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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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雪(춘설) - 韓愈(한유)

며칠 전에 경상도지방에 산불이 한창이던 시기에 중부지방에서는 때 아닌 한파에 굵은 눈발이 내려 반쯤 피던 성질 급한 백목련 꽃을 갈색으로 변하게 만들어 일 년을 기다린 보람을 망쳐 버렸다. 올 해는 유난히 꽃들의 개화 순서가 예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 대표적인 것이 매화와 목련이다. 즉 매화는 늦고 목련은 오히려 빠르다. 거의 매년 매화는 물론 살구나 벚꽃보다 약간이라도 늦게 피던 목련꽃이 올해는 매화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빨리 피고 있다. 그러다가 영하 3도까지 내려가는 꽃샘 추위와 함박눈을 만나서 그야말로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하지만 매화와 살구꽃 벚꽃 그리고 자두와 복사꽃의 개화 순서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후자 행앵도리(杏櫻桃李)는 모두 장미과의 Prunus..

시(詩)/漢詩 2025.04.01

雜詩(잡시) - 王維(왕유)

雜詩 三首 其二(잡시 3수 기2) - 王維(왕유) 君自故鄕来(군자고향래)应知故鄕事(응지고향사)。来日绮窗前(내일기창전)寒梅著花未(한매저화미)? 그대 고향에서 왔으니응당 고향사정 잘 알겠네.올 때 우리 집 창 앞의매화 아직 안 피었던가?   마힐거사(摩诘居士) 왕유(王維, 693~761)는 성당(盛唐) 시기 맹호연(孟浩然, 689~740)과 더불어 대표적인 산수전원시인(山水田园诗人)으로서 시 외에도 그림과 음악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었다고 알려진 천재적인 인물이다. 게다가 신실한 불교 신자로서 그의 호도 불교 경전인 유마경의 주인공 유마힐거사(維摩詰居士)에서 왔으며 후세 사람들이 그를 두보나 이백의 시성(詩聖)이나 시선(詩仙)에 비유하여 시불(詩佛)이라고 칭송했다. 이 시는 그가 말년에 국가의 정변인 안사의 ..

시(詩)/漢詩 2025.04.01

2110 오리갈매나무 – 산황나무속 모식종

오리갈매나무라고 1753년 린네가 명명한 학명 Rhamnus frangula L.로 우리나라에 등록된 수종이 있는데 이 또한 산황나무와 마찬가지로 현재는 산황나무속으로 분류하여 해외에서는 모두 1768년 영국 식물학자인 Philip Miller(1691~1771)가 명명한 Frangula alnus Mill.로 표기한다.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중앙아시아를 거쳐서 중국 신장에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분포하는 이 수종은 1754년 밀러가 신설한 Frangula속의 모식종이기도 하다. 아직 국내서는 이 수종을 갈매나무속으로 분류하여 오리갈매나무라고 부르는데 이는 이 수종의 신학명의 종소명 alnus가 오리나무를 뜻하기 때문에 온 이름이다. 그래서 서양에서 이를 alder buckthorn이라고 일반적으로 부른..

赋得古原草送别(부득고원초송별) - 白居易(백거이)

최근에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 영양 청송 등 경북 북부지방을 초토화 시켰다고 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경남 산청지방에서도 불이나 지리산까지 침범하고 있다고 하니 정말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산불 관련된 한시를 한 수 소개한다. 그런데 중국이나 일본은 우리만큼 산불이 심각하지는 않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소나무의 비중이 낮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생각과는 달리 소나무 군락지가 참나무 군락지보다 화재에 더 취약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수지가 많은 수종인 소나무 일변도인 수종이 문제라는 것인데 그러고 보니 산불이 심한 미국에도 침엽수가 많다. 반면에 침엽수가 없는 호주의 산불은? 호주에 많은 유칼립투스에도 수지가 매우 많아 유칼립투스 오일은 상품화까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나라 유명한 시인인..

시(詩)/漢詩 2025.03.31

2109 산황나무 - 갈매나무속이 아닌 산황나무속

우리나라 남쪽 바닷가와 서해안을 따라서 인천까지의 지역에 드물게 자생한다는 산황나무는 일본에서도 혼슈 이남에서 자라고 중국에서도 섬서성 이남 지역에서 자생하며 동남아시아와 대만 등 온난한 지역에서 자생한다. 그래서 중부지방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수종인데 현재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갈매나무속으로 분류하여 학명 Rhamnus crenata Siebold & Zucc.로 등록되어 있다. 이 학명은 일본 데지마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동양 식물을 탐사하였던 독일 식물학자이자 의사인 필리프 프란츠 폰 지볼트(Philipp Franz von Siebold, 1796~1866)가 일본에서 채집한 표본을 근거로 1845년에 명명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crenata는 잎 가장자리 거치가 둥글게 둔하다는 뜻이다...

2108 백석 시인에게 갈매나무는 이런 의미이다.

백석시인은 1912년 평안북도 정주군 갈지면 익성리에서 태어나 오산학교를 다녔는데 그 학교는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남강(南崗) 이승훈(李昇薰, 1864~1930)선생이 설립하였으며 조만식(曺晩植) 홍명희(洪命熹) 염상섭(廉尙燮) 김억(金億) 같은 유명한 분들이 교사로 재직하였고 시인 김소월과 화가 이중섭 및 독립운동가 김홍일장군 등을 배출한 명문이다. 그러다가 백석은 조선일보 1930년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로 당선되어 그 장학금으로 일본 청산학원대학 전문부 영어사범과를 졸업한 후 1934년 귀국하여 조선일보에 입사하였다가 1935년 시 ‘정주성’을 발표하면서 시인의 길을 걸은 사람이다. 그러다가 만주에 가서 일제치하 만주국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해방 후 신의..

2107 나카하라갈매나무

나카하라갈매나무는 대만 특산수종인데 이를 1907년 일본에서 파견한 대만 식물탐사팀의 일원인 동경대의 촉탁(囑託)이던 나카하라 겐지(中原源治, 생몰년 미상)가 대만 중부에서 채집한 표본을 대상으로 탐사팀장이던 일본에서 대만 전문 식물학자로 유명한 하야타 분조(早田文藏, 1874~1934)가 당초에는 중국의 예치서리(锐齿鼠李)의 변종으로 발견자의 이름을 변종명으로 하여 1908년 Rhamnus arguta var. nakaharae Hayata라고 명명하였다가 1911년 원종으로 승격시켜 현재의 학명 Rhamnus nakaharae (Hayata) Hayata를 발표한 것이다. 표본 채집지가 대중(臺中) 미농(眉濃)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현재는 미농(美濃)은 대중(台中)시가 아닌 인근 고웅시(高雄市)에 위..

2106 연밥갈매나무 - 중국 동록(凍綠)에 통합될 처지에 있는 특산식물

연밥갈매나무라고 학명 Rhamnus shozyoensis Nakai로 등록된 갈매나무속 우리나라 특산 수종이 있다. 이 수종은 실제로 그 실체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마저 드는 종으로서 남한에는 이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이 수종은 평안북도 창성군(昌城郡)의 개울둑에서 1912년에 발견된 표본을 대상으로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이 1913년 Rhamnus shozyoensis Nakai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나 적법한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가 이듬해인 1914년 발표는 했지만 탈자가 발생하여 스펠링이 틀린 Rhamnus shozoensis Nakai로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단순 실수이기 때문에 모두들 학명을 Rhamnus shozyoensis로 쓰며 우리나라서도 ..

2105 좀갈매나무 – 잎이 가장 작고 어긋나는 한라산 특산수종

좀갈매나무는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만 자생하는 우리나라 특산 수종이다. 키가 겨우 1m 남짓한 이 관목을 처음 발견한 서양인은 1898년 조선에 도착하여 1902년부터 1915년까지 제주도 남제주군 서흥리 성당에서 재직하는 등 우리나라에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대구교구로 옮겨서 거기서 생을 마감한 한국명이 엄택기인 프랑스선교사 겸 식물채집가인 에밀 다겟(Émile Taquet, 1873~1952)신부이다. 그가 1907년 한라산에서 채집한 표본을 본국으로 보내 프랑스 성직자이자 식물학자인 Augustin Abel Hector Léveillé (1864~1918)와 Eugène Vaniot(1845~1913)가 당초에는 장미과 Prunus 즉 벚나무속으로 판단하여 1909년 Prunus taquetii H.Lév..

2104 짝자래나무 – 실상에 부합하지 않는 도감들

학명의 논란짝자래나무라고 한중일 3국에서 자생하는 갈매나무속 관목이 있는데 그 내용이 복잡하다. 왜냐하면 한중일에서 표기하는 학명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학명 Rhamnus yoshinoi Makino는 1904년 일본의 대표적인 식물학자인 마키노 토미타로(牧野 富太郎, 1862~1957)가 명명한 것으로 여기서 종소명 yoshinoi는 일본 오카야마현(岡山県)에서 활동하던 재야 식물 연구가 및 채집가로 유명한 요시노 젠스케(吉野 善介, 1877~1964)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그리고 이 수종의 일본 이름 키비노 쿠로우메모도키(キビノ クロウメモドキ) 즉 길비흑매의(吉備黒梅擬)인데 여기서 키비(吉備)는 오카야마현의 옛 이름이다. 그런데 갈매나무속 약 60종이 자생한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