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수국과 수국속/월동가능수국

547 드디어 중부지방 노지월동 가능한 수국의 등장

낙은재 2018. 10. 16. 20:24


엔드리스 섬머(Endless Summer)

이런 수국이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월동한다니 벅차기만 하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에 등록된 수국속 81개의 종 중에서 소위 5대 인기 수국이라고 알려진 수국과 산수국, 나무수국 그리고 미국수국 및 떡갈잎수국에 대하여 그 원종과 변종 및 원예종들 모두 71종을 탐구했다. 그 중 가장 인기있는 종은 누가 뭐래도 단연 일본과 중국 원산의 수국 즉 Hydrangea macrophylla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수국이 5대 인기 수국 중에서 가장 내한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도감에서 수국의 내한성이 영하 23도 정도라고 표기하고 있어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도 노지월동이 충분히 가능해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가끔 영하 20도 밑으로도 내려가는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도 수국이 뿌리채 죽지는 않지만 지상의 줄기는 거의 다 얼어 죽고 만다. 그래서 봄에 새로운 줄기가 뿌리에서 여러 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줄기가 쑥쑥 자라고 잎이 무성하게 달리므로 이제나저제나 하면서 꽃이 피기를 기다려도 꽃은 절대로 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수국은 전년지에서 꽃가지가 나오기 때문이다. 즉 그 전 해에 자란 줄기 속에 화아(꽃눈)가 잠복하고 있다가 이듬해에 꽃이 피는 것인데 겨울에 그만 줄기가 얼어 죽게 되면 화아는 저절로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이 점은 산수국과 떡갈잎수국도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그 둘은 수국보다는 내한성이 강하여 웬만한 겨울 추위는 줄기가 견딘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래서 이웃 일본에서 아지사이 아지사이 하면서 그렇게 난리를 쳐도 우리는 수국에 대하여는 그림의 떡으로만 알고 지냈던 것이다. 일본 동경과 비슷한 기후대인 중국 상해나 유럽의 런던 또는 파리에서는 아무런 문제없이 마음껏 즐기는 수국을 구경하기도 어려운 추운 지역은 우리나라 서울 경기지역뿐만은 아니다. 북유럽이 그렇고 시카고 등 미국의 북부지역과 캐나다 등도 마찬가지 형편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중부지방과 같은 추운 지방에서는 그 아쉬움을 달래고자 색상이 단조롭지만 내한성이 강한 일본 원산의 나무수국이나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미국 원산의 떡갈잎수국 그리고 아나벨리로 대표되는 미국수국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차에 드디어 21세기 초에 획기적인 수국의 신품종이 개발되어 수국의 시장 판도를 완전 뒤바뀌게 만든다. 그게 바로 엔드리스 섬머(Endless Summer)라는 품종이다. 원예학계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 마이클 디르박사와 베일리 종묘회사에 의하여 2004년 발표된 것이다. 그들은 수국이 전통적으로 전년지에서 개화한다는 원칙을 허물고 신년지에서도 개화하는 품종을 개발한 것이었다. 따라서 전년지에서 제 때인 초여름에 꽃이 한차례 피고 신년지에서 늦여름에 꽃이 다시 피게 되어 결과적으로 여름내내 꽃이 피는 종이라고 하는 것이다. 게다가 신년지에서도 개화하여 겨울에 설혹 지상부 줄기가 얼어 죽더라도 신가지가 나와서 여름에 꽃을 피우게 되는 것이었다. 이런 특성을 remontant라고 하며 repeat flowering 또는 re-blooming이라고 영어로 표현한다. 엔드리스 섬머는 2004년 봄에 발매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그 해 여름이 채 가기도 전에 2백만 주 이상이 팔렸다고 하는 보스턴 글로브지의 2004. 7. 22 기사도 보인다. 


그 이후 이 엔드리스 섬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두 번 이상 개화하는 내한성 강한 수국 품종으로 자리잡아 이제는 미국을 넘어 세계 각지의 추운 지방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급기야 대한민국 양평에 있는 우리 정원에 까지도 와서 자라고 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렇게 전년지와 신년지에서 동시에 개화하므로 한 시즌에 두 번 이상 개화하며 결과적으로 내한성이 강한 수국 품종이 이 것뿐만은 아니었다. 이 엔드리스 섬머 제품 출시 이후 여기저기서 그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품종이 있다고 보고되어 다양한 이름을 가진 품종들이 속속 등장하여 육종업체들에 의하여 공급되고 있으나 일부는 특허 등록도 없는 상태 즉 그야말로 주인이 없는 상태에서 공급되고 있기도 한다. 예를들면 '올 섬머 뷰티' 같은 경우가 그런 예이다. 아무나 로열티 없이 번식하여 생산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만큼 저렴한 것이다. 


Re-blooming 수국의 리스트

그럼 여기서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도 노지월동에 적합한 품종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앞으로 이들 개별 품종에 대한 탐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국내 미등록종이며 이 리스트에 없는 이들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신품종들도 속속 개발되어 등장하고 있다. 이제 이런 품종들을 우리 정원에 심지 않으면 무엇을 심을 것인가? 하지만 하나 염두에 둘 것은 이들이 비록 내한성이 강하더라도 월동대비가 부실하여 우리나라의 추운 겨울을 이기지 못하고 전년지가 얼어죽으면 신년지에서만 꽃이 피므로 그다지 화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엔드리스 섬머(Endless Summer) 

Hydrangea macrophylla ‘Balimer’

2004년 발표된 Re-blooming 수국의 효시이며 Endless Summer series의 Original이다.


Endless Summer series

Hydrangea macrophylla 'Blushing Bride'


Endless Summer series

Hydrangea macrophylla 'Twist and Shout'

이 품종은 mophead형이 아닌 lacecap형 수국이다.


Endless Summer series

Hydrangea macrophylla 'BloomStruck'


Endless Summer series

Hydrangea macrophylla 'Summer Crush'

2019년 봄에 출시될 신상품이다.


Hydrangea macrophylla 'All Summer Beauty'


Hydrangea macrophylla 'Penny Mac'


Hydrangea macrophylla 'David Ramsey'


Hydrangea macrophylla 'Decatur Blue'


Hydrangea macrophylla 'Nantucket Blue'


Hydrangea macrophylla 'Mini Penny'


Hydrangea macrophylla Forever and Ever Series

Hydrangea macrophylla 'Forever And Ever Together'


Hydrangea macrophylla 'Mother's Love'


Hydrangea macrophylla 'Oak Hill'


Re-blooming 산수국

Hydrangea serrata 'Tuff Stuff'

이 품종은 수국이 아닌 산수국으로서 두 번 이상 개화하는 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