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시(詩)/한글시 6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갈매나무의 올바른 이해

우리나라 국민들은 김소월과 윤동주시인을 가장 좋아하고 시인들은 백석을 가장 좋아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그리고 백석의 시 중에서도 해방 직후 일터도 잃고 아내도 잃고 집도 잃어 거의 빈털터리가 된 시인이 만주에서 고향 정주로 오는 도중에 신의주에서 허름한 셋방을 얻어서 구차하게 생활하면서 쓴 제목조차도 붙이지 못하였던 시를 시인들은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남쪽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포함된 이 시를 나중에 친구가 주소지를 그대로 제목으로 하여 1948년 발표하였는데 그게 바로 남신의주(南新義州) 유동(柳洞) 박시봉방(朴時逢方)이다. 여기서 시인이 당면한 고난을 이겨내기 위하여 의지를 불태우는 핵심 포인트는 바로 굳고 정한 갈매나무인 것은 모두가 공감한다. 하지만 왜 갈매나무를 드물고 굳고 정하다고 했..

시(詩)/한글시 2025.04.19

능금 – 김춘수

21세기 우리나라 대표적인 시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춘수(金春洙, 1922~2004)시인이 1959년 발표한 능금이라는 시의 1연이다. 달콤한 향이 나는 새빨간 자그마한 능금이 저절로 떠오른다. 능금 – 김춘수 그는 그리움에 산다.그리움은 익어서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그리움은 마침내스스로의 무게로떨어져 온다.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바닥에눈부신 축제의비할 바 없이 그윽한여운을 새긴다. 사과의 고장 대구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김춘수시인이 염두에 둔 나무가 사과나무인지 능금나무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도 없고 굳이 알 필요도 없겠으며 실제로 민간에서는 사과와 능금을 거의 같은 용어로 사용한다. 같은 지역에서 사과축제라고 했다가 능금축제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식물분류학적으로는 사과나무..

시(詩)/한글시 2025.04.17

살구꽃 핀 마을 – 이호우

경북 청도가 고향인 시조시인 이호우(1912~1970)선생의 살구꽃 핀 마을이라는 현대시조이다. 살구꽃 핀 마을 – 이호우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지고뉘 집을 들어서면은 반겨 아니 맞으리.  바람 없는 밤을 꽃 그늘에 달이 오면술 익는 초당(草堂)마다 정이 더욱 익으리니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 아니 바빠라.

시(詩)/한글시 2025.04.10

고향의 봄 – 이원수

경남 양산이 고향인 아동문학가 이원수(1912~1981)선생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5년 일제강점기에 쓴 시로서 이듬해 소파 방정환선생이 운영하던 잡지 ‘어린이’의 공모에 당선된 작품으로서 여기에 나중에 홍난파선생이 곡을 붙여서 ‘고향의 봄’이라는 동요로 국민 애창곡이 되었다. 이 시에서는 고향의 봄을 상징하는 꽃은 복숭아꽃과 살구꽃 그리고 진달래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진달래는 여전히 고향을 상징하는 꽃이겠지만 나머지 둘은 의문이 든다. 특히 살구꽃은 확실하게 그 자리를 벚나무에게 내어주고 이제는 점차 사라져 가는 중에 있어 안타깝다. 과거 천 년 이상 우리 선조들에게 고향의 나무로 인식되어 왔는데 말이다.  고향의 봄 – 이원수 나의 살던 고향은..

시(詩)/한글시 2025.04.10

백설이 잦아진 골에 - 이색(李穡)

고려말 대유학자인 목은(牧隱) 이색(李穡, 1328~1396)의 유명한 시조를 소개한다. 여기서 매화는 불굴의 절개와 강인한 기개를 가진 고려 충신 즉 우국지사(憂國之士)를 의미하는 것이 분명하여 중국의 매시(梅詩)들과 궤를 같이 한다. 백설이 잦아진 골에 - 이색(李穡) 白雪이 ᄌᆞ자진 골에 구룸이 머흐레라반가온 梅花ᄂᆞᆫ 어ᄂᆡ 곳에 퓌엿ᄂᆞᆫ고夕陽에 호을노 셔셔 갈 곳 몰라 ᄒᆞ노라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사납구나.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시(詩)/한글시 2025.04.10

매화사(梅花詞) – 안민영

조선 후기 가객인 안민영(安玟英, 1816~1885)의 유명한 매화사 8수 중 두 번째를 소개한다. 여기서 매화는 특별히 누구에 비유한 고결한 지사가 아닌 이른 봄에 추위를 이겨내고 향기롭게 피는 매화꽃 그 자체를 예찬하고 있는 비정치적인 시조인 것으로 보인다.   어리고 성긘가지(柯枝) 너를 밋지 아넛더니눈(雪) 기약(期約) 능(能)히 직혀 두세 송이 퓌엿고나촉(燭) 잡고 갓가이 사랑헐 졔 암향(暗香)좃차 부동(浮動)터라.

시(詩)/한글시 2025.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