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로 포도 송이라는 뜻을 가진 Arctostaphylos속을 중국과 일본에서는 곰열매(熊果)나 곰월귤(熊苔桃)속이라고 부르고 우리도 일부에서 곰들쭉속이라고 부르며 영어권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bearberry라고 부른다. 실제로 앞에서 다룬 두 종은 모두 bearberry라고 부른다. 하지만 80여 종으로 구성된 이 속의 모든 수종을 서양에서 그렇게 부르는 것은 아니다. 알고 보니 북반구 최북단 아한대지방에서 자생하는 일부 수종만 그렇게 부르고 북미 서부지역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아리조나를 거쳐 남부 뉴멕시코와 텍사스에서 분포하는 수 십종의 수종들은 bearberry라고 하지 않고 Manzanita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이는 스페인어 작은 사과라는 말로서 아마 우리 야광나무나 아그배나무의 열매를 닮은 작은 열매가 달린다고 그렇게 부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다시 정리하자면 극히 일부 아한대지역에 분포하는 Arctostaphylos속 수종들만 곰이 좋아하는 먹이라고 곰열매(bearberry)로 불리고 보다 기후가 온난한 지역에 분포하는 대다수 수종들은 아그배 같은 작은 꽃사과 열매가 달린다고 Manzanita라고 불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 속명을 곰과 관련지어 부른 중국과 일본이 머쓱해 지게 된다. 그런 깊은 뜻을 가지고 우리가 여태 이름을 붙이지 않고 꾸물대고 있었던 것인가?
여하튼 이 아르크토스타필로스 네바덴시스는 19세기 미국 최고의 식물학자로 불리는 Asa Gray(1810~1888)가 1878년 Arctostaphylos nevadensis A. Gray라는 학명을 부여한 것이 여전히 그대로 쓰이고 있다. 여기서 종소명 nevadensis는 미국 네바다주라기보다는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Sierra Nevada산맥 침엽수림 아래에서 발견되었다고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수종을 소나무 숲 아래 매트처럼 깔려서 자란다고 영어로 Pinemat Manzanita라고 부른다. 키는 최대 50cm까지 자라기도 하지만 거의 바닥에 퍼져서 자라며 줄기는 암적색이고 봄에 백색에서 연한 분홍색 꽃이 피며 적갈색으로 익는 열매는 지름이 7mm로 정말 우리나라 아그배나무 열매와 비슷한 사이즈이다. 북극권이 아닌 남쪽에서 자라므로 내한성은 당연히 앞에서 본 두 종보다 약하여 영하 23도에 그친다.
등록명 : 아르크토스타필로스 네바덴시스
학 명 : Arctostaphylos nevadensis A. Gray
분 류 : 진달래과 아르크토스타필로스속 상록 소관목
원산지 : 미국 와싱턴주 캘리포니아주
영어명 : Pinemat Manzanita
수 고 : 10~50cm
줄 기 : 암적색, 작은 가지에 털
잎특징 : 2~3cm 길이, 가장자리 털
꽃특징 : 항아리형, 백색, 분홍색, 총상화서 길이 4~8cm
열 매 : 핵과 지름 7mm, 적갈색
개화기 : 4~5월
내한성 : 영하 23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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