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기타 과 식물 338

2073 굴피나무 – 꽃 구조가 독특한 자생 소교목

굴피나무는 내한성이 충분하지는 않아서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남에서만 자라며 특히 남부지방에서는 주변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이다. 우리나라 외에도 홋카이도를 제외한 일본 전역과 내몽고나 동북지방 등 추운 지역을 제외한 중국 중남부지역 그리고 베트남에서도 자생하는 이 굴피나무의 학명은 일본 나가사키시 데지마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동양 식물을 탐사하였던 독일 식물학자 겸 의사인 필리프 프란츠 폰 지볼트(Philipp Franz von Siebold, 1796~1866)가 명명한 것이다. 지볼트는 1823년부터 1829년까지의 1차 일본 체류 기간에 수많은 동양 식물의 표본을 채집하여 귀국하였다. 그는 1835년부터 죽을 때까지 이어진 방대한 일본식물지의 집필 도중에 하나하나 새로운 종을 발표하였는데 이..

2072 카리아 코르디포르미스 - 하트형 쓴 맛의 비터너트 히코리(bitternut hickory)

카리아 코르디포르미스 또한 국내 등록된 피칸이나 카리아 토멘토사와 마찬가지로 북아메리카 동부 지역에서 매우 흔하게 자생하는 대교목이다. 18세기 후반에 유럽으로 건너간 이 수종은 독일의 수목 전문 식물학자인 Friedrich von Wangenheim(1749~1800)에 의하여 당초 가래나무속으로 분류된 학명 Juglans cordiformis Wangenh.가 1787년 명명되었다. 그 후 카리아속이 신설되면서 독일 식물학자인 Karl Heinrich Emil Koch(1809~1879)에 의하여 1869년 재명명된 학명 Carya cordiformis (Wangenh.) K.Koch가 발표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키가 30m 이상 최대 52m까지도 자라는 이 수종의 핵과가 하트형이기 때문에 그..

2071 카리아 토멘토사 – 털과 인편이 많은 카리아속 모식종

학명 Carya tomentosa (Lam.) Nutt.로 등록되어 있는 카리아 토멘토사는 카리아속의 모식종이다. 따라서 이 수종은 카리아속을 창설한 미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영국 동식물학자인 Thomas Nuttall (1786~1859)이 1818년에 함께 명명한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동부지역이 원산지인 이 수종은 1766년에 와서야 영국에 처음 도입되었기에 린네 당시에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그래서 1753년 식물분류학 창설 당시 린네가 가래나무속으로 분류하여 수피가 상대적으로 희다고 Juglans alba라고 명명은 하였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특성 묘사가 이 수종과 또 다른 북미 원산으로 수피가 지저분하여 shagbark hickory라고 불리는 현재의 Carya ovata가 혼합되어 ..

2070 피칸 – 북미 원산 최고의 견과 유실수

가래나무과에는 다소 생소한 이름인 카리아(Carya)라는 속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견과로 널리 알려진 피칸이 바로 이 카리아속으로 분류되는 수종 중 하나인 것이다. 카리아속은 가래나무속과 매우 가까운 근연속으로서 전세계 모두 19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7종은 중국이나 인도 등 아시아에 분포하고 나머지 12종은 북아메리카에 분포한다. 우리 자생종은 없지만 피칸을 비롯하여 국내에도 3종이 등록되어 있는데 모두 북아메리카 원산 수종들이다.  카리아속 수종들은 워낙 가래나무속 수종들 즉 호두나무와 유사하기 때문에 당초에는 가래나무속으로 명명되었다가 영국 동식물학자로서 미국에서 활동한 Thomas Nuttall (1786~1859)이 1818년 카리아속을 창설하면서 분리 명명되기 시작했다. 속명 ..

2069 흑호두나무 - 블랙 월넛(black walnut)

흑호두나무는 앞 게시글에서 소개한 버터너트와 마찬가지로 북아메리카 즉 미국과 캐나다의 동부지역에서 자생하는데 나무의 높이가 무려 최대 50m까지도 자라서 가래나무속 수종들 중에서는 가장 키가 크다. 이 수종은 열매도 식용이 가능하지만 그보다는 품질이 좋은 목재로서 효용성이 훨씬 더 높아 일찍이 1600년대 중반에 유럽으로 전래되어 린네가 식물분류학을 창설할 당시인 1753년에 학명이 명명된 리스트에 포함될 수 있었던 것이다. 종소명 nigra는 당연히 흑색이라는 뜻인데 이는 이 수종의 수피가 검기 때문이지만 열매가 검다. 북미대륙에는 이렇게 검은 가래나무속 수종들이 많기 때문에 특별히 이 수종에 대하여는 동부흑호두라는 뜻에서 eastern American black walnut이라고 일반적으로 부른다. ..

2068 키네레아가래나무 – 북미 원산 버터너트(butternut)

키네레아가래나무는 미국과 캐나다의 동부에서 자생하는 가래나무로서 학명 Juglans cinerea L.는 1753년 린네가 명명한 것이다. 과거 호두나무가 없던 시절 북아메리카에서 식용으로 흑호두나와 함께 널리 재배되어 온 이 수종은 1600년대 중반에 유럽으로 건너갔기에 린네 당시에 유럽에 알려졌던 것이다. 종소명 cimerea는 회색이라는 뜻의 라틴어인데 이 수종의 수피 색상이 연한 회색 또는 회갈색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나무의 수피와 열매 껍질에서 추출한 물질로 염색에 이용하였는데 미국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의 군복 색상이 바로 이 키네레아가래나무 염료 색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이 수종을 지칭하는 일반명 butternut가 남군을 지칭하는 용어로도 쓰였다고 한다. 이 수종의 열매 과..

2067 쪽가래나무 – 가래나무의 변종인 하트너트(Heartnut)

쪽가래나무라고 등록된 가래나무속 우리 자생종이 있다. 이 수종은 남한에는 자생지가 발견되지 않은 것 같고 일본과 북한이 자생지이다. 북한에서는 황해도 중화군 삼흥리 구현골에 군락지가 있다고 한다. 일본에는 가래나무 원종이 자생하지 않고 그 변종들이 자생하는데 가장 흔한 수종은 학명 Juglans mandshurica var. sachalinen로 표기하는 변종이다. 이 수종은 열매 즉 핵이 일본 도깨비(오니, 鬼)를 닮았다고 오니구루미(オニグルミ, 鬼胡桃)라 하고 처음 홋카이도 사할린에서 발견되었다고 카라후토구루미(カラフトグルミ, 樺太胡桃)라고 부른다. 이 종은 원종인 가래나무와 외형상 큰 차이점이 없어 매우 유사하여 통합됨이 마땅해 보이나 어떻게 현재까지 변종으로 살아 남아 있다. 차이점이라고는 핵의 ..

2066 호두나무 - 호도(胡桃) 당추자(唐楸子)

호도와 호두 그리고 호두나무호두나무는 호두라는 열매가 맺히는 나무이다. 감이 달리면 감나무라 하고 사과가 열리면 사과나무라고 하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웬만하면 목본 수종의 이름에 나무라는 접미사를 당연한 것처럼 붙인다. 하지만 과일 나무 이름의 거의 대부분이 중국 한자어에서 유래하는데 중국에서는 원래 열매와 나무를 같은 단어로 쓴다. 예를 들면 호도(胡桃)는 그 열매를 뜻하지만 그 나무 자체도 뜻한다. 원래 한자가 생성될 때 나무 목(木) 변(邊)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열매라기보다는 나무 그 자체를 표기하기 위한 글자인 것이다. 즉 호도(胡桃)에서는 도(桃) 자에 나무를 뜻하는 목(木)이 이미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근대에 와서 열매와 나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하여 나무를 의미할 ..

2065 가래나무 – 楸(추)나 梓(재)가 아닌 호도추(胡桃楸)

가래나무과는 전세계 9개 속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 중 가래나무속과 카리아속 그리고 굴피나무속과 개굴피나무속 등 4개 속이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가래나무속은 전세계 21종이 분포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자생종인 가래나무와 쪽가래나무에다가 외래종인 호두나무와 흑호두나무 및 키네레아가래나무 등이 추가되어 모두 5종이 등록되어 있다. 1753년 린네가 식물분류학을 창설하면서 열매가 매우 맛이 좋아서 로마 신화 속 신들의 왕인 주피터가 먹는 견과라고 즉 Ju(Jupiter)의 glans(nut)이라는 뜻의 속명 Juglans을 붙였다. 그리고 당연히 이 속의 모식종은 터키와 중동 그리고 히말라야까지 넓게 분포하는 열매가 가장 맛이 좋은 학명 Juglans regia L.인 호두나무로 삼는다. 그래서 ..

유제화서(葇荑花序) – 유이화서(x) 미상화서 꼬리화서

이제부터 가래나무와 호두나무 그리고 피칸 및 굴피나무 등으로 구성된 가래나무과 목본들의 탐구에 나서려고 하는데 이들의 길게 아래로 처진 부드러운 화서를 일부 학자들은 유제화서라고 하고 일부 학자들은 유이화서라고 하여 혼란스럽다. 낙은재는 그동안 옥편을 따라서 유제화서라고 불러 왔으나 현재 산림청을 비롯하여 백과사전 등에서도 유이화서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기에 이번 기회에 한자로 葇荑花序라고 쓰고 한글로 유이화서 또는 유제화서라고 읽는 것에 대하여 왜 이런 혼선이 야기되었는지에 대하여 제대로 파악해 보려고 한다. 식물용어 중에 꽃차례라고 마치 순수 우리말같이 느껴지는 용어가 있다. 매우 간단한 개념 같지만 꽃차례는 종류가 많아서 그 구분이 결코 간단한 것은 절대 아니다. 오래 전에 이 용어를 처음 접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