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포플러 (Populus x canadensis)
우리나라에 이태리포푸라라고 널리 알려진 도입 포플러가 있는데 이 나무의 정체가 좀 복잡하다. 우선 이 수종은 한국전쟁 후 황폐한 국토를 녹화하기 위하여 속성수로 도입되어 전국 방방곡곡에 심었던 나무인데도 현재 우리나라 국표식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등록되어 있지 않고 국생정 도감에만 그 내용이 있을 뿐이다. 그 국생정 도감에 기록된 이름은 일본식 발음인 이태리포푸라로 되어 있지만 이 포스팅에서는 편의상 보편적으로 많이 쓰는 이태리포플러라고 쓴다. 국생정 외에도 몇 개의 도감에서 다루기는 하지만 모두가 학명을 Populus euramericana로 표기하고 있으나 이는 1957년 Guinier에 의하여 발표된 학명이고 그 훨씬 이전인 1875년에 Moench에 의하여 Populus x canadensis이라는 학명으로 발표가 되었으므로 식물분류체계상 당연히 후자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 수종은 북미 원산 미루나무가 유럽에 상륙한 직후에 유럽 원산의 흑양(Populus nigra)과 미루나무(Populus deltoides)의 자연 교잡종으로서 프랑스에서 18세기 중반에 처음 발견되었다. 겉모습이 거의 미루나무와 흡사하면서 유럽 기후에는 더 잘 적응하게 되어 이후 유럽에는 미루나무는 거의 사라지고 이 교잡종만 심게 된다. 따라서 학명도 캐나다에서온 나무와의 교잡종이라고 Populus x canadensis로 명명하고 일반 영어명도 캐나다포플러 또는 미국을 상징하는 캐롤라이나포플러로 부른다.
그 후 성장이 매우 빠른 이 나무가 방풍림 등으로 인기가 좋자 너도나도 교잡시켜 품종을 개량하여 다양한 품종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을 하이브리드 블랙포플러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 교잡 육종을 주로 이태리에서 주도적으로 하였기에 이들을 가짜 롬바디포플러(false Lombady poplar)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이미 롬바디포플러로 불리는 양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롬바디는 이태리 북부지역의 지명이다. 우리나라에서 표기하는 학명 Populus euramericana는 Euro + America라는 의미라서 교잡 혈통을 잘 나타내기 때문인지 아니면 인위적인 개량종임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국제포플러위원회에서도 여태 이 학명을 사용하고 있다.
유럽 원산의 흑양(Populus nigra)
북미 원산 미루나무
그런데 유럽에서는 이 나무가 캐나다에서 도입된 것도 아니고 부모수 중 하나가 유럽 원산인데다가 유럽에서 자연교잡이 이루어졌으며 그 후 나온 다양한 개량종도 거의 대부분 이태리나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육종되었는데 북미의 포플러라고 부르는데는 대하여 불평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유럽 사람들의 심정이라도 대변하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이태리포푸라라고 부르고 있다. 이는 농진청 임목육종연구소의 현신규박사 주도로 유럽에서 개량된 다양한 품종을 들여와 시험재배한 결과 이태리서 개량한 I-214와 I-476 품종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이 품종을 중점적으로 도입하여 전국에 식재하였기 때문이다.
이태리에서 도입하였으므로 이태리포플러라고 부르는 것이 나름대로 이해는 가지만 문제는 서양에서는 이미 이태리포플러라고 널리 불리는 수종이 따로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진짜 롬바디포플러라고도 불리는 양버들로서 우리나라에도 진즉 도입되어 신작로 가로수로 심었져 있었다. 다시 정리를 하면 유럽 원산 흑양과 북미 원산 미루나무의 교잡으로 생겨난 종을 캐나다포플러로 부르며 이 캐나다포플러는 자연교잡 외에도 인위적으로 교잡한 다양한 품종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주로 이태리에서 육종된 품종을 우리나라가 도입하면서 이태리포플러라고 부른 것이다.
양버들
서양에서는 이 나무를 이태리포플러라고 한다. 거의 좁게 직립으로 위로 올라가는 것이 특징이다.
캐나다포플러가 빨리 자라므로 전 세계적으로 황무지 녹화나 방풍림 등으로 인기가 높아 매우 다양한 품종이 주로 유럽에서 개량되었는데 그 특성들도 약간씩 다르다. 따라서 그들을 일일이 다 파악할 수도 없거니와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서 내 힘으로는 사실상 파악이 거의 불가능하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 도입된 대표적인 품종 I-214를 중심으로 알아볼 수 밖에는 없다. 이 품종은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지방의 Villafranca Piemonte에서 G. Jacometti교수가 유럽 흑양의 개량종인 Populus nigra 'Black Star'로 추정되는 수종을 부종으로 미루나무의 개량종인 Populus sp. 'Canadian white'를 모종으로 하여 교잡 육종한 것으로 품종명을 I-214하며 학명으로 표기하자면 Populus canadensis Moench cv. 'I-214'가 된다.
여기서 보듯이 캐다다포플러 즉 Populus x canadensis의 부모수는 단순하게 유럽의 흑양과 북미의 미루나무가 아니고 장미 만큼이나 다양하게 이리저리 복잡하게 얽힌 교잡이나 재교잡을 통하여 얻은 산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캐다다포플러의 특성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고 다만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캐나다포플러 품종들이 부모의 형질 중 유럽 흑양보다는 북미의 미루나무를 많이 닮아 겉모습은 거의 미루나무와 비슷하여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태리포푸라 I-214
이태리서 온 I-214 또한 전국에 엄청나게 많이 심었다는데 우리 일반인들은 미루나무와 비슷하여 그들 대부분을 미루나무로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큰 차이점은 성장이 미루나무보다 더 빨라 일년에 2m는 거뜬히 자란다고 한다. 따라서 한국전쟁 이후 황폐한 지역을 채우기에는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평지에는 이태리포플러를 산지에는 현신규박사가 개량한 은사시나무를 심었던 것이다. 그 결과 민둥산은 옛말이 되었고 삼천리 방방곡곡에 빈 터가 없어져 1978년 정부의 산림녹화사업이 목표를 초과달성하여 종료를 선언하게 된다. 더 이상 녹화사업을 추진할 이유가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1980년 홍수시 범람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하천변의 나무식재를 법으로 아예 금지하여 물가를 좋아하는 이태리포플러나 미루나무 등은 그 터전을 완전하게 잃게 된다.
지금도 도심을 벗어나면 띄엄띄엄 이태리포플러나 미루나무로 보이는 큰 나무들의 강가나 들판에 우뚯 솟은 모습을 볼 수 있어 고향생각이 나게 하지만 이제와서 보니 미루나무던 이태리포플러던 목재로도 땔감으로도 별 쓸모없는 나무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 나무 땔감으로 사용할 경우 이상하게 무게 대비 화력이 별로라고 확인된 바가 있다. 그저 제지용 펄프나 포장용 박스 또는 파레트 제조용이 용도의 거의 전부다. 과거에는 그래도 성냥개비나 나무도식락으로 사용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그 수요가 거의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재생 바이오에너지 자원으로 포플러가 선정되어 각국에서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니 좋은 결과가 나와 우리나라에 흔해 빠진 포플러들이 유용하게 활용되었으면 좋겠다.
사시나무속은 교잡을 시키거나 변종이 생길 때는 물론 원종도 가끔 이상하게 같은 성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주로 무성증식에 의하여 번식을 하므로 이들의 개체군을 클론(clone)이라고 표현 한다. 은백양은 원산지 유럽에서던 국내에서던 주로 암그루만 발견되고 이 은백양과 우리나라 토종 사시나무의 교잡종인 수원사시나무는 모두 수그루만 발견된다. 이태리에서 발견된 양버들은 모두 수그루이며 이 이태리포플러 I-214는 그 반대로 모두 암그루만 발견된다. 그러나 모두 암그루만 발견되는 것이 이 캐나다포플러 즉 Populus canadensis 전체의 특성은 아니다. 오히려 거의 대부분의 캐나다포플러 품종들은 수그루만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태리포플러 I-214가 솜털 같은 씨앗을 날린다면 그 것은 주변에 모두 수그루로 알려진 I-476이 있거나 아니면 같은 흑양절인 미루나무나 양버들 수그루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미루나무절은 은사시나무나 은백양 등 사시나무절과는 자연교잡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국 명 : 이태리포푸라 I-214(미등록종)
학 명 : Populus x canadensis Moench cv. 'I-214'
이 명 : populus euramericana
분 류 : 버드나무과 사시나무속 낙엽 교목
원산지 : 유럽 흑양과 북미 미루나무의 이태리 교잡개량종
영어명 : Canadian Poplar, hybrid black poplar or Carolina poplar, false Lombardy poplar
중국명 : 意大利214杨
부 수 : Populus nigra 'Black Star' Vigone -TO로 추정
모 수 : Populus sp. 'Canadian white'
수 고 : 30m
수 피 : 초기광활, 후변후, 구렬
줄 기 : 수피 구렬, 흑갈색, 유지황록색, 이년지회갈색, 약간 휘어짐
잎크기 : 5~10 x 4~8cm
잎모양 : 능상란형, 선단점첨, 소거치, 상면 광채, 짙은 녹색, 하면 황록색, 기부절형혹미설형, 유엽홍색
잎자루 : 4cm, 편평, 대홍색
꽃차례 : 미상화서, 자웅이주, 암그루만 존재
동 아 : 점성, 적갈색
열 매 : 삭과, 2~3판렬
개화기 : 4월
결실기 : 5~6월
특 성 : 무성번식이 잘되고 병충해에 강하며 성장이 빠르고 토양적응력이 강함
내한성 : 다소 약한편
참고로 캐나다포플러의 중국명은 가양(加杨)이며 일본명은 카나다포푸라(カナダポプラ)이다.
이태리포푸라 I-214
선점이 없다. 기부가 약간 볼록하여 미루나무와 다르다.
이태리포푸라 I-214
선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잎자루는 붉은색을 띤다.
이태리포푸라 I-214
길이가 너비보다 긴 것이 미루나무나 양버들과의 차이점이다.
이태리포푸라 I-214
이태리포푸라 I-214
이태리포푸라 I-214
맹지와 어린 가지는 능각이 선명하다.
이태리포푸라 I-214
이태리포푸라 I-214
이태리포푸라 I-214
이태리포푸라 I-214
이태리포푸라 I-214
이태리포푸라 I-214
암꽃차례
이태리포푸라
수꽃차례이므로 I-214는 아니다. I-476일 가능성이 높다.
이태리포푸라 I-214
수형이 미루나무보다는 좁게 양버들보다는 넓게 퍼진다.
이태리포푸라 I-214
미루나무에 비하여 수피가 초기에는 얕게 갈라지며 영하 40도까지도 견디는 미루나무 대비 추위에 약하다.
이태리포푸라 I-214
이태리포푸라 I-214
적갈색에 점성이다.
미루나무와 이태리포플러 I-214의 차이점
1. 미루나무 대비 성장이 더 빠르다.
2. 미루나무 대비 수관이 약간 좁은 편이다.
3. 미루나무는 기부가 절형인데 반하여 이태리포플러는 주로 넓은 쐐기형이다.
4. 이태리포플러는 잎자루에 선점이 없거나 한두 개 있다.
5. 이태리포플러는 잎이 다소 작은 편이고 길이가 너비보다 크다.
6. 이태리포플러 클론 I-214는 암그루만 존재한다.
7. 이태리포플러는 어린 줄기에는 능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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