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벗나무속 107

1804 칼슘나무 = 중국 특산 구리(欧李)

우리나라 국표식에 칼슘나무라고 학명 Prunus humilis Bunge로 2018년에 등록된 수종이 있다. 칼슘이란 그야말로 화학원소 Ca로 표기되는 Calcium을 말한다. 칼슘은 우리 몸에 필수적인 무기질로서 뼈와 치아의 성장과 유지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혈액의 응고와 근육의 수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이다. 과일 중에서 칼슘 함량이 매우 높다고 알려졌기에 중국에서 개과(钙果) 또는 고개과(高钙果)로도 부른다. 그래서 우리 이름도 그렇게 붙인 것으로 판단된다. 키가 1.5m까지만 자라는 관목인 이 수종은 중국 하남성 이북 흑룡강성이나 내몽고 등 지역이 원산지인데 중국에서의 정명은 구리(欧李)이다. 그래서 우리 이름이 칼슘나무이고 중국 이름이 구리이므로 유럽이 원산지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

1803 산이스라지와 이스라지

앞에서 다룬 산옥매에 이어서 산이스라지도 최근 1~2년 사이에 큰 변화를 겪은 수종이다. 이 수종 또한 국제식물학계의 통합 바람에 의해서인지 함경도 혜산과 마상령에서 발견된 우리 고유종이라며 학명 Prunus ishidoyana Nakai로 그동안 우리나라에 등록되었던 산이스라지가 국명은 그대로 있는데 학명이 Prunus japonica Thunb.으로 변경되었다. 일본학자 나카이가 우리나라 고유종이라며 일본 약용식물학자인 이시도야 츠토무(石戸谷 勉, 1884~1958)의 이름으로 하나의 독립된 종으로 1919년에 명명한 기존의 학명이 중국이 주 원산지인 Prunus japonica Thunb. 즉 중국명 욱리(郁李)에 통합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학명은 다름아닌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

1802 옥매와 홍매, 둘을 통합한 산옥매

정원수에 관심이 있는 웬만한 사람들은 옥매(玉梅) 또는 옥매화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다만 백옥 같은 거의 순백색의 꽃이 피는 관목의 이름으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일부는 워낙 화원들의 엉터리 정보로 인하여 바로 앞에서 다룬 풀또기를 옥매인줄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옥매라고 부르는 수종은 학명 Prunus glandulosa f. albiplena인 백색 겹꽃이 피는 장미과 벚나무속 관목을 말한다. 아름다운 옥색 꽃이 핀다고 옥매인데 여기서 우선 옥색이 뭔지에 대하여 파악해 보고 가자. 옥색이란 말 그대로 옥의 색상을 말하는데 옥(玉)이라는 것이 빛이 곱고 모양이 아름다워 보석으로 쓰는 천연광물을 말하므로 그 색상이 특정되지 않고 백색 녹색 황색 흑색..

1801 풀또기- 아름다운 토종 정원수

우리나라 한반도 최북단 두만강 유역인 함경북도 회령과 무산 지역 표고 100~400m 산기슭에서 발견된 우리 자생종 풀또기라는 매우 아름다운 관목이 있다. 두만강 건너 중국 연변지역에서도 자생하는 이 수종을 러시아 식물학자인 Komarov Vladimir Leontjevich (1869-1945)가 북한 회령과 무산령 사이 건조한 암석 경사지에서 발견하여 1904년 중국 유엽매(榆叶梅)의 변종이라며 학명을 Prunus triloba Lindl. var. truncata Kom.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잎이 거꿀 삼각형이고 끝이 마치 잘라진 단면처럼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변종명 truncata를 붙였는데 영어로는 cut off 즉 절단이라는 뜻이다. 잎에 대하여만 언급이 있고 꽃에 대한 차이점은 언급이 ..

1800 과수용 매실의 품종 – 청매 황매 홍매 백매 오매

매화의 품종이 300여 종에 이르는데 이들 모두를 파악하고 갈 여유는 없기에 우리나라에 등록된 8개 품종과 미등록종이지만 행매와 미인매 등 교잡종들만 약간 소개하였다. 그동안 앞에서 아몬드와 자두나무 복사나무 살구나무 그리고 매실나무 등을 탐구하여 왔는데도 아직 벚나무속에는 앵도나무와 풀또기 옥매 이스라지 귀룽나무 그리고 벚나무 등이 남아있어 갈 길이 멀다. 즉 하나의 Prunus라는 속으로 이렇게 다양한 많은 수종들이 통합되어 분류되고 있는 것이다. 서양의 식물분류법이 물론 과학적이기는 하겠지만 우리 전통적인 동양 사고로서는 쉽게 수긍되지 않는다. 하지만 따르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지 않겠나. 이제 매실나무에서 다른 수종으로 넘어가기 전에 이번에는 과매 즉 매실을 수확하기 위하여 과수용으로 재배하는 ..

1799 설중매(雪中梅)라는 매화 품종은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매화 품종 중에서 설중매가 가장 친숙하고 가장 선호하는 품종인 것 같다. 그래서 화원에 가면 대부분 설중매를 찾는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설중매를 찾으니까 화원에서 웬만한 조기 개화 품종은 죄다 설중매라 하면서 판매한다. 그 결과 전원생활을 하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들 정원에 심어진 매화가 서슴없이 설중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정말 설중매라는 품종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존재한다면 그 실체가 무엇인지 파악해 보자. 우리나라에서 설중매는 1984~1985년에 방송된 문화방송 조선왕조오백년시리즈 3탄 월화드라마 설중매 때문에 널리 알려졌다. 고두심선생이 극중 설중매인 인수대비역을 맡았고 칠삭동이 한명회는 고 정진씨가 맡아서 열연했는데 폭발적인 인기로 한때 70%라는 최고시청률이 나왔다고..

1798 망매지갈(望梅止渴)은 매실(梅實)이 아닌 양매(楊梅)이다.

삼국지와 관련한 망매지갈(望梅止渴)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을 상상이나 허구에 의지하여 잠시 위안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그림의 떡으로 잠시 허기를 달랜다는 화병충기(画饼充饥)와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반면에 명실상부(名实相符)나 실사구시(实事求是)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매림지갈(梅林止渴)이라고도 하는 이 고사성어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남조 송나라 문학자인 유의경(刘义庆. 403~-444)이 저술한 명사들의 언행과 일화를 담은 필기소설인 세설신어(世说新语)의 가휼(假谲)편을 출전으로 삼는다. 거기에 魏武行役失汲道(위무행역실급도) 军皆渴(군개갈) 乃令曰(내령왈) : ‘前有大梅林(전유대매림) 饶子(요자) 甘酸可以解渴(감산가이해갈)。’士卒闻之(사졸문지) 口皆出水(구개출수) 乘此..

1797 화엄사 홍매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매화나무를 들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국보인 구례 화엄사 각황전 옆 수령 300년이 넘었다는 홍매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매화는 붉다못해 검은 색을 띠고 있어 흑매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 천년 고찰 화엄사 대웅전 옆 빛바랜 목조건물인 각황전과 구불구불 아름답게 휘어져 올라간 나무 줄기의 가지마다 검붉은 매화가 잔뜩 핀 모습은 정말 장관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너도나도 대한민국 최고의 매화라고 칭송하는 것이다. 마침 저녁예불 무렵에 그 자리에 있다면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와 그윽한 범종 소리가 더해져 매화의 멋과 향에 깊이 빠져 헤어나기 어렵게 된다. 이런 순간을 만나게 되면 그 꽃나무는 인생의 나무가 되는 것이다. 매화라고 하면 창덕궁의 만첩홍매화와 같이 여러 겹..

1796 미인매(美人梅) – 자두와 매화의 교잡종

대부분의 매화 품종은 매실나무 즉 Prunus mume의 순수 혈통인 진매계(眞梅系)로 분류되지만 매화와 살구의 교잡종인 행매계(杏梅系)가 이미 송나라 문헌에 나타나고 있으며 일본 규슈지방에서는 17세기 이전에 풍후계(豊後系)라는 품종이 발견되어 현재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그런데 종간 교잡종이 행매(杏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는 살구가 아닌 자엽꽃자두와 매화의 교잡종이 일찍이 1895년 프랑스에서 개발되어 1905년에 프랑스 식물학자인 Édouard François André(1840~1911)에 의하여 교잡종의 형식인 학명 Prunus ×blireana André로 명명된다. 그러나 현재 이 학명을 세계 모든 학자들이 인정하고 따르는 것은 아니다. 여하튼 이 품종은 자엽꽃자두 즉 Prun..

1795 행매(杏梅) = 풍후매(豊後梅)

일본의 매화는 원산지 중국에서 기원전에 한반도를 경유하여 도입되었다는 설이 있다. 최소한 일본 나라시대(710~794)에 약용으로 당나라서 도입한 기록이 있으며 그때부터 정원수로도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그후 일본 전국시대(1467~1615)에 와서 병사용 휴대식량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종의 매실장아찌인 우메보시(梅干し)가 널리 퍼져 에도시대(1603~1868)에 와서는 일본 가정의 식탁에도 오르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 과수용 매실나무의 재배가 크게 늘어났으며 따라서 다양한 실매 품종이 개발되었다고 한다. 한편 중국에서 도입하여 꽃을 감상하던 정원수 꽃매화도 에도시대에 와서 그 품종이 크게 늘어나 원산지 중국을 능가하는 무려 300여 종의 다양한 매화 품종을 보유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중에는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