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목련과 교잡종/자목련교잡종

1255 목련 '마릴린' - 자목련과 토종 목련의 교잡종

낙은재 2020. 12. 29. 10:10

목련 '마릴린'
목련 '마릴린'
목련 '마릴린'

 

목련 '마릴린' 즉 Magnolia 'Marillyn'은 노란색 꽃이 피는 목련 교잡 원예품종의 개발에 처음으로 성공한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브루클린식물원의 R&D 부서인 Kitchawan Research Center에서 개발한 품종이다. 이 키차완연구센터는 브루클린식물원이 있는 뉴욕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뉴욕시에서 약간 북쪽으로 떨어진 허드슨강변에 위치하는 뉴욕주 오시닝(Ossining)시에 있는데 1953년 이 연구센타 육종팀의 창설을 주도한 Evamaria Sperber라는 여성박사가 1954년에 자목련 '니그라'와 동양의 토종 목련을 교잡시켜 탄생한 품종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당시 노란색 꽃이 피는 목련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었기에 이 교잡으로 노란색 품종이 탄생하기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미국 국립수목원에서 한창 개발하던 소녀시리즈와 비슷한 꽃이 피는 이 품종에 대하여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하나의 품종으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내부적으로 #149이라는 팻말을 붙이고 일부 제한적으로 분양되어 있었던 것인데 나중에 그 가치를 알아보고 브루클린식물원 육종팀이 해체되기 직전인 1989년에 품종명을 붙여서 세상에 발표하여 뒤늦게 널리 알려진 품종이다. 

 

 부모종인 목련 '니그라'와 토종 목련(우)

 

이렇게 당초 육종 목적에는 부합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가치가 있어 유명해진 품종이 또 하나 있다. 그게 바로 1940년대에 Evamaria Sperber박사가 노란색 꽃을 원하여 미국 원산의 황목련과 동양의 자목련을 교잡시켜 개발한 브루클린목련 '에바마리아'이다. 이 교잡종은 1959년에 첫 꽃이 피었는데 그 색상이 순수 노란색이 아닌 노란색과 자색이 혼합된 색상이었던 것이다. 이 품종은 비록 육종 목적에는 완전하게 부합하지 못하였지만 혼합된 꽃 색상이 나름대로 아름다워 1972년에 신품종으로 발표를 한다. 그래서 그 브루클린목련 '에바마리아'가 브루클린목련 즉 Magnolia x brooklynensis의 시초가 되어 표본이 된 것이다. 그러다가 Evamaria Sperber박사는 1956년에 황목련과 백목련을 교잡시켜 드디어 세계 최초의 노란 꽃이 피는 목련 품종인 목련 '엘리자베스'의 개발에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부모종 황목련과 백목련 모두 교목이므로 교잡종인 목련 '엘리자베스' 또한 키가 12m나 되게 자라서 보다 더 아담한 사이즈를 원하였기에 혼합색의 브루클린목련 '에바마리아'에다가 다시 황목련을 교잡시켜 보다 더 순수한 노란색 꽃이 피는 품종들을 개발하였는데 그게 바로 브루클린목련 ‘옐로우 버드’와 브루클린목련 '해티 카탄'인 것이다. 

 

최초의 브루클린목련인 브루클린목련 '에바마리아'와 최초의 노란 목련인 목련 '엘리자베스'(우) 모두 에바마리아박사가 육종한 품종이다.

 

이 목련 '마릴린'의 품종명의 유래는 1950~60년대 영화계를 누볐던 마릴린 먼로를 떠올리겠지만 그건 아니고 육종가 Evamaria Sperber박사의 친구이자 브루클린식물원의 후원자이며 나중에 이사회 일원이 된 Marillyn Wilson 여사의 이름으로 명명한 것이라고 한다. 그 당시 브루클린식물원에서 개발한 모든 품종에는 거의 모두 여성의 이름으로 품종명이 붙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물론 그 이전 유럽에서도 여성 이름으로 명명된 품종들이 종종 있기는 하다. 그리고 목련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남성미보다는 여성미가 느껴진다. 원래 중국에서는 영화 뮬란의 주인공인 목란(木蘭)이 여성의 이름이 아니었던가. 그리고 우리나라도 한복입고 머리를 올린 육영수여사가 청아한 기품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백목련에 비유하였으며 박대통령이 직접 그렇게 육여사의 추도시를 1974년에 지은 적도 있으며 육여사가 나온 배화(培花)여대의 교화가 목련인 것도 모두 일맥 상통하는 이야기이다. 여하튼 그 당시 브루클린식물원은 이사장도 연구소장도 개발팀도 그리고 심지어는 후원자도 모두 여성이라는 점과 그 당시 미국 사회에 글로리아 스타이넘 같은 여성운동가가 한창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라는 것도 그들이 개발한 품종명에 죄다 여성 이름을 붙인 하나의 요인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자목련과 토종 목련을 교잡시킨 이 목련 '마릴린'은 키는 2~5m에 불과한 관목 수준 크기이며 6장의 화피편으로 구성된 튜립 모양으로 5월에 피는 꽃의 색상은 외부는 적자색이고 내부는 연한 핑크색 또는 백색에 진한 자색 줄무늬가 있다. 꽃에서는 약한 향기가 나며 꽃이 전반적으로 자목련을 많이 닮았다고만 언급하는데 실제 사진으로 봐서는 꽃잎이 넓고 끝이 둔한 것으로 봐서는 토종 목련의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어 보인다. 따라서 꽃 모양이 튜립을 닮았고 끝이 뭉텅하므로 꽃의 밑 부분은 자목련(중)을 윗 부분은 토종 목련(우)을 닮은 것이 아닌가 한다. 내한성은 영하 29도로 우리나라 전역에 식재하기에 문제가 없다. 이 품종 또한 소녀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염색체 구조가 3배체 3 x = 57이며 불임성이므로 열매는 없다. 

 

목련 '마릴린'(좌)의 꽃이 튜립 모양에 끝이 뭉텅한 것은 밑 부분은 자목련(중)을 윗 부분은 토종 목련(우)을 닮은 것 같다.

 

등록명 : 목련 '마릴린'

학   명 : Magnolia 'Marillyn'

분   류 : 목련과 목련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중국 자목련과 토종 목련의 교잡종

부모종 : 자목련 '니그라'와 목련 (M. kobus)

육종가 : 미국 브루클린식물원 Evamaria Sperber가 1954년 교잡 1989년 발표 

수   고 : 2~5m 

꽃특징 : 화피편 6, 지름 13cm, 외부 적자색 내부 백색, 연분홍

내한성 : 영하 29도 

 

목련 '마릴린'

 

목련 '마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