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시(詩)/漢詩(한시)

絶句(절구) – 志南(지남)

낙은재 2025. 4. 11. 18:20

 

 

 

 

청명 한식절이 워낙 유명한 명절인 데다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서 움츠렸던 겨울을 털고 야외로 봄나들이를 많이 가게 된다. 그래서 중국에는 그 청명절을 대상으로 한 시(詩)가 수도 없이 많다. 그 중에서 남송시절 지남(志南)이라는 승려가 쓴 칠언절구가 가장 유명하여 지금도 중국인들은 청명 한식절에 많이 인용하는 것 같다. 여기서 봉(篷)은 돛은 없고 지붕이 있는 배를 말하며 沾衣는 霑衣(점의)의 간체자(简体字)로 가랑비에 옷 젖는 모습을 표현한 것인데 이 沾은 添(첨)의 간체자이기도 하므로 국내서 첨의로 잘못 읽는 경우도 더러 보인다. 양류풍(楊柳風)은 24번 화신풍 중에서 청명 제3후(淸明第三候)에 해당하는 화신풍(花信風)이다. 그쯤에서 버들의 새잎이 아름답게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명절을 노래한 시에 수양버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이다.

 

絶句(절구) – 志南(지남)

 

古木陰中系短篷(고목음중계단봉)

杖藜扶我過橋東(장려부아과교동)

沾衣欲濕杏花雨(점의욕습행화우)

吹面不寒楊柳風(취면불한양류풍)

 

고목나무 아래 작은 거룻배 매어두고

청려장 짚고 다리 건너 동으로 나가니

살구꽃 봄비가 옷을 적시고 있지만

얼굴을 스치는 버들바람 시원하구나

 

 

승지남이 쓴 절구가 워낙 유명하여 그 광경을 묘사한 그림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