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감주나무
주변에 꽃이 귀한 7월에 이렇게 황금색 꽃이 만발하므로 더욱 돋보인다.
모감주나무
잎은 기수우상복엽이다.
모감주나무
과피가 풍선처럼 부풀고 그 속에 검은 종자가 들어 있다.
무환자나무과(Sapindaceae) 모감주나무속(Koelreuteria) 낙엽 소교목인 모감주나무는 그다지 흔하지는 않지만 안면도와 경남 저도, 대구 등 우리나라 곳곳에서 자생하는 것이 발견되는 종이다. 1772년 러시아식물학자 Erich G. Laxmann에 의하여 18세기 독일 육종전문 식물학자 Joseph Gottlieb Kölreuter의 이름을 기려 학명이 Koelreuteria paniculata로 명명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paniculata는 원추화서를 의미한다. 원산지는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베트남이다. 중국 이름은 난수(栾树)인데 목란(木栾), 난화(栾华) 등 다양한 별명이 있다. 여기서 란(栾)은 欒의 간자로서 모간주나무 란자이다. 황금색 꽃이 핀다고 일반 영어명이 goldenrain tree인 이 나무의 일본 이름은 모쿠겐지(モクゲンジ)인데 한자로는 무환자나무를 뜻하는 木槵子(목환자)로 표기를 한다. 여기 木槵子의 환(槵)은 무환자나무 환자이다. 그러니까 일본의 모감주나무의 이름 모쿠겐지는 무환자나무의 중국 이름인 목환자(木槵子)를 일본말로 발음하는 것이다. 결국 일본에서는 무환자나무의 중국 이름 목환자를 모감주나무에다가 잘못 붙인 것이다. 그렇다고 일본에서 이들 둘의 이름을 완전하게 뒤바꿔서 부르는 것은 아니다. 진짜 무환자나무를 어원이 불분명한 무쿠로지(ムクロジ)라고 하며 한자로는 무환자(無患子)로 제대로 표기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커녕 사진도 없던 시절 국가간에는 이런 사례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의 후박(厚朴)을 중국목련이라고 하고 다른 나무에다가 후박나무라고 하며 중국의 오동을 벽오동이라고 하고 중국의 포동(泡桐)을 오동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 그 좋은 예이다. 일본도 그들이 자랑하는 일본 원산 아지사이 즉 수국(水菊)을 당나라 유명 시인 백난천의 시에 등장하는 자양화일 줄로만 알고서 자양화(紫陽花)라는 이름으로 부르지만 정작 중국의 자양화는 분꽃나무의 한 종류이고 중국에서는 수국을 팔선화(八仙花)로 부르는 것이다. 이런 뒤바뀐 사례는 부지기수로 많다. 과거 뿐만아니라 지금 현재도 외래식물들은 거의 대부분 이런 잘못된 이름을 달고서 화원에서 진열되어 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한 원산지 이름을 존중해 주는 것이 요즘 같이 정보가 쉽게 소통되는 국제화 시대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야생 자양화(紫陽花) = 수국
중국을 따라한다고 자양화라고 불렀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중국에서는 이 수국을 팔선화(八仙花)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흥미로운 것은 이 일본의 모감주나무가 목환자(木槵子)로 불리는 데는 우리나라가 한 몫을 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일본에서는 에도시절 1676년에 간행된 해학서 유선집(類船集)에 도명사 모감자나무로 염주를 만들다는 내용이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 그 이전에 일본에 도입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 도입처가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일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그 당시 우리나라가 무환자나무와 모감주나무를 혼동하여 불렀기 때문이다. 1727년 조선조 최세진의 훈몽자회에 무환자나무 환(槵)자를 모관쥬 환이라고 풀이한 내용이 나온다. 실제로 최세진이 말한 모관쥬는 현재의 모감주나무가 아니고 무환자나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이전 1610년 간행된 허준의 동의보감에 無患子皮(무환자피)를 '모관쥬나모겁질'이라고 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약성으로 봐서 이는 분명 모감주나무가 아니고 무환자나무를 말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조선시대에 무환자나무를 민간에서는 모관쥬나무라고 불렀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무환자나무
꽃 모양은 모감주나무와 약간 비슷하다.
무환자나무
하지만 열매는 모감주나무와 많이 다른 모습이다.
다만 현재의 모감주나무는 과거에 뭐라고 불렀는지는 의문이다. 요즘 인터넷에 모감주나무를 검색하면 영락없이 훈몽자회니 동의보감 탕액편이니 하면서 모관쥬나무의 설명이 나오는데 그 모관쥬나무의 실체는 무환자나무이며 모감주나무와는 무관하다. 따라서 현재의 모감주나무에 대한 과거 기록이 변변치 않으니 이 이름의 유래에 대한 설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모감주나무가 불교와 인연이 많은 나무라고 하면서 그 이름의 유래를 불교에서 찾아 중국 송나라때 영은사(灵隐寺)라는 절의 묘감(妙堪)스님의 이름에서 또는 불교 깨달음의 경지인 묘각(妙覺)에서 그 유래를 찾는데 이 것은 아닌 것 같다. 중국에서도 묘감나무라고 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가 국내에서 별로 흔하지도 않는 나무 이름을 잘 알지도 못하는 중국 스님 이름까지 빌려와 부를 바에야 차라리 중국이름 그대로 난수(栾树) 또는 목란(木栾)이라고 부르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그 외에도 오랜 세월 사용하여 닳은 염주를 뜻하는 모감주(耗減珠)라는 풀이도 보이지만 그저 생뚱맞아 보인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의 글에 무환자나무의 속명을 한자로 목감주(木紺珠)로 기록한 것만 봐도 어원이 모나 묘는 아닌 것 같다. 참고로 임제종 묘감스님은 우리나라보다는 일본에서 더 많이 알려졌으며 후쿠오카에는 묘감사라는 사찰도 있다.
그보다는 동의보감에 등장하는 모관쥬에서 찾는 것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추측컨대 일부 학자들이 모감주나무가 우리 자생종이 아니라고 주장할 정도로 워낙 국내서 흔하지 않으므로 우리 선조들이 모간주나무의 실체를 제대로 몰랐을 가능성이 높고 여기에 중국에서 들어온 무환자나무 또한 귀한 나무인데다가 같은 무환자나무과이며 꽃 피는 모습도 비슷하며 열매로 염주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까지 같으므로 둘을 헷갈려 같은 나무로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 이름 그대로 목환자(木槵子) 또는 木患子로 표기하고 발음을 목환자라고 하다가 변하여 모관자, 모관쥬가 되었고 다시 모감주로 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다가 개화기 식물 분류체계를 확립하면서 무환자나무는 중국과 일본을 따라서 무환자(無患子)나무라는 한자식 이름으로 정하고 우리 자생종은 발음 그대로 전라남도 향명이라며 모감주나무라는 한글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닌가 한다.
중국과 우리나라가 원산지이지만 이 나무에 관한한 중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와 일본은 서로 공통점이 많다. 우리와 일본에서는 이 나무의 단단하고도 검은 열매를 금강자(金剛子)라고 하며 염주를 만든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찰에서 이 나무를 흔하게 볼 수 있고 불가에서 이 나무를 염주나무라고도 부른다. 일본도 이 나무로 염주를 만들고 금강자수주(金剛子數珠)라고 하며 이 나무를 전단엽보리수(栴檀葉の菩提樹)라고도 부른다. 전단을 멀구슬나무를 말하는데 이 모감주나무의 잎이 멀구슬나무를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에는 이 나무가 불교와 크게 상관은 없으며 이 나무 열매로 염주를 만들기도 하지만 그다지 흔한 것은 아닌 것 같고 그 열매를 금강자라고도 하지 않는다. 중국의 금강보리자(金刚菩提子)는 담팔수라는 다른 나무 또는 그 열매를 말한다. 그리고 참고로 가끔 보리수(菩提樹)를 보제수라고 쓴 도감을 보는데 원래 提가 제 또는 시로 발음되지만 불교 용어에서는 菩提를 보리로 쓰고 읽어야 한다. 그리고 보제라고 하면 틀린 말이라고 분명하게 명시한 국어사전도 있다. 牡丹을 모란으로 읽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모감주나무 열매로 만든 염주(금강자 염주)
그다지 좋은 품질은 아닌 것 같다.
이 외에도 염주를 만드는 나무는 무환자나무, 연, 염주나무, 찰피나무, 보리자나무 등이 있다.
담팔수 열매로 만든 중국의 금강보리자(金刚菩提子) 염주
모감주나무는 불교 관련성으로 사찰에서 많이 심었지만 무엇보다도 나무 자체에 매력이 많다. 내한성이 강하여 우리나라 전역에 재배가 가능하고 가뭄에도 강하고 척박한 토양을 물론 염분이나 대기오염에도 강하여 도심지 조경수로도 손색이 없다. 그늘에서도 잘 자라며 뿌리가 깊어 태풍에도 강하다. 어릴 때는 성장이 더디지만 점점 빨라진다. 봄에 늦게 잎이 나오고 가을이 낙엽이 빨라 생장주기가 짧지만 봄에 새 잎이 붉은 색을 띠고 여름에 노란 꽃이 만발하며 가을에 노란 단풍이 들고 열매가 자홍색 등 같이 달려 사계절 뚜렷한 모습을 보여 아름답다. 특히 이 모감주나무는 여름 장마철 직전에 꽃이 매우 귀한 계절에 혼자서 황금색 꽃을 만발하므로 그 가치가 더욱 돋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관람객이 오는 수목원이나 공원 그리고 넓은 정원에는 적극적으로 추천할 만한 수종이라고 할 수 있다.
가을에 방울이나 등롱 같은 모습의 열매가 달린다고 중국에서는 영당수(铃铛树) 등롱수(灯笼树)라고도 불리며 이들이 미풍에 흔들려 내는 소리가 전설상의 돈이 떨어진다는 나무 같다고 요전수(摇钱树)라고도 불린다. 한나라 반고의 백호통의(=白虎通德论)에 그 당시 장묘규범인 묘장안주례(墓葬按周礼)가 있는데 여기에 5개의 계급에 따라서 봉분의 높이와 주변에 심을 나무의 종류를 정한 내용이 있어 흥미롭다. '천자는 3인(仞 = 약 1.8m) 높이 봉분에 소나무(松)를 심고 제후는 1.5인 높이 봉분에 측백나무(伯)를 대부는 8척(尺 = 22.5cm) 높이 봉분에 모감주나무(栾)를 선비는 4척 높이 봉분에 회화나무(槐)를 서민은 봉분없이 사시나무와 버들(杨柳)을 심는다.' 라고 되어 있다.
天子坟高三仞(천자분고3인),树以松(수이송)
诸侯半之(제후반지),树以柏(수이백)
大夫八尺(대부8척),树以栾(수이란)
士四尺(사4척),树以槐(수이괴)
庶人无坟(서인무분),树以杨柳(수이양류)。
이만큼 중국에서는 모감주나무가 흔하면서도 회화나무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선조들이 산소 주변에 심는 나무로 송백(松柏)을 높이 치는 이유를 알 수 있겠다. 조상들에게 천자나 제후의 대접을 해드리고 싶었던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柏(백)을 잣나무로 풀이하고 있는데 이것은 오역이다. 柏은 측백나무과 식물 즉 향나무, 측백나무, 편백나무 등을 칭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산소주변에 잣나무를 심는 것은 넌센스이며 생태적으로도 잣나무는 속성수라서 그늘을 만들어 잔디에 좋지 않고 주변의 수분을 많이 앗아가서 풍수적으로도 좋지 않다고 한다.
등록명 : 모감주나무
이 명 : 염주나무
학 명 : Koelreuteria paniculata Laxmann
분 류 : 무환자나무과 모감주나무속 낙엽 소교목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중국, 베트남
중국명 : 난수(栾树), 별명 - 목란(木栾), 난화(栾华)
일본명 : 모쿠겐지(モクゲンジ : 木槵子, 木欒子)
영어명 : goldenrain tree
수 고 : 8~10m
수 피 : 후, 회갈색지회흑색, 노지종렬, 피공소, 회지암갈색, 소지 돌기
엽 축 : 엽병과 함께 추곡적단유모혹 무모, 엽생당년지상, 평전, 1회, 불완전2회 혹 가끔 2회기수우상복엽
엽 편 : 50cm, 소엽 7~18편(정생소엽이 있을 경우 최상부 소엽한쌍은 중간이하 합생)
엽 병 : 무병혹극단병
잎모양 : 대상혹 호생, 지질, 난형, 활난형내지 란상피침형, 정단단첨혹단점첨, 기부둔내지근절형
잎크기 : 3~10 x 3~6cm
잎거치 : 변연유불규칙적둔거치, 치단구소첨두, 유시근기부의 치소리(齿疏离) 결각상, 혹우상심렬달중륵이형성2회우상복엽
잎면모 : 상면중맥상산생추곡적단유모, 하면맥액염모, 유시소엽배면피용모
화 서 : 취산원추화서 장 25~40cm, 밀피미유모, 분지장이광전, 재말차분지상 취산화서 3~6송이, 밀집증두상
포 편 : 협피침형, 피소조모
화 색 : 담황색, 초분방
화 경 : 2.5~5mm
꽃받침 : 열편란형, 변연구선상연모, 증치식상
꽃부리 : 4, 개화시향외반절, 선상장원형, 장5~9mm
판 조 : 1~2.5mm, 피장유모, 판편기부의 인편초시황색, 개화시등홍색, 삼차부제적심렬, 치우상추곡적모
수 술 : 8매, 재웅화중 7~9mm, 자화중 4~5mm, 화사하반부밀피백색, 개전적장유모
화 반 : 편사, 유원둔소렬편
자 방 : 3릉형, 제릉상구연모외무모, 퇴화자방밀피소조모
열 매 : 삭과원추형, 구3릉, 장4~6cm, 정단점첨, 과판란형, 외면유망문, 내면평활유광택
종 자 : 근구형, 직경6~8mm
화 기 : 6~8월
과 기 : 9~10월
내한성 : 영하 28도
용 도 : 정원 관상수, 목재 황백색, 가공용이, 가구, 잎 - 남색염료, 꽃 -약용, 황색염료, 종자 - 착유
모감주나무
모감주나무
모감주나무
기수우상복엽이며 가끔 불완전 2회우상복엽인 경우도 있다.
모감주나무
모감주나무
모감주나무 신엽
모감주나무
모감주나무
꽃잎에 달린 특이한 붉은 부분을 중국에서는 꽃부리갈퀴(瓣爪)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부속체(付属体)라고 한다.
모감주나무 웅화
시간이 가면서 부속체가 변하는 모습
모감주나무 웅화
모감주나무 웅화와 자화(뒤)
모감주나무 자화
모감주나무
수술과 부속체
모감주나무
모감주나무
모감주나무
모감주나무
모감주나무
모감주나무
모감주나무 단풍
모감주나무 동아
모감주나무 동아
모감주나무 수피
모감주나무 수피
모감주나무 고목의 수피
모감주나무
경북 안동시 송천동에 있는 국내 최고령 모감주나무
충남 태안 안면도에 있는 모감주나무군락지 천연기념물1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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