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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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5 콩팥노루발 – 하트형 잎을 가진 자생종

낙은재 2022. 3. 19. 14:51

콩팥노루발
콩팥노루발

 

우리나라에는 노루발속 7종이 분포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애기노루발은 노루발에 통합되어 버렸고 학명 Pyrola secunda L.로 등록된 새끼노루발은 노루발속이 아닌 새끼노루발속으로 변경되었는데 국표식에서 이미 이를 바로 잡아서 Orthilia secunda (L.) House로 등록하고 있으므로 결국 노루발속은 5종이 등록된 셈이다. 이 중 노루발과 분홍노루발, 호노루발 및 주걱노루발은 이미 앞에서 살펴보았고 이제 마지막 남은 하나가 콩팥노루발이다. 그리고 새끼노루발은 중복등록되어 있으므로 노루발속으로 등록된 것은 이명이라고 수정 표시함이 마땅하다. 콩팥노루발의 학명 Pyrola renifolia Maxim.은 러시아 식물학자인 Carl Johann Maximovich(1827~1891)이 중러 국경지대인 우수리강 유역에서 발견하여 1859년에 잎이 콩팥을 닮았다고 renifolia라는 종소명을 사용하여 명명한 것이다.

 

1916년 일본학자 이시도야가 울릉도에서 채집한 표본과 분포도

 

글쎄 콩팥의 모양을 떠올리는 것이 사람에 따라서는 께름직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결코 유쾌한 느낌은 아닐 수도 있는 왜 이런 신체의 내장기관을 식물 이름으로 사용하였을까 하는 의문을 품었으나 이는 우리 독자적인 이름이 아니고 막스모비치가 학명을 명명할 때부터 그렇게 명명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도 신엽녹제초(叶鹿蹄草)라고 하고 일본에서도 신엽일약초(腎葉一草)라고 한다. 그러니 우리도 콩팥이라는 이름을 따라서 붙인 것으로 보인다. 이 종의 잎 모양이 하트형이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그런데 우리가 요즘 하트형이라고 하는 모양은 실제로는 심장(心臟)의 모양이 아니고 우리 신체 장기 중에서 가장 비슷한 것을 찾으라면 신장(腎臟)이라는 콩팥이 맞다. 노폐물을 걸러주고 몸에 필요한 여러가지 호르몬 및 효소를 생산 관리하는 기관인 콩팥이란 그 모양이 콩이나 팥을 닮았다고 우리는 그렇게 부르지만 한자 신(腎) 자체에는 콩이나 팥이라는 뜻은 없다. 그렇다면 콩팥노루발의 콩팥은 신체 장기가 아니라 그냥 식물 콩이나 팥을 닮은 잎을 가진 노루발이라고 풀이해도 될 법하다.

 

 

실제 하트형에 가까운 것은 심장이 아니라 이런 콩팥의 모습이다.

 

그럼 이번 기회에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심장을 닮았다고 생각하는 하트형에 대하여 잠시 알아보자. 지금의 하트형과 같은 모양이 처음 등장한 것은 아주 오래전인 인류 4대문명 발상지 중 하나인 인더스문명에서부터라고 한다. 인도에는 부처님이 그 나무 아래에서 득도를 했다는 보리수가 있는데 그 잎이 바로 하트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에 그 아름다운 잎 모양을 예술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기원전 5세기 경에 리비아에 있던 그리스 도시 키레네에도 현재의 하트모양이 동전 등에 등장하는데 그 당시 향신료 및 최음제 등으로 썼던 멸종된 식물 실피움(Silphium)의 열매의 모양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인도에서나 고대 그리스의 하트 모양은 사람의 심장이나 마음에 비유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 이후 사람의 심장을 빼서 바치는 종교 그림이 등장하는데 초창기 심장은 현재의 하트 모습이 아니고 실제 심장의 모습에 가깝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점차 하트형으로 바뀌면서 의미도 실제 신체 장기인 심장이 아니라 감정이나 애정 및 사랑 특히 낭만적인 사랑의 상징으로 쓰이게 되는데 그게 15세기부터라고 한다.

 

인도보리수
계수나무와 캐나다박태기나무 잎 그리고 풍선덩굴 열매
현대 하트는 심장이 아니라 사랑과 애정을 상징한다.
초창기 심장의 모습은 실제 심장의 모습에 가깝게 묘사되었다.
점차 현대의 하트형으로 변해간다.

 

그래서 식물학자들이 잎이나 열매 등이 콩팥같이 즉 하트형으로 생긴 식물의 모양을 표현하여 명명할 때는 라틴어로 주로 cordatum(중성) cordata(여성) cordatus(남성)를 쓰며 실제로 이런 학명이 붙은 식물은 부지기수로 많다. 그런데 이 콩팥노루발에서 보편적인 cordata를 쓰지 않고 굳이 남들이 거의 쓰지 않는 renifolia를 쓴 것은 좀 별나기는 하다. 이런 학명이 붙어서 우리나라에 등록된 식물은 이 콩팥노루발 외에는 없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불과 몇 종에 불과할 뿐이다. 콩팥노루발은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와 평안도 함경도에서 자생하며 일본의 경우는 혼슈 중부이북 고산지대와 홋카이도에 분포하며 중국은 동북3성과 내몽고 등지에서 자생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혹한지역에서만 자생한다는 말이 된다. 나름대로 차이점도 있겠지만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잎의 모양이며 추가한다면 꽃받침 조각이 반원형이며 포편이 좁은 피침형이라는 점이다. 

 

 

등록명 : 콩팥노루발

학   명 : Pyrola renifolia Maxim.

분   류 : 진달래과 노루발속 상록 다년생 초본

원산지 : 한중일러

중국명 : 신엽녹제초(叶鹿蹄草)

일본명 : ジンヨウイチヤクソウ(腎葉一草)

높   이 : 10~21m

잎특징 : 2~6매 기생, 박혁질, 신형 혹 원신형, 1~3 x 1.5~4cm, 뒤면 담록색

잎자루 :  2~6cm

꽃줄기 : 세장, 구릉, 지름 1~1.5mm, 갈색인엽 1 또는 무

인   엽 : 막질, 피침형, 3~5 x 0.5~1.5mm, 기부포화정

꽃차례 : 1.8~3.5(5)cm, 2~5송이, 소생, 초하수

꽃부리 : 관완상(), 지름 1~1.5cm, 백색 담록색

꽃자루 : 3.5~5mm, 과기 5~8mm, 액간막질포편

포   편 : 막질, 협피침형, 1~3 x 0.6~1mm, 화경 절반 길이

꽃받침 : 반원형 삼각상반원형, 1.2~1.5 ㅌ 1.5~2mm, 선단원둔, 거치

꽃   잎 : 도란원형, 5~6.5 ㅌ 4~5.5mm, 선단원둔

수   술 : 10, 화사무모, 화약 2.5~3mm, 소각, 황색

화   주 : 8~11mm, 경사, 향상만곡, 신출화관, 과기 명현, 환상돌기, 5원렬

열   매 : 삭과 편구형, 지름 4~6.5mm

개화기 : 6~7월

결실기 : 7~8월

내한성 : 혹한지역 식물

 

콩팥노루발
콩팥노루발
콩팥노루발 꽃받침이 반원형 또는 삼각상반원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