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털갈매나무는 우리나라 거의 전역에서 자생하는 갈매나무속 수종으로서 잎 양면에 털이 많다고 국내서는 털갈매나무로 불린다. 국내서 흔해서 그런지 과거부터 갈매나무와 그 당시 갈매나무의 변종으로 알려진 참갈매나무 그리고 이 수종을 그냥 갈매나무로 불러왔기에 1922년 조선식물명휘에서는 이들 3종을 같은 갈매나무로 기록하고 있었지만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서는 이들을 분리하여 갈매나무와 참갈매나무 그리고 털갈매나무로 구분하여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이 수종은 잎 양면과 꽃 그리고 과경에 털이 많다는 점 외에도 이제까지 앞 게시글에서 보았던 갈매나무들과는 다르게 잎이 호생 즉 어긋나기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수종은 1906년과 1907년에 우리나라 여기저기서 표본이 채집되어 1908년 독일 식물학자인 Camillo Karl Schneider(1876~1951)가 학명 Rhamnus koraiensis C.K.Schneid.로 명명한 것이다. 나중에 중국의 길림성 및 요녕성 그리고 산동성에서 드물게 발견되기는 하였지만 한동안 우리 특산식물로 알려져 있었기에 종소명을 koraiensis라고 붙인 것이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조선갈매나무라고 부르며 중국에서도 현재 조선서리(朝鲜鼠李)라고 하며 일본에서도 조선흑매의(朝鮮黑梅擬)라고 하다가 현재는 잎이 둥글다고 환엽흑매의(丸葉黒梅擬)라고 부른다. 따라서 서양에서도 영어로 Korean buckthorn이라고 부른다.


잎이 호생하기에 같이 호생하는 짝자래나무 즉 Rhamnus yoshinoi나 국내 미등록종인 중국 추엽서리(皱叶鼠李) 즉 Rhamnus rugulosa와 매우 유사하거나 거의 같은 종이라는 주장이 한중일 3국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러다가 2014년과 2021년 우리나라 서울대 장진성교수 등이 잎맥이나 털의 과다 그리고 종자의 구(沟)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를 개체변이로 봐서 이 수종을 중국의 추엽서리에 통합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그 결과 이미 서양 일부에서는 이 수종을 학명 Rhamnus rugulosa에 통합시키고 있다. 하지만 2019년 중국 내몽고대학 Zhao Y-Z 즉 조일지(赵一之)교수와 Zhao L-Q 즉 조리청(赵利清)교수 등이 별개 독립된 종의 신분을 계속 유지함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하여 엇갈리고 있다. 현재 한중일 3국에서는 모두 독립된 종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 여러 학자들이 참여하여 2022년 국립수목원에서 발간한 한반도수목지에서 안동대 정규영 정선교수는 털갈매나무는 짝자래나무와도 다르고 중국 추엽서리와도 다르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짝자래나무는 다음에 해당 수종을 탐구할 때 털갈매나무와의 차이점을 파악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미등록종 중국의 추엽서리(皱叶鼠李)와 털갈매나무의 차이점을 알아본다. 추엽서리의 학명은 영국 식물학자인 William Botting Hemsley (1843~1924)가 1886년에 명명한 Rhamnus rugulosa Hemsl.이다. 여기서 종소명 rugulosa는 미세한 주름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도 주름 추(皺, 皱)에 잎 엽(葉, 叶) 자(字)를 써서 추엽서리((皱叶鼠李)라고 하는 것이다. 서리는 갈매나무를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 주름이란 평상시 잎에 주름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건조시에 주름이 많다는 의미라고 중국에서는 간시상추습(干时常皱褶)이라고 표현한다. 글쎄 잎이 마르면 모두 다 주름이나 구김이 생기지 않나? 이 부분은 수긍하기 어렵다. 실제로 그 당시 중국에 와서 식물채집에 진심이었던 영국 출신 아일랜드 원예가이자 중국학 학자인 Augustine Henry (1857~1930)가 중국 의창(宜昌)에서 채집한 표본을 보면 특별히 구김이 많다기보다는 이 수종의 잎 측맥이 유난히 많아서 주름이 많은 것처럼 보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유럽갈매나무나 염색갈매나무 등 유럽에서 자생하는 갈매나무들의 잎 측맥이 2~4쌍인데 반하여 추엽서리의 측맥은 두 배인 5~8쌍이나 되기 때문에 그렇게 종소명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 점에서 측맥이 4~6쌍인 우리 털갈매나무와의 차이점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털갈매나무는 잎 상하 양면의 측맥이 돌기(突起)하지만 추엽서리는 상면은 움푹하게 하함(下陷)하고 하면만 돌기한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그 외에도 잎이 털갈매나무는 얇은 지질인데 반하여 추엽서리는 두터운 지질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잎자루는 털갈매나무가 7~25mm로 추엽서리의 5~16mm에 비하여 길다. 꽃자루는 5~6mm로 비슷하지만 열매 단계에서는 점점 길게 자라서 열매자루 즉 과경(果梗)이 추엽서리는 5~10mm이지만 털갈매나무는 7~14mm까지 길게 자란다. 즉 털갈매나무는 잎자루도 길고 열매자루도 길다는 말이다. 그리고 털갈매나무는 암술대의 머리가 2천렬하거나 반렬하지만 추엽서리((皱叶鼠李)는 3천렬하거나 반렬하며 2천렬은 드물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그 결과 종자의 핵은 갈매나무의 경우는 1~2개이지만 추엽서리의 경우는 2~3개로 분핵(分核)한다. 마지막으로 갈매나무속의 중요한 형질 중 하나인 종자의 구(沟) 즉 길게 파인 홈은 추엽서리의 경우는 종자의 길이만큼 쭉 길게 파여져 있지만 털갈매나무의 경우는 종자의 25~40%인 짧은 길이에 끝 부분이 갈라진다는 특징을 보여 서로 다르다. 따라서 각각 따로 독립된 종으로 분류해야 된다는 것이 분리론자들의 주장이다.






등록명 : 털갈매나무
북한명 : 조선갈매나무
학 명 : Rhamnus koraiensis C.K.Schneid.
통합명 : Rhamnus rugulosa Hemsl.
분 류 : 갈매나무과 갈매나무속 관목
원산지 : 자생종, 중국
중국명 : 조선서리(朝鲜鼠李)
일본명 : マルバクロウメモドキ(丸葉黒梅擬), 조선흑매의(朝鮮黑梅擬)
영어명 : Korean buckthorn
수 고 : 2m
줄 기 : 호생 회갈색 자흑색 평활 초광택, 당년지 미모 혹 무모
가 시 : 지단
동 아 : 소 난원형 3~4mm
엽 편 : 지질 박지질 호생 단지상 족생
잎모양 : 관타원형 도란상타원형 난형, 정단담점첨 근원형 기부관설형 근원형
잎크기 : 4~8 x 2.5~4.5cm
잎거치 : 원치상 거치
잎면모 : 양면 연맥 단유모
잎면맥 : 측맥 매변 4~6조 양면 돌기 망맥 불명현
잎자루 : 7~27mm 단유모
탁 엽 : 장선형 조락
꽃특징 : 단성 자웅이주 4기수 화판 황록색 유모
웅 화 : 수개~10여 개 족생, 장지하부 엽액 1~3개
자 화 : 단지 정단 당년지 하부
화 주 : 2천렬 혹 반렬
열 매 : 핵과 도란상 구형 6 x 5~6mm 자흑색 핵 2, 희 1, 기부 악통 숙존
과 경 : 7~14mm 단유모
종 자 : 암갈색 배면 기부 종자의 25~40% 길이의 단구
개화기 : 4~5월
결실기 : 6~9월
내한성 : 영하 34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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