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벗나무속/벚나무아속

1834 춘추벚나무 원예품종들의 정체

낙은재 2023. 5. 17. 10:06

춘추벚나무  '아우툼날리스 로세아'
춘추벚나무  '아우툼날리스 로세아'

 

 

우리나라에는 춘추벚나무의 즉 Prunus subhirtella의 원예품종으로 가을에도 꽃이 피는 아우툼날리스 외에도 현재 3종이 더 등록되어 있다. 춘추벚나무 '아우툼날리스 로세아'로 등록된 품종은 아무래도 ‘아우툼날리스’에서 분홍색이 짙은 품종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아우툼날리스’는 백색과 분홍색 꽃이 피는데 그 중에서 분홍색이 짙은 품종을 별도로 누가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춘추벚나무 '로세아'라는 품종도 등록되어 있는데 이는 명확하지 않은 이름으로 보이며 아마 ‘아우툼날리스 로세아’이거나 아니면 가지가 처지는 품종 중에서 분홍색 꽃이 피는 ‘베니 시다레’ 품종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단 처지는 품종은 봄에만 꽃이 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춘추벚나무 '헤이안 타에 시다레'라고 학명 Prunus subhirtella 'Heian Tae Shidare'로 등록된 품종이 있는데 아마 ‘Heian Yae Shidare’를 잘 못 등록한 것 같다. 춘추벚나무 즉 일본에서 코히간자쿠라(コヒガンザクラ)라고 부르고 한자로 소피안앵(小彼岸桜)이라고 쓰는 학명 Prunus x subhirtella로 표기되는 이 교잡종도 처지는 원예품종이 있는데 일본에서 이를 우죠시다레(ウジョウシダレ) 즉 우정지수(雨情枝垂)라고 한다. 일본 도치기현 우쓰노미아시에 살던 노구치우죠(野口雨情)라는 시인의 저택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이 품종은 봄에만 개화한다.

 

 

춘추벚나무의 처진 원예품종인 우정지수(雨情枝垂) - 봄에만 꽃이 핀다.
춘추벚나무의 처진 원예품종인 우정지수(雨情枝垂)
춘추벚나무의 처진 원예품종인 우정지수(雨情枝垂)

 

그런데 우리나라에 등록된 ‘헤이안 야에 시다레’는 일본명이 야에 베니 시다레(ヤエベニシダレ) 즉 팔중홍지수(八重紅枝垂)인 일본의 대표적인 처진벚나무 품종으로서 이미 앞 1831번 게시글에서 다룬 바 있는 처진분홍겹올벚나무 즉 Prunus itosakura ‘‘Plena-rosea’를 말한다. 서양에서도 이들 둘을 헷갈려서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야에베니시다레는 꽃받침 통이 항아리형이고 우죠우시다레는 꽃받침이 쫙 펴지는 것이 특징이라서 구분이 된다. 따라서 이 품종명은 춘추벚나무가 아니라 올벚나무의 원예품종인 것이다. 일본 에도시대에 개발된 야에 베니 시다레(ヤエベニシダレ) 품종을 1895년 교토의 헤이안신궁(平安神宮)에 많이 심어 현재도 150그루가 자라고 있기에 헤이안베니시다레(ヘイアンベニシダレ) 즉 평안홍지수(平安紅枝垂)라고 부르기도 하므로 품종명을 ‘Heian Yae Shidare’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국내 실물이 춘추벚나무라면 우죠우시다레(ウジョウシダレ)라고 품종명을 수정하는 것이 옳고 올벚나무 계열이라면 '헤이안 타에 시다레'는 삭제하고 올벚나무 ‘플레나 로세아’로 등록하는 것이 마땅해 보인다.

 

처진분홍겹올벚나무를 헤이안베니시다레(平安紅枝垂)라고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