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아몬드아과 207

1908 포티니아 베아우베르디아나 = 중화석남(中华石楠)

우리나라 홍가시나무속에는 포티니아 베아우베르디아나라는 어려운 이름으로 등록된 수종이 있다. 이 수종은 독일 식물학자인 Camillo Karl Schneider(1876~1951)가 1906년 명명한 학명 Photinia beauverdiana C.K.Schneid.로 등록되어 있지만 현재 국제적으로는 거의 모두 이 수종을 윤노리나무속으로 분류하고 있다. 사실 윤노리나무속과 홍가시나무속은 거의 차이가 없고 다만 홍가시나무속은 상록이고 윤노리나무속은 잎이 낙엽인 데다가 총화경이나 화경에 혹점이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래서 그동안 홍가시나무속으로 분류되었던 낙엽성 혹점이 있는 수종들은 윤노리나무속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등록된 이 수종 포티니아 베아우베르디아나..

1907 프레이저 홍가시나무와 ‘레드 로빈’

우리나라에 홍가시나무속으로 등록된 수종이 모두 14종인데 그 중에서 원예품종과 변종을 제외한 원종 기준으로도 9종이 된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 중 4종만 홍가시나무속이고 나머지 5종은 현재 다른 속으로 분류되는 종들이다. 그러니까 윤노리나무속으로 분류되는 종이 둘 있고 다소 생소한 스트란배시아속으로 분류되어 나간 종이 세 종이나 된다. 그래서 모두가 상록 관목 또는 소교목인 홍가시나무속은 홍가시나무와 중국홍가시나무 불두홍가시나무 등 3종과 홍가시나무와 중국홍가시나무의 교잡종인 이 프레이저홍가시나무를 합하여 모두 4종만이 우리나라에 등록되어 있는 셈이다. 그럼 이번에는 이 교잡종에 대하여 알아보자. 이 수종은 높이 4.5m로 다소 왜성으로 아담하게 자라고 새 잎이 유난히 붉은 색을 띠고 있어 수..

1906 불두홍가시나무 - 구화석남(球花石楠)

불두홍가시나무라고 학명 Photinia glomerata Rehder & E.H.Wilson로 등록된 홍가시나무속 수종이 있다. 불두(佛頭)란 부처님이 머리를 말하는 것으로 꽃이 마치 불두화와 같은 공모양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이 수종은 가지끝에 복산방화서인 꽃차례가 밀집하여 불두화 정도는 아니더라도 느슨한 공모양을 하고 있다. 유명한 식물채집가인 어네스트 윌슨(1876~1930)이 중국 운남성 보이(普洱)시 사모(思茅)구에서 발견하여 1912년 미국 하버드대학 아놀드수목원에 근무하던 미국 식물학자인 Alfred Rehder(1863~1949)교수와 함께 명명한 학명 Photinia glomerata의 종소명도 공모양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 수종을 구화석남(球花石楠)이라고 하는 중국에서는 그 학명을 따..

1905 중국홍가시나무 = 석남(石南, 石楠)

우리나라에는 가시나무가 매우 많다. 현재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무려 237종이나 가시나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이 중에서 잎의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 감탕나무과 감탕나무속 호랑가시나무 종류가 217종이나 된다. 그리고 돌가시나무와 용가시나무, 대청가시나무 등 진짜 줄기에 가시가 있는 장미과 장미속 수종도 3종이 된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17종은 식물 전체에 아무리 찾아봐도 가시가 없는데도 이상하게 가시나무라고 불리는 수종들이다. 참나무과 참나무속으로 상록수인 가시나무와 붉가시나무 종가시나무 등 9종이 있으며 나머지 8종은 바로 이제부터 탐구할 대상들인 장미과 홍가시나무속 홍가시나무와 중국홍가시나무 등 8종이다. 도대체 왜 가시가 전혀 없는 이들 17종이 가시나무로 불리고 있는지 그게 궁금하..

1904 비파나무의 어원과 시(詩) 그리고 학명 변경

비파나무는 2016년 제155번 게시글에서 다룬 바 있었는데 그 당시 나름대로 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정리하였기에 정보면에서는 크게 보완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 사이 비파나무속과 다정큼나무속을 통합하여야 한다는 새로운 주장이 바로 원산지 중국에서 나와서 세계 식물학계에서 논란 중에 있다는 것이다. 비파나무의 어원은 악기 琵琶(비파)에서 왔는데 그 현악기는 고대 서역에서 중국으로 전래된 것이다. 한나라 유희(刘熙)라는 사람이 악기 이름을 풀이한 석명 석악기( 释名 释乐器)라는 기록이 있는데 거기에 비파는 서역에서 왔으며 말 위에서 타는 악기로 앞으로 내밀면서 타는 것을 비(批)라고 하고 뒤로 당기면서 타는 것을 파(把)라고 하는데 양쪽으로 연주하기에 비파(批把)라는 이름을 붙였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그러다..

1903 서양모과 = 메들라

앞 1898번 게시글에서 학명 Cydonia oblonga인 중앙아시아 원산의 관목 또는 소교목이 국내에 털모과라고 등록되었지만 시중에서 유럽모과 또는 마르멜로라고도 부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사실 털모과의 원산지는 엄연히 중앙아시아이지만 일찍이 유럽으로 전파되어 키도니아라는 속명도 그리스 크레타섬의 지명에서 온 것이라서 우리에게는 유럽에서 온 모과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탐구할 대상인 학명 Mespilus germanica는 사이즈가 작기는 하지만 털모과와 비슷한(?) 모양의 열매가 달리는데 그 원산지가 발칸반도와 흑해 주변인 유럽 동남부와 아시아 남서부이다. 일찍이 기원전 700년에 그리스로 건너갔으며 기원 200년에 로마로 가서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어었다. 그래서 ..

1902 중국명자꽃 - 모과해당(木瓜海棠)

중국명자꽃은 한동안 2017년까지도 카타이엔시스명자라고 Chaenomeles cathayensis인 학명 그대로 등록되어 있었는데 현재는 중국명자꽃으로 변경되었다. 여하튼 과거 카타이엔시스명자보다는 훨씬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쉽다. 이 수종의 중국에서의 재배역사는 명자꽃과 모과나무와 같아서 매우 오래되었지만 서양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늦은 1887년에 가서야 그 존재가 알려져 당초에는 배나무속으로 분류되었다가 1901년 털모과(키도니아)속으로 변경되었고 다시 최종적으로 독일 식물학자인 Camillo Karl Shneider (1876~1951)가 현재의 명자나무속으로 편입하여 학명 Chaenomeles cathayensis를 1906년에 발표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여기서 종소명은 중국을 뜻하는 말이다...

1901 풀명자(일본 원산) = 명자나무(우리 자생종)

명자나무속 즉 Chaenomeles속은 과거에는 중국 원산의 모과나무도 그 구성원이었으나 독립하여 나가고 이제는 전세계 4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3종은 중국 원산이고 하나가 일본 원산의 풀명자이다. 중국 원산의 수종들에 비하여 풀명자는 키가 0.3~1m로 가장 낮고 꽃의 사이즈도 지름 2.5~3cm로 가장 작고 지름 3~4cm인 열매의 사이즈와 길이 3~5cm인 잎의 사이즈도 명자나무속에서는 가장 작아 그야말로 왜성종이다. 게다가 줄기가 포복성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가지가 넓게 옆으로 퍼지면서 자라므로 정원수로는 그다지 적합하지도 않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 이 풀명자의 원종을 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실제로 오래 전에 홍릉수목원에 갔을 때 풀명자라는 명패를 달고 있었던 가지가 옆으로 뻗은 관목이..

1900 명자꽃 - 산당화, 당명자나무

전세계서 사랑받는 아름다운 명자꽃 일생 분단의 아픔을 직접 몸으로 안고서 살면서 스스로 빨치산 출신이라고 소개하다가 금년에 작고하신 시인 정도환(1925~2023)님의 명자나무라는 시를 소개한다. 명자꽃의 아름다운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마도 시인은 식물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명자나무 – 출처 : 통일뉴스 봄 일찍 잎보다 먼저 온 나무가 붉은 꽃으로 덮인 그런 떨기와 마주치면 가까이 다가가 보라 다닥다닥 붙은 꽃송이들 동그랗게 옥은 꽃이파리 속에 노란 꽃술까지 길고 짙어서 그 곁을 떠나지 못하게 한다 다 자라서 어른 키 한 길 잔가지는 가시로 변해서 서로 얽힌 덤불 속으로는 들쥐도 못 드나들 것 같아 공원 들머리에 안내목으로 인가 주변에 생울타리로 산기슭이나 화단 경계목으로 심..

1899 모과나무 - 명자(榠樝, 榠楂)와 하루 아침에 뒤바뀐 이름

하루아침에 명자와 뒤바뀐 이름 모과 가을에 크고 노란 열매가 달려 눈길을 끄는 정원수 중에서는 제법 큰 나무를 현재 우리 국민들은 모두 모과나무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 모과나무를 모과나무라고 부르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도 어쩐지 뒷 맛이 개운하지 않다. 이번에 모과와 명자나무속을 탐구하면서 우리 이름 모과와 명자가 일제강점기시절부터 완전히 뒤바뀐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모과와 명자꽃의 원산지인 중국에서 부르는 이름을 우리 선조들도 그대로 따라서 오랫동안 불렀는데 어찌된 일인지 1937년 정태현선생 등이 펴낸 조선식물향명집에서 학명 Pseudocydonia sinensis인 중국 원산 명자(榠樝)를 모과(木瓜)라고 했다. 조선식물향명집에 중국명은 표기가 없지만 일본명은 표기되어 있는데 그게 바로 쿼린(クワリ..