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아몬드아과 207

1958 아몬드잎배나무

아몬드잎을 닮은 유럽 지중해 북쪽 연안지역이 원산지인 배나무가 있는데 이를 프랑스 식물학자인 Dominique Villars or Villar(1745~1814)가 1807년 아몬드를 닮았다는 종소명을 사용하여 Pyrus amygdaliformis Vill.이라는 학명을 부여한다. 그래서 영어 일반명이 almond-leaved pear이며 우리 이름도 그대로 아몬드잎배나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 학명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이 학명은 국제적으로 린네의 직계 제자 중 한 사람이자 필란드 자연학자인 Peter Forsskål(1732~1763)이 1775년 발표한 학명 Pyrus spinosa Forssk.에 통합되어 그 이명으로 처리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수정이 불가피 해 보인다. 후자 ..

1957 서양배나무 - 후숙한 다음에 먹어야 하는 도란형 배

사과는 전세계인이 거의 대부분 하나의 종인 Malus domestica에서 개량된 7,500여 재배품종들 중에서 생산된 것을 먹는다. 서양인들은 주로 지름 7~8cm의 사과를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보다 큰 사이즈를 선호하여 재배품종은 다른 듯하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종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사과나무를 Malus pumila로 표기했지만 현재는 과거 서양사과나무라고 부르던 Malus domestica에 통합되어 버렸다. 그래서 전세계 과수원에서 재배하는 사과는 모두 하나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배는 전혀 다르다. 글쎄 하나의 과일이 세계 이렇게 다른 경우도 드물 것이다. 우선 우리는 주로 일본에서 Pyrus pyrifolia 즉 돌배나무를 개량한 10~20개 재배품종 중에서 생산된 수분함량이 많..

1956 히말라야배나무

히말라야배나무의 학명 Pyrus pashia Buch.-Ham. ex D.Don는 프랑스 식물학자인 Francis Buchanan(1762~1829)가 네팔에서 발견된 표본을 대상으로 명명한 것을 스코틀랜드 식물학자인 David Don(1799~1841)이 1825년에 발표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pashia는 이 수종을 원산지 네팔에서 부르는 이름 passi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히말라야를 중심으로 동으로는 중국 서로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남으로는 인도에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수종인데 중국에서는 과일로는 작고 맛이 별로라서 인기가 없지만 서양에서는 열매도 조금 더 크고 먹을 만하며 특히 꽃이 아름답다고 나름대로 인기가 좀 있는 것 같다. 중국에서 이 수종을 천리(川梨)라고 하는데 주 원산지가 사..

1955 자작잎배나무 = 두리(杜梨) = 감당(甘棠)

콩배와는 달리 아그배와 팥배는 배나무가 아니다. 우리는 배나무라면 그 열매가 주먹만 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골프공만은 해야 될 것으로 대개 인식하고 있어 우리 자생종 콩배나무의 열매 즉 콩배가 겨우 지름 1cm인 그야말로 콩만하다는 사실에 놀란다. 이런 작은 열매도 배라고 할 수 있는가 하고 말이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콩배보다 더 작거나 같은 크기의 열매가 열리는 나무를 배나무라고 부르는 우리 자생 나무가 또 있다. 그게 바로 아그배나무와 팥배나무이다. 이들은 모두 배나무와 마찬가지로 장미과(科) 아몬드아과(亞科) 사과나무족(族)으로 분류되지만 배나무들과는 엄연히 속(属)이 다르다. 아그배나무는 사과나무속으로 분류되고 팥배나무는 팥배나무속으로 분류되므로 이름만 배나무이지 실제로는 배나무속이 아니라는 말..

1954 콩배나무 – 중국 두리(豆梨)의 왜성변종

이제 우리 자생 배나무로서는 마지막인 콩배나무를 탐구해 보자. 콩배나무라는 이름은 1943년 정태현선생이 조선삼림식물도설에서 처음 붙인 이름인데 그 후 이창복선생도 1966년 그의 한국수목도감에서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여 현재 우리 정명이 되었다. 지름 1cm 정도의 콩알만한 작은 열매가 달리기에 콩배나무라고 한다. 콩배나무 원종은 결코 키가 아주 작은 관목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자생종은 키가 3m 내외인 관목 수준의 왜성 변종으로서 우리나라 중부이남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우리나라 특산 수종이다.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 수록되었던 돌배나무와 좀돌배나무를 1943년 통합하여 콩배나무라고 한 것이다. 당초에는 프랑스 식물학자인 Joseph Decaisne(1807~1882)이 1871년에 명명한 학명 Py..

1953 산돌배 – 그리고 돌배나무와 산돌배의 구분법

이제 산돌배나무를 탐구해 보자. 한때 우리나라에 배나무가 무려 24종이나 어지럽게 등록되어 있었지만 그 수종들을 일일이 구분할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 했었다. 그래서 배나무속 수종들은 함부로 탐구할 엄두를 못 냈는데 이제는 그 수많은 종들이 대부분 돌배나무나 산돌배에 통합되어 대폭 정리되었다. 그런데도 배나무속은 여전히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재도 산돌배와 돌배나무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흔히들 꽃받침 조각의 숙존 여부로 이들 둘을 구분한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 우리 과수용 배의 원조상이 돌배나무인지 산돌배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포털에 산돌배라고 올라 온 사진..

1952 돌배나무 – 배나무와 위봉배를 흡수 통합

우리말 한글로 된 최초의 식물목록집인 1937년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에 배나무는 과수용 배나무가 아닌 중국 야생 배나무를 표본으로 명명된 학명 Pyrus serotina로 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일본 학자 나카이가 1926년 야생 원종은 Pyrus pyrifolia로 재배종은 Pyrus pyrifolia var. culta라는 변종으로 구분한 두 개의 학명을 새로 발표하면서 일본에서 전자를 산배나무(山梨)로 후자를 배나무(梨)로 부르기 시작하자 우리나라 학자들도 별 생각 없이 일본을 따라서 전자에게는 돌배나무를 후자에게는 배나무라는 국명을 1943년에 붙였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이다. 일반인들의 상식으로는 과일로 우리가 평소 접하는 배를 수확하는 나무를 배나무라고 부르고 그 원종인 야생종을 산배..

1951 돌배나무와 배나무의 통합명은 배나무라야 한다.

돌배나무의 어원 돌배나무는 말 뜻 그대로 돌같이 단단한 배를 말한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식물 이름 앞에 붙은 돌이란 진짜 돌(石)과 관련된 경우도 있지만 우리 국어사전에 보면 ‘품질이 떨어지는’ 또는 ‘야생으로 자라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라고 풀이되어 있고 그 대표적인 예로 돌배와 돌감을 들고 있다. 그 외에도 식물 목본의 이름으로 돌매화나무와 돌참나무 돌뽕나무 돌가시나무 등이 있다. 이 중 돌매화나무와 돌참나무는 암석지대에 서식하거나 목재가 돌과 같이 단단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지만 돌감나무나 돌뽕나무 돌가시나무는 야생이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나무라는 의미가 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돌배나무도 국어사전에 풀이되어 있듯이 야생 또는 질이 떨어지는 배나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인식하고 있다. ..

1950 배꽃을 무척 사랑했던 우리 민족, 관련 시(詩)

현존하는 문서로서 배와 관련된 가장 오래된 우리 기록은 삼국사기 신라본기 제6권 문무왕 2년 서기 662년에 귀당제감(貴幢弟監) 성천(星川)과 군사(軍師) 술천(述川) 등이 적병을 만나 이현(梨峴)에서 격살했다고 貴幢弟監星川·軍師述川等, 遇賊校勘 兵於梨峴, 擊殺之..라는 기록이 아닐까 한다. 이현(梨峴)은 배나무가 많은 고개 즉 배고개를 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여기서 이현(梨峴)은 황해도 멸악산맥 일대에 위치하는 지명으로 현재 추정하고 있다. 그러니까 신라 문무왕시대 이전에 이미 우리 선조들 주변에는 배나무가 흔하여 지명으로 붙이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된 배나무가 모두 10종인데 이 중에서 4종이 우리 자생종이므로 당연히 신라시대는 물론 그 이전 어쩌면 우리 선조..

1949 도대체 누가 배나무를 식물목록에서 지웠나?

우리나라 식물분류학에서는 장미과 Pyrus속을 배나무속이라고 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배나무속의 주인장 즉 대표 수종이라고 할 수 있는 배나무가 없다. 이게 말이 되나? 당연히 안 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1937년 한글 최초의 식물목록인 조선식물향명집에는 당연히 배나무(과수용 재배종)가 돌배나무(지금의 콩배나무)와 산돌배 그리고 좀돌배나무(지금의 콩배나무)와 함께 있었다. 그리고 그 이름이 불과 2년 전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현재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돌배나무 산돌배 그리고 콩배나무는 여전히 있는데 정작 배나무가 슬그머니 사라져 버리다니 그 사이 멸종이라도 했다는 말인가? 아무리 단순한 업무적인 실수라고 하더라도 이럴 수는 없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