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목련과 교잡종/큰별목련

1130 큰별목련 = 토종 목련과 별목련의 교잡종

낙은재 2020. 10. 28. 11:32

막스 뢰브너(Max Löbner)가 탄생시킨 교잡종에서 직접 종자를 받아 자란 묘목 중에서 선종한 Magnolia x loebneri ‘Snowdrift’
큰별목련 '스노 드리프트' - 초창기 품종 중 하나
큰별목련 '스노 드리프트' - 초창기 품종 중 하나

 

우리나라에 등록된 목련 원예품종들 중에서 그 원종을 분명하게 명시하지 않고 그냥 목련 ‘xxx’ 즉 Magnolia ‘xxx’라고 표기하거나 아예 교잡종임을 밝혀 Magnlia x ---  학명을 표기한 품종들만 남았는데 이들이 무려 183종이나 된다. 그냥 Magnolia ‘xxx’라고 표기된 품종들은 일일이 그 내력을 파악하기 전에는 혈통에 관한 정보를 미리 알 수는 없다. 다만 교잡종 형식으로 등록된 학명은 모두 9종이나 되는데 그 중에서는 정통 중국목련인 백목련과 자목련의 교잡으로 탄생한 교잡종인 Magnolia x soulangeana가 무려 28종이나 되어 가장 많고 다음은 일본에서 자생하는 목련들인 우리 토종 목련과 별목련의 교잡으로 태어난 교잡종인 Magnolia x loebneri가 19종으로 두 번째로 많다. 전자는 19세기 초 프랑스 원예가인 솔란지가 인위적으로 시도하여 처음 탄생시켰다고 하고 후자는 20세기 초 독일의 원예가 뢰브너가 인위적으로 교잡하여 탄생시켰다고 각각 그 사람들의 이름으로 교잡종명이 부여되었는데 우리나라서는 이들 품종들이 많아서 그런지 각각 접시꽃목련과 큰별목련이라는 우리 이름까지 지어서 부르고 있는데 일반인들이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 우리들 정원에 심어지는 수종들은 원종보다는 대부분 원예품종들이므로 이들에 대하여 마냥 나몰라라 할 수는 없다.

 

좌에서부터 목련 큰별목련 별목련의 꽃인데 순서대로 화피편의 숫자가 늘어난다.
좌측은 별목련과 목련의 잎 크기 차이를 비교한 것인데 오른쪽 큰별목련 잎은 모양이나 크기가 그 중간 형태를 띤다.

그런데 백목련과 자목련은 2천여 년간 재배한 원산지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도 천 년 이상 재배하여 왔는데 그 사이에 자연 교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물론 이 둘은 개화시기가 백목련이 빨라서 자목련과의 자연 교잡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토종 목련과 별목련의 교잡종인 큰별목련은 정말 의문이 많다. 별목련이 그렇게 흔한 나무가 아니라서 일본에서도 특정 지역에서만 자생한다고는 하지만 토종 목련은 일본 전역에서 흔하게 자라는 수종이며 둘 다 일본 자생종으로 일본에서의 재배역사가 긴데 어떻게 그동안 자연 교잡이 전혀 없었다는 말인가? 둘 다 개화시기도 비슷하여 자연교잡이 충분히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말이다. 별목련을 토종 목련의 변종으로 심지어는 원예종으로 파악한 학자들도 있었는데 정말 별목련은 아주 오래 전에 일본에서 목련과 자목련 등의 교잡으로 태어난 교잡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식물분류학이란 그저 서양인들의 눈에 보이는 것만 중요하지 그동안 동양인들이 천 년 이상 곁에서 지켜 본 것은 체계적인 기록이 없기에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정보가 되고 만다. 그저 서구인들이 처음 발견한 새로운 식물들은 거의 모두 원종으로 파악되고 나중에 그들 손으로 교잡하거나 아니면 그들이 신종으로 파악한 이후에 교잡이 이루어져 탄생하여야 교잡종으로 인정하는 것 같다. 그들이 신종이라고 발견하기 전에 이루어진 수많은 교잡종들까지 일일이 파악할 여유도 방법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동안 일본에서 목련과 별목련이 자연 상태에서의 교잡이 이루어 졌을 개연성이 무척 높더라도 1900년대 초에 독일학자가 시도하여 성공한 인위적인 교잡을 시초라고 하며 그의 이름으로 Magnolia x loebneri라는 학명이 부여된 것이다. 식물분류학은 관찰학이기 때문에 비록 동양의 식물이라고 하더라도 서양인들의 관점으로 파악한 것을 우리가 배우는 셈인데 현재로서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여하튼 큰별목련의 탄생 배경은 다음과 같다. 1914년에 발발한 세계 제1차대전 직전에 독일 필니츠(Pillnitz)에 있던 원예사 막스 뢰브너(Max Löbner, ~1947)가 인위적으로 1870년대에 일본에서 유럽으로 도입된 목련과 별목련의 교잡을 시도한다. 세계 대전이 채 끝나기도 전인 1917년에 그 교잡으로 탄생한 나무에서 첫 꽃이 피었다는 것을 보면 전쟁 직전에 교잡하여 겨우 4~5년 만에 첫 꽃을 피웠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최소한 10년 이상이 걸리는 목련보다 훨씬 짧은 것이다. 다른 한 쪽 부모종인 별목련이 어린 나이에도 꽃이 피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 새로운 교잡품종이 1923년 팔려나갔는데 그 중 일부가 독일 최북단 슐레스비히 홀슈타인(Schleswig-Holstein)에 있는 유명한 장미 육종전문 Nursery인 Wilhelm Kordes' Söhne로 인도되었다. 그래서 육종가이자 Nursery 대표인 Wilhelm Kordes II (1891~1976)가 언급한 다음과 같은 묘사가 남아 있다. 그는 이 큰별목련이 “7.5m 키에 7.8m 너비로 자랐고 접시꽃목련 즉 Magnolia x soulangeana보다 약 1주일 먼저 엄청 풍성하게 꽃을 피우며 삽목 번식도 매우 용이하다.”라고 언급하였다. 그 외에도 큰별목련은 꽃망울이 짙은 핑크색이며 대개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다양한 별 모양의 꽃잎형  화피편은 백색이거나 연한 조개 핑크색이며 밑부분은 짙은 적자색이다. 그리고 잎은 좁은 도란형이며 내한성이 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육종가 막스 뢰브너(Max Löbner)는 나중에 본(Bonn)에 가서 1920년 농업기술교육연구소를 설립하여 책임자로 1933년까지 일하는데 그 사이에 이 큰별목련과 수국 등 수많은 원예식물을 육종한 그 시대 독일 그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원예가이다. 그래서 아직도 그의 이름으로 명명된 Max-Löbner-Straße라는 기차역이 있는데 한국대사관 본분관에 가려면 바로 막스 뢰브너역에서 하차해야 된다고 안내되어 있다. 원예산업이 그다지 활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독일에서도 원예가를 이렇게 대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왼쪽이 Shell Pink라는 색상이고 오른쪽이 인기 품종 큰별목련 '레너드 메셀'이다.
큰별목련 '레너드 메셀' - 인기 품종 중 하나
막스 뢰브너( ~1946)와 그의 이름으로 명명된 프리스도프역 막스 뢰브너 정거장

별목련에 비하여 키가 크고 잎도 크며 꽃도 보다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이들 교잡종에다가 큰별목련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발음하기도 어려운 독일 사람 이름으로 부르는 것보다 훨씬 편하며 적절한 이름인 것으로 판단된다. 학명 Magnolia x loebneri Kache는 1920년 독일 원예가 Paul Kache (1882~1945)가 최초 육종가 이름으로 붙인 것이며 나중에 미국 식물학자 Stephen A. Spongberg(1942~ )는 1976년 이를 토종 목련의 변종으로 Magnolia kobus var. loebneri (Kache) Spongberg라는 학명을 부여한 바도 있다. 그러니까 키가 20m까지도 자라는 토종 목련과 키가 4.5m 정도 자라는 왜성인 별목련이라는 양부모 밑에서 태어난 키가 7.5m 정도인 이 교잡종을 우리는 큰 별목련이라고 부르는데 반하여 서양에서는 토종 목련의 작은 변종으로 인식하는 셈이다. 이 큰별목련은 최초 막스 뢰브너(Max Löbner)가 교잡하여 탄생한 품종 때문에 이런 학명이 부여되기는 하였지만 모든 큰별목련이 그 나무에서 파생되는 것은 아니다. 토종 목련과 별목련의 교잡으로 탄생된 모든 교잡종을 지칭하는 것이므로 어떤 특정한 나무를 원종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러니까 막스 뢰브너(Max Löbner)가 교잡하여 1917년 처음 꽃을 피운 바로 그 나무가 현재까지 존재하더라도 그 나무를 원종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표식의 큰별목련 페이지에 사진이 두 장 올려져 있다는데 과연 어떤 나무 사진이 올려져 있는지 궁금하지만 어쩐지 열리지는 않는다. 서양에서는 이를 Loebner Magnolia 또는 Loebner's Magnolia라고 부르며 중국에서는 이를 큰별목련의 꽃잎이 연꽃과 같이 생겼다고 연판옥란(莲瓣玉兰)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원산지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는 워낙 목련의 인기가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쩐지 이 목련은 거의 보이지 않고 특별히 정해진 이름조차도 없이 그냥 학명 그대로 マグノリア x ロエブネリ라고 한다.  

 

등록명 : 큰별목련

학   명 : Magnolia x loebneri Kache

이   명 : Magnolia kobus var. loebneri (Kache) Spongberg

분   류 : 목련과 목련속 낙엽 소교목

원산지 : 토종 목련과 별목련의 교잡종

육종가 : 독일 원예가 막스 뢰브너(Max Löbner) 1910년 초

영어명 : Loebner Magnolia

중국명 : 연판옥란(莲瓣玉兰)

수   고 : 7.5m

꽃색상 : 순백색에서 핑크, 적자색까지 다양

꽃크기 : 지름 10~15cm

개화기 : 별목련보다 1~2주 늦음

내한성 : 영하 28~34도

 

큰별목련 '메릴' - 인기 품종 중 하나
큰별목련 '메릴' - 인기 품종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