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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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월계수 - 지중해 원산, 승리와 영광의 상징 월계관의 소재

낙은재 2016. 9. 18. 14:14

월계수(月桂樹) 암꽃


그 이름만 들어서는 달나라 계수나무인데 실상은 전혀 다르지만 이 또한 슬픈 서양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지중해 연안에서 온 월계수에 대하여 알아본다. 녹나무과 월계수속 소교목 또는 관목이다. 서양에서 온 외래종 나무를 어떻게 계수나무와 헷갈릴까?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이 나무의 이름이 월계수로 말 그대로 달나라 계수라는 뜻이며 이명이 계수나무라고 아예 국표식에 등록 되어 있다. 그러니까 초창기는 계수나무로도 불렸다는 이야기가 된다.(1949간 박만규 우리나라식물명감) 


그런데 이 나무의 우리나라 등록 정명이 월계수인데 중국 정명은 그냥 월계(月桂)이다. 계수나무를 뜻하는 한자 계(桂)에 이미 나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뒤에 나무를 뜻하는 수(樹)자를 붙일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될 수 있는 한 수(樹) 또는 나무를 뒤에 습관적으로 붙이고 싶어 한다. 안 붙이면 나무라는 느낌이 덜 들기 때문이다. 그게 한자를 모국어로 쓰는 중국과 외래어로 쓰는 우리나라나 일본의 차이일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월계수에 또 다시 나무를 붙여 월계수나무라고 한다. 그러면 중언부언 재부언 하는 꼴이 된다. ~나무 x 3. ~나무나무나무. 


이런 경우는 무지 많다. 이전 글에서 살펴 본 단풍이 좋은 계수나무는 나무 x 3의 전형이 되었고 오동(梧桐)도 마찬가지이다. 오동나무오(梧)에 오동나무동(桐)이 결합되어 이미 나무가 두 개나 있는데 여기에 나무를 또 붙인다. 그래서 오동나무가 된 것이다. 이건 나같은 일반인들이 그러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정부에서 관리하는 등록 정명이 오동나무이다. 다행히도 벽오동, 개오동, 유동, 당오동 등에는 나무를 붙이지 않았지만. 그러다가 참오동나무에는 또 나무를 붙였다.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한다.


그리스 태양과 시와 음악의 신 아폴로가 그토록 사랑하였건만 끝내 이루지 못한 연인 다프네가 죽어서 변한 나무가 월계수인데 서양에서는 찬양이란 뜻인 laurel로 속명을 붙여 학명이 Laurus nobilis L.이며 일반 영어 이름은 true laurel 또는 bay laurel이다. 아폴로가 자기의 왕관도 이 나무로 만들어 쓰고 스포츠 경기나 글짓기 등 각종 대회 우승자들에게도 월계수관을 씌워 주었기 때문에 우승과 승리 및 성공의 상징이 되어 그 전통이 지금도 이어진다. 


싫다는 다프네를 죽어라고 쫓아다니는 사생팬 아폴로

그러다가 다프네가 정말 죽어 월계수(月桂樹)로 변했다.


그런데 이 나무가 19세기에 중국으로 그리고 다음 일본과 우리나라에도 건너온 것 같은데 왜 그 이름을 하필이면 월계수라고 지었냐는 것이다. 1860년대 홍콩에서 발간된 영화자전(英華字典 : 영중사전)에 최초로 월계(月桂)가 등재되었으며 그 당시 영어를 이 영화자전을 기초로 참고하여 일본어로 번역하던 일본에서 월계(月桂) 뒤에 수(樹)를 붙여 퍼졌고 그걸 우리나라가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그 당시 일본 식물학자 마키노 같은 사람은 이게 혼동을 야기할 수 있는 잘못된 번역이란 것을 지적하였던 것 같지만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럼 홍콩에서는 왜 그렇게 번역하였을까? 그게 참으로 궁금하다. 홍콩은 그 당시 영국령이었기 때문에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였을 때라서 영어와 중국어 모두에 능통한 사람들이 자전편찬에 참여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오번역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럼 왜 월계인가? 그 이유는 바로 이 나무의 상징 즉 우승과 성공 및 승리가 마치 중국에서의 계화 즉 목서와 비슷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청조에 와서 계화는 과거의 급제를 상징하는 것으로 크게 부각되어 월중절계 또는섬궁절계(蟾宫折桂)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목서와 월계수가 비슷한 점이 많다. 영예와 명성 그리고 성공의 상징일 뿐만아니라 둘 다 고결한 향기가 있고 기품이 있어 가지로 관을 만들어 머리에 쓴 풍습도 같고 얽힌 전설도 비슷하고 그래서 아마 서양의 계화로 생각하고 월계(月桂)로 명명한 것 같다. 


태양의 신 아폴로가 자신의 나무로 지정하여 그리스어로는 아예 다프네로 불렀던 이 나무를 잎에서는 향기가 나고 그 자체를 bay leaf라 하여 각종 요리에 허브로 사용하고 열매로는 향료나 오일을 만들어 쓰며 사계절 유지하는 푸르름으로 정원을 아름답게 꾸며주며 목재로는 공예품을 만들고 그 잎을 태운 재로는 고대로부터 델포이 신전을 청소하는데 사용하였고 잎과 열매의 추출물로는 피부치료제 약으로 사용하는 등 매우 다양하게 이용하였다. 


그래서 고대로부터 주변 서양사람들에게는 아주 유용하고 고마운 나무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이겠지만 신화에까지 등장하여 잔가지와 잎으로 화관을 만들어 아폴로 자신의 왕관으로도 사용하고 전쟁이나 경기에 승리한 영웅을 표상하는데 사용하였기에 오늘날까지도 승리와 영예의 상징으로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기독교에서도 성서에 가끔 이 나무를 부와 명예에 비유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예수의 부활을 상징하기도 한다. 로마의 후예 이태리에서는 요즘도 대학졸업시 사각모 대신에 월계관을 쓰기도 한다. 따라서 서양인들에게는 동양의 계화에 결코 뒤지지 않는 매우 중요하고 고결하면서도 숭고한 의미를 가진 나무임에는 틀림이 없다.


황금 월계관


간혹 월계관을 만드는 나무이므로 월계수라는 엉뚱한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월계수로 만들었기 때문에 월계관이다. 승리자에게 주는 관은 월계수로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루스쿠스로도 만들었고 월계수귀룽나무로도 만들었으며 무엇보다도 고대 올림픽에서 사용한 관은 제우스 신전 주변에서 야생하는 야생 올리브나무로 만들었다. 물론 나중에는 월계수로 만든 월계관을 사용하였다. 올리브나무로 만든 화관은 올리브관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Olive wreath로 쓴다. 월계관은 Laurel wreath로 표기하므로 이해가 쉽게 된다. 우리가 잘 아는 영국에서 우수한 시인에게 주는 칭호 계관시인(桂冠詩人)도 영어로는 Poet Laureate로 표기되므로 엄밀하게 말하면 월계관시인으로 번역하여야 옳다. 여기서는 계관(桂冠)의 계(桂)를 목서가 아닌 월계수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월계수의 이명이 계수나무인지도 모르겠다. 14세기에 시작된 계관시인에서 월계관을 사용하였다는 것은 그 어떤 화관보다 월계수로 만든 관이 우월함과 걸출함, 위대한 업적 등을 상징하기에 뛰어난 시인에게 잘 어울린다고 봤을 것이다. 


시와 음악의 신 아폴로가 월계수(月桂樹)로 만든 월계관을 씌워주는 모습



등록명 : 월계수(月桂樹)

학  명 : Laurus nobilis L.

분  류 : 녹나무과 월계수속 관목 또는 소교목

원산지 : 지중해 연안

영어명 : True laurel, Bay laurel

중국명 : 월계(月桂)

일본명 : 겟케이쥬(ゲッケイジュ : 月桂樹)

수  고 : 최대 12m

내한성 : 영하 8도, 온난습윤기후를 선호, 남부지방 노지월동 가능

내음성 : 어릴 때는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양수

수  피 : 흑갈색, 소지 원주형, 종향세조문, 어린가지 미유모 혹 근무모

잎차례 : 호생, 장원형 혹 장원상피침형, 5.5~12 x 1.8~3.2cm

잎모양 : 선단예첨 혹 점첨, 기부설형, 변연세파상, 혁질

잎색상 : 상면암녹색, 하면약간 엷음, 양면무모 

잎  맥 : 익상맥, 중맥과 측맥 양면 돌기, 측맥 10~12조, 말단근엽연처호형연결, 세맥망결, 양면다소명현, 벌집모양

잎줄기 : 0.7~1cm, 자홍색, 미유모 혹 근무모, 복면에 홈

꽃차례 : 자웅이주, 산형화서, 액생, 1~3개 모여 떨기모양 또는 총상배열, 개화전 대생4포편이 교호감싸 구형으로 보임

총포편 : 근구형, 외면무모, 내면견모, 총경장 7mm, 미유모 혹 근무모

수  꽃 : 5송이씩 모인 산형화서, 작다, 황녹색, 화경2cm, 성긴유모

화  피 : 화피통단, 외면 소유모 밀생, 화피열편 4개, 관도란원형 혹 근원형, 양면첩생유모

수  술 : 통상 12, 삼윤배열, 제1륜 화사 무선체, 제2,3륜 화사 중부 무병 신장형 선체

꽃  밥 : 타원형, 2실, 실내향

자  방 : 미발육

암  꽃 : 통상 퇴화수술 4, 화피현 호생, 화사정단에 무병선체, 그 사이 늘어진 곳에 피침형 설상체

자  방 : 1실, 화주 짧음, 화두초증대, 둔3릉형

열  매 : 난주형, 성숙시 암자색

개화기 : 3~5월

과실기 : 6~9월

이 수종은 식물 분류학의 아버지 린네가 직접 명명한 것이며 속명 Laurus는 찬양, 칭송을 뜻하며 종소명 nobilis는 고귀하다는 뜻이다. 


월계수(月桂樹)


월계수(月桂樹)

수꽃이 피는 수나무이다.


월계수(月桂樹) 암나무


월계수(月桂樹)

열매


월계수(月桂樹)

열매



월계수(月桂樹)

열매 - 암자색으로 익는다.


월계수(月桂樹)

서양에서 정원수로 매우 사랑받고 있는 모습


월계수(月桂樹)

수꽃 12개 수술이 3바퀴 배열한다.


월계수(月桂樹)

암꽃 - 퇴화된 수술이 4개


월계수(月桂樹)

잎맥이 가장자리로 가면서 활처럼 휘고 그물망이 보인다.


월계수(月桂樹)

화분에 키워도 이렇게 예쁘구나.

처음은 아니었으나 알아갈수록 이 나무 매력에 빠진다. 


월계수(月桂樹)

동아 어린 가지는 자갈색이다.


월계수(月桂樹)

잎 전 후면


월계수(月桂樹)

잎맥 기부가 팽창되어 있다.


월계수(月桂樹)

잎맥 기부에 모총이 있다.


월계수(月桂樹)



월계수(月桂樹) 잔가지로 만든 월계관


참고로 이건 월계수가 아닌 올리브나무로 만든 올리브관이다.

고대 올림픽에서는 올림피아 제우스신전 부근에 있는 야생 올리브나무 가지를 꺾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올리브관을 만드는 야생 올리브나무인데 우리나라 미등록종이다.

Olea oleaster


월계수속에는 전세계적으로 3~4개의 수종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위 Laurus nobilis와 그 변종과 원예종 각 하나씩 그리고 아조리카월계수(Laurus azorica) 그리하여 두 종에 모두 4개가 등록되어 있다. 지금부터 간단하게 그 면면들을 살펴본다.


아조리카월계수(Laurus azorica)

대서양 아조레스제도 원산으로서 수고와 잎, 열매 등이 전반적으로 월계수보다 크다.


아조리카월계수(Laurus azorica)


황금월계수(Laurus nobilis 'Aurea')


황금월계수(Laurus nobilis 'Aurea')


좁은잎월계수(Laurus nobilis f. angustifolia (Nees) Markgr.)


좁은잎월계수(Laurus nobilis f. angustifolia (Nees) Markg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