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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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양버들 - 흔히 그냥 포플러라고 불리는 롬바디포플러

낙은재 2017. 8. 26. 20:12

양버들

좁고 높게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사시나무속을 다시 6개 절로 세분하면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수종들은 모두 백양(사시나무)절이나 청양(황철나무)절에 속한다고 앞에서 알아본 바 있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탐구는 앞에서 마쳤다. 그럼 이번에는 우리 자생종은 아니지만 자생종 보다도 주변에서 더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들이 속한 흑양(黑杨)절을 탐구한다. 영어로 수피가 검다고 Black poplars 또는 솜털씨앗이 날린다고 Cottonwoods라고 부르는 이 절에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인 미루나무와 양버들 그리고 이태리포푸라가 속하여 우리나라서는 미루나무절이라고 하는데 이들 모두 유럽이나 미국 등 서양이 원산지이다. 그런데 이들의 이름과 학명 표기의 혼란도 만만치 않다. 이들에 관한 정보 자체도 흔하지 않을 뿐더러 있더라도 그 내용이 업데이트가 안된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우선 이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루나무인 줄로만 알고 있는 양버들부터 먼저 시작한다. 시골 신작로의 가로수로 심어져 있던 나무는 거의 모두 양버들이었다. 예전에 이를 미루나무 아니면 포플러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지금와서 보니 미루나무와는 분명  수형이 다른 나무이므로 절대 아니고 포플러는 이 사시나무속 전체를 통칭하는 말이므로 완전하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려면 양버들의 이명인 피라밋드포플러라고 해야 될 듯하다. 그래야만 나중에 해외에서 도입하여 많이 심은 이태리포플러와 구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작로의 가로수를 일반인들이 그냥 포플러라고 워낙 많이 불렀기 때문에 좁은 의미의 포플러는 양버들을 지칭한다라고도 볼 수도 있으나 그러려면 먼저 국표식에 양버들의 이명으로 포플러가 등록되어야 할 것 같다. 


미루나무

이렇게 옆으로 퍼져 양버들과는 수형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학명 Populus nigra var. italica로 등록되어 있는 양버들은 유럽과 북부 아프리카 그리고 서남 및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Populus nigra(중국명 : 흑양)의 돌연변이인데 이 것이 17세기 말에 처음 발견된 것이 이태리 북부 롬바디(Lombady)지역이므로 서양에서 롬바디포플러 또는 이탈리안포플러라고 일반적으로 불리는 수종이다. 원종인 흑양과는 달리 줄기와 가지가 좁게 하늘로만 치솟아 피라밋드포플러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데 무덥고 건조한 지역에서도 잘 적응하지만 나무 수명이 짧고 뿌리를 얕게 내리며 습윤한 기후에서는 병충해가 많은 편이다. 따라서 처음에는 세계적으로 널리 도로변이나 공원 골프장 등지에 심다가 나중에는 수명이 짧고 뿌리가 넓게 퍼지며 태풍에 약하여 제거하는 나라도 많다. 우리나라 또한 초기에는 이 나무를 가로수는 물론 밭둑이나 하천변에 엄청 많이 심었으나 나중에는 미루나무와 이태리포플러 등으로 교체가 된다.


양버들의 원종인 흑양(Populus nigra)

미루나무와 비슷한 수형을 가지고 있다.

종소명 nigra나 중국명 흑양(黑杨) 모두 수피가 검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유럽과 지중해 양안 그리고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이다.


그런데 이 나무 이름에 대하여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하나가 아니다. 우선 버들이 아닌데도 버들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못마땅하다. 앞 당버들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식물분류학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여러 식물을 구분하고 정리하고 명명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버들과 사시나무의 차이를 뻔히 알면서도 사시나무 종류에 버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다분히 일본 이름 セイヨウハコヤナギ(西洋箱柳)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일본에서는 사시나무를 ヤマナラシ(山鳴)라고도 하지만 상자를 만드는 버들이라고 ハコヤナギ(箱柳)라고도 부르는데 이를 정말 버들(柳)이라고 생각하고 따라한 것으로 보인다. 1937년 정태현박사 등이 피라밋드포푸라라고 하였다가 1942년 정태현의 조선삼림식물도설에서 양버들이 처음 등장하고 1980년 이창복의 대한식물도감에서 양버들을 따라함으로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황당하다.


또 하나는 서양에서는 이 양버들을 이태리에서 발견된 변종이라고 이탈리안포플러(Italian poplar)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태리포플러는 전혀 다른 나무를 지칭한다. 그 나무의 올바른 학명은 Populus × canadensis인데 이는 유럽 흑양과 북미 원산인 미루나무의 교잡종이다. 그리고 서양에서는 이 교잡종을 이태리포플러가 아닌 캐나다포플러(Canadian Poplar)로 부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서양에서 이태리포플러로 불리는 것은 양버들이라고 하고 서양에서 캐나다포플러라고 하는 것을 이태리포플러라고 하여 국내서만 통하는 이름이 되어 버린 것이다. 또 하나 더 추가하면 미국 목재시장에서는 poplar wood라고 하면 백합나무의 목재를 말하고 진짜 포플러 목재는 aspen이나 cottonwood로 불리우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 것은 우리 탓이 아니고 백합나무를 tulip poplar로 부르는 그들의 잘못이기는 하다.


국명 : 이태리포푸라

이 또한 수형이 옆으로 퍼진다. 캐나다 원산 미루나무와 유럽원산 흑양사이에서 자연교잡된 것 외에도 인위적으로 교잡하여 개량한 많은 품종들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 중 이태리에서 교잡한 개량 품종 I-214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왔기 때문에 종명인 캐나다포플러가 아닌 품종명 I-214 즉 이태리-214를 따라서 우리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양버들의 우리나라 도입시기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제시대 일본을 통하여 들어왔을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일본에는 이 변종보다는 흑양 즉 Populus nigra가 1,800년대 말에 ヨーロッパクロポプラ 즉 유럽흑포플러라는 이름으로 먼저 도입되었고 양버들은 나중에 가로수로 도입되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양버들은 은백양과 비슷한 시기인 1900년 전후로 서양 선교사에 의하여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을 한다. 성장이 매우 빠르고 수폭이 좁고 아름다워 가로수로는 매우 적합하므로 새로운 도로 즉 신작로(新作路)가 닦여질 때마다 도로변에 심었다는 것이다. 


이 나무는 암수 구별이 있는 원종인 흑양과는 달리 처음부터 이태리에서 수그루만 발견되어 삽목 등에 의하여 무성생식만 한 것이므로 우리나라에 도입된 양버들 모두도 수그루라고 보면 된다. 그러고 보니 가로수에서 솜털 같이 생긴 씨가 날리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참고로 포플러 종류 즉 사시나무속 수종들에서 날리는 솜털은 꽃가루가 아닌 씨앗이므로 수그루가 아닌 암그루에서 나오는데 꽃가루 알레르기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양에서도 수그루만 존재한다고 하지만 이 나무를 도입 엄청나게 심은 중국에서는 이상하게 암그루가 가끔 발견된다고 한다. 아마 그 또한 변종이 아니겠는가. 중국명 찬천양(钻天杨)은 이 나무 줄기와 가지가 하늘로만 치솟으므로 붙은 이름이다. 이 양버들이 유럽 원산 흑양(Populus nigra)의 개량종이라며 일부에서는 학명을 Populus nigra L.'italica'로 표기하기도 한다. 


등록명 : 양버들

이  명 : 피라밋드포푸라

학  명 : Populus nigra var. italica Koehne

정  명 : Populus nigra var. italica (Moench.) Koehne

이  명 : Populus nigra var. pyramidalis

분  류 : 버드나무과 사시나무속 낙엽 교목

원산지 : 이태리 롬바디에서 발견된 흑양의 변종

영어명 : Lombady poplar, Italian poplar

중국명 : 찬천양(钻天杨)

일본명 : セイヨウハコヤナギ(西洋箱柳)

수  고 : 30m

수  피 : 암회갈색, 노시구렬, 흑갈색

수  관 : 원주형

가  지 : 20~30도 각도로 전개, 소지원, 광활, 황갈색혹담황갈색, 눈지유시소생단유모

맹  아 : 난형, 선단장점첨, 담홍색, 부점질

장지엽 : 납작3각형, 통상관대장, 장약7.5cm, 선단단점첨, 기부절형혹활설형, 변연둔원거치

단지엽 : 릉상3각형, 혹릉상란원형, 5~10 x 4~9cm, 선단점첨, 기부황설형혹근원형

잎자루 : 상부미편, 장2~4,5cm, 정단무선점

성정체 : 자웅이주

웅화서 : 4~8cm, 화서축광활, 웅예15~30

자화서 : 10~15cm

열  매 : 2판열, 선단첨, 과병세장

개화기 : 4월

결실기 : 5월

수  명 : 20~50년

특  성 : 양지를 선호하며 추위 가뭄에 강함


양버들


양버들


양버들

양면에 털이 없고 선점도 없다. 그리고 긴 가지의 잎은 가로가 세로보다 더 길지만 짧은 가지의 잎은 다르다.


양버들


양버들

작은 가지는 황갈색이다.


양버들

잎자루 윗부분이 약간 납작하다.


양버들

수꽃차례이다. 풍매화이지만 암그루가 없으므로 열매는 볼 수 없다. 그리고 수꽃에서는 솜털이 날리지 않는다.


양버들

맹아에는 점질로 덮여 있다.


양버들

수피가 검다고 흑양절로 분류된다. 나이가 들면 깊게 갈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