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수많은 문인들의 살구꽃을 대상으로 노래한 시가 있지만 주막이나 주촌을 뜻하는 그 유명한 행화촌(杏花村)이라는 말이 탄생한 만당(晩唐) 대시인 두목(杜牧, 803~852)이 비내리는 청명(淸明)절에 살구꽃을 감상한 청명(淸明)이라는 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두목은 성당(盛唐)시대의 대시인이자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두보(杜甫, 712~770)에 견주어 소두(小杜)라고 불리었으며 같은 시대의 유명한 시인인 이상은(李商隱, 812~858)과 더불어 소이두(小李杜)라고도 불렸다. 이는 시선(詩仙)으로 불렸던 이백(李白, 701~762)과 두보(杜甫, 712~770)를 대이두(大李杜)라고 부르는 것과 대비하여 부르는 세칭(世稱)이다. 참고로 24절기 중 하나인 청명절은 절기 중 유일하게 중국에서 크게 쇠는 명절로서 중추절과 단오절과 마찬가지로 3일간 연휴이다. 그 기간에 소묘(扫墓)라고 조상의 묘소를 찾아 관리하고 교외로 나가 푸른 봄의 기운을 즐기며 산보하는 답청(踏青)도 하며 그네뛰기 등 놀이행사도 한다. 그래서 이 날을 답청절(踏青节)이나 제조절(祭祖节)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清明(청명) – 杜牧(두목)
清明时节雨纷纷(청명시절우분분)
路上行人欲断魂(노상행인욕단혼)
借问酒家何处有(차문주가하처유)
牧童遥指杏花村(목동요지행화촌)
청명절에 어지러이 비가 내리니
길을 떠난 나그네 심히 괴롭구나
어디 주막이 있느냐고 물으니
목동은 저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
중국의 청명절에는 불을 피우지 않아서 찬 음식을 먹게 된다. 이는 원래 한식절(寒食節)의 풍습인데 한식과 청명이 거의 같은 날이거나 하루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둘을 거의 같은 명절로 인식한다. 청명절이나 한식절은 음력에 의하여 날짜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태양의 황도(黃道)에 따라서 즉 정확하게 말하면 태양의 황경(黃經)이 15도가 되는 날로 정하기 때문에 매년 기후가 거의 비슷하다. 양력으로 대개 4월 5일쯤이 되는데 매년 이맘때쯤 살구꽃이 피며 봄비가 내리게 된다. 그래서 청명시절에 내리는 비를 특히 행화우(杏花雨)라고도 불렀다. 여기서는 바람에 꽃잎이 비처럼 떨어진다는 화우(花雨)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행화가 피는 시절에 내리는 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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