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시(詩)/漢詩(한시)

使東川(사동천) · 江花落(강화락) - 원진(元稹)

낙은재 2025. 4. 14. 09:05

 

 

 

 

당대 중기에 동중서문하평장사(同中书门下平章事)라는 직책을 지낸 대신이자 유명한 시인인 원진(元稹, 779~831)이 30세이던 809년에 쓴 使東川(사동천) 江花落(강화락)이란 시를 소개한다. 원진은 동시대 유명한 시인 백거이(白居易)와는 함께 한림학사로 일하던 막역지우(莫逆之友)이자 그와 시가(詩歌) 이론과 관점이 유사하여 언어가 평이하고 통속적인 장편 배율(排律)을 쓰는 새로운 신악부시가(新乐府诗歌) 운동을 주도한 동지로서 함께 차운상수(次韵相酬) 형식을 창시하였다. 그래서 세상에서 그들을 元白(원백)이라고 불렀다. 이 시는 원화(元和) 4년 원진(元稹)이 감찰어사(監察御史)로 검남동천(劍南東川)에 출사하러 가던 도중 가릉강변(嘉陵江辺)에서 본 광경을 즉석에서 노래한 것이다. 당시 늦봄 음력 3월 새하얀 배꽃이 제멋대로 강바람에 휩싸여 휘날리다가 마침내 강물에 떨어져 물결을 따라 떠내려 가는 모습을 본 것이다. 눈앞의 광경이 이와 같았으니 시인이 어찌 견디겠는가? 시인은 배꽃이 지고 흩날리는 모습을 통해 아름다운 것이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과 개탄을 표했다. 시 전체의 정조가 슬프고 구성지며 긴 여운이 있으며 쓸쓸한 광경을 빌려 마음속 수심을 표현한 것이라는 평을 듣는다.

 

  

使東川(사동천) · 江花落(강화락) - 원진(元稹)

 

日暮嘉陵江水东(일모가릉강수동)

梨花万片逐江风(이화만편축강풍)。

江花何处最肠断(강하하처최장단)

半落江流半在空(반락강류반재공)。

 

해질 무렵 가릉강변 동쪽 기슭에

무수한 배꽃잎 강바람에 흩날리네

강과 꽃 어느 쪽이 더 애달파 보이는가

반은 강물에 흐르고 반은 허공을 나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