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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붓순나무

낙은재 2016. 10. 9. 23:23

붓순나무


붓순나무

막터져 나오는 동아의 모습이 붓순을 닮았다고 붓순나무라고 한다.

사진출처 : 한라생태숲


향신료에 대하여 자세히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별 감흥이 없지만 향신료에 얽힌 매우 깊은 사연이 많은 그리고 불교와도 깊은 관계가 있는 우리나라 전남, 경남 및 제주도에 자생하는 또 하나의 남부수종 붓순나무에 대하여 알아본다. 학명이 Illicium anisatum인 이 나무는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자생하는 나무이다. 새순이 나오기 직전 동아의 모습이 붓순을 닮아서 붓순나무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시키미(シキミ)라고 부르는 일본에서는 일본과 한국이 아닌 일본과 중국이 원산지라고 한다. 


우선 우리보다는 더 넓게 혼슈 이남 전지역에 분포하는 일본에서는 자기들 자생종이라고 하면서도 당나라 스님 감진대사가 천축에서 가져왔다는 설을 이야기 한다. 감진대사(鑑真和上)는 중국 출신으로서 말년을 일본에서 보내면서 일본 불교의 계율을 확립하고 한의학의 토대를 세운 학승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일본 자료에 왜 우리는 자생지에서 빠져 있을까? 그리고 중국이 원산지라면 감진화상이 왜 원산지도 아닌 인도에서 가져 왔을까? 


그리고 우리나라도 주 자생지인 제주도에서 이 나무를 이르는 방언 중 하나가 팔각낭인데 팔각나무라는 뜻으로 이는 이 붓순나무속을 팔각속(八角屬)이라고 하는 중국에서 온 이름이 분명하다. 그럼 이 나무가 중국에서 왔다는 이야기로 연결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인도나 중국에는 이 나무가 없다는 사실이다. 다만 대만과 필리핀에서 자생하는 붓순나무의 변종이 있을 뿐이데 이를 중국에서는 백화팔각(白花八角)이라고 한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이 붓순나무는 자기들 나라에서는 발견이 안되었다면서 일본과 우리나라 남부지방이 원산지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중국에서는 이 붓순나무를 일본망초(日本莽草)라고 부른다. 서양에서도 일본 고유종인양 Japanese star anise라고 부른다.


붓순나무과의 유일한 속 붓순나무속에는 전세계 약 50여 종이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자생종인 붓순나무와 외래 재배종 4개가 등록되어 있다. 중국에 무려 28개 종이 있다. 그 중 녹백색 꽃이 피는 우리 붓순나무와는 달리 분홍 또는 심홍색 꽃이 피는 비슷한 종이 있는데 이를 중국에서는 팔각(八角)이라고 한다. 이 열매는 우리 입맛에는 잘 안맞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용 팔각 향신료(star anise)의 재료이며 과피와 종자에서 얻은 향유는 회향유 또는 회유라고 불리며 이 또한 유명한 향유이다. 최근에 와서 더욱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유는 이 나무에서 추출한 약이 바로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이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한 때 중국과 인도의 식당에서 향료의 공급 부족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팔각(八角)


팔각(八角)


팔각(八角)


향신료 팔각(좌)과 독성이 있는 붓순나무 열매(우) 비교

전반적으로 붓순나무 열매가 팔각에 비하여 작다.


그런데 우리의 붓순나무는 중국의 팔각과 비슷한 모양의 팔각 열매가 달리기는 하지만 나무 전체에 강한 독성이 있어 식용하면 큰 일이 난다. 실제로 20세기 초 일본에 온 서양인들이 중국 팔각(star anise)과 동일한 줄로 잘못 알고서 이를 대량 가져갔다가 그 강한 독에 중독된 사례가 여러 번 발생하였다. 심지어는 사망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따라서 그 이후 일본에서는 이를 식물자체로서는 유일하게 독극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붓순나무가 같은 속 팔각과는 달리 독성이 있어 향신료로는 사용할 수 없지만 그 나름대로 쓰임새가 많다. 우선 강한 향기 때문에 악취제거에 효과가 있으며 이 나무가지를 꽂아 둔 화병의 물은 썩지도 않을 정도로 방부효과가 있어서 고대로부터 장례에 많이 이용되었다. 관에 넣기도 하고 주변에 두어 시체의 부패를 막고 썩는 냄새를 제거하였던 것이다. 게다가 이 나무의 향이 귀신을 쫓고 악을 정화하는 힘이 있다고 알려져 민가에서 산소 주변에 많이 식재하기도 하고 종교시설에서 호마 의식용 또는 법당용 선향으로 많이 이용하였다. 따라서 일본 민간에는 붓순나무 향을 스님냄새라고 하는 용어까지도 생겼다. 그리고 일본에서 이 나무를 칭하는 일본식 한자 밀(樒) 또는 불(梻)은 모두 일본의 밀교 또는 불교에서 쓰는 나무라는데서 그 어원이 있다. 지금도 일본에서는 이 나무 가지를 불당이나 신사에 바치거나 납골당 헌화용으로 많이 애용하기 때문에 항상 수요가 넘친다.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도 이 나무를 대량 재배하여 일본 납골당에 납품하는 업체도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 불단이나 산소 헌화용 생화인데 실제 꽃은 없고 붓순나무 가지묶음이다. 


일본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남부지방 일부 사찰에서도 이 나무를 심어 부처님에게 잎과 가지를 바치는데 그 이유는 이 나무의 열매가 인도의 설산 북쪽에 있는 불교의 상상속 연못인 무열지(天竺無熱池)에 있는 청련화(靑蓮花, 靑蓮華)를 닮았기 때문이다. 생화가 아닌 열매이므로 개화기에 상관없이 연중 언제든지 불전에 바칠 수 있다는 매우 편리한 이점도 있다. 


청련화(靑蓮花, 靑蓮華)


붓순나무 열매


붓순나무 열매


붓순나무를 우리나라에서는 붓순나무과로 분류하지만 외국 일부에서는 오미자과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목련과로 분류하고 있다. 


등록명 : 붓순나무

학  명 : Illicium anisatum L.

분  류 : 붓순나무과 붓순나무속 관목 양성화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일본

일본명 : 시키미(シキミ : 樒, 梻)

중국명 : 일본망초(日本莽草)

영어명 : Japanese star anise

수  고 : 2 ~ 5m

수  피 : 특유의 향, 암회색

가  지 : 무모, 일년생 녹색

잎차례 : 호생

잎크기 : 5~10 x 2~5cm

잎특징 : 긴 타원형, 예두 예저, 무모, 전연, 광택, 혁질, 샘점, 자르면 향기

잎  맥 : 불선명

꽃차례 : 엽액, 지름 2.5~4cm

꽃자루 : 1cm

꽃받침 : 6개

꽃  잎 : 12개

수  술 : 다수, 3mm

씨  방 : 6~12개, 4mm

꽃색상 : 황백색, 향기

화피편 : 꽃잎모양 10 ~ 20개

열  매 : 대과(골돌과)가 6~12개(주로 8개) 모여 달림, 직경 2~3cm, 유독성

종  자 : 6~8mm, 윤기

개화기 : 3~4월

결실기 : 9월

토  양 : 음수, 습지, 내조성 강함

성장성 : 느림

유독성 : 나무 전체, 특히 열매가 강함

속명 Illicium는 매력있는 또는 향기를 뜻하며 anisatum는 아니스(anise)같은 이란 뜻이다. 


붓순나무


붓순나무


붓순나무


붓순나무


붓순나무


붓순나무


붓순나무

완도수목원


붓순나무


붓순나무

잎맥이 뚜렷하지 않다.


붓순나무


붓순나무


붓순나무


붓순나무


붓순나무

꽃받침 열편 6 꽃잎 12


붓순나무

암술 8개 수술 다수


붓순나무


붓순나무


붓순나무


붓순나무


붓순나무 열매 - 유독성

광택이 있다.


붓순나무 수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