에 가죽나무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특이하였다.


가죽나무


가죽나무


우선 이 나무를 표기하는 한자 춘(椿)은 봄의 나무라는 뜻으로 풀이되는데 그 이유는 이 나무이 새순이 늦게 돋아 이 나무 새순이 돋으면 겨울이 완전하게 물러나고 봄이 왔음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였던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춘수(椿樹)로 불리고 있다. 그리고 중국인들의 가죽나무에 대한 각별함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것은 바로 이 춘(椿)이 아버지를 뜻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어머니는 원추리를 뜻하는 훤(萱)으로 그리하여 부모를 중국에서는 춘훤(椿萱)으로 공경하여 표현한다. 물론 여기 춘은 참죽나무도 당연히 포함된다. 남의 부친을 공경하여 부르는 춘부장(椿府丈)의 춘도 이 춘(椿)자이다. 참고로 참죽나무의 중국명은 향춘(香椿)이다.


1800년대 중반 이후 이 나무가 유럽이나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처음과 달리 그 강한 번식력으로 기존 숲을 파괴하여 침입수종으로 규정되어 배척대상이 되고 심지어는 tree of heaven이 아니라 tree of Hell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지만 까마득한 옛날 우리나라에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의 문제는 야기하지 않는 이유는 이 나무가 토양을 가리지 않고 가뭄이나 추위에도 강하고 무엇보다도 엄청난 종자를 매년 생산하여 뿌리지만 이미 조성된 울창한 숲의 그늘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습지에도 약한 면이 있어 그늘이 없는 강가에서도 생존이 어렵다. 따라서 대규모 토목공사로 새로운 개활지가 조성되면 가장 먼저 씨가 날아와 곳곳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가죽나무이지만 기존 숲의 영역은 침범하지 못하는 것이다. 전나무 같은 수종은 어릴 때는 음지를 좋아하고 커서는 양지를 좋아하여 숲에 잘 적응하는 것과는 대비된다.  


어린 가죽나무가 산 비탈면을 완전 점령한 호주 야산 모습


요즘 우리나라 4대강 유역 강둑에 가도 위와 같은 모습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늘이 없어 가죽나무가 마냥 자라기 좋은 여건이 된 것이다. 바로 이런 모습 때문에 호주나 미국 등 광활한 대지가 많은 나라에서는 두렵고 골치아픈가 보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게다가 수명이 50년에 불과하여 큰 나무가 갑자기 죽어버린다. 처음에는 나무에 벌레가 별로 없고 잘 자라고 나무 수형이 좋고 하여 도시 조경용으로 또는 황량한 지역이나 가로수로 심기에 제격이라고 중국에서 앞다퉈 도입하였다가 이런 역풍을 맞고 있어 천국의 나무가 지옥의 나무로 전락한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대지가 이미 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금수강산이 되어 있어 어린 가죽나무가 자랄 환경이 되지 못하여 이런 심각한 문제는 발생하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발생한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등록명 : 가죽나무

이  명 : 가중나무, 개죽나무

학  명 : Ailanthus altissima (Mill.) Swingle

분  류 : 소태나무과 가죽나무속 교목

원산지 : 중국 흑룡강 길림 신강 등, 우리나라 귀화식물

중국명 : 취춘(臭椿), 저(樗), 춘수(椿树)

영어명 : Tree of heaven

일본명 : 니와우루시(ニワウルシ : 庭漆)

수  고 : 20m 이상

수  피 : 평활, 직문, 어린가지 심지, 황갈색 유모 후 탈락

잎차례 : 기수우상복엽, 40~60cm

잎자루 : 7~13cm

소엽수 : 13 ~ 27개, 대생 혹 근대생

작은잎 : 지질, 난상피침형, 7~13 x 2.5~4cm, 선단장점첨, 기부편사, 절형 혹 초원

잎거치 : 양측각1~2개조 거치, 거치뒤 선체1개, 엽면심녹색, 배면회녹색, 손상되면 악취

성정체 : 잡성주 또는 단성 자웅이주

꽃차례 : 원추화서, 10~30cm, 담녹색꽃, 1~2.5mm 화경

꽃받침 : 5, 부와상배열, 열편 0.5~1mm

꽃  잎 : 5, 2~2.5mm, 기부양측 경조모

꽃수술 : 10, 수술대 기부 경조모, 수꽃의 화사는 꽃잎보다 길고 암꽃은 짧음

꽃  밥 : 장원형, 1mm

심  피 : 5, 화주점합, 주두5열

시  과 : 장타원형, 3~4.5cm길이, 1~1.2cm 지름, 가운데 편구형 종자, 연한 적갈색

개화기 : 4~5월

결실기 : 8~10월

환  경 : 석회암지역에서도 잘 적응

용  도 : 약용, 가로수, 황백색 목재로 가구 등 제작, 잎은 누에 먹이, 종자 함유 35%

특  징 : 지나치게 번식을 잘하여 잡초수로 많이 인식됨

수  명 : 약 50년

종소명 altissima는 키가 크다는 뜻으로 이 나무의 높이를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 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큰 나무로 취급받지만 외국에서는 그다지 큰 나무 취급은 못 받고 있어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가죽나무


가죽나무

수꽃이다.


가죽나무 수꽃


가죽나무

좌우 1개조의 거치가 보인다.

가죽나무는 모든 자료에 기수우상복엽이라고 되어 있으나 실제로 이렇게 정소엽이 퇴화 또는 탈락하고 우수우상복엽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잎의 기수 우수로는 참죽나무와 가죽나무의 구분포인트가 되지 못한다.


가죽나무


가죽나무

수피가 매끈한 것이 참죽나무와의 차이점 중 하나이다.


가죽나무


가죽나무


가죽나무

가죽나무는 모두 기수우상복엽인데 참죽나무는 우수우상복엽이 기본이고 가끔 기수우상복엽도 있다.


가죽나무


가죽나무

암꽃


가죽나무

암꽃


가죽나무


가죽나무

수꽃


가죽나무


가죽나무


가죽나무

적갈색으로 변한다.



가죽나무

적갈색으로 변한다.


가죽나무

시과


가죽나무

단풍


가죽나무

동아


가죽나무


가죽나무


등록명 : 붉은가죽나무

Ailanthus altissima f. erythrocarpa Rehder

원산지 : 중국

이렇게 열매가 붉은색인 품종 외에도 잎이 붉거나, 종자를 적게 생산하거나, 잎이 길고 처지는 원예종들도 있다.


빌모르가죽나무

Ailanthus vilmoriniana Dode

원산지 : 중국

중국명 : 자취춘(刺臭椿)


빌모르가죽나무

Ailanthus vilmoriniana Dode

원산지 : 중국

중국명 : 자취춘(刺臭椿)


빌모르가죽나무

Ailanthus vilmoriniana Dode

원산지 : 중국

중국명 : 자취춘(刺臭椿)


빌모르가죽나무

Ailanthus vilmoriniana Dode

원산지 : 중국

중국명 : 자취춘(刺臭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