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발노랑매미꽃(새발피나물)
새발노랑매미꽃(새발피나물)
왼쪽 피나물과 오른쪽 새발노랑매미꽃(새발피나물)
피나물을 마치고 매미꽃으로 넘어가려니 새발노랑매미꽃이라는 국명에 학명 Hylomecon vernalis var. sasundaeensis Y.N.Lee로 등록된 종이 있어 알아보고 간다. 적어도 국가기관에서 관리하는 목록에 등록을 하려면 제대로 정확하게 하던지 아니면 삭제를 해야지 이건 뭘 하자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냥 학명과 국명 그리고 분포지가 전라도 백양산과 담양 그리고 사선대라는 한줄로 된 설명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사선대는 전라북도 임실군 관촌면 소재 관광지 인근을 말하는 것 같다. 이렇게 제대로 된 정보가 없는데도 우리나라 식물애호가들 정말 대단하다. 남부지방에서 발견하였다는 새발노랑매미꽃의 사진들이 인터넷에 더러 보인다. 어떤 분은 더 나아가 새발매미꽃도 더러 발견된다고 실물 사진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산림청이나 식물학자들은 관심이 없는지 상세한 정보도 없고 다루는 도감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식물의 학명은 비합법명이므로 수정이 요구되며 국명도 부적합하거나 오해를 살 여지가 있으므로 마땅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식물이나 마찬가지이지만 한중일러에서 자생하는 피나물도 그 모양이 항상 일정할 수 만은 없다. 꽃의 색상이 다른 것도 있을 것이고 잎의 모양이 다른 것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국내외 여러 학자들이 그런 변종을 찾아서 신종으로 발표하게되는데 그 중에는 우리나라 이영노박사가 2002년과 2003년에 걸쳐 발표한 두 개의 변종도 있다. 하나는 2002년에 발표한 잎이 새의 발가락처럼 갈라진다는 변종 Hylomecon vernalis var. sasundaeensis Y.N.Lee이다. 또 다른 하나는 2003년에 발표한 꽃잎이 희게 변한다는 품종인 Hylomecon vernalis f. albilutescens Y.N.Lee이다. 후자 꽃 색상의 변종은 제대로 발표된 학명이지만 이미 일본학자가 1980년에 발표한 유사 학명이 있는데다가 그 것도 원종에 통합 이명처리되고 있으므로 국제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다. 그리고 전자는 어떤 이유인지 형식이나 절차 미비로 무효학명 즉 nom. inval.이 되고 만다. 따라서 전자는 대한민국의 이영노박사가 새로운 변종을 발견하였다고 명명을 시도는 하였지만 명명 절차 자체가 제대로 완성되지 못하여 승인 가부를 결정할 심판대에도 오르지 못한 것이므로 학명이라고 인정조차 받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후자를 학명이라고 우리나라에서는 국표식에 등록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당당하지 못하였는지 달랑 학명 외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고 국명만 새발노랑매미꽃이라고 기재하고 있다. 그러니까 식물분류학적 식물목록이란 국명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학명을 근간으로 삼는 것인데 새발노랑매미꽃은 학명 자체가 무효이므로 국명만 있는 셈이 된 것이다. 그럼 과연 이 식물이 실제로 국내에 자생하는지를 살펴보자.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식물애호가들이 여기저기서 촬영한 실물 사진이 얼마든지 있으며 이영노박사도 전라도 사선대에서 표본을 채취하였다고 학명의 변종명을 sasundaeensis로 붙인 것으로 봐도 분명 국내 자생하는 변종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럼 이런 변종은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것인가? 알고보니 그게 아니다. 중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자생하고 있었으며 이영노박사 훨씬 전에 유럽학자들이 일본 변종을 근거로 발표하여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학명도 있었다. 국내 애호가들이 촬영한 사진을 봤을 때 중국과 일본에서 자생하는 변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설혹 이영노박사의 학명 발표가 적법하였다고 하더라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적명(嫡名)이 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아래는 국내 야생화 애호가님들이 백운산 등에서 촬영한 사진들인데 원종인 피나물과는 확실하게 다른 변종이 국내서 자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새발노랑매미꽃(새발피나물)
출처 : 의정부시 공식블로그 이명호의 야생화
https://m.blog.naver.com/hope_city/220358287317
새발노랑매미꽃(새발피나물)
출처 : 의정부시 공식블로그 이명호의 야생화
새발노랑매미꽃(새발피나물)
출처 : 지리산 야생화
https://blog.naver.com/uari40/220354296160
새발노랑매미꽃(새발피나물)
출처 : 지리산 야생화
이 변종이 원종인 피나물과 다른 점은 우상복엽의 소엽이 우상(羽状)으로 크게 갈라지며 그 갈라진 열편이 다시 불규칙하고 날카로운 톱니를 가지고 있는 점이다. 이를 중국에서는 다열하청화(多裂荷青花)라고 한다. 하청화는 중국에서 피나물을 이르는 말이다. 일본에서는 이를 근엽산취초(芹葉山吹草)라고 한자로 쓰며 세리바야마부키소우(せりばやまぶきそう)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피나물을 야마부키소우(山吹草)라고 하며 근엽(芹葉)은 미나리잎을 말한다. 미나리 중 일부 종의 잎이 이렇게 생겼기 때문이다. 잎이 많이 갈라진다고 중국에서는 다열피나물이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미나리잎피나물이라고 하며 우리는 새발피나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잎 모양이 새의 발 모양과 같이 생겼다고 본 것이라는데 정말 새의 발을 연상하여 붙인 이름인지 의문이 든다. 우리 식물 중에 새발고사리라는 것이 있는데 그 잎모양이 새발노랑매미꽃과 비슷하기는 하다. 하지만 둘 다 아무리 보아도 새발을 닮은 것 같지는 않으며 새발고사리의 새발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미상이라고 한다. 다만 고사리 중에서 발풀고사리라는 것이 있는데 그 고사리는 새의 발을 조금 닮았다. 발풀고사리에서 새발고사리라는 이름이 영향을 받았고 거기서 새발노랑매미꽃의 이름이 영향을 받았다면 정말 넌센스다.
새발(bird feet)의 다양한 형태
왼쪽이 발풀고사리이고 오른쪽이 새발고사리(처녀고사리)이다.
발풀고사리는 두 장이 마주나는 모습이 새발을 닮았지만 오른쪽 새발고사리는 새의 발과는 무관해 보인다.
왼쪽이 새발고사리이고 오른쪽이 새발노랑매미꽃인데 잎의 느낌이 약간 비슷하기는 하지만 새의 발모습과는 무관하다.
그리고 이 새발노랑매미꽃은 매미꽃의 변종이 아니고 분명 피나물의 변종인데 매미꽃이라고 한 것은 노랑매미꽃이 피나물의 이명이기 때문이다. 피나물의 어원이 유액즙이 혈색이기 때문인데 실제로 액즙이 보다 더 붉은 혈색은 매미꽃 쪽이고 정작 피나물은 노란색이 많이 섞인 주황색이다. 그래서 피나물을 노랑매미꽃으로 부르기도 하므로 여기서는 새발피나물 대신에 새발노랑매미꽃이라고 한 것이다. 앞 피나물 게시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피나물을 노랑매미꽃이라고 한 것은 이해가 충분히 가고 논리적이기는 하지만 이미 매미꽃과 피나물로 이름이 확정되어 분리된 마당에 피나물의 변종에 굳이 노랑매미꽃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헷갈리게 할 이유가 있었을까 싶다. 그러니까 유액만을 볼 때 논리적으로는 노랑매미꽃이 타당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일관성이 없이 오해를 살 만한 이름이 된 것이다.
왼쪽 피나물 오른쪽 매미꽃
왼쪽 피나물보다 오히려 오른쪽 매미꽃의 유액이 더 붉다.
중국에서 다열하청화(多裂荷青花)라고 일본에서 세리바야마부키소우(芹葉山吹草)라고 하며 우리는 새발노랑매미꽃이라고 하는 변종을 지칭하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학명은 Hylomecon japonica var. dissecta (Franch. & Sav.) Fedde이다. 이는 원래 1873년 프랑스 식물학자 Adrien René Franchet(1834~1900) 등이 금앵속속(金罂粟属)인 Stylophorum japonicum var. dissectum으로 명명하였던 것을 1909년 독일 식물학자 Friedrich Karl Georg Fedde(1873~1942)가 현재의 속으로 변경하여 재명명한 것이다. 변종명 dissectum은 잎이 깊게 갈라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새발노랑매미꽃의 학명을 Hylomecon japonica var. dissecta (Franch. & Sav.) Fedde로 표기하고 우리 이영노박사의 불발된 학명을 버리기 아쉬우면 비합법명이라는 단서를 붙여서 이명으로 등재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우리 이름도 새발피나물이라고 변경하는 것이 매미꽃이 아닌 피나물의 변종임을 확실하게 나타내므로 바람직하다고 본다. 여기서 더 욕심을 낸다면 이름을 새발 대신에 다열(多裂) 또는 전열(全裂)이나 세열(細裂) 피나물이라고 변경한다면 더더욱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중국의 다열하청화(多裂荷青花)
중국의 다열하청화(多裂荷青花)
중국의 다열하청화(多裂荷青花)
이게 미나리(芹) 잎 모습이다.
일본의 세리바야마부키소우(芹葉山吹草)
일본의 세리바야마부키소우(芹葉山吹草)
등록명 : 새발노랑매미꽃(새발피나물)
희망명 : 세열피나물, 다열피나물, 전열피나물
학 명 : Hylomecon japonica var. dissecta (Franch. & Sav.) Fedde
이 명 : Hylomecon vernalis var. sasundaeensis Y.N.Lee(비합법명)
원산지 : 한중일
중국명 : 다열하청화(多裂荷青花)
일본명 : 세리바야마부키소우(芹葉山吹草)
특 징 : 원종인 피나물에 비하여 우상복엽의 소엽이 우상으로 크게 갈라지며 그 갈라진 열편에 불규칙하고 예리한 거치가 있음
새발노랑매미꽃(새발피나물)
새발노랑매미꽃 외에도 피나물에는 우리나라에는 등록되어 있지 않지만 피나물에 비하여 보다 잎이 좁은 변종이 있는데 이를 중국에서는 예열하청화(锐裂荷青花)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세엽산취초(細葉山吹草)라고 하며 호소바야마부키소우(ホソバヤマブキソウ)라고 부른다. 학명은 각각 Hylomecon japonica var. subincisa Fedde와 Hylomecon japonica f. lanceolata (Yatabe) S.Akiyama로 표기하지만 국제적으로는 이 둘을 같은 종으로 보고 모두 원종인 피나물이나 위 새발피나물 즉 Hylomecon japonica var. dissecta에 통합하여 이명처리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좁은잎 피나물은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혹시라도 싶어서 소개한다.
이 름 : 좁은잎피나물(가칭)
학 명 : Hylomecon japonica f. lanceolata (Yatabe) S.Akiyama
이 명 : Hylomecon japonica var. subincisa Fedde
중국명 : 예열하청화(锐裂荷青花)
일본명 : 세엽산취초(細葉山吹草)
특 징 : 피나물이나 새발피나물의 이명으로 처리되고 있다.
중국의 예열하청화(锐裂荷青花)
중국의 예열하청화(锐裂荷青花)
일본의 세엽산취초(細葉山吹草)
일본의 세엽산취초(細葉山吹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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