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태안 천리포수목원에서 미국 하버드대학 부설 아놀드수목원의 원장이자 하버드대학 Willam Ned Fridman교수의 특강이 있었다. 급변하는 지구 환경변화에 대처하여 식물자원을 효율적으로 보존할 방법을 모색하고자 여러 나라와 교류 협력의 길을 열기 위하여 우리나라를 방문한 그는 국립수목원과 지리산 노각나무 자생지 탐방 등 분주하게 시간을 보내던 중에 미국인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민병갈선생이 설립한 우리나라 굴지의 천리포수목원을 방문하고 거기서 간단한 특강 형식의 모임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아놀드수목원은 미국 최초의 공립 수목원으로서 면적이 34만평이 넘고 보유 수종이 1만 6천여 종에 달하는 세계의 온대지방 목본식물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이 수목원은 온실은 없고 모두 미국 동북부인 그 지역에서 노지월동 가능한 수종들만 재배한다. 그래서 열대식물은 없는 대신에 기후 조건이 비슷한 우리나라나 중국 중북부 또는 일본 수종들이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한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 지리산에서 도입한 노각나무의 수피가 너무나도 아름답다고 특별히 이번 방문기간 동안 지리산 노각나무 자생지를 탐방하였다고 한다. 아놀드수목원에 미국의 유명한 조경사인 Frederick Law Olmsted (1822~1903)가 설계한 것이라고 자랑하면서 천리포수목원에 와서 본 첫 느낌은 기본 설계가 아놀드수목원을 많이 닮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미국에서 온 Carl Ferris Miller(1921~2002) 즉 민병갈선생이 아놀드수목원을 모델로 삼았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시에 있는 아놀드수목원은 Benjamin Bussey (1757–1842)와 James Arnold (1781–1868)라는 두 사업가가 광활한 토지를 기부함으로써 설립된 수목원이다. 그래서 농업연구소인 Bussey Institute와 수목원인 Arnold Arboretum의 명칭을 그들의 이름으로 정했던 것이다. 그 넓은 땅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기부하다니 이래서 미국의 사업가들은 존경을 받는 것 같다.
Fridman원장은 수목원의 역할 중에 멸종위기 식물의 보존 역할이 크다며 미국 조지아주 알타마하강변에서 채집한 종자에서 발아한 프랑클리니아 알라타마하 Franklinia alatamaha가 자생지에서는 멸종되었다는 것을 사례로 들었다. 수목원이 있었기에 멸종을 막았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시간이 없었던지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원산 희귀수종인 손수건나무도 자료는 준비되어 화면에 보였다. 우리 자생종은 아니지만 이들 두 수종의 어린 묘목을 구해 여러 해 키우면서 튼튼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입장에서는 무척 반갑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특강을 계기로 그가 언급한 몇몇 수종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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