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족제비싸리속 즉 Amorpha속에는 족제비싸리 외에 털족제비싸리와 애기족제비싸리가 더 등록되어 있는데 모두 북미가 원산지이며 키가 1m 미만으로 족제비싸리에 비하여 왜성종이다. 둘 다 털이 많지만 그 정도에서 차이가 나며 꽃 색상이나 성장력 등도 약간 차이가 있다고 하여 각각 독립된 종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최근 국제적으로는 통합하여 분류하고 있다. 즉 애기족제비싸라는 털족제비싸리에 통합되어 전자의 학명 Amorpha brachycarpa E.J. Palmer는 후자의 학명 Amorpha canescens Pursh의 유사학명으로 처리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후자는 삭제하는 것이 마땅해 보인다. 이들은 중국과 일본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 세계적으로 그다지 널리 보급된 종이 아닌데도 우리나라에 등록까지 되어 있는 것은 1957년 이창복박사가 미국 보스톤에서 도입한 것이라고 한다. 아마 하버드대학 유학을 마치고 귀국길에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털족제비싸리는 잎과 꽃차례, 줄기와 열매 등 식물 전체가 회색털로 덮여 있다. 그래서 종소명 canescens도 회색모 또는 회색이라는 뜻이며 우리 이름도 털족제비싸리이다. 그 외에도 소엽의 수가 무려 최대 45개이며 길이는 최대 30cm에 달하여 족제비싸리의 소엽 25개에 비하여 많다. 하지만 전체 높이는 오히려 1m에 불과하여 족제비싸리보다 작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털족제비싸리는 족제비싸리 특유의 역겨운 냄새가 거의 없다. 그 대신에 꽃향기도 미미하다는 점이 다르다. 뿌리가 매우 깊게 무려 5m까지 직근을 뻗어 가뭄이 심한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지만 질긴 뿌리가 농부의 경작을 방해하여 현지에서는 초원의 구두끈이라는 뜻의 prairie shoestring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영어 일반명 중에 downy indigo bush가 있는데 이는 털이 있는 족제비싸리라는 뜻이고 또 다른 별명 leadplant는 회색모가 밀생하는 잎의 색상이 마치 납과 같이 보여서 그렇게 불린다는 설과 한 때 이 나무가 납의 매장지를 찾아주는 나무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붙었다는 설이 있다. 털족제비싸리는 뿌리가 깊기 때문에 내한성이 매우 강하여 영하 45도 지역에서도 비록 지상부는 죽더라도 뿌리가 거뜬히 살아 남아 이듬해 새싹이 나온다. 꽃색상은 흑색보다는 밝은 자주색에 가깝고 개화기는 7~9월로 늦다.
학명 Amorpha canescens Pursh는 독일 출신 미국 식물학자 Frederick T. Pursh(1774~1820)가 1814년 명명한 것이며 우리나라 이름은 1966년 이창복의 한국수목도감에 근거한다. 여기에 통합된 애기족제비싸리의 학명 Amorpha brachycarpa E.J. Palmer는 1931년 미국 하버버 아놀드수목원의 Ernest J. Palmer(1875~1962)가 명명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brachycarpa는 짧은 열매라는 뜻이다. 애기족제비싸리라는 우리 이름은 1980년 이창복의 대한식물도감에 근거한다.
등록명 : 털족제비싸리
이 명 : 애기족제비싸리
학 명 : Amorpha canescens Pursh
이 명 : Amorpha brachycarpa E.J. Palmer
분 류 : 콩과 족제비싸리속 낙엽 관목
원산지 : 미국 캐나다
영어명 : leadplant
중국명 : 회모자수괴(灰毛紫穗槐)
수 고 : 30~100cm
내한성 : 영하 45도
특 징 : 특유의 역한 냄새가 없는 대신에 꽃향기도 거의 없으며 가뭄에 매우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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