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벼슬나무
닭벼슬나무
콩과에는 매우 다양한 수종이 분포하고 그 중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라고 일컬어지는 수종들도 더러 포함되어 있다. 이번에 탐구할 닭벼슬나무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1753년 식물분류학을 창설한 린네가 직접 꽃의 색상이 붉다는 뜻의 그리스어로 속명을 정한 Erythrina속은 남미와 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 등 전세계 널리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 무려 약 130종이 분포하는 교목 또는 관목이다. 중국에는 5종이 자생하며 일본도 오키나와에 오래전부터 식재하고 있어 귀화식물로 분류하고 있지만 기후조건이 맞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생소한 속이다.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닭벼슬나무속으로 현재 모두 3종이 등록되어 있는데 그 중 키가 5~8m까지 자라는 소교목인 닭벼슬나무라고 불리는 아르헨티나의 나라나무와 나라꽃이자 우루과이의 나라꽃인 Erythrina crista-galli가 특히 많이 알려져 있다. 닭벼슬나무의 꽃이 매우 아름다워 비교적 최근에 등록된 수종임에도 불구하고 홍두화(紅豆花) 또는 황금목(黃金木)이라는 대단한 이명까지 등록되어 있지만 사실 알고 보면 이 수종이 닭벼슬나무속을 대표하는 것도 결코 아니고 또한 이 수종만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도 아니다.
Erythrina corallodendron - 닭벼슬나무속 모식종
물론 닭벼슬나무 즉 Erythrina crista-galli가 닭벼슬나무속 중에서도 매우 아름다운 수종으로 꼽히기는 하지만 그 외에도 닭벼슬나무속에는 아름다운 꽃이 피는 수종들이 많다는 뜻이다. 우선 린네가 속을 창설할 당시의 모식종인 자마이카 등 남미가 원산지인 Erythrina corallodendron도 종소명 자체가 coral tree라는 뜻을 가질 만큼 꽃이 붉고 아름답다는 뜻이다. 이를 중국에서는 진작 도입하여 계림이나 광주 귀양 등의 도시에 식재하고 있는데 꽃이 용의 어금니 같다고 용아화(龙牙花) 또는 붉은 상아 같다고 상아홍(象牙红)으로 부르는 것 외에도 학명과 같은 맥락인 산호수(珊瑚树)나 산호자동(珊瑚刺桐)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이 모식종의 꽃도 나쁘지 않다는 말이다. 영어권에서는 이 나무를 West Indian Coral Tree 즉 서인도 산호수라고 부른다.
Erythrina corallodendron
닭벼슬나무속의 모식종, 중국명 - 용아화(龙牙花)
Erythrina variegata - 중국 자동(刺桐), 일본 데이고(梯梧)
그리고 우리는 이 속을 닭벼슬나무속이라고 부르지만 중국에서는 자동속(刺桐属)이라고 부른다. 줄기에 가시가 있기 때문에 자(刺)가 붙었고 동(桐)은 중국에서 대개 잎이 넓은 나무에 흔하게 붙이는 이름이다. 중국에서 자동(刺桐)이라고 부르는 나무는 인도나 동남아가 원산지로서 복건성이나 광동성 그리고 광서성 등 중국 남부와 대만에 널리 식재되어 있는 학명 Erythrina variegata인 키가 20m까지 자라는 또 다른 수종이다. 꽃이 매우 아름다워 관상수로 인기가 높은 이 나무는 중국 뿐만 아니라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오래전부터 식재하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이를 데이고(梯梧)라고 부르며 오키나와현의 현화로 지정하고 있다. 그러니까 중국과 일본에서는 닭벼슬나무가 아닌 우리나라 미등록종인 Erythrina variegata를 이 속의 기본종(?)으로 삼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중국과 대만 그리고 동남아 여행에서 비슷한 나무를 봤다면 그것들이 모두 닭벼슬나무인 것은 아니며 그중 상당수는 이 Erythrina variegata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일본 오키나와에서 늦봄에서 초여름에 꽃이 피는 비슷한 나무를 봤다면 그것은 오키나와 현화인 일본의 데이고(デイゴ) 즉 Erythrina variegata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Erythrina variegata
일본 오키나와의 현화로서 데이고(デイゴ)라고 불린다.
일본 오키나와의 현화인 데이고(デイゴ) - Erythrina variegata
Erythrina variegata
중국에서는 자동(刺桐)으로 부르며 거풍습(祛风湿) 서근통락(舒筋通络)용 약으로 쓰며 복건성 천주시(泉州市)의 시화로 지정되어 있다.
Erythrina variegata
그밖의 꽃이 아름다운 수종들
그 외에도 닭벼슬나무속에는 아름다운 꽃이 피는 수종들이 많은데 그 중에는 우리나라 국표식에 등록된 미국 원산의 관목인 Erythrina herbacea와 남아프리카 원산으로서 미국 L.A의 나무로 지정된 Erythrina caffra를 제외하고도 다음과 같은 많은 수종들이 있지만 이들에 대한 개별 탐구는 생략하고 간단하게 그림만 구경하고 가자. 참고로 L.A의 시나무는 Erythrina caffra이며 시꽃은 극락조화이다.
Erythrina acanthocarpa : 아프라카 원산, 2m 왜성종, 복합색 꽃
Erythrina chiapasana : 멕시코 원산, 6m
Erythrina coralloides : 멕시코 동부 원산, 5m
Erythrina flabelliformis : 멕시코 미국 원산, 3m
Erythrina humeana : 남아프리카 원산, 1.5m 왜성종
Erythrina latissima : 남아프리카 원산. 5~8m
Erythrina lysistemon : 남아프리카 원산, 9~12m
Erythrina sandwicensis : 하와이 고유종, 4.5~9m
Erythrina x bidwillii : 닭벼슬나무와 Erythrina herbacea의 교잡종, 4.5m 높이
Erythrina x sykesii : Erythrina lysistemon의 교잡종, 6~9m
닭벼슬나무
닭벼슬나무속은 교목 또는 관목으로서 잎은 어긋나기하고 3소엽으로 우상복엽을 이루며 총상화서인 꽃은 통상 크고 아름답다. 꽃받침은 2순형이며 수술은 10개이며 단체 혹은 2체이다. 관상용 재배 외에도 줄기는 목재용 또는 제지용 펄프로 사용되며 뿌리와 수피는 약으로도 사용되며 열매로는 지방유를 제조한다. 이 속은 콩과 콩아과 중에서도 강낭콩족(Phaseoleae)으로 세분되어 우리나라에 등록된 목본 중에서는 같은 강낭콩족 즉 중국명 채두족(菜豆族)으로 분류되는 바로 앞 게시글에서 다룬 하르덴베르기아속과 식물분류학적으로 가장 가까운 근연관계에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이런 분류 방법이 쉽게 와닿지는 않는 것이 사실이다. 닭벼슬나무의 학명 Erythrina crista-galli L.은 1767년 린네가 브라질에서 채취한 표본을 근거로 명명한 것으로 종소명 crista-galli는 cock's comb 즉 닭의 볏을 뜻하는데 이는 꽃이 수탉의 볏을 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이름이 닭벼슬나무가 된 것이다. 원래 우리말은 닭의 볏이 표준말이지만 충청 이남 지방의 방언으로 닭벼슬이라고도 한다.
닭벼슬나무
아래 넓게 보이는 꽃잎이 기판이며 가운데 둥글고 좁고 긴 용골판 두 장이 수술을 감싸고 있다.
익판은 숨어서 보이지 않는다.
노랗게 보이는 수술은 9개는 묶여져 있고 하나만 별도로 분리되어 있는 2체형인데 그 하나는 잘 보이지 않는다.
꽃받침은 종모양이며 그 끝이 얕게 두 부분으로 갈라져 있다.
닭벼슬나무 꽃모습
닭벼슬나무의 일반 영어명은 coral tree 외에도 cockspur coral tree로도 불리는데 cockspur는 닭의 볏이 아니라 닭의 뾰족한 며느리발톱을 말한다. 줄기에 가시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중국 남방지역과 일본 오키나와에 많이 식재하는 Erythrina variegata를 tiger's claw 즉 호랑이 발톱이라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름이다. 그 외에도 이 닭벼슬나무는 영어로 cry baby tree라고 많이 통한다. 이는 이 꽃에는 과즙 즉 nectar가 풍부하여 꽃에서 마치 우는 아이 눈물과 같이 뚝뚝 떨어지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그래서 이 꽃이 필 때면 꿀을 찾는 벌새 즉 humming bird가 많이 찾아 더더욱 장관을 이루게 된다. 중국에서는 이 닭벼슬나무를 계관자동(鸡冠刺桐)이라고 불러 우리 이름과 같은 맥락이다. 일본에서는 이를 아메리카데이고(-梯梧) 또는 카이코우즈(カイコウズ) 즉 해홍두(海紅豆)라고 부른다. 해홍두는 해외에서 도입된 붉은 꽃이 피는 콩과 식물이라는 뜻이고 데이고(梯梧)는 오키나와에 흔한 Erythrina variegata를 지칭하는데 그 어원은 일본에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중국 남방의 방언이 아닐까 추정만 하고 있는 정도이다.
닭벼슬나무를 영어로 cockspur coral tree라고도 부르는데 cockspur는 가시와 같이 생긴 닭의 며느리발톱을 말한다.
오른쪽은 닭벼슬나무의 가시이다.
과즙이 많아서 우는 아이 눈물과 같이 뚝뚝 떨어진다고 cry baby tree라고 불리며 벌이나 새들이 많이 모여든다.
등록명 : 닭벼슬나무
이 명 : 홍두화(紅豆花) 또는 황금목(黃金木)
학 명 : Erythrina crista-galli L.
분 류 : 콩과 닭벼슬나무속 낙엽 소교목
원산지 : 남미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브라질 파라과이 등
영어명 : coral tree 또는 cockspur coral tree, cry baby tree
중국명 : 계관자동(鸡冠刺桐), 계관두(鸡冠豆)
일본명 : 해홍두(海紅豆) 또는 아메리카데이고(-梯梧)
수 고 : 4.5~6m (최대 10m)
잎모양 : 우상복엽 3소엽, 소엽 7~10 x 3~4.5cm, 선단둔, 기부 근원형
꽃차례 : 잎과 동시 핌, 총상화서 정생, 매절 1~3송이
꽃부리 : 심홍색, 3~5cm, 약간 처짐, 기판 크며 아래에 위치, 익판 꽃받침에 숨음, 용골판 서로 융합
꽃받침 : 종상, 선단 2천렬
수 술 : 10개 2체(1 + 9)
자 방 : 자루 있음, 세융모
열 매 : 협과 15cm, 갈색, 종자간 액축(缢缩), 종자 대, 밝은 갈색
개화기 : 6월부터 9월
내한성 : 영하 6도
특 징 :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국화, 일본 가고시마현(鹿児島県)의 현화, 영국 RHS로부터 우수품종(AGM)로 선정됨
닭벼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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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경에서 한겨울에 월동하는 모습
내한성이 영하 6도라서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는 노지월동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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